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21화 (221/923)

0221 / 0923 ----------------------------------------------

3장

맥켄 라우저 대령이 사이클론만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여 일으킨 전투는 완전한 실패였다.

병사들과 사이클론을 막기 위해 보냈던 이능력자들 모두 전멸.

그런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지를 탈환한 쿠르드 독립군의 피해는 전무하였다.

검붉은 파워 슈츠를 입은 정체불명의 남자가 나타나서 신체 강화자들과 전차 십수대를 몰살시켰고, 텔레포트 능력자들과 염동력자들이 힘을 합쳐 그를 상대로 우위를 점친다는 보고가 들려왔지만, 얼마 안가 갑작스럽게 아군 이능력자들이 전멸하였다는 무전을 받게 되었다.

대체 왜, 어떻게 전멸당한건지 상황 보고를 요구하였으나, 그와 동시에 사이클론이 나타나면서 순식간에 아군을 전멸시켜버림으로서 붉은 파워 슈츠의 능력이 뚜렷하게 밝혀진것은 원거리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였다.

게다가 소이탄 미사일을 발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지는 멀쩡한데다, 오히려 아군 전투기가 격파되면서 쿠르드 테러리스트들이 가질 수 없는 하이테크적인 장비와 갑자기 튀어나온 이능력자에 의해 어떤 조직과 손을 맺은게 아닐까 라는 의견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어쨌든간에 자신의 작전 실패에 자책한 맥켄 라우저 대령은 결국 본국에게 상황을 보고하며 지원 병력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고, 미 정부는 추가 파병을 승인하였으나 이로 인한 책임으로 맥켄 라우저 대령은 중령으로 강등된 상태에서 차기 사령관이 올때까지만 임시로 부대를 지휘해야만 하였다.

더이상의 전쟁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미국은 확실하게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한국 전쟁, 걸프전 등등 수많은 전쟁에서 활약하여, 아무런 인맥도 없이 일개 하사관에서 공훈만으로 소장 자리에 올라선 백전노장, 칼 리베린 소장을 파견하였다.

거기다가 사이클론이라는 수수께끼의 고등급 이능력자와 수많은 전차의 포격속에서도 끄덕없다는 검붉은 파워 슈츠가 쿠르드 테러리스트쪽에 존재한다는 보고, 그리고 이라크 서부 전선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1인 군단, 스펙터의 정보를 토대로 그만한 적이 몇 명 더 있다는 최악의 가정하에 5명의 X-Force 대원까지 파병하기로 결정하였다.

놀랍게도 전원 S랭크, 그 중 한명은 최근에 가장 유명한 히어로중 하나였으나 미국의 끈질긴 구애에 영입된 SS랭크의 이능력을 가진 이능력자로, 문자 그대로 최정예의 팀이였다.

가장 많은 이능력자가 산재하는 미국의 빌런, 히어로들 중에서도 SS랭크의 이능력자의 숫자는 그리 많은 수가 아니였기 때문에 이번 전쟁을 빨리 종결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자면 새로 영입된 SS급 능력자의 워밍업을 위해서, 그리고 주변 테러리스트들에게 미국의 힘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함이리라.

그리고 이쪽의 동향을 주시하는 테러리스트쪽의 첩자들이 이들의 정체를 알아낸다면 모두 다 내팽개치고 잠적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은근슬쩍 일반병으로 끼워놓으며 그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적당히 처리해주려고 하였지만 사자의 코털을 뽑아버린 이상, 미국은 전심전력으로 쿠르드, 이라크 테러리스트를 뭉개버리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해외에 정보통을 두고 있지 않고, 집단 자체가 소수이며 그 기반이 약한지라 정보에 약한 삼태극에서는 그러한 사실을 모를 수 밖에 없었지만, 진우는 살라딘의 유산을 얻어내고자 며칠후에 다시 찾아온 시릭 시르카 사령관과 대면하고 있었다.

시릭 사령관은 전에 찾아온 외교관의 조언덕분에 무장한 경호병 없이 홀로 찾아오면서 자신들의 진실성을 보여주었고,

"그 때의 일은 저희들이 잘못하였습니다."

병사들이 저지른 죄를 사죄받고자 고개를 숙였다.

시릭 사령관은 아예 그들과 전면전을 벌여서 기술을 강제로 빼앗는게 낫지 않을까 라는 최후의 수단을 강구하려 했었지만, 삼태극의 인원만으로 미군의 대부대를 처치한 무용담을 알게 된 덕분에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다.

"일단 사과는 받아들이지. 참고로 나는 사족을 붙이는걸 싫어하니까 원하는 용건부터 말해."

