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05화 (10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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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처음엔 단지 그랜드 아크를 사칭하는 신체 강화 이능력자라 생각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그랜드 아크나 되는 인물이 한국에 들어와서 먹을게 뭐가 있다고 오겠냐는 생각이 강했다.

단지, 모종의 사고로 인해 딸을 잃은 충격을 받은 외국인이 그 충격에 의해 이능력이 각성되어, 정신 착란 현상에 빠져 그랜드 아크라 자칭하고 있는거라 생각하였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랜드 아크가 한국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것보단 확률은 이쪽이 몇십배는 더 높다.

막상 도착해보니 이상한 코스프레를 한 미친놈이랑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부대를 지휘하던 이 상오 중령은 자신의 가정이 거의 틀어맞았음을 직감하였다.

게다가, 신체 강화자의 능력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는 단순히 힘좀 강한 인간이라 생각하면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명령을 내리고 말았다.

한 대의 전차와 아파치 '만' 공격을 가하는것.

지금까지 포탄과 미사일을 맞아서 멀쩡한 신체 강화자를 겪어보지 못했던 그는, 탄환 낭비를 절약하기 위해 위와 같은 명령을 내렸고, 그 결과는 눈 앞의 참상이였다.

전차 한 대는 마치 방망이처럼 들려지면서 무기로 사용되고, 거기에 맞은 코스프레를 한 남자가 건물 외벽과 부딪히면서 부하들이 생매장 당한것.

콰아아앙!

그 때, 무너진 건물에서 기지개를 펴듯이 몸을 일으키면서 자신을 깔아뭉갠 수백kg의 콘크리트 파편들을 모조리 치워버린 진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이 상오 중령은 무전기를 통해 발악하듯 명령을 내렸다.

"전원 자유 사격! 두 놈 모두 고깃덩어리로 만들어 버려!"

어차피 붉은 갑옷을 입은 미친놈도 국회의원들을 암살하고 다니던 암살자와 인상착의가 똑같다는 정보를 입수하였기에, 그의 명령에는 조금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았다.

푸슈우우!

투쾅!

타타타탕--!

그의 명령에 모든 아파치와 전차, 보병들이 맞추기 쉬운 이를 향해 집중 사격을 시작하였다. 그 와중에 그랜드 아크가 들고 있던 전차가 폭파 되었다.

하지만, 주변의 격렬한 공세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시선 하나 돌리지 않은 두 남자는, 주변에서는 미사일과 포탄에 의해 화염이 치솟아 올라도, 총탄이 몸에 박혀들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방을 향해 달려나갔다.

"흐아아앗!"

쿠콰쾅!

사정거리가 긴 그랜드 아크가 몸을 돌리며 풀스윙을 하면서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미사일을 격파시키며 진우의 몸을 후려치려 하였으나, 달려가던 자세 그대로 백스탭을 하면서 기둥의 끝을 아슬아슬하게 피한 그는 검끝을 그랜드 아크의 머리 위쪽으로 겨누었다.

"폭뢰탄!"

화르륵--

"가라!"

후웅!

검끝으로 폭뢰탄을 만든 그는 그대로 일직선으로 날려보냈고, 일부러 자신의 머리 위로 공격하는 그의 모습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위로 올리던 찰나.

"지금이다!"

츠파아아앙!

"으오옥?!"

자신의 머리 위에서 폭뢰탄이 터지면서 섬광 효과가 눈을 덮치자, 바늘로 쑤시는것 같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두 눈을 감고 말았다.

붕붕붕붕!

시력을 잃었기에 필사적으로 기둥을 휘두르는 그 순간을 노린 진우가 앞으로 달려나가려던 순간, 두 괴물들이 몸을 멈춘 틈을 이용하여 아파치들이 일제 사격으로 두 사람을 폭격하였다.

쿠콰콰쾅!

"크으! 이 새끼들이 짜증나게!"

신체 강화 10등급의 이능력자라 해도 섬광탄은 통용된다는 것을 노아로부터 배웠던 진우는 그랜드 아크가 시력을 되찾기 전에 공격하려는 것을 방해하는 아파치들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폭뢰탄!"

