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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85화 (184/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85화

다른 그 어떠한 사실은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이것 하나는 확실했다.

웨지스턴과 맥골라스 머치팽은 성 격이 전혀 맞지 않았다.

“그냥 지나치자니까?”

“안 됩니다. 저 새끼 동물이 위험 에 처했지 않습니까?”

“그게 뭐 어때서.”

나무 위에는 자그마한 다람쥐처럼 생긴 동물이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 었다. 그리고 어지간한 나무보다도 훨씬 굵직한 거대한 아나콘다 한 마 리가 나무를 타고 기어 올라가고 있 었다.

그 다람쥐처럼 생긴 동물은 어딘가 가 다친 것인지,겁을 먹은 탓인지 몸이 굳은 모양이었다.

“구해줘야하지 않습니까?”

“아니,그걸 왜 구해? 설마 너 불 쌍한 뭔가를 보면 무조건 구하고 싶 어지는,그런 만화 캐릭터 같은 설 정이 있는 건 아니지?”

“만화가 여기서 왜 나옵니까? 그냥 귀여워서 구하고 싶은 겁니다.”

웨지스턴은 할 말을 잃었다. 저렇 게 쓸데없는 이유에 당당한 놈은 또 난생 처음 본다.

그는 슬쩍 시선을 돌렸다. 다람쥐 와 아나콘다. 명백히 아나콘다 종류 의 괴수가 다람쥐를 잡아먹을 것처 럼 보이지만 웨지스턴의 눈에는 다 르게 모였다.

[Lv. 279 - 대위장 포식자]

[Lv. 198 - 아나콘다 사이드]

분명 생긴 것만 보면 다람쥐가 약 해 보이는데,‘레벨’만 따지고 보면 저 다람쥐가 훨씬 강했다. 맥골라스 가 아예 양손에다가 마나 실드를 두 르고 아나콘다의 근처까지 접근하는 모습을 보며 웨지스턴은 뭔가 불길 한 생각이 들었다.

“야,잠깐……

아나콘다 사이드가 다람쥐를 잡아 먹기 위해 입을 벌리는 그 순간,갑 작스럽게 다람쥐의 입이 어마어마한 크기로 쩍 벌어졌다. 아나콘다 사이

드, 그것이 타고 있던 나무 그리고 지척까지 접근하고 있던 맥골라스 머치팽까지 삼킬 수 있을 정도로 거 대하게.

“이 미친!”

삽시간에 음속을 가볍게 주파하는 움직임으로 맥골라스 머치팽을 뒤로 끌어당긴 웨지스턴은 뒤로 한 바퀴 굴렀다.

꾸직!

끄적. 끄적. 끄적.

온몸에 흙을 묻혀가며 바닥을 뒹굴 며 다시금 자리에서 일어난 맥골라 스와 웨지스턴은 다람쥐‘였던 것’을

쳐다보았다. 거대하고,흉측한 입을 마구 오물거리며 아나콘다 사이드를 단 한 입에 씹어 먹고 있었다.

“……저게 여전히 귀엽게 보이냐?”

맥골라스 머치팽은 고개를 도리도 리 저었다.

“저,저런 건 도감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낸들 있겠냐. 하여튼 그린 필 드 외부는 죄다 이러니까 주의하라 고.”

실제로 ‘그린 필드’ 외부로 나와 본 적은 처음이었다. 아니,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린 필드 바깥으로 나갈

일이 적을 것이다. 괴수들을 모두 몰아내고,안전지대로 판명된 곳에 서 굳이 나갈 이유는 없으니까. 맥 골라스 머치팽은 학자였고,웨지스 턴은 넥스터 출신 모험가였다. 그러 므로 이곳은 맥골라스의 상식보다는 웨지스턴의 상식이 더욱 잘 먹히는 장소였다.

결국 이런 위험천만한 경험을 한 덕분에 맥골라스 머치펭은 어느 정 도 웨지스턴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 다.