지휘통제실로 사용되는 막사에서 테이블을 치우고, 대신 의자를 들여다놓고 거기에 앉아서 턱을 괸 자세로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것들을 생각하자면 저런 오만함을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한 시릭 사령관은 다시 한번 고개를 조아렸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디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흐응~ 진실성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데? 도와달라는 녀석이 여자에 굶주린 짐승 무리에게 몰아넣는 새끼가 세상에 어디있어?"

"…전에 찾아온 외교관이 말했었지만, 그의 말을 빌려 다시 한번 맹세하겠습니다. 설령 흥분제를 먹어도 서로의 몸으로 욕정을 해결할지언정, 삼태극의 여러분들께 그런 짓은 벌이지 않을 것입니다."

"나 또한 그 외교관에게 말했던 대사를 다시 한 번 말해주지. 우리들의 힘으로 얻어낸 우리들만의 거처를 버리고 너희들의 품속에 들어갈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어."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바다.

시릭 사령관은 크게 심호흡을 하며 이쪽이 가진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해도 좋습니까?"

"다른 얘기?"

"예.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유래를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말해봐."

진우는 본능적으로 중요한 이벤트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쿠르드 역사에는 가장 유명한 2명의 살라딘이 있었습니다."

상당히 긴 얘기가 되려는지, 시릭 사령관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였다.

"첫번째 살라딘은 중세 시대의 십자군 전쟁에서 활약한 살라흐 앗딘 유수프 이븐 아이유브, 두번째 살라딘은 지하드(성전)의 수장의 이름인것은 아실겁니다."

"계속해."

"솔직히 말해서 우리 민족은 두번째 살라딘을 영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는 쿠르드 인이면서 이라크에서 지하드를 설립하였고, 쿠르드 민족을 위해 해준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오히려 미국은 살라딘이 쿠르드 민족이라는 이유로 우리들을 테러리스트 잔당으로 규정하고 있지요."

"말이 조금 세는것 같군."

진우가 시릭 사령관이 말하는 방향을 지적하였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거기다가 쿠르디스탄에 있는 살라딘의 흔적을 찾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국가들의 첩자들로 인해 수많은 피가 흘러내렸습니다. 두번째 살라딘에 의해 생겨난 불이익 때문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우리들은 그의 거주지 지하실에 있던 연구실로……"

"잠깐, 연구실?"

"예. 그는 자신의 지하실에서 무언가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저희들의 기술력으로는 그가 무엇을 연구했는지 도통 알 수 없었지요. 하지만, 당신이라면 그 연구 설비로 어떤 이득을 얻으실거라 예상됩니다."

'아싸! 씨부랄! 우오리야싸!'

뭔가 저렴한 기합성이 섞여있지만 무시하자.

'이라크에 잠들어 있을 지하드의 잔재도 중요하지만, 살라딘의 연구시설이라면 그에 못지 않지. 알아서 내가 원하는걸 가져다 바쳐주시는구만!'

하지만, 여기서 자신이 기뻐하는 모습을 드러내면 3류…아니, 3류도 못되는 4류 악당이다.

"그걸 나한테 믿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지? 전 세계에서 살라딘과 지하드의 잔재를 찾으려고 별별 지랄을 다 했어. 게다가 쿠르드 안에도 수많은 국가들과 조직들의 스파이들이 오갔다고 들었지. 그런데 그들이 가장 1순위로 찾아나섰을 살라딘의 거주지에서 숨겨진 연구실을 가장 먼저 찾았다고?"

이러한 반응도 어느정도 예상한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은 전사했지만, 당시엔 살라딘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살라딘은 자식에게 정을 주는 성격이 아닌지라 거의 방치되다시피 살아왔기에 아버지를 향한 증오심이 강했었습니다. 몇차례 입이 무거운 병사들로 수색해도 진전이 없던중, 그가 살라딘의 거주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누구도 알아내지 못했던 두꺼운 암벽이 움직이면서 지하 연구실로 향하는 통로가 생겨났다.

수많은 스파이들과 쿠르드 병사들이 알아내려던 비밀이 너무나 손쉽게 열려버린 것이다.

추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떤식으로 반응하는건지 몰라도 살라딘의 피에 문이 개방되도록 설정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미 그때는 모든 스파이들이 더이상의 첩보 활동은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자신들의 조직으로 돌아간 후였기 때문에, 쿠르드 독립군은 입이 무거운 과학자들을 선발하여 연구실의 내용물을 확인하도록 하였다.

'무언가를 배양한 시설이란건 알아냈지만, 문제는 무슨 목적으로, 무엇을 배양해냈는지 알아낼 수 없었다. 게다가 '그 물건' 이 대체 어디에 사용되는 물건인지도 결국 못 알아냈고. 하지만 이 부분을 굳이 말할 필요는 없지.'