다시 한번 폭뢰탄을 만든 그는 가장 눈에 띄는 아파치를 향해 내던졌다.

쿠콰앙!

아파치와 접촉한 폭뢰탄은 그대로 폭발을 일으켰고, 그 폭발을 이겨내지 못한 아파치의 메인 프로펠러가 부러지면서 유일하게 성한 꼬리 부분의 프로펠러에 의해 몸이 빙글빙글 돌리며 옆에 있던 아파치와 부딪히고 말았다.

"우와아악?!"

두 대의 아파치가 조종사와 함께 추락하는 모습에, 뭔가 좋은 생각이 난 진우는 마구잡이로 기둥을 휘둘러대는 그랜드 아크를 멀리 비껴 돌아가면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밟고 높이 점프하여 추락하고 있는 아파치중 하나의 스키드(헬기 지지대)를 붙잡았다.

"미리 주는 메리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그랜드 아크!"

공중에서 상체의 힘만으로 스키드를 잡아 던지자, 추락하던 아파치는 궤도를 바꾸어 그랜드 아크 쪽으로 날라갔다.

"!!"

부우웅!

자신을 향해 무언가가 날라오는 소리를 들은 그랜드 아크는 본능적으로 방향을 틀어 기둥을 휘둘렀고, 당연하게도 아파치의 몸체를 우그러뜨렸다.

콰앙!

당연하게도 아파치는 그 충격으로 인해 폭발하였고, 진우가 자신의 감각을 돌려놓고 기습 공격한다고 생각한 그랜드 아크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후우욱!

아파치가 폭발하면서 생겨난 화염을 뚫으면서 진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새 파워 슈츠 등쪽에 고정시킨 검집에 용광검을 집어넣은 그는 기둥을 휘두를 수 없도록 최대한 가깝게 붙으면서 그랜드 아크의 상처난 옆구리 쪽을 몸을 틀면서 훅으로 꽂아넣었다.

퍼억!

"크욱!"

깨끗하게 들어간 훅이 복부에 틀어박히자 상처에서 다시 한번 피가 터져나왔고, 진우는 그랜드 아크가 반격할 수 없도록 그대로 그의 몸을 어깨로 밀어내면서 앞으로 내달려 나가려 하였다.

그 때, 두 괴물들이 몸을 딱 달라붙자, 지금이야말로 한꺼번에 소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군인들은 모든 화력을 집중시켜 퍼부었다.

쿠콰콰쾅!!

둥글게 포위한 아파치 헬기들은 모든 미사일을 퍼붓고, 전차들은 그에 호응하면서 포신에 무리가 갈 정도로 빠르게 사격을 가하였다.

일반 보병들도 대전차로켓을 날린다던가, 자신들이 가진 무기들로 집중 사격을 하면서 서울시 한 쪽에서는 지진같은 진동이 울려퍼졌다.

"사격 중지! 사격 중지!"

괴물같은 두 이능력자들의 싸움에 잠깐 넋을 잃었던 이 상오 중령은 계속해서 퍼부어지는 폭발의 향연에 정신을 되찾고, 무전을 통해 사격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 바보같은 자식들이! 집중 사격도 좋지만 정도가 있어야 할거 아냐!"

이미 두 이능력자들이 고기 파편이 되다못해 가루가 되었을거라 예상한 그는, 시체라도 남겨야 보고를 하든, 조사를 하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일로 자신이 윗대가리들에게 제대로 깨질것이라 예상하였다.

투투툭--

폭발로 인해 날라간 돌파편들이 떨어지고, 초연과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파괴되면서 뿌연 먼지들을 일으키자, 모든 병사들은 그제서야 긴장을 풀면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이정도의 여파가 남을 정도로 막강한 화력을 쏟아부었는데 누가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

몇 명의 동료들이 죽긴 하였지만, 지금 당장은 저런 괴물들을 빠르게 처리 하였다는데 순수하게 기뻐하였다.

하지만, 연기 밖으로 검은색의 기둥이 모습을 드러내자, 각자의 방식으로 환호하던 병사들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후우웅!

