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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히로시마에 모인 저항군들은 하루라는 시간이 흐르자 그 규모가 더더욱 커져나갔다.
그러면서도 멍청하게 몰살당하기 딱 좋게끔 뭉치진 않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히로시마를 요새화, 내부와 공중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할 삼태극의 전력을 대비하였다.
이쪽으로 오기엔 너무 먼 일본 동부 지역에서는 훗카이도에서 따로 저항군을 결성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된 그들은 시간에 맞춰 동시 다발적으로 진군, 도쿄를 점령하여 헤이세 총리를 사퇴시키고 삼태극을 향한 항복을 철회시킬 계획을 짜냈다.
'리쿠…….'
40대 중후반의 거친 인상을 지닌 소령급 장교, 미즈시마 쇼는 저항군을 지휘하는 고위 간부로서 새로 들어온 자위대와 보급품을 관리한 후, 약간 남은 시간동안 잠시 휴식하고 있었다.
잠깐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앉아있던 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화를 나눴던 친우, 타이세이 리쿠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이 아직 완전히 사라진 상태가 아니였다.
삼태극의 간부로 보이는 남자(남궁 신)을 공격하던 그는 적의 공격에 목이 잘려나가버렸고, 그 뒤에 해골로 이루어진 병사들과 나무로 이루어진 인간 형태의 물체들이 난동을 부리면서 황급히 후퇴하느라 시신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였다.
삼태극과 전투를 치뤘던 병사들은 대부분 이 저항군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직접 만나본 삼태극의 전력은 숫자가 적긴 해도 능력이 상상을 초월한데다, 반드시 죽이겠다는 살의가 확고하게 느껴지는 살육을 벌이는 그들의 모습에 전의를 잃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쇼 또한 두렵다.
해골로 이루어진 망자들의 부대.
그리고 전차조차 단숨에 망가뜨릴 수 있는, 그것도 그냥 평범한 나무만 있다면 5분도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나무 인형들.
이능력의 세계에서조차 이능이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부대로 이루어진 삼태극의 전력은 너무나 강력했다.
거기다가 교토에서 삼태극의 간부들이 만들어낸 참상을 목격한데다 운좋게 살아남게 되면서 삼태극이 단순히 망상에 찌든 머저리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산 증인이였다.
다른 장교들과 병사들은 헤이세 총리의 항복 선언과 함께 스스로 무장해체를 하였지만, 아직 자신들의 두 눈으로 그 위력을 맛보지 못한 이들은 총리의 항복을 인정하지 못하면서 지금도 계속 저항군에 가담하고자 모여들고 있었다.
삼태극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항군에 참가한 이유는, 자신의 친우에 대한 복수를 위함이였다.
여기서 자신이 손을 털어버리면 누가 이십여년 지기 친구의 복수를 해준단 말인가.
"응?"
그 때,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쇼의 눈에 뭔가가 나타났다.
상당히 높은곳에 있는듯이 작아보였지만, 그 형태는 분명히 인간의 그것이였다.
"적이다!"
"상공에 적이 나타났다!"
아군이라면 저런식으로 멀찍이 떨어져서 텔레포트 하지 않을거라 판단한, 삼태극의 전함에 대비하기 위해 위쪽을 올려보고 있던 병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외치며 경보등이 여기저기 울려퍼졌다.
'두 명? 이만한 숫자를 두 명으로 해치울 수 있다 이건가? 아니면 그냥 경고인걸까?'
쇼의 눈에는 어렴풋이 여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건장한 체구의 남자를 껴안듯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에,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불길함을 예견이라도 했듯이 여자를 안고 있는 남자가 검을 위로 뽑아들자, 그의 머리 위로 작은 붉은색 점같은 무언가가 나타났다.
아마 거리를 예상하자면 사람 머리통만한게 아닐까 예상된다.
붉은색 점은 남자가 검을 휘두르자 땅을 향해 날라왔고, 그와 동시에 허공에 있었던 두 남녀의 모습은 사라졌다.
