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75화
쿵,쿵.
가오레쉬가 절벽과 절벽 사이로 진입하는 순간 루만의 신호가 떨 어졌다. 제일 선두에 서있던 루만 의 포효가 시작됨과 동시에 5명의 넥스터가 루만을 따라 소리를 지 르며 옷을 찢어발겼다. 그와 동시 에 그들의 몸체가 점점 거대해지 더니 8m에서 15m까지 다양한 덩 치를 가진 거인으로 변하며 가오
레쉬에게 돌진했다.
퉁퉁퉁,쿵,콰앙!
거인으로 변함과 동시에 가오레 쉬의 무를에 달려들어 돌진을 성 공시키자 또다른 탱커들이 힘껏 발을 굴렀다. 초인적인 힘을 가진 그들의 발구르기 한 번에 얼어붙 은 땅에 금이 가고 가오레쉬의 중 심이 흔들린다.
“준비해라!”
루만이 외치자 몇몇 넥스터들의 등에서 거대한 팔이 솟아올랐다. 그것들은 가오레쉬의 공격에 대비 하기 위한 일종의 방패였다.
탱커들의 준비가 모두 끝나자 마 법사들의 캐스팅이 완성되어 순식 간에 마법진을 발동시켜 가오레쉬 의 발목 주변에 반투명한 쇠사슬 을 생성하였다.
온몸을 칭칭 감는 마법의 쇠사슬 에 의해 가오레쉬가 몸을 비틀며 발버둥을 치자 그 틈을 노려 절벽 위에 있던 마법사들이 마법을 난 사했다.
하늘을 뒤덮을 듯 수십 개나 생 겨난 다양한 색상의 마법진들. 불 과 얼음,번개와 바람,물과 대지 가 모두 요동치며 가오레쉬를 타 격했으며 마치 레이저처럼 쏘아지
는 화살의 세례에 가오레쉬는 엉 거주춤,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내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쳤는지 팔을 확 펼치며 하늘 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쿠오오오오!
“크으으옥!”
“꺄악!”
순간적으로 눈보라가 바깥으로 튕겨져 나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굉음! 그것에 명중 당하자 마법을 캐스팅 중이던 마법사들은 모조리 캔슬 당해 리바운드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몇몇 약한 사제들은 거
품을 물고 기절하고 말았다. 가까 이서 대응하던 전사들은 고막에서 피가 홀러나오기도 했다.
“무시무시하군……
누군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백하 란은 말없이 손바닥을 휘저었다. 순식간에 마법 문자가 배열되고, 눈앞에 레이저가 생성되어 가오레 쉬에게 쏘아졌다. 크게 데미지를 입히는 마법은 아니었지만 저지력 을 키우는 것 정도는 가능하리라.
“마법사들은 홀딩 위주로! 탱커는 A조와 B조를 교대한다! 사제들은 부상자의 우선순위를 근거리 딜러 로 잡아서 치료해!”
넥스터들은 본격적으로 힘을 발 휘하기 위해 본래의 모습으로 탈 태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독수리로 변신하는 궁수도 있었고,피부가 순식간에 창백해지더니 귀가 뾰족 해지는 마법사도 있었으며,덩치가 두 세배나 거대해지는 전사나 양 팔이 두껍고 길어지는 격투가도 있었다.
공중을 날 수 있는 종족의 넥스 터가 50명이나 되어 공중 폭격도 가능하게 되자 루만은 그들에게 시선을 끌어줄 것을 요청했다.
쿠응,파아아앙!!
“크으옥!”
가오레쉬가 발을 한 번 구르자 그 충격파로 인해, 거인으로 변신 한 넥스터조차 무력하게 나가떨어 졌다. 그 다음 해적선을 끌던 쇠사 슬을 놓아버리더니 자세를 낮추고 전방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진했다.
쿵,광,쿵,광!
쿠옹!
하지만 날아가다가 도중에 멈춘 거인 넥스터들은 순식간에 자세를 잡아 가오레쉬의 돌진을 저지했고 뒤에서 대기하던 사제들은 그들에
게 버프를 주어 보조했다.