여기서 괜히 자신이 내민 조건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는편이 좋다고 생각한 시릭 사령관은 설명을 마치고 입을 꾹 다물었다.

나머지는 알아서 가치를 평가하라는 의도임을 눈치챈 진우는 너무 관심없는척하면 현실성이 없기에 흥미로운 콧소리를 내더니 자신의 옆에서 기립부동 자세로 서 있던 페리샤의 허리를 톡톡 건들며 손가락을 자신의 머리 근처에서 까딱거렸다.

"꽤 크지?"

"예. 이쪽은 일단 뭐든지간에 살라딘의 유산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게다가 살라딘의 피를 이어받은 자식이 와서야만 열린 비밀 연구소라면 어떤 중요한게 있어도 크게 이상한점도 아닙니다만, 문제는 저들이 확실하게 모든 연구 장비들을 전달해줄지가 의문스럽습니다."

그렇다. 저런식으로 말해놓고선 이쪽이 직접 확인해본적이 없다는 이유로 은근슬쩍 연구 기자재 몇개를 빼돌린다면 이쪽은 아무것도 모를 수 밖에 없었다.

치우와 그 옆의 여성이 자신에게 들리지 않는 크기로 속닥속닥 거리자, 시릭 사령관은 애써 평정심을 찾고자 입을 다물고 있었으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무언가를 얘기하던 중, 치우가 입을 열었다.

"그것을 준다면 그 댓가로 원하는것은?"

"당신이 사용했다던 파워 슈츠…그것과 동급…아니, 한단계 아래여도 좋으니 그것을 만들어주십시오."

"에……. 내가 이런 말 하기 좀 뭣하지만, 이건 그냥 일반적인 돌격 소총같은거랑 비교 자체가 안되는 놈이기 때문에 생산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려. 게다가 자원도 어마무지하게 들어간다고."

일부러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 이유는 일부러 시간을 벌면서 전달받은 연구 기자재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건 특수 소재야. 요마급의 지네 괴수를 잡아서 그 등껍질로 만든 놈이지. 아마 너희들이 제공하는 금속이라면 이만한 방어력은 절대 무리라는것만 감안하면 되겠어."

"…좋습니다."

확실히 그의 검붉은 파워 슈츠는 일반적인 금속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었다.

그래도 금속으로 만들어진 파워 슈츠, 그것도 일반 소총도 엄청난 하이테크놀러지 같은 위력을 만들어내는 치우의 능력이라면 미국에서 사용하는 파워 슈츠와 최소한 동급은 되리라 예상하였다.

"좋다. 그러면 그쪽이 연구 기자재와 재료를 이쪽으로 옮기도록. 재료가 되는대로 바로 작업에 착수하지."

"일단 연구 기기들은 5번에 걸쳐서 나눠 드리겠습니다."

비록, 자신들이 갑이 아닌 을의 입장이라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방책만큼은 만들어둬야만 했다.

노골적으로 먹튀를 방지하겠다는 그의 의도에,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다.

"서로를 믿을 수 없다면 그런게 확실하겠지. 더이상 할 말이 있나?"

"…당신이 중동에서 머물 그릇이 아니라는건 알고 있지만, 부디 쿠르드의 적은 되지 말아주십시오."

"댁들 하는거 봐서."

그렇게 두 세력의 협상은 끝이 났고, 시릭 사령관은 밖에 대기 시켜둔 호위병들과 함께 쿠르디스탄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주인님, 정말로 저들에게 파워 슈츠를 만들어 주실 생각이십니까?"

"약속은 약속이니까. 단지……."

잠시 말꼬리를 흘린 진우는 조금씩 멀어져가는 시릭 사령관의 뒷모습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주 '가끔씩' 불량품이 섞일 뿐이지만."

진우는 자신이 가진 특성 중 하나, 일반적인 재료의 30%만을 사용하여 불완전한 병기를 만들 수 있는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신다면' 을 사용하여 3:1 비율로 불량품을 만들어내 이쪽의 자원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남은것은 미군의 부대를 초토화시키고 살라딘의 유산과 불가사리만 챙기고 뜨면 중동편은 끝입니다.

그 이후부터 진정한 깽판이 시작됨요. 지금까지의 깽판은 그냥 애들 장난임 -_-ㅋ

지금까지는 후폭풍 때문에 일부러 '절제' 하면서 막무가내식 깽판을 참아왔지만, 살라딘의 유산을 얻고 나서부턴 그런 최소한의 브레이크도 사라집니다.

어라? 모르셨어요? 주인공이 마음만 먹으면 이보다 더 심한 깽판이 가능해져요.

살라딘의 유산을 얻는 기점을 기준으로, 그 전에는 조직의 힘을 얻기 전까지 참고 인내하는(?) 스토리라면, 그 이후부터는 완전히 리미트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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