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381화 (38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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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10등급의 신체 강화자들이 전력으로 부딪히자 주변의 공기가 일그러지는것 같은 현상과 함께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굉음이 울려퍼졌다.

주르르륵-

놀랍게도 두 10등급 이능력자의 주먹끼리 부딪힌 결과는 그랜드 아크의 패배였다.

충격으로 인해 살짝 튕겨 올라간 팔과 함께 그랜드 아크가 밀려나가자, 두 사람의 대결을 보고 있던 이들과 그랜드 아크는 경악어린 눈빛으로 돌변하였다.

지금까지 그랜드 아크 라는 의미는 '접근전에서 단신으로 덤비는건 자살행위' 라는 공식을 뜻하고 있었는데, 그 공식이 이 자리에서 깨져버린 것이다.

특히, 치우가 10등급의 신체 강화자라는 소식은 듣긴 했다만, 그의 실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은 과장되었거나 똑같은 10등급이라 해도 경험면에서 그랜드 아크보다 낮다고 판단하였다.

아무리 똑같은 이능력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방법과 경험은 다른 문제니까.

그렇기에 지금 이 결과에 사람들이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그와 막상막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랜드 아크가 이 사태에 가장 경악하고 있었다.

이 문제의 답은 간단하다. 진우가 신체 강화 특성에 데미지 50%, 기계와 건물류에 20% 데미지를 추가하는 아이언 피스트라는 특성을 선택해뒀으니까.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이미 예측한 치우는 빠른 속도로 달려들며 뒤로 밀려나 자세가 무너진 그랜드 아크를 향해 허리를 낮추며 달려나갔다.

어깨로 우왁스럽게 그랜드 아크의 거목같은 몸체를 붙잡은 치우는 코뿔소처럼 앞으로 돌진하여 그랜드 아크를 벽쪽으로 밀어넣었다.

콰드드득!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두꺼운 합금으로 돔 형태를 이뤄서 다행이지, 안그랬다면 벌써 구멍이 뚫려서 밖으로 빠져나갔으리라.

그랜드 아크를 돔의 벽에다가 쑤셔박은 치우는 곧바로 주먹으로 그랜드 아크를 향해 난타질을 하였다.

쾅! 쿵! 쾅!

한 발 한 발이 터질때마다 마치 포탄같은 굉음과 건물 전체가 들썩인다.

콰앙!

그 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던 그랜드 아크가 발을 뻗으며 나무통같은 크기의 다리가 치우의 몸통을 걷어차면서 또다시 굉음이 터져나왔다.

콰당!

진우가 주먹의 힘을 올리는 특성인 아이언 피스트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랜드 아크는 다리에 의한 공격력이 50% 상승하고 점프력이 200% 상승하는 각력 강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카카카카칵---

예상을 뛰어넘는 킥이 안겨다준 파괴력에 의해 뒤쪽으로 나동그라지며 한바퀴 땅을 구른 치우가 발에 힘을 집중시키자 땅이 갈려나가면서 밀려나가는 것을 막아냈지만,

후웅-!

거대한 몸체와 달리 엄청난 속도와 함께 달려든 그랜드 아크가 그대로 치우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제대로 꽂아넣었다.

파캉!

훙훙훙--!

가면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허공에서 1초만에 2~3바퀴를 돌기 시작하는 치우의 모습에, 그랜드 아크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크게 발을 들어올리며 치우의 몸을 향해 발꿈치로 내리쳤다.

퍽! 콰앙!

공중에서 회전하던 치우의 몸은 작은 크레이터를 만들며 땅바닥에 추락하였고, 후속타를 날리기 위해 그랜드 아크가 축구공을 차듯이 발을 휘두르려던 찰나,

탁!

땅바닥에 쑤셔진 치우가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그랜드 아크의 발목을 붙잡고 발목을 꺽으며 몸을 크게 반대쪽으로 회전하였다.

콰득!

후웅! 콰앙!

뒤이어 재빨리 일어선 치우가 한 손으로 발목을 붙잡고 상체를 크게 돌며 파리채 휘두르듯이 그랜드 아크의 몸을 내리쳤다.

하지만, 그랜드 아크가 공중에서 치우의 손에 휘둘러질때, 남은 한 쪽 발로 치우의 머리를 향해 걷어찼고, 한 쪽 팔을 들어 그의 공격을 막아낸 그는 그랜드 아크를 잡은 손을 놓치며 주르륵 밀려나갔다.

그렇게 서로의 거리가 벌려지면서 다시 기세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던 두 남자는…….

"오올~ 아직 실력 죽지 않았는데?"

"큭큭큭! 그쪽이야말로 허약한 녀석들만 상대하면서 실력이 녹슬지 않았나 보군."

"그런데 가면은 깨뜨리지 말지. 내 아이덴티티였단 말야."

"그 와중에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잖나."

