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67화 (267/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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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스라엘은 당연히 공중전을 대비한 전투기,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방어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상공에서 튀어나오자마자 미사일을 발사해버렸으니, 아무리 이스라엘이 강국이라 하더라도 그런 미사일 공격을 순식간에 대응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중동의 핵 이라고 불리우는 이스라엘은 아랍계 국가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군사 장비는 미국과 동급 수준이다.

그런 이스라엘조차 방어해내지 못한 공격을 종교 국가…그것도 그 어떤 현대식 무기가 없는 바티칸이 겨우 10초라는 숫자 안에 방어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칠리가 없었다.

"저건 뭐지?"

"외계인의 우주선인가?"

아니, 오히려 바티칸 안에는 도시에 있을법한 광고용 대형 화면이라던가 TV같은게 없기 때문에(있어도 극히 일부분만) 바티칸의 사제들과 그곳에 관광을 하러 온 관광객들은 바티칸 상공을 뒤덮는 우주인의 비행선같은 지하드의 정체를 모르고 웅성웅성 거리고 있었다.

쿠우우우---

그 때, 어디선가 들리던 거대한 엔진 소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하였고,

"어? 저…저거 미사일 아냐……!?"

"미사일이잖아!?"

거대한 로봇인 불가사리의 모습보단 불가사리가 들고 있는 미사일을 발견한 사람들은 그제서야 공포감이 깃든 목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하였고, 미사일을 투창처럼 잡은 불가사리는 바티칸의 드넓은 공터를 향해 힘껏 내던졌다.

콰아아아아--!

내던짐과 동시에 엔진이 점화된 미사일은 하얀 꼬리를 만들어내며 공터의 중심부에서 폭발하였다.

쿠우우우웅!

쏴아아아아--

"으아아악!"

"꺄아아악!"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마지막 남은 세균 병기가 바티칸 전체를 뒤덮었고, 하얀 먼지같은 가루는 약 1분동안 바티칸 전체를 맴돌다가 녹아내리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크웨에에에엑!"

"꾸헤에엑!"

천천히 일어선 사람들은 검은 피를 토해내면서 고귀하며 성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바티칸은 순식간에 피로 여기저기가 얼룩지기 시작하였다.

뒤이어 50여대의 창귀들이 바티칸의 상공 위쪽을 맴돌기 시작하였고, 좀비화가 완료된 관광객들 중에서 몇명은 몸이 뒤틀리더니 일반적인 좀비와는 다른 육체를 구성하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악! 사…살려줘어어어!"

그리고 감염되지 않은 10%의 인간들은 좀비들의 타켓이 되었고, 딱히 도망갈만한 장소가 없었던 그들은 좀비들에게 붙잡혀 식사거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창귀들과 불가사리는 바티칸 시티의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였고, 얼마 안가 관광객들은 출입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창귀들과 불가사리가 목격한 것은 새하얀 성복과 바가지처럼 생긴 주게토 라는 천 모자를 뒤집어 노인과 사제복을 입은 신도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호하는 신도복 복장의 이능력자들이였다.

"크아아아!"

"츠앗!"

콰직!

신체 강화자로 보이는 남자는 힘있게 발차기를 내지르며 좀비가 된 신도의 몸을 힘껏 쳐냈고, 인간이 견디기 힘든 충격은 받은 좀비는 벽에 부딪히면서 몸이 터져나갔다.

덕분에 새하얀 벽면이 살점과 피로 더럽혀지면서 그로테스크하게 변하였지만, 생존자들과 함께 어디론가 이동하는 그들은 그런것까지 일일이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오오오…신이시여……."

교황으로 보이는 인자한 분위기의 노인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신자들에게 끌려가듯이 부축받으면서도 신에게 기도하고 있었다.

삑- 삑- 삑-

그 모습을 확인한 불가사리는 넓게 퍼져서 좀비들의 공격을 막고 있는 이능력자 신도들을 타켓팅하였고, 그 정보를 인접한 창귀들에게도 보내주었다.

로봇들은 기본적으로 진우와 그 노예들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지만, 세세한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면 목적과 수단은 인공지능 레벨이 SSS 랭크인 불가사리가 직접 정하게 된다.

인간의 마음이 없는, 기계적인 효율성을 따지는 차가운 강철같은 생각을 지닌 불가사리가 보낸 명령에, 창귀들은 다가오는 좀비들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능력자 신도들을 향해 레이저 라이플을 조준하였다.

찌잉-

불가사리의 눈이 빛나자, 그것을 신호로 조준하고 있던 창귀들이 레이저를 발사하였다.

치이이익--!

"끄아악!?"

"크헉!"

일반적인 총과 달리 발사음 나지 않고, 속도도 총탄보다 몇배는 빠르게 날라가는 레이저는 이능력자들의 몸을 꿰뚫으며 그대로 그어내듯이 라이플을 휘두르자, 이능력자들의 몸은 순식간에 조각나며 내장과 피가 좌우로 퍼져나갔다.

"키에에에에에!"

"크이이이이!"