환영처럼 생긴 손이 생성되어 가 오레쉬의 몸을 붙잡거나 땅에서 흙의 팔이 솟구치는 등 가오레쉬 를 최대한 저지하려고 했으나 그 힘이 너무나도 강력하여 몇 초 버 티는 것이 고작이었다.
“좋았어,충분해.”
그 정도면 족하다. 마법사들은 자 신만만한 표정으로 또다시 마법을 캐스팅했다. 가오레쉬의 머리 위에 거대한 마법진이 형성되더니 강력 한 불기둥을 떨어뜨렸다. 마법사 10명의 합작! 온몸이 불길에 휩싸 이자 가오레쉬의 힘은 순식간에
떨어졌고,그 틈을 노려 거인 넥스 터들이 가오레쉬의 발을 걸어서 넘어뜨렸다.
하지만 가오레쉬는 절대 손쉽게 넘어지지 않았다. 중심이 기우뚱하 자,갑작스레 등에서 거대한 기둥 을 하나 뽑아들더니 그것을 절벽 의 옆부분에 쿡 찔렀다. 우르르 바 위가 무너져 내리며 그 위쪽에 있 던 넥스터들이 중심을 잃고 쓰러 졌다.
“크윽, 뭔 놈의 힘이……
기묘한 자세로 중심을 잡은 가오 레쉬는 다시 순식간에 몸을 일으 켜 기둥을 휘둘렀다. 전방에 있던
탱커들이 그 힘을 버티지 못해 우 르르 쓸려나갔다. 일부 강력한 힘 을 뽐낼 수 있는 스킬이나 탈태를 한 넥스터들과 그리픈의 나이트들 만이 제자리에서 버틸 수 있었다.
“아직이야,괜찮아. 이대로면 할 수 있어.”
탱커들이 조금만 더 버텨주면 된 다. 충분히 유효타도 적중시키고 있었다. 사제들도 대부분이 무사했 다.
루만은 아예 사제를 집중적으로 보호시키기 위해 마법사와 탱커를 따로 배정했을 정도로 그들의 안 전을 우선시했다. 가오레쉬를 공략
하기 위해 많은 마법사를 데려오 긴 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탱커였고,그들을 보조 하는 사제 또한 매우 중요했으니 까.
쿠와아아아아아!
가오레쉬가 마구잡이로 팔을 휘 두르고 기둥으로 후려치지만 마법 사들에게 유효타가 들어가진 않았 다. 절벽 위에 자리를 잡은 것이 신의 한수라고 생각될 정도로 가 오레쉬의 공격이 닿지 못했다.
또한 마법사들은 그러한 이점을 살려 마구 프리딜링을 했다. 가오 레쉬의 등 뒤에 거대한 마법진이
생성되더니 빛의 주먹이 솟구쳐 나와 가격하는가 하면 발밑에서 얼음의 송곳이 마구 솟아오르기도 했고,하늘에서 날벼락이 마구 멸 어져 내리기도 한다.
가오레쉬의 체력은 점점 더 지쳐 만 갔고 아군 탱커들은 사제들이 번갈아가며 치료를 해준 덕분에 아직까지는 기운이 펄펄 넘쳤다.
루만은 이대로 승리를 확신했다. 수많은 마법 장비와 아이템을 챙 겨온 이유가 무엇이던가 이렇게 많은 마법사를 데려온 이유가 무 엇이던가! 확실하게 가오레쉬를 무너뜨리기 위해서이다.
‘그래도 아직 방심해서는 안 돼. 과거 해적왕을 단신으로 잡았던 괴물놈이다. 지금은 유령이 됐다지 만……
카가가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오 레쉬가 기둥을 바닥에 긁어대더니 바위를 튕겨내어 뒤쪽에 있던 사 제들을 공격했다.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기묘하게 뒤틀린 팔이 사방에서 뻗어 나와 그것들을 모두 가로막는다. 키메라 로 탈태했다던 넥스터가 도와준 것이 분명했다.
‘사제들도 안전하고. 모든 게 계 획대로인데…… 뭐가 이렇게 불안 하지?’