그는 웨지스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저 이름이 웨지스턴이라는 것 외에,나이트급의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가졌다는 것과 일부 독특한 마법을 다룰 줄 안다는 것이었다.

웨지스턴이 사용하는 마법은 참으 로 독특했다. 그의 마법 스타일은 급속 캐스팅이 주력이 되고 있어 움 직이면서도 여유롭게 마법을 장전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는 한손 캐스팅 도 가능했으며 워낙 속사로 완성되 기 때문에 마나의 배열을 쉽사리 확 인하여 예측하는 것조차 불가능했 다.

“어느 학파에서 배운 마법입니까?”

“너희 마탑 놈들은 마법을 따질 때 꼭 학파를 묻더라? 그런 게 중요 해?,,

“뭐,사실 저도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궁금할 뿐이죠. 처음 보는 신기한 마법이 어디에서 파생되었는지,혹시나 나 중에 배울 기회가 생긴다면 어느 학 파를 찾아봐야하는지 알 수 있으니 까요.”

맥골라스 머치팽이 그렇게까지 말 하자 웨지스턴은 한숨을 내쉬며 대 답했다.

“학파는 없어. 난 그저 전직 퀘스 트를 클리어 했을 뿐이고 ‘스킬’의 형태로 자연스레 터득한 거다.”

“아,스킬

‘스킬’이라는 형태로 마법을 비롯 한 수많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축 복을 가진 넥스터는 솔직히 말해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재능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시 간만 들이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경 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몇몇 학문 은 굳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스킬로 습득이 가능했다. 비록 그리픈으로 넘어온 뒤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은 사라졌다고 하지만 여태까지 그들이 배워온 스킬들은 여전히 남 아있었다.

넥스터들은 ‘시스템’이라 부르며, 그리픈에서는 ‘축복’이라 부르는 이

것에 대해 서천영이 공식적으로 발 표를 한 바가 있었다. 이것은 자신 의 이전 세대를 살던,천 년도 더 전에 존재했던 용이 내려주고 간 마 지막 선물이라고.

‘용이라는 존재는,인간에게 저런 것까지 부여할 수 있단 말인가

새삼 용이라는 생명체의 한계가 궁 금해졌다. 평범하기 평범한 인간들 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여,노력 을 해야 얻을 수 있는 초인적인 신 체 기술을 강제로 주입하는 기술이 라니. 인간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너무나도 머나먼 미래의 마법이었

다.

그야말로 용이기에 가능한 꿈의 기 술.

“실례지만 좀 보여주실 수 있습니 까?”

“아 나,진짜 귀찮게……

웨지스턴은 이 거머리를 괜히 데리 고 왔나 후회심이 순간 들었지만 이 내 생각을 접는다. 어쩔 수 없다. 웨지스턴이 가지고 있는 마법은 어 디까지나 반쪽이다. 검술 역시 반쪽 이다. 웨지스턴이 아무리 강하다 한 들 하나가 아닌 두 개의 길을 모조 리 파고 있는 입장에서 둘 중 하나

라도 대성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니 그의 마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터무니없이 적었다.

결국 웨지스턴은 대충 맥골라스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넘어가기로 생각 했다.

“일단 자리부터 잡자고.”

어느덧 해가 지고 달이 휘영청 떠 올라 있었다.

웨지스턴은 ‘인벤토리’에서 간이 C 타입 텐트를 꺼내 설치했다. 맥골라 스 머치팽은 알람 결계를 설치하면 서 그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 인밴토리라는 거,허공에다가

물건을 수납하는 기술입니까?”

“엉? 그렇지 뭐.”

“무게감이 느껴진다거나,뭐 그런 건 없습니까?”

“없는데.”

“흠……

뭔가가 떠올랐는지 맥골라스 머치 팽은 노트를 꺼내 그곳에다가 뭔가 를 기록했다.

“뭐 하냐?”