-염동력자들은 저 불덩어리를 막아라!-
지휘관들의 목소리가 무전을 타고 여기저기로 울려퍼지면서 작은 붉은색 점이 불덩어리임을 알게 된 쇼는, 어째서인지 몰라도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이윽고, 불덩어리가 떨어지는 장소로 모인 염동력자들이 힘을 합쳐서 삼태극의 누군가가 쏘아보낸것으로 예상되는 불덩어리를 막아내려 하였지만,
"뭐…뭐야!? 어…어째서 계속 내려오는거야!!"
"막아! 더 힘을 써!"
수십명이나 되는 염동력자들이 달라붙어도 불덩어리는 계속해서 내려오기 시작하였고, 뒤이어 염동력자들이 도착하여 가세하였지만, 불덩어리가 내려오는 속도가 아주 짧아졌을 뿐이다.
그렇게 불덩어리가 땅에 닿자,
쉬이이익--
갑자기 바람이 흡입되듯이 주변의 염동력자들은 순간적으로 땅에 떨어진 불덩어리를 중심으로 빨려들어갔다.
뚝
그리고 갑자기 흡입되는듯한 바람이 멈추었고,
콰아아아아아아아-----
불덩어리는 엄청난 크기로 번식하듯 퍼져나가며 모든 이들을 삼키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일반적인 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로.
"어째서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히로시마를 중심으로 한 저항군을 삼키는 모습에, 쇼는 그 대사를 유언으로 화염에 휩쓸려나갔다.
'대체 어째서냐. 이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진작에 사용하지 않았던…….'
폭발에 휩쓸린 쇼는 자신의 몸이 분해되는 과정속에서도, 어째서 이런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태극쪽에선 진작에 사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깃들어 있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이런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의 저항군도 삼태극의 위험성을 자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히로시마를 휩쓸었고, 산으로 시야가 막히지 않은 일본 전역에서는 거대한 버섯구름의 모습, 혹은 검갈색 구름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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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처음부터 이런 힘을 쓰면 재미없잖아."
-용광검
-종류 : 도검류
-유물 등급 : 1급
-해모수가 살아생전 사용한 도검. 검으로서의 능력도 출중하지만, 태양신의 아들인 해모수의 권능이 깃들어 있으며, 그 힘은 작은 태양을 만들어낼 정도.
-경험치 -/-
-현재 능력 : 검으로서의 능력(+5), 6m 거리의 검기 형성, 거리 무시 복귀 가능, 폭뢰탄爆雷彈 생성 가능, 무기의 크기 변형 가능, 검날에 영구적인 화염의 기운이 생성, 핵 수준의 파괴력을 지닌 작은 태양의 생성 가능(하루에 한번, 쿨타임 : 23:59:37)
누군가의 의문에 대답하듯이 혼잣말을 지껄인 진우는 함교 내에서 히로시마에 피어오르는 버섯구름을 확인하였다.
"과연. 이래서 묘한 인연이라 하셨군요."
이실리아와 함께 히로시마에 모인 저항군 기지의 상공에서 작은 태양을 생성하여 핵폭발을 일으키는 모습을 확인한 페리샤는 저번에 진우가 말했던 '묘한 인연' 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2차 세계 대전때도 미국에서는 일본의 전의를 꺽고자 히로시마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핵무기를 폭격하였고, 그 충격으로 결국 항복에 나서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또다시 히로시마의 저항군들이 핵과 비슷한 공격을 받게 되니, 정말이지 묘한 인연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아아~ 재미없어~ 비명 소리가 터져나오는 학살을 하고 싶은데에~! 이건 너무 쉬워서 재미없어어어~~~!"
진우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혼자 때를 부리기 시작했고, 공중에 머물도록 그의 몸을 안고 염동력을 사용했었던 이실리아가 그런 진우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자신의 푹신한 가슴에 파묻히게 하고선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너무 심심해하지 마세요. 대신에 그만큼 남은 시간은 제가 재밌게 해드릴께요."