루만은 상황에 맞춰 작전을 지휘 하면서도 뭔가가 마음에 걸렸다. 오랜 기간 리더직을 맡았던 일종 의 직업병 같은 것이었다. 뭔지는 알 수 없지만 괜히 불안했다.
‘아냐,이럴 때일수록 빠르게 진 행해야……
생각을 끝마친 루만은 절벽 위에 서있던 마법사 세 명이게 지시했 다. 여태까지는 마나를 보존하기
위해 다른 마법사들과 같이 합동 마법을 사용하고 있던 6클래스의 세 마법사들에게.
신호를 받은 백하란은 절벽 건너 편에 있는 두 명의 마법사들과 눈 빛을 주고받았다. 백하란은 그들의 수신호에 맞춰 마법을 발동시키기 위해 바닥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무려 6클래스의 마법사 세 명이 동시에 발동시키는 7클래스의 마 법!
가오레쉬의 발밑에는 이미 거대 한 마법진이 마나 파장으로 인해 형성되어있는 상태였고,또한 그 마법을 위해 수많은 마정석이 준
비돼 있었다.
세 마법사의 입에서 마치 노래 같은 주문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들으면 시처럼 들리기도 하고,어 떻게 들으면 잔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어떻게 들으면 중얼거림,어 떻게 들으면 허밍,어떻게 들으면 노래처럼 들리기도 하는 그 주문 은 마치 사람의 귀속에 파고드는 것처럼 잔잔하게 울린다.
가오레쉬의 발밑에 새하얀 마법 진이 웅웅대며 빛을 뿜어대기 시 작했다. 지금껏 보여준 마법보다도 가장 강력한 마법이 터지기 직전 이라고 생각한 탱커들 역시 만반
의 준비를 갖췄다. 이 한 방만 먹 이면 가오레쉬도 분명 빈사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당연하게도 가오레쉬 역 시 바보는 아니다. 이성을 모두 잃 어버려 원시적인 싸움밖에는 하지 못하는 가오레쉬였지만 그에게도 본능이라는 것은 남아있었다.
지금껏 받았던 공격보다 가장 위 험한 것이 날아온다고 생각한 가 오레쉬는 자세를 서서히 웅크렸다. 탱커들이 그에 당황한 순간 루만 을 깨달았다. 저것을 그대로 둬서 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막,아!!”
쿠오오오오오오! 쩌어엉!!
순식간에, 어깨를 펼치고,팔을 활짝 치켜든 가오레쉬가 포효를 하는 순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더니 강력한 중력장이 그들을 덮쳤다. 탱커,거인,마법사할 것 없이 모 두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중심을 잡는 것조차 감히 할 수 없다는 듯이 온몸의 뼈를 박살내 버리겠 다는 듯 세포 하나하나를 모두 눌 러버리겠다는 둣.
“크윽……!!”
백하란은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 로,날개를 펼쳤다.
새하얗게,새하얗고,새하얀,한 쌍의 날개. 으득으득 소리를 내는 날개를 간신히 펼쳐 올린 다음 무 릎을 꿇은 상태로 급하게 마법을 발동시킨다. 그러자 직후에 가오레 쉬의 기둥이 절벽에 충돌했다.
꾸광!!
간신히 기둥을 마법으로 막아낸 백하란은 피를 쿨럭 토해내고 다 시 주저앉았다. 마법을 한 번 더 발동시키려고 했지만 늦어버렸다.
단 한 번의 굉음 그것이 의미하 는 바는 간단했다. 백하란의 건너 편에 있던 절벽이 완전히 박살나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에 그치지 않고 가오레쉬는 절벽 을 마구잡이로 두들겼다. 탱커들이 간신히 비틀거리며 일어서고 있을 때 그 누구도 자신을 저지할 수 없을 때.
“으,으아아아!”
“꺄아아악!”
“아,안 돼!”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진다. 날개 를 잃고 추락한 이들과 날지 못하
는 이들과 온몸의 뼈가 바스러져 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이들 까지.