“최근 넥스터들에 대해 조사를 하 고 있습니다. 특히 인벤토리라는 기 술 말인데,이게 삼 천 년 전 대마

도시대가 몰락하기 전의 기술인 ‘공 허 수납장’과 매우 흡사하거든요. 다만 넥스터들은 허공에다가 칸을 만들어서 자유롭게 물건을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편의성이 남 다른 모양이지만요.”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겠군.”

뭘 귀찮게 저런 걸 조사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넥스터들 중에서도 자신들이 사용 하는 인벤토리와 스킬 둥의 시스템 에 대해 호기심을 품은 자는 있었지 만 그리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넥스터가 아닌 맥골라스 머 치펭은 그것에 강한 호기심을 느껴,

그 누구보다도 더욱 매진하고 있었 다.

“실례지만 마법을 보여주시겠습니 까?”

“후…… 그래.”

웨지스턴은 가볍게 손바닥을 펼쳤 다. 손가락 별로 불과 물,얼음과 번개,바람이 생성되어 빙글빙글 돌 았다. 원소를 다루는 것은 맥골라스 머치팽도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지 만 웨지스턴의 원소 마법은 아주 많 은 차이점을 보였다.

‘각각의 마법에 고유의 성질이 하 나씩 더 붙어있군. 회전,강도,날카

롭게,가속 등등……

그가 보여주는 마법을 정신없이 적 어내리던 맥골라스 머치팽은 펜을 멈칫했다.

“이,이건……

“왜. 뭐가 이상해?”

“예 조금……

맥골라스 머치팽은 두 눈을 비비고 노트에 적힌 마법을 다시 살펴보았 다.

‘말도 안 돼…….,

이 마법은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 지만,상당히 까다로운 법칙이 적용

되어 있었다. 별 다른 술식과 공식 없이도 마법에 몇 가지의 형태가 부 여되는 이유가 바로 이 ‘법칙’ 때문 이었다. 하지만,이 법칙을 사용할 수 있는 자는 지금에 와서 단 한 명도 없었다.

왜냐하면.

‘천 년 전,마지막으로 유실된 기 술일 터인데…….,

맥골라스 머치팽은 황급히 노트의 다른 페이지를 살폈다. 그곳에는 여 태까지 만난 다른 넥스터들의 마법 이 기록되어 있었다. 심지어는 서천 영에게 마법을 배웠다는 삼인방의 것들조차 기록되어 있다.

마법을 하나하나 대조하면 별 다른 것을 느끼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모두 한꺼번에 합 쳐 법칙과 공식들을 일일이 나열해 놓으니,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야 알겠군요.”

“뭘?”

넥스터들이 사용하는 마법의 정체.

어찌하여 용은 인간에게 스킬이라 는 간편한 축복을 부여할 수 있었는 가. 대체 어떻게,그렇게나 많은 종 류의 마법과 검술을 인간에게 각인 시킬 수 있었던 것인가.

어떻게 보면 정말로 간단한 결론이 었다.

“넥스터들이 사용하는 마법은 전 부…… 천 년 전에 유실된 기술입니 다.”

“마을 하나가 통째로 30분 만에 날아갔다고?”

서천영이 되묻자 제이나가 굳은 표 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지간해 서는 서천영에게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결국 그의 귀에 들어간 모 양이다.

이 30분이 의미하는 바를 서천영 이 모를 리가 없다.

그것은 용에 대한 도발이다.

1년 전 록 제국을 멸망시킨 드래 곤 슬레이어를 잡기 위해 직접 나섰 으니,이번에는 여기로 와보아라. 왜,설마 귀족들은 구하고 평민들은 구하지 않는 것이냐?

아무리 용이라도 모두를 구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만약 누군가를 구해 야만 한다면 더욱 많은 인명을 구하 는 쪽을 택해야만 한다.

제이나는 서천영이 지금 당장 그 개자식을 족치러 가겠다고 말할 줄 알았다. 그래서 그를 말리기 위한 방법을 구상 중이었는데 의외로 천 영은 의자에 몸을 푹 기대어 고개를 저었다.