"마…막아! 교황님을 보호해야 한다!"

신선한 피와 내장 냄새에 더더욱 발광하기 시작하는 좀비들은 살아남은 신도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였고, 어떻게든 대항하려 하였지만 일반인의 힘을 뛰어넘은 좀비들의 공격에 하나둘씩 쓰러지며 좀비의 밥이 되어버렸다.

콰즉!

"아아악!"

그리고 교황의 목덜미를 붙잡은 신도복의 좀비가 교황의 목덜미를 깨물었고, 교황은 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어린 비명을 내질렀다.

치이이익!

교황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확인한 불가사리는 다시 창귀들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레이저 라이플로 교황 주변의 좀비들을 공격하였고, 기계같은 정확성을 겸비한 창귀들의 레이저 빔이 어지러이 휘둘러지더니 좀비들을 순식간에 처리하였다.

삐삑-

불가사리가 또다시 창귀들에게 무언가 신호를 보냈고, 2대의 창귀가 하강하여 목덜미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교황의 양팔을 붙잡더니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뒤이어 남은 창귀들은 무언가를 찾으려는듯이 뿔뿔히 흩어졌고, 불가사리는 2대의 창귀들에 의해 들어올려진 교황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당신이 교황 나으리 이신가?-

불가사리의 입에 위치한 스피커에서 진우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예전에는 없었던 기능중 하나로, 불가사리를 통해 원거리에서 적에게 자신의 말을 전하기 위해 추가로 장착한 기능이였다.

"크윽…그 목소리…당신이…치우…로군……."

교황은 욱씬거리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냉정하게 목소리의 주인이 치우임을 확인하였다.

어떤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확인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건 알바가 아닌 그는 교황이 자신을 알고 있으니 얘기가 더 쉬워지겠다 싶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크크큭. 내 목소리를 교황 나으리가 알아주신다니 영광이라고 해야하나?-

"이…잔악무도한 괴물같으니……! 너는 사탄이다! 악마야! 어찌 인간의 모습으로 이러한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교황은 진우를 향해 자신이 행할 수 있는 최악의 욕설을 퍼부었지만, 진우는 오히려 즐겁다는듯이 대답하였다.

-어휴 무서버라~ 그렇다면 언능 죄를 빌어야겠네? 하느님~ 오늘의 저는 800만명에 가까운(이스라엘 국민은 약 780만명)사람을 죽이고 말았답니다~ 죄송죄송~ 느무느무(오타아님) 죄송해염~ 어어엄~~~~청 반성하고 이렇게 기도까지 했으니 용서해주실꺼졈~? 아메엔~-

최대한 어린애같은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아멘' 이라는 말로 끝을 맺은 진우는 후련하다는 듯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 이걸로 내 죄는 하느님이 용서해주셨다. 800만명의 죽음은 이걸로 쫑!-

"네 놈…천주교를 모욕하는거냐! 그딴 기도문으로 죄가 사라진다면 이 세상의 법이 존재할 이유가 뭐란 말이냐!"

교황은 장난스러운 기도문과, 그걸로 자신의 죄가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진우의 목소리에 역정을 토해냈지만, 진우는 오히려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따져물었다.

-아앙? 뭔 개소리여? 우리나라에서는 살인을 저질러도, 강간을 저질러도, 도둑질을 저질로도 기도문으로 죄를 고하면 모조리 싸그리 사라진다고 들었는데. 살인을 저지르고 신에게 기도해서 죄를 청한다음에 또 살인을 저질러도 상관없다고 한건 너희들이잖아?-

"헛소리! 진정으로 죄를 용서받고자 한다면 기도문과 함께 행동으로 평생을 속죄해야 하는법이다! 단지 기도문만 읊어낸다고 모든 죄가 사해지는게 아니란 말이다! 기도문만으로 죄를 사한다고? 그딴건 이단…아니, 이단 이하의 사교邪敎 집단들이나 하는 행위들이다!"

-우와…대단하네……. 한국의 모든 교회랑 성당을 모조리 사교 집단으로 만드는 위엄좀 보소?-

한국의 모든 교화와 성당의 행위를 부정하고 사교 집단이라 말하는 교황의 모습에 잠시 감탄사를 내뱉은 진우는 이내 본론으로 들어갔다.

-방금 내가 만든 좀비들에게 물렸지? 한번 물린 사람은 그 바이러스에 의해 몇 분 있다가 좀비화가 되거든? 이게 당신을 사로잡은 이유이기도 하지. 자, 기도해. 기도해서 신에게 구원을 받아라.-

"큿……!"

교황은 진우의 목소리 너머에서 느껴지는 종교를 향한 증오심에 고통어린 신음성을 흘렸다.

대체 왜 종교를 증오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것은 이미 그는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죄를 지었다.

아니, 더 큰 문제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현재 진행형' 이라는 것이다.

처음으로 세상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자마자 약 800만명의 인구를 몰살시켰다. 즉,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단위는 천만 단위에서 억단위, 최악의 경우엔 십억 단위의 인간들을 죽일 수 있는 최악의 악마였다.

