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1 / 0923 ----------------------------------------------
5장
삼태극의 만행에 분노하여 일본에 입국한 히어로들은 다른 히어로들간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하고, 적이 공격할만한 가치로선 충분한 대도시에서 체류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본의 도시급 인구가 그만큼 더 많아졌지만, 일단은 히어로라는 이들인만큼 큰 분란을 만들지 않아서 일반 시민들이 느끼기엔 조금 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정도에 불과했다.
덕분에 피해를 받게 된것은 일본에서 활약하던 야쿠자나 빌런들이였다.
"썅! 또냐!"
도쿄에서 활동하는 야쿠자 중, 중간 간부급의 직책을 지닌 무로 오사무는 밑에서 올라온 보고에 험악하고 거친 인상이 더더욱 험상궂게 일그러졌다.
"이번에 마약 거래를 하다가 붙잡힌 녀석들은 모두 불구가 되어버렸고, 마약도 그 거래를 습격한 히어로들이 그 자리에서 불태워버렸답니다."
부하의 계속된 보고에 오사무는 속이 부글부글 터져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이런 보고가 한두번이 아니였기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버린 것이다.
"위에서도 히어로들이 해산하기 전까진 모든 영업을 중단하라고 공지가……."
"그 삼태극인지 뭔지 하는 개새끼들 때문에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그렇다.
삼태극을 물리쳐서 명성을 얻으려 하거나 삼태극의 만행에 분노한 영웅들이 일본으로 오는것까진 좋은데, 삼태극이 워낙 조용하다보니 혹시 차근차근 물밑 작업을 하는게 아닌가 싶어 수색을 하면서 애꿎은 야쿠자들의 불법 거래 장면만 들통나게 된 것이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이라면 자신만 이런 일을 겪는게 아니라, 다른 간부들도 이와 같은 현상을 겪게 되면서 누구의 잘못을 따질 수 없다는 것이였다.
"후우……. 일단 아래 애들한테 조용히 있으라고 전해. 왠만하면 시비 붙어도 맞으라 하고."
"예."
부하에게 이것저것 지시한 오사무는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없을거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콰당!
"두…두목……!"
"넌 또 뭐……!"
그 때, 여기저기 찢어진 옷을 입은 말단 조직원이 문을 박차며 들어왔다.
안그래도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솟아 있었던 오사무는 그런 조직원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려 하였으나, 몸 여기저기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있고 팔 하나가 이상한 방향으로 꺽여져 있는 상태였기에 짜증을 내려던 말투를 질문으로 바꿔야만 했다.
"뭐야!? 무슨 일이야!"
오늘은 영업 활동도 벌이지 않았다. 아무리 히어로들이라 해도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있을 야쿠자들을 공격할 이유는 없었기에, 오사무는 대체 누구에게 공격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처…처음 보는 놈들이…애들을 다 끌고 갔습니다……!"
"뭐? 끌고 가!?"
"예…예……! 저희들도…저항은 해봤지만 하나같이 이능력자들이라서……!"
일반 야쿠자가 이능력자를 상대로 이길 수는 없는 노릇.
어쩔 수 없이 당했다는건 이해하였지만, 대체 왜 부하들을 끌고 갔단 말인가?
"복장은? 특징은? 어떤 히어로 놈들이 이유없이 우리 애들을 습격해!?"
히어로들과 빌런들은 하나같이 특징이 뚜렷하다.
참고로 여기서 말한 특징은 성격적인 부분이 아니라 외적인 부분, 즉 복장을 뜻한다.
어쨌든간에 복장만 알면 어떤 히어로가 습격했는지 알 수 있기에, 이유없이 습격하였다는 점을 이용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윗선에 연락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던 오사무였지만,
"그…놈들은…히어로가…아니였습니다……!"
겉보기에도 고통이 꽤나 심해보였기에 말을 잔뜩 더듬었지만, 오사무는 습격자들이 히어로가 아니였다는 사실에 두 눈이 희둥그래졌다.
혹시 다른 야쿠자 조직에서 이 때를 노려 자신들의 사업체를 기습하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부하의 대답은 완전히 예상밖의 그것이였다.
"우…욱일승천! 욱일승천이 우리를…습격했습니다……!"
"욱일승천?!"
일본 내에서 욱일승천의 위치는 너무나 묘하다.
일단 욱일승천은 대외적으로 악의 조직이지만, 국내에서는 깨끗한 일본 제국을 위한답시고 야쿠자나 빌런들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실은 헤이세 총리와 후지미네가 미리 상대방 윗선과 얘기를 나누고 가장 급이 낮은 말단이나 반역의 기미가 보이는 이들을 처리하면서 상부상조하는 사이였으나, 그런 중요한 기밀을 중간 간부에 불과한 오사무가 알리 없었기에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는 욱일승천에게 좋은 감정이 있을리가 없었다.
