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61화 (261/923)

0261 / 0923 ----------------------------------------------

3장

60대의 노인, 마르코 벤토스는 빠르게 검붉은 파워 슈츠와 악마같이 생긴 붉은색 가면을 쓴 진우의 모습을 훑어내렸다.

혹시나 파워 슈츠 어딘가에 조직의 문양같은게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벤토스는 오히려 그 문양의 조직을 제외한 다른 조직을 의심할 생각이였다.

이런 습격을 하는데 대놓고 문양을 드러낸다면 노골적인 이간질이나 마찬가지니까.

휙-

하지만, 진우는 벤토스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이 들고 있던 것들을 휙 내던졌다.

쿠당탕-

"!?"

처음엔 흉기인가 싶었는데, 그가 던진것이 무기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과 10개의 머리인것을 확인한 그는 당황하면서도 얼굴의 안면을 본능적으로 확인하였다.

"이…이럴수가……!"

그리고 터져나오는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뚱뚱한 남자의 경악어린 외침.

벤토스 패밀리의 언더 보스(부 두목)인 그는 머리의 주인들이 조직내에서 가장 강한 이능력자들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현실을 부정하는듯한 경악성을 내뱉었고, 벤토스 또한 두 눈을 부릅 뜨면서 자신의 두 눈을 비벼야만 하였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은 손발이 묶인채로 벌벌떨고 있는, 유일하게 몸이 성한 남자의 정체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체 저자가 누구길래 몸 성히 끌고 왔나 싶어 빠르게 벤토스와 언더 보스인 뚱뚱한 남자가 빠르게 머리를 굴려봤으나,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굴려봐도 둘의 머릿속에는 그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로마를 지배하는 거대한 마피아 조직이 일개 말단 조직원…그것도 어소시에이트를 기억할리가 만무하잖은가.

"한 눈에 딱 보니 분위기가 느껴지는걸? 댁이 벤토스라는 작자로구만?"

'나를 모르고 있어?'

처음엔 어떤 조직이 정교하게 세운 기습 작전이라 생각하였다.

일부러 똑같은 검붉은색 파워 슈츠를 입어서 적이 한명처럼 보이게끔 만드는 교란 작전이나, 밀수품이나 마약의 노획을 생각하지 않고 벤토스 패밀리의 멸망을 위해 단호하게 대다수의 창고를 파괴하는 행동력으로 인해 그는 지금까지 상대해왔던 그 어떤 적들보다 위험한 조직이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했다.

정체불명의 침입자가 자신의 저택까지 침입하여 '댁이 벤토스라는 작자로구만?' 라는 말을 하기 전까진.

"네놈의 정체가 뭐냐. 아니, 그 이전에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벌인거지?"

역시 로마를 지배하는 마피아의 대부답게, 벤토스는 당황하거나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오히려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상대방을 향해 육식 동물이 으르릉 거리는것처럼 위압있는 모습으로 진우를 향해 물어왔다.

"허? 어이, 댁이 그걸 나한테 말하면 안되지. 오히려 무슨 목적이냐는 말은 내가 하고 싶다고."

"??"

"??"

벤토스와 패밀리의 언더 보스는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며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기분좋게 룰루랄라 로마 관광하는데 저 새끼가 내 지갑을 훔치더라고? 열이 꽤 받았지만 그래도 기분좋게 놀러온거니까 지갑만 챙기려고 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날 골목으로 끌고가서 구타하더니만 노란 원숭이답게 우끼끼 거리면 내 지갑의 돈 일부를 돌려주겠다네? 참다참다 폭발해서 때려눕히니까 이 녀석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진우는 손가락 끝으로 자신이 내던진 소매치기를 가리키며 음성을 최대한 소매치기의 목소리로 변조시키며 그가 했던 대사를 따라했다.

"니…니가 지금 누굴 공격한건줄 알아……!? 로마의 지배자, 벤토스 패밀리의 조직원이라고!"

"……."

"……."

순간, 여기까지 들은 벤토스와 그의 언더 보스는 동시에 자신들이 생각치도 못했던 최악의 결과를 생각해냈다.

"그래서 나를 습격한 부하의 보스인 당신을 찾으려 했는데, 이 녀석은 댁이 어디 사는지까진 모르겠다네? 그래서 댁이 어디 사는지 아는 놈의 위치를 물어보면서 댁들이 관리하던 창고지기들을 모조리 박살내주면서 댁이 사는 곳을 부는 놈이 나올때까지 까부신 결과가 바로 이거다."

진우는 자신의 바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벤토스를 향해 재차 입을 열었다.

"자, 여기서 아까 했던 질문을 또 하지. 너희들. 대체. 무슨. 목적으로. 나에게. 시비를. 걸었냐?"

"…그게…전부냐……?"

"뭐?"

"그게 전부냔 말이다……!"

