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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86화 (85/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86화

22장 사립 루클렌 마법 학교

천혜랑은 살짝 식은땀을 홀리며 천 영이 끌고 온 기둥을 바라보았다. 흰색의 사슬처럼 생긴 정체불명의 결계에 의해 모든 힘이 장악당한 만 추의 기둥은 지금 평범한 돌덩어리 에 불과했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

고 있던 천혜랑은 바로 뒤쪽에서 핵 핵 거리며 꼬리를 흔들고 있는 3m 가 넘는 덩치의 ‘강아지’에 시선을 둔다. 그렇다 덩치는 3m이지만 저 것은 개보다는 강아지에 가까웠다.

저것은 생명체가 아니다. 천영이 만들어낸 인공 구조물에 불과하지만 프로그램을 입력하여 대기하고 있을 땐 고개를 치켜들고 핵핵 거리며 숨 을 쉬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천혜랑 은 저것에서 살짝 떨어진 상태로 질 색하며 물었다.

“저건 대체 뭔가?”

“그냥 봉인 결계입니다.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왜 저렇게 생긴 건가?”

천영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귀엽잖아요.”

‘하나도 안 귀여운데……

그랬다. 강아지(처럼 생긴 이상한 물체)의 안에는 만추의 기둥에서 튀 어나왔을 정체불명의 괴수가 잠들어 있었다.

네청은 그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 었다. 천영은 강아지 안에 그 괴수 를 우겨 넣느라 진땀 뺀 것을 생각 하면 기가 빠질 지경이었다.

‘정말 괴물 같은 놈이었지……

이미 결계에 의해 제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발버둥을 칠 줄은 몰랐다. 만약 만전의 상태에서 천영과 맞대 결을 펼쳤다면 절대 쉬운 싸움이 되 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천영이 패배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이나 저 괴수는 싸움 경험이 많아보였다.

“이제 돌아가는 건가?”

“끄응,그래야죠.”

기지개를 한번 편 다음 하품을 하 며 말하자 천혜랑이 못내 아쉽다는 얼굴을 지었다.

천영은 피식 웃으며 그에게 다가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어 그

에게 건네주었다.

“이걸로 만족 안 되시면,포옹이라 도 해드릴까요?”

“아,아니다…… 나는 이것만으로

도……

마치 신에게서 선물을 받은 것처럼 감격했다는 표정으로 천혜랑은 덜덜 떨리는 손을 가져와 천영의 머리카 락을 살포시 쥐었다. 그 다음 이 세 상에서 둘도 없는 최고의 향수를 음 미하는 것처럼 눈을 감고 볼까지 상 기한 채로 향기를 맡았다.

“정말…… 앞으로 살면서 이렇게 최고의 순결함은 맛볼 수 있을 것

같지 않구나.”

“그야 뭐……

드래곤이니까,그렇겠지.

“후우,그래서 걱정이다.”

“뭐가요?”

“우리 아이들이 처음으로 맛본 순 결이 자네라니……

-비교하자면 처음으로 먹어본 음 식이 최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인 데,앞으로는 계속 소스 없는 샐러 드만 먹고 살다가 가끔 먹는 별미도 소금 간도 안 한 생고기라는 의미 야. 그게 입맛에 과연 맞을까?

파트라슈가 또 뜬금없이 등장해 음 식으로 비유를 한다. 천영은 어색하 게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리 유니콘들이 그를 좋아한다 하더라도 천영은 절대 이곳에 남을 생각이 없 었다.

“그곳은 어떻게 됐나?”

“음…… 일단은 봉인해뒀습니다. 그곳에 남아있던 잔여 ‘혼란’ 역시 정화될 거예요.”

천영은 그곳에다가 자신만의 기둥 을 하나 꽂아놓고 왔다. 그곳에서는 드래곤의 순수한 기운이 조금씩,조 금씩 천영이 죽기 전까지 영원히 이

곳을 순수함으로 서서히 물들일 것 이다.

그 기둥에 문구도 하나 적어두고 왔다. ‘서천영 다녀감.’ 물론,한국어 로 적어뒀기 때문에 읽을 수 있는 사람은 현재로써도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그는 천영의 손목에 착용되어있는 금색의 손목시계를 슬쩍 쳐다보았 다.

“돌아가서 ‘렝 스토린’에게 안부나 한 번 전해주게.”

“아……

렝 스토린,유니콘의 눈물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던 마법사. 천형은 스 토린과 천혜랑의 관계가 궁금했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

천혜랑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건네 고 밖으로 나오자 유니콘들이 그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천영은 아주 익숙하게 그들이 포옹 이라도 하러 오겠거니 하면서 기다 렸는데 어째서인지 머뭇머뭇 거리면 서 그의 시선을 슬쩍 쳐다보는가 하 면,계속해서 피했다.