밖으로 튀어나온 기둥을 먼지 구름을 갈라내며 다시 안으로 들어갔고,

카캉!

그와 동시에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후우웅!

카캉!

후웅! 카캉!

그렇게 수차례동안 기둥은 먼지를 휘저으면서 불쑥 불쑥 튀어나왔다 들어가면서 거친 쇳소리를 자아냈고, 마지막에는 퍽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날라가듯이 튀어나오면서 건물과 부딪히고 말았다.

"우와아악!?"

우르르르--!

건물과 부딪힌 누군가로 인해 또다시 그 곳에서 사격 자세를 취하던 수 명의 군인들과 함께 생매장 당하였다.

아니, 정확히는 건물에 박혀들어갔던 남자가 벽을 박차면서 군인들만 생매장 당하였다.

"크쓰읍…존나게 아프네……."

일제 사격으로 인해 공격할 찬스를 잃어버린데다, 시력까지 다시 회복한 그랜드 아크가 거리를 벌리면서 기둥으로 후려치는것을 막다가 옆구리를 가격당하게 된 진우는 자신의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고통을 호소하였다.

후욱-

먼지 구름을 뚫은 그랜드 아크는 먼지로 인해 금발과 몸 여기저기가 더러워졌으나, 표정만큼은 미소로 물들어 있었다.

"크크크큭! 지금까지 이런 싸움은 겪어보지도, 듣지도 못했기에 처음 겪는 일이건만, 지금까지 평생동안 싸워온것보다 지금 이 싸움 하나가 미치도록 재밌구나! 이 환희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면 모든걸 내버려도 괜찮을 정도야!"

지금까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이능력자들은 생각보다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의 호승심을 자극한 인물은 치우가 처음이였기에, 그의 모습은 대등하게 장난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개구쟁이 아이같았다.

"이…이럴수가……."

"말도 안…돼……."

먼지를 묻은것을 제외하면 멀쩡한 두 사람의 모습에, 군인들은 순식간에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상대방이 건물을 부술 수 있는 이능력자라는것은 출동 전에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사일 세례를 받으면 제 아무리 강인한 신체 강화자라 하더라도 고기 파편이 되거나, 극심한 부상에 이르는 타격을 받는다고 교육을 받아왔던 그들은 자신들의 공격이 하나도 통하지 않게 되자, 자신들이 상대하던 이들이 진정한 '괴물' 임을 직시할 수 있었다.

"저…저것들은 대체 뭐하는 괴물이냐……! 이능력자라는 놈들의 힘이 이렇게까지 강했단 말인가……!"

국가에서 이능력자를 양성하자는 말이 나올때마다, 이 상오 중령은 그 돈으로 차라리 최신식 무기를 개발하거나 수입하는것을 더 중요시 여겨왔었다.

감정의 기복에 따라 능력이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비규격화된 전력따위보단 누구나 훈련을 받으면 사용할 수 있으며 위력이 일정하여 규격화된 무기와 군인쪽이 몇백배는 더 낫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의 힘으로 퇴치가 불가능한 이능력자들을 상대로 미사일이라던가 대전차로켓을 날리면 죽지는 않아도 크나큰 데미지를 입는 모습을 실제로 지휘하면서 몇번이나 봤기 때문에, 지금까지 자신의 결정이 틀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미사일도 소용없고, 전차의 포탄도 소용없다. 아파치가 날라오면 아파치의 몸째를 후려치면서 날려버리고, 전차가 가까이 있으면 전차를 붙잡아 휘두르는 그랜드 아크의 괴력에, 이 상오 중령은 이능력의 진정한 무서움을 몸으로 깨닫게 되었으나,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글을 쓰면서 '이게 아니야!' 라는 심정으로 이번편(105화)를 세번 삭제했습니다.

덕분에 연재가 하루 늦어짐.

겨우 한편 정도가지고 뭘 그러냐 싶겠지만, 그 한편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이 계시기에 늦어진다 해도 여러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글을 쓰고자 노력좀 했습니다.

PS:핫식X는 나의 적. 오히려 집중력 떨어지고 글 쓰는데 방해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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