어쨌든 부하의 설명은 이러했다.
모두 제압당하고 모두 구속당한채 컨테이너 화물차에 구겨 넣어진 상태로 어디론가 이동하였다.
덕분에 대체 어떻게 옮겨졌는지는 모르지만 화물이 열리자 거대한 인체 실험장 안이였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인것은 강화 유리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괴수였다.
거대한 거미는 흉폭하게 날카로운 앞다리로 강화 유리를 두드렸지만, 그 앞에서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야쿠자들은 눈 앞의 상황에 당황하며 공포에 떨었지만,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자신들을 간단히 제압한 1남 1녀로 이루어진 2인조가 두 눈을 치켜세우며 지켜보고 있는데다가, 로봇으로 보이는 무인 병기들이 총으로 자신들을 겨누고 있는데 누가 무슨 깡으로 덤비겠는가.
그 때, 마스크로 입가를 가린 한 젊은 남자가 다가와 야쿠자들을 향해 이런 대사를 내뱉었다.
-모두 환영한다! 너희들은 위대한 일본 제국을 위한 초석이 될 명예를 얻게 될 세계 최고의 행운아들이다! 시민들을 등쳐먹는 사회의 쓰레기들인 너희들이지만, 그런 너희들의 희생 덕분에 수많은 일본인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한 용기있는 야쿠자가 뭔 개소리냐면서 따져물었다.
이건 대체 뭐냐, 여기는 어디냐, 너희는 뭐길래 우리를 여기로 끌고 왔느냐, 기타 등등
하지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자가 손을 딱 튕기자, 야쿠자들을 제압했던 2인조가 그를 간단히 제압하며 어디론가 끌고 갔다.
그리고 그가 다시 모습을 보인곳은 한눈에 봐도 흉폭한 거대 거미 괴수가 있는 실험장 안.
강제로 그 안에 들어간 야쿠자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지만, 거미 괴수는 그런 야쿠자를 잔인하게 앞다리로 난도질하며 가지고 놀다가 마지막에 독니로 깨물며 몸속을 녹이더니 그대로 액체를 빨아먹어 순식간에 껍질같은 피부만 남게 되었다.
남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일본 제국의 앞날에 방해가 되는 쓰레기들인 너희들에게 순국열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거다! 고마워서 눈물을 흘리고 무릎을 꿇어도 모자랄 판에 감히 내게 따져 물어!? 너희들은 비국민이다! 이 나라에 있어서 도움이 안되는 쓰레기들이란 말이다! 너희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삼태극의 침공을 막을 수 있고, 나아가 미국 돼지놈들을 도륙해낼 수 있다는것을 어째서 모르는거냐!-
방금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노와 살기로 얼룩진 목소리.
그의 신호에 따라 야쿠자들은 하나둘씩 차례대로 거미 괴수 방으로 들어가 괴수의 놀잇감겸 먹이가 되어야만 했고, 강화 유리앞에 서있던 이들은 무언가를 끄적이며 자신들끼리 조용히 입을 열며 간단히 토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 한 야쿠자가 이대로 죽든, 괴수에게 잔인하게 죽든 죽는건 매한가지라며 자포자기식으로 사람들을 선동했고, 거미 괴수에게 처참하게 죽는것보단 차라리 총에 맞아 죽는게 덜 고통스럽겠다 여긴 그들은 화물용 컨테이너 밖으로 우르르 빠져나왔다.
갑작스런 사태에 과학자로 보이는 이들은 재빨리 어디론가 도망갔고, 야쿠자들은 2인조 습격자와 기계 병사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탈출의 활로를 찾았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는 자신뿐이며, 시내에서 약간 멀리 떨어진 공업용 빌딩임을 빠져나와서야 알게 된 그는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몇번이나 기절할것 같은 고통을 참아내며 여기까지 도착한 것이다.
"그…그럴수가……."
도쿄 한복판에서 그런 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니!?
거기다가 자신의 부하들이 괴수의 먹잇감으로 내몰렸다는 사실에 오사무는 경악과 분노를 동시에 느껴야만 했다.
비록, 자신들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남자가 말했던 대사는 누가봐도 일본 제국주의 집념이 느껴지는 대사였기에, 그 배후를 추정하기엔 충분하였다.
"위치는!? 거기의 위치는 어디지!?"
"위…위치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간신히 살아남은 야쿠자는 필사적으로 모든 힘을 짜내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것을 종합하여 위치를 알려주었다.