"으음~ 역시 이실리아밖에 없다니깐."
자동적으로 안도감이 드는 모성애 넘치는 가슴에 머리가 파묻힌 진우는 방금전까지 때를 부리던 어린아이같은 면모가 사라지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평범하게 노는게 재미없으면 다양한 상황극도 괜찮고요. 코스프레 플레이를 해보실래요? 아니면 상황극? 제 체력이 조금 못 버텨주겠지만 SM 플레이도 괜찮으시면 감내해볼께요."
"아냐. 네 몸에다가 채찍이라던가 상처가 날만한 플레이는 내가 하기 싫어. 내가 이래뵈도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서 포로에게만 SM 플레이를 하지, 나를 충실히 따르는 노예에게까진 못하거든."
"……."
자신이 마음약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페리샤는 잠시 고개를 돌리고 입을 틀어막으며 무언가를 꾸욱 참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상황극이라……. 예를 들자면 노아에게 들키기 전의 장모님과 나? 그 때의 이실리아는 반응이 쩔어줬지. 크으~"
"아이참, 그 때의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이실리아는 진우를 완강하게 거절했었던 옛날의 자신을 만나게 되면, 어째서 이런 멋진 남편을 거부한거냐고 따져물으며 폭력을 행사하고 싶을 정도였기에 부끄러워하는듯한 목소리로 앙탈을 부렸다.
"나는 아직도 그 때만 생각하면 오싹오싹거려. 이렇게 멋진 여자에게 대시를 하지 않고 헤어졌다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라며 말이야."
"후훗, 제가 울부짖는데도 무조건 쑤셔박는게 무슨 대시에요?'
역시 진우를 다루는데 이골이 난 이실리아의 애정어린 애교에 녹아내린 그는, 곁에서 듣고 있는 사람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알콩달콩한 대사를 내뱉기 시작했다.
"…헤이세 총리에게 곧 만나자고 연락을 취하겠습니다."
"응응. 대충 20…아니, 30분후에 만나자고 전해."
그 때, 이실리아가 진우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앙탈을 부리는듯한 표정과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머? 저랑 겨우 30분만 함께 있으시게요?"
"1시간. 1시간 후에 만나자고 전해."
"꺄아~"
이실리아의 한마디에 30분이 1시간으로 변하자, 더이상 이 달콤하다 못해 보는 사람이 부끄러울 정도의 커플을 내버려둔 페리샤는 재빨리 함교 밖으로 빠져나갔다.
뒤이어 함교에서 두 남녀는 진한 키스를 하며 서로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진우의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음란한 공기로 이루어진 열락감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분위기를 눈치챈 아키까지 뒤이어 끼어들어 3P가 되면서 진우는 페리샤에게 2시간후에 도쿄 국회에서 만나겠다고 전하였다.
그렇게 2시간 후.
각자만의 매력과 개성을 가진 두 여자를 안으며 더더욱 혈색이 좋아진 진우는 남궁 신, 페리샤를 대동하고 도쿄 국회로 이동하였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히로시마의 저항군이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는, 핵폭발같은 무언가에 의해 전멸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된 헤이세 총리는 직접 나서서 그들을 마중나왔다.
============================ 작품 후기 ============================
음...일본 루트가 너무 길다고 해서 몇몇 전개는 스킵하고 스피디하게 진행했는데 의외로 이 부분에 대한 반발이 좀 있군요.
뭐, 어차피 질질 끌어서 지루하게 만드는것보단 낫지만요.
그런데 제가 휴재를 하겠다고 하니까 의외로 많은 분들이 반대하시는군요.
후하하하하하하! 여러분들은 제 소설에 중독된겁니다! 그러니까 다음편 보고 싶으면 당장 내 계좌에다가 돈을 내놓…잠깐 잠깐. 선작 취소랑 작품 신고는 잠시 내려두세요. 농담이니까.
PS:이번편은 전개의 흐름을 위해 좀 짧습니다. 절대 귀찮아서 적게 쓴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