웃음을 터트리며 서로를 향해 걸어나가더니 주먹을 톡 치면서 간단하게 인사를 하는게 아닌가?

치우와 그랜드 아크가 싸웠다 = 두 사람은 적대 관계다

라는 공식을 생각하고 있었던 다른 이들은 마치 절친처럼 친한 두 남자들의 모습에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게다가 벌써 거친 구멍 몇개를 만들어 놓은데다 입가에 각자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일반인이 섞여 있었더라면 고기 파편으로 산화했을 혈투를 벌여놓고선 그게 가벼운 인사인듯 싶었다.

유일하게 표정이 다른 사람은 릴리야.

그녀는 무표정을 지은채 마치 '저 머저리들은 뭐지?' 라는듯한 눈빛만으로 어이없다는 느낌을 표출하고 있었다.

어쨌든간에 두 사람의 싸움이 끝났다고 판단한 그리핀은 다시 스위치를 작동시키자 책상과 의자가 중앙으로 밀리듯이 이동하였다.

그랜드 아크의 옆과 그리핀 사이의 자리만이 남아있었기에, 치우는 남은 의자에 앉으며 아까부터 계속 신경이 쓰였던 부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건 뭐냐?"

마치 친한 친구를 대하는듯한 치우의 목소리.

하지만, 그랜드 아크는 오히려 미소를 띄며 그가 가리킨 자신의 의안을 매만졌다.

"잃어버린 한 쪽 눈을 대신할 것을 만들기로 했는데 평범한건 생각해보니 재미없겠더군. 그래서 기왕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기로 했지.

그가 사람이 없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놀랍게도 붉은색의 레이저 빔이 쏘아지며 두꺼운 벽을 파고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으하하하하하! 이걸로 나는 문자 그대로 노려보는 것 만으로도 상대를 죽일 수 있게 된 거다!"

"씨발! 뭐야 그거! 존나 멋지잖아!!"

오래간만에 만난 친한 친구처럼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두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 치우와 그랜드 아크는 매우 절친한 사이라는 것.

둘, 둘 다 어딘가 나사 하나씩 빠진것 같은 머저리들이라는 것.

지잉-

그 때, 뒤이어 또다시 문이 열렸다.

이미 올 사람은 모두 모였기 때문에 또다시 문이 열리자 의아함을 참지 못한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 쪽으로 향하였다.

치우의 수행원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페리샤가 두 괴물들의 사투가 끝났다는 것을 확인하자 들어온 것이다.

화려한 백금발과 여기에 있는 이들은 모두 미색을 탐할 정도로 급이 낮은 인물들이 아니였기에 '미인' 이라는 것만 알아내고 관심을 쏟지 않았다.

"오, 페리샤로군. 역시 치우의 밑에 있었던건가?"

페리샤를 향해 반갑게 인사한 그랜드 아크였지만, 그녀는 냉랭하게 치우의 뒤쪽으로 향하며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보좌를 한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자세를 취하였다.

"훗. 내 눈을 잃게 만들고서도 여전히 당당하군. 하긴, 너는 예전부터 나에 대한 충성심이 없긴 했었지."

"!!"

설마 그랜드 아크의 한 쪽 눈을 앗아간 인물이 페리샤라는 여성일줄은 상상도 못했었던 수장들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향해 시선이 모여졌지만, 페리샤는 묵묵하게 입을 다물며 진우의 뒤에서 서 있었다.

"큼큼. 어쨌든 모든 이들이 모였고, 모두 한가하게 인사를 할만한 사람들이 아님을 감안하여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그 때, 생각보다 치우와 그랜드 아크의 관계가 깊다는 것을 확인한 그리핀이 입을 열며 외계인 침공에 대한 안건을 들어가려던 찰나,

"잠깐. 질문이 하나 있는데."

치우가 손을 들며 그리핀의 말을 끊고 발언권을 가져갔다.

"무언가 질문이라도 할 것이 있소?"

그리핀은 이 자리에서 치우와 처음으로 얼굴을 맞이하였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쌓였다.

모든 조직의 수장은 도착후 잠시동안의 휴식 시간을 주는데, 이 것은 그들과의 소통을 맡았던 요원들의 보고를 듣기 위함이다.

그 중에서 치우와의 연락을 맡았던 죠나단은, 치우가 잔인한 인물임을 감안하여 가장 냉정한 요원이였지만, 그는 분노로 얼룩진 얼굴로 당장 치우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죠나단으로부터 치우의 잔인함이 일반적인 수준이 아님을 확인한 그리핀은, 제발 평범한 질문이길 빌면서 무슨 질문이냐고 되물었다.

"왜 저 늙은이가 여기에 있는거요? 어차피 곧 죽어 사라질 노인인데?"

"!!"

순간, 냉랭하긴 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절제가 되어 있었던 회의 테이블에서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던 왕 슝첸 노사가 매서운 눈빛으로 치우를 노려본 것이다.