‘왜 저래?’

파트라슈가 쪼르르 달려와 그의 어

깨에 앉았다.

-주인,눈물을 이만큼이나 구해 놨 다.

“응? 뭐야 이거……

그것은 거의 비교하자면 소주 1병 정도는 되는 양이었다. 분명 유니콘 은 눈물을 쉽게 홀리지 않는다고 하 성이 말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구했 는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천영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물었다.

“너,누구 한 놈 붙잡아서 구석으 로 끌고 간 다음 울 때까지 팬 거 냐?”

-•…"나를 어떻게 보는 거냐 주인.

드래곤의 수호 정령이 그런 짓을 하 겠나.

“흠. 그럼 어떻게 구한 건데?”

-나도 모른다. 그냥 갑자기 질질 짜길래 담아왔다.

“그래? 단체로 마늘이라도 구워먹 었나.”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천영은 그것 을 인벤토리에 수납했다. 천영은 주 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그들은 뭔가 말하 려는 듯 입을 오물거리다가 이내 고 개를 푹 숙인다.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그 행동에 천영은 가장 가

까이에 있던 소녀 유니콘에게 다가 가 어깨를 짚었다.

“저기요.”

“네,네에……

“저 이제 가요.”

“네에에?!”

아이쿠 깜짝이야. 유니콘이 정면에 서 갑작스레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천영은 귀를 틀어막았다.

“그,그게,돌아가신다니……

왠지 울적해진 듯한 그 소녀 유니 콘은 천영에게 슬쩍 걸어오더니 폭 하고 품에 안겼다. 어째서인지 소녀

유니콘임에도 불구하고 천영보다도 키가 20cm나 커서 뭔가 모양새가 이상했다. 하지만 귀여운 외국인 소 녀를 품에 안는 기분이 들어 천영은 꽤나 만족스러워서 헤벌쭉 웃었다.

천영의 돌아간다는 말에 유니콘들 은 각자 웅성거리더니 저들도 가까 이 다가왔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예전에는 마치 천영을 먹잇감으로 인식하고 과감하게 최대한의 스킨십 을 했다고 치면 지금은 뭔가 주저하 면서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살짝 살 짝 마치 그의 몸을 아끼는 것처럼 스킨십을 했다. 머리카락을 조금 가 져가서 만진다든가 손을 양손으로

조심스레 꼭 잡는다든가 하는 식으

로.

‘닮는 것도 아닌데……

급소(?)만 만지지 않으면 상관없다 는 식으로 그냥 하루 정도는 그들에 게 몸을 아예 양보한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뭔가 하는 모습이 이 상해서 천영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 고 넘겼다. 과감히 달려들지 않으면 오히려 좋은 것은 천영이니까.

뭔가 아쉬운 둣 천영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겠다는 둣 울적한 얼굴의 유니콘들에게 주목받던 천영은 때가 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머니에 들어있던 신호기가 삐빅 거리며 소

리를 낸다.

“이만 가볼게요.”

그렇게 인사하고 천영은 네청을 데 리고 바람의 숲을 잽싸게 빠져나왔 다. 뭔가 뜨거운 눈빛으로 계속 쳐 다보는 것이,그 자리에 있었다가는 무슨 일이라도 당할 것 같았다. 천 영이 마지막으로 숲을 빠져나가는 그 순간까지 유니콘들은 그의 뒤를 쫓아왔다.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면 서 마치 천영의 앞날을 축복하는 것 처럼 새하얀 빛 가루를 뿌리면서.

그 광경은 굉장히 찬란하고 신비로 운 누구라도 한번 보는 순간 정신을 잃고 빠져들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

이었지만 아쉽게도 천영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바람의 숲을 빠져나가 처음 이곳에 도착했던 절벽으로 돌아가자 휘이이 잉 하며 마나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 가 울렸다.

휘오오오!

바람이 한 차례 몰아치더니 절벽의 아래쪽에서 비행정이 떠올랐다. 천 영이 처음에 타고 왔던 고속 비행정 이었다.

“간만에 유니콘들을 보니 마음이 더 차분해지는구나.

“그럼 다행이구요.”

네청은 아직까지 수행을 진행하는 몸. 깨끗하고 맑은 기운을 몸에 담 아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비 행정에 가까이 다가가 탑승하려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헐레벌떡 쫓아왔 다. 왠지 굉장히 구려보이는 복장을 입은 하성이 서있었다.

“잠깐 나도 같이 가!”

“..어딜?”

“듣자하니 너,여행한다며. 나도 같 이 할래.”

그에 되물었다.

“……왜?”

“응?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아니,그건 없지만……

하성이 천영을 굳이 쫓아을 이유가 있던가? 왠지 의심 가는 부분이 하 나 있긴 했다.

“내가 남자인 건 알고 있어?”