"두…두목…제발…원수를……."
털썩-
위치를 알려주면서 자신이 알려야만 하는 중요한 사명감을 달성했다는것과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들게 되자 온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기절하면서 쓰러졌고, 오사무에게 보고하던 부하는 황급히 달려가 그의 몸상태를 확인해주었다.
"씨발…….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자신들이 불법적인 행동으로 사회의 악이라는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괴수의 먹잇감으로 내몰려야만 할 정도는 아니다.
오사무는 이빨을 꽉 깨물며 자신들을 쓰레기라면서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인권조차 뭉개버린 욱일승천을 향해 분노를 토해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신들이 나서봤자 알아서 괴수용 먹잇감을 스스로 자청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아니 잠깐.'
순간,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던 히어로들의 존재를 기억해낸 오사무는, 방금전까지만 해도 분노 유발적인 존재에 불과했던 히어로들이 이렇게 든든하게 느껴지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
그 날, 일본은 오사무의 정보를 받은 히어로들의 습격으로 공개된 욱일승천의 실험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욱일승천의 지도자중 하나인 헤이세 총리는 갑작스런 사건에 당황하면서도 일본의 언론을 통제하며 욱일승천의 얘기가 나오지 않게끔 막으려 노력하였으나, 일본에는 삼태극의 습격을 뉴스에 올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각국의 언론 단체들이 보낸 기자들이 즐비했기에 이 사실은 일본 전체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로 퍼지게 되었다.
오히려 일본의 정부가 욱일승천의 실험실이라는 대형 특종을 내보내지 못하게끔 언론을 통제했다는 사실만 알려지면서 정부가 욱일승천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명성과 명예를 원하던 히어로들은 아크로스와 손을 잡았다는 욱일승천을 공격하면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였고, 각자 원한을 가지고 삼태극을 공격하고자 일본에 와있던 히어로들도 욱일승천이 살아있는 인간으로 생체 실험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욱일승천의 존재를 샅샅히 확인하는데 주력하였다.
수많은 히어로들 중에서 당연히 사이코 메트리 능력자들도 다수 있었기에 '진짜' 욱일승천 비밀 실험장을 급습하면서 이들이 괴수를 배양하고 생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들통나게 되었고, 이 사실은 당연히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지게 되었다.
솔직히 최초에 습격한 실험장은 뭔가 어색한점이 많아서 인간을 사용한 생체 실험을 한다는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놀랄 일은 없었지만, '진짜' 욱일승천 연구소의 규모와 괴수 배양 시설의 모습에 기겁한 히어로들은 언제 공격할지 모를 삼태극보단 괴수를 배양하는 욱일승천으로 타켓을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장소를 옮겨서 욱일승천의 비밀 모처.
쾅!
"괴수를 생산한다는 사실만큼은 알려져선 안되는데……!!"
후지미네는 욱일승천이 가진 최강의 무기가 밝혀졌다는 사실에 평소의 여유가 완전히 사라진 얼굴로 회의실의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대체 어째서 사이코 메트리들이 우리쪽의 비밀 기지를 알게 된거죠!?"
욱일승천에서 사용되는 기재와 재료들은 사이코 메트리들이 읽을 수 없게끔 복잡한 유통망을 통해 유통하고, 아무 상관없는 일반 시민들까지 동원해가며 천천히, 은밀하게 공급되어왔다.
그렇기에 사이코 메트리들이 욱일승천의 위치를 특정할 수 없어서 지금까지 욱일승천의 수많은 비밀 기지가 들키지 않았던 것이다.
"그건……."
헤이세 총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였다.
어떻게 보자면 일이 이렇게 된 이유는 아이리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리가 진우의 명령에 의해 욱일승천의 각종 거점에 대한 데이터를 빼갔고, 삼태극이 공격해온다고 하자 욱일승천의 비밀 연구소부터 공격할 것이라 예상해 평소보다 빠르게 움직이다보니 부주의한 면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 부주의한 부분은 욱일승천을 캐내려는 사이코 메트리들에게 하나같이 큰 단서가 되어주었고, 그 단서를 이용해 몇몇 비밀 연구소가 공격당해버렸다.
솔직히 문제를 따지자면 부주의한 이들도 문제지만, 아이리가 욱일승천의 데이터를 삼태극에게 건내준게 너무나 컸다.
그렇기에 아이리는 당장이라도 명령만 주어지면 할복할것 처럼 처량하게 무릎을 꿇고 있는 상태였다.
"치우……!"
후지미네는 분노어린 목소리로 자신들을 이런 곤경에 처하게 만든 작자의 이름을 으르릉대듯이 내뱉었다.