대외적으로 유명한 이능력자들은 모두 얼굴이 알려져 있는데, 왕 슝첸은 정무맹의 대사부들의 대표격인 인물인지라 조금만 확인해보면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왕 슝첸이 죽일듯이 치우를 향해 노려보았지만, 그는 어깨를 으쓱여보이며 주먹을 말아쥐고 펴길 반복하였다.

그렇게 살기가 회의장 안에 가득 차게 되면서 다른 수장들도 조금씩 기세를 내보이려 하자, 그리핀이 테이블 바닥을 손바닥으로 쾅 내리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지금은 우리들끼리 싸워야 할 때가 아니오."

그리고선 그리핀이 손가락을 튕기자, 그의 뒤쪽에 위치한 벽면에서 거대한 영상이 출력 되었다.

"이 영상은 우리쪽에서 보호하고 있는 10등급의 예지 능력자, 그레이스가 예언한 내용을 영상화 한 것이오."

'어? 펜타곤에서도 저 기술을 가지고 있었나?'

예전에 마스지드는 살라딘의 소속에 있는 이능력자들 중에서 건강이 매우 나쁜 10등급의 예지 능력자가 있었고, 그가 예언한 내용을 영상화로 기록해냈다고 했었다.

그 기술을 펜타곤에서도 볼 거라곤 예상치 못한 치우는 미국 공격이 예상보다 매우 힘들것 같다고 판단하면서도 일단은 입을 다물었다.

이 이상 지랄같이 굴어봤자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상이 시작되면서 굳게 입을 다물고 살기어린 눈빛으로 노려보던 왕 슝첸도 일단은 영상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스지드가 보여준 영상은 매우 단편적이였지만, 펜타곤이 보여준 영상은 마치 영화의 예고편 같은 장면이였다.

지구 밖에서 날라오는 수 대의 지하드 수준의 크기를 지닌 전함.

그리고, 지하드보다 훨씬 거대하고, 마치 SF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올법한 형태의 길쭉한 전함이 둥근 전함들의 호위를 받으며 지구로 날라오고 있었다.

지구에 도착한 전함들은 전 세계를 공격하려는듯이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졌고, 소형 접시 형태의 UFO를 출격시키며 요격을 위해 날라오는 어떤 국가인지는 몰라도 수많은 전투기들과 공중전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지상에서는 피부색이 보라색이거나 파란색, 혹은 붉은색을 띈 이들과 기계인지, 아니면 파워 슈츠를 입은 병사인지 모를 이들이 레이저를 발사하는 무기를 발사하며 시민들을 학살해 나갔다.

군대와 다양한 인종의 이능력자들이 나타나서 그들을 향해 공격하였지만, 하나같이 뛰어난 실력을 지닌 이능력자 외계인들과 로봇들에 의해 처참하게 썰려나가기 시작했다.

영상은 여기까지였고, 영상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릴리야였다.

"우리들을 불러서 보여주고 싶은게 기껏 신작 영화 홍보였나?"

그렇다.

릴리야의 말대로 그리핀이 보여준 영상은 너무 사실성이 없어서 영화의 홍보 장면과도 같았다.

다른 이들도 릴리야와 비슷한 심정인듯, 영 현실성이 없다는 눈치들이였지만, 유일하게 단 한명, 치우만이 진중하게 입을 다물고 자신의 수행원인 페리샤에게 고개를 내리게 하여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지하드를 가졌다는 것은 당연히 그 또한 외계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뜻이지. 저쪽은 예상보다 쉽게 설득될지도 모르겠군.'

그리핀은 치우가 일본에서 벌인 짓을 잘 알고 있었다.

전 세계에다가 그렇게 도발을 했는데 모르는쪽이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그랜드 아크에게 지지 않는 힘을 지닌 치우의 힘, 그리고 한 국가를 상대로 싸워도 농락하듯이 승리할 수 있는 살라딘의 전함이 보유하였다는 것은 외계인을 상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일본에겐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그에게 정의를 따지고 처단을 하기엔 그가 가진 힘이 너무나 강한지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였다.

게다가 그 또한 외계인의 침공건을 알고 있으니 비위만 잘 맞춰준다면 어찌어찌 조율이 가능할 것도 같았다.

물론, 그리핀이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만.

그보다 일단은 릴리야의 반박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 저 영상이 진짜라는 증거를 보여주겠소."

============================ 작품 후기 ============================

아따, 동생놈 군대 가는 날짜가 다가올수록 애가 예민해지는듯 하네요.

그래...마음껏 신경질내라. 대신에 100일 휴가때 보자...

PS:앜ㅋㅋㅋ 맞닼ㅋㅋㅋㅋ 라운드 나이츠 이번편에 등장한 이유 적는다고 했는뎈ㅋㅋㅋ 쓰다보니 빨리 동생놈 오기전까지 써야한다고 바쁘게 쓰느라 깜빡했습니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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