“내가 직접 가지 않아도 될 것 같 은데.”

“그렇습니까?”

정보부가 급히 가져온 서류를 읽던 천영은 어째서인지 그 생각을 접었 다.

제이나는 의문이 들었지만 굳이 묻 지 않았다. 그녀는 느낌이라는 것을

아주 중요시 여겼고,지금은 천영에 게 질문을 할 만한 타이밍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웨지스턴…… 왜 예런을 쫓고 있 는 진 모르겠지만 알아서 잡아주겠 지.’

웨지스턴은 틀림없이 강하다. 그리 고 그는,예런을 죽이기 위해 온 사 방팔방을 뒤지고 있다고 한다. 딱히 본인을 숨기려는 것도 없어서 그에 게 복수하기 위한 추격조차 언제나 우르르 몰려다니는 통에 웨지스턴의 행적을 추적하는 것은 따로 조사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지금 당장 예런을 잡기엔 천영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

“천영 님,지도 가져왔습니다.”

“아,전부 기록된 건가?”

“네.”

로서진이 마법부에서 가지고 온 지 도를 테이블 위에 펼쳐놓자 천영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것을 곰곰이 살피던 천영은 역시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제이나 누님,이거 좀 너무하지 않아?”

“어떤 게 말이시죠?”

“이것 봐. ‘차원의 균열’이 열린 장

소들.”

게이트가 열린 장소가 표시된 이 지도에는,죄다 대도시나 인간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마을 혹은 인간 들을 귀찮게 할 수 있는 장소만 표 시되어 있었다.

이 대륙에는 수많은 이종족들이 살 고 있었다. 인간이 비록 중앙 대륙 을 차지하여 살아가고 있다고는 하 지만,대륙의 나머지 절반은 모두 이종족의 것이다. 헌데,일곱 다리의 연결자는 단 한 번도 이종족의 땅을 건들지 않았다.

“그 놈들은 두려운 거야. 이종족까 지 들고 일어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거든.”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린 마당 에 이종족이 두려울까요?”

로서진이 그리 묻자 천영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종족이 비록 지금은 각자의 영 토에서 나오지 않고 있지만 절대 만 만한 놈들이 아니거든.”

천영은 여태까지 만나왔던 수많은 이종족들을 생각한다. 유니콘,마녀 를 비롯해 수많은 영물들과 유사인 종들까지. 그들은 모두 굉장한 지력 과 뛰어난 기술,인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전투센스를 가지고 있었

다. 비록 숫자가 적을 뿐,만약 그 들이 전부 들고 일어나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폭풍이 몰아닥칠 것이 다.

그렇다면.

“전부는 무리겠지만 이종족들에게 도옴을 요청하는 것도 가능은 하겠 지.”

“……그들이 과연 도와줄까요? 자 신들의 터전이 위험하지 않으면 절 대 나서려고 하지 않을 텐데.”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지금 우리 는 일곱 다리의 연결자들이 가장 싫 어할 만한 전개로 나아가야만 해.

우린 그 놈들을 모르는데,그놈들은 우릴 잘 알잖아.”

지도를 슬쩍 훌어보던 천영은 규모 가 가장 거대한 이종족들의 국가를 찾았다.

“일단…… 여기부터 가볼까.”

“……하이 엘프의 제국 ‘카나라시 움,이군요.”

“응,가서 여왕을 만나야겠어.”

천영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이나가 불안한 눈으로 천영의 소 매를 살짝 붙잡았다.

“지금 바로 가는 겁니까?”

“우리는 천 년이나 뒤쳐졌어. 생각 났을 때 빨리빨리 처리해야 돼.”

제이나의 얼굴이 수심으로 물들었 다.

‘금색 별 마탑주라는 사람들은 왜 하나같이 이런 건지……

그녀는 로서진 역시 자신과 똑같은 마음고생을 할 것이란 생각에 한숨 부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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