벤토스는 화산이라도 폭발할것 같은 표정으로 진우를 노려보았으나, 그는 오히려 콧방귀를 끼며 가면 너머로 나는 당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당연하지. 나는 최대한 인간적으로, 문명인답게 대화로 해결하려 했지만 시비를 걸고 모욕감까지 준건 너희들이야. 지금 세번째 묻는다. 대체 왜 나에게 시비를 걸었는지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놔."

"크…크크…크크큭…크하하하하핫!"

마피아의 거부, 마르코 벤토스는 광소를 터트렸다.

거기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환산이 가능한 수많은 밀수품과 무기, 마약이 모두 잿더미가 된 분노도 있었고,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스카웃해온 뛰어난 이능력자들과 자신이 평생을 바치며 일궈낸 조직이 박살난 분노도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있는 근본적인 분노는, 겨우 가장 밑에 있는 소매치기 조직원이 사람 하나를 잘 못 건드려서 생겨난 사소한 문제라는 것이였다.

"어쭈? 웃어~?"

일반적인 소설이나 만화였다면 벤토스가 광소를 모두 터트린 후에 다음 대사를 읊어야겠지만, 아쉽게도 진우는 상대방의 감정보단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소인배 악당이였다.

퍽! 파가각!

진우는 가까이 있던 40대 중후반의 뚱뚱한 남성, 벤토스 패밀리의 언더 보스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팔 전체가 절단된것 처럼 보이지 않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뼈와 살이 파괴되는 소리와 함께 언더 보스의 머리통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분해되어 날라갔다.

투툭- 툭-

힘의 방향으로 날라간 뼈조각, 안구, 살점, 뇌수는 꽤나 고풍스러워 보이는 미술품과 부딪히면서 그로테스크하게 변하였고, 벤토스는 자신의 밑에서 조직을 꾸려온 부하를 죽인 진우를 향해 악귀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 개새끼가……!"

"네번째 묻는다. 대체 왜 나에게 시비를 건거냐. 방금전에는 네 녀석 쫄따구로 경고했지만, 다음엔 네 놈 팔다리부터 시작이야."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겨우 그딴 이유로 우리 조직을 공격했다고!? 그렇다면 창고는 굳이 왜 폭파시킨거냐!"

"그야 너희들의 뿌리를 완전히 잘라버릴려고."

"겨우 소매치기 당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피아를 전멸시키겠다는 소리냐! 그딴 되도않는 명분을 받아들이란 건가!"

분명히 뒷세계에서는 그런 사소한 일이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되어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런건 성질조차 죽이지 못하는 3류 양아치 조직들이나 벌이는 짓이다.

세계적으로 노는 거물들은 이런 일 따위에 전쟁을 벌이지 않고, 해당 조직원만 잔인하게 처형함으로서 무마시킨다.

게다가 소매치기들은 소매치기의 타켓이 이능력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지갑을 되돌려주거나 저항하지 않고 끌려가서 분풀이용으로 맞든지, 감옥에 가든지 이능력자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라는 지시를 받아왔다.

마피아에게도 이능력자가 있긴 하지만, 괜히 며칠 있다가 떠날 외국의 이능력자들과 마찰을 일으켜서 얻을건 아무것도 없는데다가, 오히려 맞대응으로 인해 마찰을 일으켰다가 동료 이능력자들이 패밀리를 공격하면 일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개 소매치기에게 얻어맞고 모욕까지 당했다가 복수라는 이름으로 조직원들과 조직이 관리하는 창고를 초토화시킨 것은, 벤토스의 눈에는 작위적이고 고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하지만, 진우는 그의 대사에 썩소를 날리며 입을 열어 설명해주었다.

"내가 저 소매치기범 하나만 족쳐서 떠났다고 치자. 그러면 저 새끼는 분명히 위에다가 보고하겠지? 당연히 소매치기 이상의 조직원들이 나를 찾으려 들겠지? 그리고 나는 그 새끼들을 또 박살냈겠지? 그런식으로 또 보고하고, 더 높은 상위 조직원이 찾아오고, 그 놈들을 박살내는 무한 루프가 될거 아냐? 그래서 너희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기전에, 내가 먼저 너희들을 죽이려고 한거다. 창고를 모조리 부셔서 금전적 손해를 입히고, 조직원들을 최대한 많이 죽여서 힘을 깍아놓은것도 모두 벤토스 패밀리라는 조직을 없애버리기 위함이였지."

"……!"

이 무슨 과격한 행동력이란 말인가. 겨우 소매치기와의 마찰 때문에 배후에 있는 마피아 조직까지 괴멸시키려고 이런 행동을 벌였다고?

하지만, 벤토스가 거기에 아주 반발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솔직히 그가 소매치기만 때려눕히고 떠났다면, 반드시 일어날 미래라는 것은 부정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아마 자신의 귀에까지 들려왔을때는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테고, 로마의 뒷세계를 지배하는 벤토스 패밀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레벨의 이능력자들까지 파견했을 것이다.

"크으으윽……!"