“음. 아니,적어도 네가 무성인 것. 그리고…… 네 정체 정도는 알고 있 지.”

“그,그래?”

“그렇게 순수한 기운을 풀풀 풍기 고 다니면 누구라도 알 거야.”

하도 하성의 등 위에 오래 타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천영을 주도 면밀하게 관찰을 해서 그런지 어느 정도 눈치를 챔 모양이다. 딱히 숨 길 생각은 없었기에 말해주려고 이 야기를 꺼낸 것인데 먼저 말을 해버 리니 할 말이 없어졌다.

“네 여자 친구는? 세연청인지 뭔지 하는 그 여자.”

“여자 친구 아니라니까. 여동생이 야.”

“그…… 그랬냐?”

설마 여동생일 줄은 몰랐기에 천영 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름의 어디를 보아도 서로 비슷한 부

분이 없어서 아예 남남인 줄 알았 다.

‘그러고 보니,부부인 천혜랑과 천 혜연은 이름이 비슷했지.’

부부는 이름을 비슷하게 바꾸고 남 매지간은 서로 관련이 없는 이름을 짓는 모양이었다.

“후우,하여튼. 내가 남자라는 걸 알면서도 쫓아온 걸 보면 이상한 이 유는 아닌 것 같고.”

천영이 그렇게 말하며 납득하자 하 성이 아주 조용하게 혼자 중얼거렸 다.

“뭐,아직은 무성이니까. 후후.”

그런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은 하성 은 천영보다 앞서서 비행정에 올라 탔다.

“와우,나 이런 이상한 기계는 처 음 봐.”

“……너,몇 살이냐?”

“올해로 223인데.”

하성의 복장을 관찰해본다. 딱 200 년 전의 패션이다. 굉장히 구식이라 는 의미.

천영은 당장 금색 별 마탑으로 돌 아가면 옷부터 신경써줘야겠다고 생 각했다.

‘그나저나 유니콘도 금색 별 마탑 에 들어갈 수 있나?’

레이븐과 제이나는 금색 별 마탑으 로 복귀하자마자 연구원들의 연락을 받아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마법 실험실로 즉시 달려갔다. 그곳에는 금색 별 마탑의 심장부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마법사 4명과 연구원 수십 명이 넓은 공간에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급하게 달려오라고 한 이

유…… 뭐,뭐야 저건.”

급하게 흰색 로브를 입고 보호 안 경을 더듬거리며 찾던 레이븐은 정 중앙에 떡하니 꽂혀있는 것을 보고 나서 입을 쩍 벌렸다. 레이븐은 그 것을 본 즉시 알 수 있었다.

“만추의…… 기둥……

제이나가 천천히 중얼거린다. 레이 븐은 그것에 가까이 다가가 보호 안 경을 쓰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만추 의 기둥을 천천히 관찰했다. 8서클 의 마나가 요동치며 만추의 기둥을 꼼꼼히 스캔한다.

‘틀림없군. 만추의 기둥이야. 나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만추의 기둥은 본디 그 땅을 원래 차원계에 있던 기운으로 오염시키고 나면 사라진다. 그렇기에 흑마법사 가 아닌 평범한 마법사들은 쉽사리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눈 앞에 있는 만추의 기둥은 절대로 소 멸하지 못하도록 새하얀 결계에 휩 싸인 채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다.

“마탑주 님,오셨습니까.”

흰머리가 잔뜩 센 늙은 노인이 다 가와 레이븐에게 다가와 고개를 꾸 벅 숙였다. 레이븐은 마주 인사를 해주며 물었다.

“저거 대체 누가 가져왔답니까?” “메이지 서천영입니다.”

익숙한 신참의 이름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제이나와 레이븐은 어처 구니가 없다는 듯 웃었다.

‘내가 괜한 걱정을 했지.’

서천영이 파견 갔던 바람의 숲에 만추의 기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솔직히 사건을 제 대로 해결하는 건 둘째 치고 제 한 몸 지킬 수 있을지를 걱정했는데 그

런 걱정을 가볍게 짓밟겠다는 듯 아 예 기둥을 가져왔다.

“내가 살다 살다 기둥을 통째로 뽑 아오는 정신 나간 마법사는 처음 보 는구려.”

“……저도 그렇습니다.”

레이븐이 만추의 기둥을 바라보며 학자의 눈빛으로 호기심이 왕성하게 발동되기 시작하자 마법사들은 급히 다른 곳으로 그를 안내했다.

한번 무언가에 빠지면 절대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법사들에게 끌 려가면서도 만추의 기둥에 시선을

떼지 못하던 레이븐은 뒤쪽에 있던 또다른 것을 본 직후 이번에는 그것 에 푹 빠져버렸다.

“이, 이건……

“‘사충계’라는 차원에서 온 괴수라 고 합니다.”