일부러 가짜 욱일승천 기지를 세워서 당하면 반드시 보복하려는 습성을 지닌 야쿠자들을 이용하여 복수심을 안게 만든다.
야쿠자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는 히어로들에게 이 정보를 건내줄테고, 히어로들이 습격하게끔 유도하여 욱일승천이 주도한 잔혹한 생체 실험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정말이지 재수도 없군요. 우리가 삼태극의 습격을 피하고자 바쁘게 거점을 옮기는 흔적을 남겨버린탓에 하루만에 몇개의 연구소가 초토화 되어버리다니."
'재수가 없다……? 하루만에……?'
그 때, 후지미네의 대사에 죽을 죄를 지은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이리가 뭔가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페리샤……!'
한 때 같은 한편이였기에 페리샤의 천재성을 이 자리의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이리는, 이 모든 상황이 페리샤의 계산으로 이루어진 음모라는 답을 도출해낸 것이다.
재수가 없는게 아니였다.
페리샤가 욱일승천의 반응을 예측하였기에 일부러 야쿠자를 습격하고 엉뚱한 비밀 실험실을 만들어서 잔혹한 생체 실험을 한다는 분위기를 풍겨줌으로서, 히어로들로 하여금 진짜 욱일승천의 실험실을 공격하게 만들었다.
거기다가 하루만에 사이코 메트리들이 욱일승천의 비밀 연구소의 위치를 알아낸것도 생각해보면, 페리샤가 욱일승천의 거점 데이터를 토대로, 지금의 장소로 옮기기 전의 욱일승천의 기지들을 은근슬쩍 사이코 메트리들이 찾아갈 수 있게끔 유도한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삼태극이 공격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상태에서 그들에게 자신들의 중요한 거점들이 들통났으니 재빨리 자리를 옮기면서 부주의하게 흔적을 남겼을 테니까!
아니, 오히려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이 드넓은 도쿄에서, 서울시의 3배 넓이의 땅과 수많은 빌딩의 숲에서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태의 사이코 메트러들이 예전 비밀 거점들을 하루만에 찾는다?
이건 재수가 없는게 아니라 페리샤가 이 상황이 되게끔 유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지은 죄가 있는지라 발언권이 없었던 아이리는 자신을 추궁하는 분위기가 사라질때동안 페리샤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였다.
---------
쯔웁- 쭙--
진우는 눈 앞의 화면으로 보이는 욱일승천 관련 기사들을 보며,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서 정성스래 양물을 물고 머리를 앞뒤로 흔들고 있는 페리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보조를 맞춰주었다.
"후후. 살라딘 녀석도 병신중에 상병신이구만. 이런 똑똑한 아이를 실패작이라면서 1회용 자살 테러용 폭탄으로 사용하려 하다니."
삼태극을 상대하고자 일본에 체류한 외국인 히어로들과 욱일승천이 대립하게끔 만드는 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계획한 페리샤의 머리를 칭찬해준 진우는, 애정어린 눈빛으로 페리샤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 수고 많았다, 페리샤. 포상으로 오늘 하루는 내 자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을 주마."
"하아아…감사합니다아……."
이지적인 분위기의 미인인 페리샤는 홍조를 붉히고 몽롱한 표정과 함께 암컷으로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마음껏 진우의 양물을 즐기기 시작하자, 그 모습에 진우와 함께 가짜 욱일승천의 과학자 역할을 맡았던 다른 노예들은 어째서 자신은 페리샤같은 천재적인 두뇌가 없는거냐며 한탄하였다.
============================ 작품 후기 ============================
이건 제가 무쌍연희 맹장전을 쓸때부터(2010년) 말해왔던건데, 소설속에서 천재라는 캐릭터는 아무리 길고 날아봤자 작가의 머리 수준에 맞출 수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소설속 천재의 지식 수준 = 작가의 지식 수준
라는 공식이기 때문에 천재랍시고 설정해놓고선 뭔가 존내 어설픈 계획이나 전략을 꾸며서 욕을 먹으면 당연히 그 욕은 작가의 지식 수준을 욕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천재 캐릭터가 내놓은 계략에 딴지가 들어오면 리플에 딱히 반응하지 않는 작가들도 필사적으로 변명하며 이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독자와 작가의 싸움이 시작)
때문에 저는 페리샤가 계략을 꾸미거나 전체적인 상황을 조율할땐 모든 두뇌를 풀가동해서 최대한 '똑똑해보이도록' 글을 쓰는데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말은
"우리 페리샤 욕하지마! 우씨!"
라는겁니다. 다른 캐릭터들이 답답하고 멍청해보인다고 욕하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페리샤의 지식 수준은 욕하지 마세요! 저 상처 받는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