하지만, 공격당하기 전에 먼저 공격하겠다는 저 행동력 때문에 벤토스 패밀리는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크나큰 피해를 받게 되었다.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 조직의 기둥이 될 조직원들의 피해도 막심하였기에 이대로 자신이 살아남아봤자 마피아 내부에 있는 다른 패밀리들에게 삼켜먹힐 뿐이리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이탈리아의 정치가들조차 손안에 쥐락펴락 하는 천하의 벤토스 패밀리가 겨우 말단 조직원의 행동으로 이런 말도 안되는 허무한 종말을 맞이한다니.

웨에에에엥~~~!!

그 때, 저택 밖에서 경찰들이 도착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마침 잘 됐다 싶은 진우는 벤토스에게 다가갔다.

"배상을…하겠다……."

"응?"

벤토스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진우의 행동에서, 뒷세계에서 굴러먹으면서 얻은 본능이 불안감의 극에 달하여 공포조차 느껴지면서 결국 백기를 들어올렸다.

여기서 이렇게 죽을 순 없다. 최소한 벤토스 패밀리의 다음 세대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다져놓아야만 한다. 아직 남아있는 자금과 해외에 남아있는 조직원들도 있으니 그들을 잘 추스리면 이탈리아 마피아 내부에서 중간 이상되는 패밀리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왜 갑자기 그런 약한 소리를…흐으음~~?"

방금전까지 분노를 토해내며 죽일테면 죽여보라는식으로 맞대응하던 벤토스가 갑작스래 약한소리를 하자, 뭔가 이유가 있겠다 싶은 진우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뚫고온 벽의 건너편이자 부서지지 않은 집무실의 벽면으로 다가가 주먹을 내질렀다.

투쾅!

후두두둑-

"꺄악!"

"으아악!"

"헤에? 바로 옆방이였네? 몇 블록 너머에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

벽이 부서지면서 구석에 쪼그려 앉아있던 15~16세쯤 되어보이는 작은 체구와 귀여운 인상의 소년과, 그런 소년을 끌어안으며 주황색을 띄는 웨이브형 장발을 가꾼 20대 초중반으로 되는 서구적인 미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원래는 밖으로 도망치려 하였지만, 진우가 워낙 빠르게 움직이고 조직원들을 학살하였기에 이들은 쉽게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겁에 질려 이곳에 박혀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약한 소리를 하길래 뭔가 있다 싶었지. 역시 내 상상을 벗어나지 못한다니깐. 크크큭!"

"자…잠깐! 그 아이들에게 손대지 마! 보상금이라면 얼마든지 내줄테니까!"

자식을 늦게 본 벤토스는 늦게 얻은 딸과 아들의 존재가 들키자, 그를 향해 다시 한번 보상금을 강조하였다.

웨에에에엥~~!

그 때, 경찰들이 벤토스의 저택에 모이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처음엔 귀찮다는 표정을 짓다가 아주 좋은 생각이 난 진우는 혀를 날름 핥으며 감히 자신을 공격한 벤토스 패밀리의 종말을 전세계적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세상이 떠들썩할때, 이스라엘과 바티칸을 멸망시키며 화려하게 대뷔하는 것이다.

----------

"젠장. 대체 어떤 미친놈이 벤토스 패밀리를 건드린거야."

벤토스에게 돈을 받아먹는 정치가들은 그의 저택과 창고가 공격받았다는 소식에 발빠르게 공권력을 동원하였고, 샷건과 권총으로 중무장한 경찰들과 경찰 특공대로 하여금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벤토스의 저택을 포위하였다.

아마 그의 연락을 받았다면 군대를 동원했겠지만, 아쉽게도 연락을 하기전에 진우가 습격하면서 그 의도는 무산되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경찰 서장까지 직접 권총을 뽑아 전두 지휘에 나서야 할 정도였기에, 간만에 현장에 뛰게 된 경찰 서장은 약간 출렁거리는 뱃살을 잡으며 벤토스 패밀리를 건든 멍청한 놈을 향해 투덜거렸다.

벤토스 패밀리에 의한 지배가 워낙 오래되었기에, 경찰 서장은 벤토스를 건든 미치광이가 조만간 잡혀서 기나긴 고문끝에 사망할 것을 예상하였지만,

푸화아악--!

쿠웅!

콰당탕!

"으악!"

"꺅!"

"크흡!"

마치 제트 엔진마냥 불을 토해내는 부스터에 의해 저택 밖으로 튀쳐나온 정체불명의 습격자가 벤토스와 그의 자식들을 거칠게 땅바닥에 내던지자, 사건은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양판소의 극단적인 압축이라 말한 이유는

주인공에게 겁없이 덤벼든 쫄따구가 맞는다 -> 복수심에 의해 윗 상관에게 보고 -> 더 높거나 많은 숫자로 주인공을 공격 -> 깨진다 -> 윗 상관에게 보고 -> 능력이 보다 높은 이들로 구성된 척살조로 공격 -> 깨진다 -> 윗상관에게 보고 -> 최종 보스가 나올때까지 무한 루트

이러한 중간 과정이 일어나기전에 선빵을 날렸기때문 -_-ㅋㅋ

어쨌든 2연참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