"아아…신이시여……. 당신은 대체 왜 이런 악마를 지상에 보내셨나이까……."

-너희들이 말하는 신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신이 존재한다면 기적의 힘으로 이 참상을 막아봐라! 정녕으로 신이 존재한다면 기적의 힘으로 좀비가 되지 않게 만들어 봐라! 크하하하하하핫!-

"크……!"

교황은 신의 기적이라는것은 쉽게 일어나는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멸망하고 바티칸까지 똑같은 참상이 일어나는 상황인데다 자신까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런 괴물들과 똑같은 존재가 된다는 것에, 지금까지와는 없었던 절박함으로 진심을 담아 신에게 기도를 하였지만,

"크웁!? 우웨에에엑!"

그는 검은 피를 토해내며 하얀 성복을 더럽혔고, 자신의 몸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의식이 흐려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으아아악!"

그 때, 사방으로 흩어졌던 창귀중 하나가 젊은 신도 하나를 붙잡아왔다.

-오, 도착했구만.-

바티칸 멸망의 하이라이트씬을 찍을 모든 준비가 되자, 불가사리는 창귀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좀비가 없는 한적하고 으슥한 공터로 자리를 옮겼다.

"크…그아아아악!"

-이제 곧 의식이 모두 사라질테니 미리 설명해주지. 교황씨는 이제부터 좀비가 될거야. 그리고 나는 당신이 신도를 잡아먹는 장면을 찍을거고. 크키키킥! 어때? 아주 개쩔어주지 않아!? 자애심 넘치는 교황님이 자신의 신도를 무참히 씹고뜯고맛보고즐기는 그 모습을 말야!-

"아…안…돼……! 시…신…이시…여어어어어어어어!!"

덜컥-

교황은 마지막 발악을 하듯이 신을 향해 울부짖었으나, 그대로 힘없이 팔다리가 추욱 늘어지면서 고개를 힘없이 떨궜고, 교황의 팔을 붙잡던 2대의 창귀는 팔을 놓아주며 거리를 벌렸다.

"그르르르르……."

그리고, 다른 좀비들처럼 새빨개진 눈과 검은색의 실핏줄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얼굴이 드러나게 되었고, 좀비가 된 교황은 마치 몸속의 무언가가 저항이라도 하듯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호오~ 의지력이 대단하시네? 설마 좀비가 되고서도 저렇게까지 저항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말야.-

좀비가 된 교황은 무의식적으로 지닌 자애로운 성품이 저항을 하면서 공격적인 본능을 잠재우려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바이러스의 효능이 더 강하였다.

결국, 신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조금씩 흉폭성이 일어나게 된 교황은 창귀가 붙잡은 젊은 신도에게 고개가 돌아갔다.

"흐…흐이이익……! 교…교황님…제…제발…제발……!"

탁!

젊은 신도는 교황을 향해 횡설수설하였으나, 그를 붙잡은 창귀는 오히려 신도를 밀어냈다.

"크아아아아!"

"으아아악!"

그리고, 좀비로서의 흉폭성이 이성을 모조리 먹어치운 교황은 창귀가 잡아온 젊은 신도를 향해 달려들었고, 살아있는 육체를 붙잡은채 쓰러뜨린 교황은 팔다리를 휘저어가며 저항하는 신도를 무시하며 그의 볼살을 물어뜯었다.

찌이이익!

"끄아아아아악!"

볼살을 물어뜯는것으로 시작한 교황 좀비는 새하얀 소매가 피로 물들어갔지만,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친듯이 우적우적 씹어대기 시작하였다.

"키이이익!"

"크아아아아!"

그 때, 살아있는 인간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또다른 신도복의 좀비들이 달려오면서 교황과 함께 살아있는 신도의 몸을 무참하게 해체하였고, 전 세계로 보내는 영상에서는 교황고 신도들이 방금전까지 살아있던 인간을 잡아먹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적나라하게 방송되었다.

============================ 작품 후기 ============================

제가 저번화에서 말했던 '이건 너무 심하잖냐!' 라는 의미는 '이 편의 강도가 너무 심하다' 라는 뜻이 아니라 '이 편은 쓰레기처럼 도저히 못 봐주겠다' 라는 의미였습니다 -_-ㅋㅋ

그래도 '너무 약해요' 라는 말은 나왔어도 'ㅅㅂ 뭐 이따구냐' 라는 소리는 안나왔으니 천만다행이네요 ㅎㅎ;;

좀비+변종 좀비+ 하이테크 기계병사 = 노답이라는 답을 끌어냈지만, 초반엔 재밌을지 몰라도 중반부 부터는 재미가 없어지기에 좀비는 1회용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제 삼태극의 대외적인 발호를 공표하였으니 남은것은 깽판과 그 깽판에 대처하는 영웅들과 강대국들의 반응.

참고로 히어로 집단중에서 최강의 힘을 지닌 펜타곤에서는...어이쿠, 더 이상은 스포일러니까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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