“사충계라. 처음 듣는군요.”

“예,현재 차원 사전을 갱신 중입 니다.”

그것은 아주 기괴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3개의 칼날같이 날카로운 다리와 날카로운 양팔, 몇 개나 되 는 눈동자와 피부 위에서 꿈틀대는 근육. 그것은 현재 잠이 든 상태였

는데,마법사들이 말하길 깨어있을 때 난동피우는 것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홀렸다고 한다.

“……하하.”

레이븐은 정말,정말로 재미있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서천영의 앙증 맞고 개구쟁이 같은 미소가 왠지 여 기까지 보이는 듯 했다.

‘또라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 만. 설마 만추의 기둥에서 나온 괴 수를 그대로 생포하고 기둥마저도 뽑아올 줄이야……

보통의 마법사라면 절대로 하지 않 을 짓을 한 번에 몇 개나 저질렀단

말인가. 레이븐이 묵묵히 그 괴수를 관찰하고 있자,흰색 가운을 입은 또 다른 연구원이 레이븐을 찾아오 더니 급히 말했다.

“마탑주 님,잠시 괜찮겠습니까?”

“그래.”

“그 바람의 숲에서 금색 별 마탑에 가입하고 싶다고 찾아온 ‘유니콘’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유니콘?”

레이븐이 황당하다는 눈빛을 감추 지 못하자 연구원이 고개를 끄덕였 다.

“예,본인 소개를 메이지 서천영과

‘아주 친하고 애틋한 사이’라고 강 조했습니다.”

“그게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다 만……

바람의 숲에서 찾아온 유니콘이라 면 절대로 보통의 평범한 손님은 아 니다. 유니콘의 마법 실력은 예로부 터 이야기로 들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절대 허투루 넘길만한 사항 은 아니다.

‘당장 특별 우대를 해서 시험을 치 르라고 해야겠군.’

안 그래도 ‘금색 별 마탑의 마법 사’가 될 만한 인재가 부족한 상황

이다. 유니콘이 직접 찾아와서 금색 별 마탑에 속해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 생각에 레이븐은 괴수와 만추의 기둥을 조 금이라도 더 살펴보고 싶었지만 아 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급히 연구실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자 이번엔 또 다른 연구원이 그를 붙잡았다.

“아,레이븐 님. 이거 한 번 보시 겠습니까? 메이지 서천영이 구해온 겁니다.”

“뭔데 또 이번엔……

하도 놀라서 이젠 지칠 지경이었 다. 제이나가 먼저 그것에 다가가 연구원이 건넨 아주 작은 유리병을

집었다. 그 안에는 투명하고 맑은 액체가 들어있었다.

“엄청 순수한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게 뭔가?”

“‘유니콘의 눈물’입니다.”

“……뭐,뭐라고? 그 귀한 유니콘 의 눈물이 이만큼이나 있다고?”

한 방울조차 구하기 힘들다는 그 전설의 영약을 손가락만한 통에 담 을 정도로 가득 구해왔다니. 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하지만 연구원은 레이븐의 표정을 보더니 본인도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으 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극히 일부입니다. 아예 팔뚝 만한 통에 가득 담아서 왔습니다.”

레이븐은 유니콘의 눈물을 만지작 대면서 헛웃음을 홀렸다.

‘내가 엄청난 또라이를 섭외했나보 군.’

대체 무슨 짓을 하면 단순하게 ‘바 람의 숲을 조사해 달라.’는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흑마법사들의 만 추의 기둥을 뽑아오고,사충계의 괴 수를 포획해오고,유니콘을 금색 별 마탑으로 섭외해오고,유니콘의 눈

물을 한 병에 담아서 구해온단 말인 가? 임무의 완성도를 10점으로 평 가하자면 천영은 거의 100점 치로 완벽하게 완수해왔다.

“아,그리고 메이지 서천영이 말하 길 ‘팔리 다리에르’와 ‘붉은 룰’ 클 랜이 연합해서 바람의 숲에 잠입했 다고 합니다. 그들이 찍은 사진을 ‘조사단’ 측에 넘겨두었으니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그러냐.”

레이븐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이나 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붉은 룰과 팔리 다리에르의 사이

에 묘한 거래가 많다는 사실은 알았 는데…… 설마 연합해서 활동하고 있을 줄은 몰랐군요.”

조금 놀랍다는 듯이 그녀가 말하자 레이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는 바람의 숲에 잠깐 이틀 정도 다녀오면서 저런 걸 다 알아온 서천영이 더 신기한데……

제이나도 동감한다는 둣 고개를 끄 덕였다. 갑작스레 할 일이 많아지자 레이븐은 뭔가 정신이 없으면서도 마법사로서의 호기심이 간만에 왕성 하게 시동이 걸리자 기분이 업 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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