백하란은 눈을 크게 뜨고 그 광 경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그러다 건너편에 있던 자들과 눈을 마주 치고 말았다. 레드케첩,헤난,그 외의 동료들. 비록 만난 지 반나절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함께하며 즐거웠던 이들.
“아……
덜덜 떨리는 다리에 힘을 줘 자 리에서 일어난다. 날개를 확 펼치 자 온몸에 빛이 휩싸였다.
“뭐,뭐야. 새?”
주변에 있던 다른 마법사가 깜짝 놀랐다는 듯이 물러났다. 백하란이 갑작스레 모습을 변화시킬 줄은 몰랐기 때문.
그 말대로 백하란의 모습은 새에 가까웠다. 그 새는 이마에 금빛의 뿔이 있고 털이 모두 은색의 빛나 고 있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전설 속의 동물 ‘실버스텔라’였다. 별빛을 받아먹고 자란다는 신비로 운 동물. 실버스텔라로 변신을 한 백하란은 즉시 절벽 아래로 뛰어 내려 있는 힘껏 마나를 뿜어내 최 대한 많이 떨어지는 이들에게 집
중했다.
하지만 염력이라는 것은 본디 고 위급 마법. 자그마한 물체를 움직 이는 것에도 많은 정신력과 집중 력,마나를 요구했고 심지어 떨어 지는 물체에 사용하는 것은 보통 경지가 아닌 이상 불가능했다. 심 지어 백하란은 하늘을 나는 상태 인데다가 중력장에 당한 직후라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임에도 불 구하고 대여섯 명 정도의 인원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들을 간신히 붙잡은 백하란은 다리와 부리로 레드케첩과 헤난을 낚아챈 다음 의외로 이들이 무겁
다는 사실을 깨닫고 땅으로 내려 섰다. 아직까지도 바위가 쿵쿵 떨 어지고 있던 차라 가오레쉬가 없 는 반대편,해적선이 있는 쪽으로 되돌아왔다.
“허억,헉,사,살았다……
“ᄋ ᄒ으...”
—> — —1 ,
백하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많 은 이들이 구출 받지 못해 바닥으 로 그대로 부딪혀버린 상태였다. 침울한 얼굴로 그들을 지켜보기도 잠시 가오레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발을 마구마구 굴렀다. 쿵쿵 소리를 내며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자세를 잡지 못한 탱
커들은 모조리 종잇장처럼 날아가 버리고 말았고 중력장에 의해 몸 이 박살났거나 기절해버린 수많은 사제와 마법사들이 그대로 충격에 노출되어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 다.
“제,젠장…… 이럴 땐 어떻게 해
레드케첩이 그렇게 중얼거리자
백하란은 아까 전 완성하다 만 마 법진에 시선을 돌렸다. 저것을 명 중시킬 수만 있다면,그렇다면 승 산이 되돌아올 텐데. 루만은 이 와 중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우왕 좌왕하는 원정대를 통솔하기 위해
애를 쓰는 상황이었다.
‘잡아야 한다.’
지킨다는 건방진 말은 쓰지 않았 다. 백하란은 이미 동료들을 한 번 지키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공격은 최선은 방어니까, 가오레쉬를 해치우면 된다고 생각 한다.
날개를 펼쳐 날아오른 백하란은 마법진의 바로 지척까지 다가간 다음 변신을 풀었다.
인간으로 되돌아온 다음 바닥에 손을 짚어 마법진에 힘을 불어넣 었다. 아직까지 마나의 회전을 시
키던 상태라 마법진에 열기가 적 었다. 비유하자면,아직 자동차에 시동은커녕 예열조차 되어있지 않 은 상태였다.
‘조금만 더하면…….,
쿵,광!
가오레쉬는 여전히 난동을 피우 고 있는 상태였고 탱커들은 어떻 게든 그 움직임을 저지하려는 모 양이었지만 마법사와 사제들의 서 포트가 끊긴 지금,떨어진 체력으 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 었다. 애초에 넥스트에서는 이렇게 광역으로 중력장을 날려대는 미친 보스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무력하
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마탑의 마 법사들 또한 이런 공격을 처음 받 아보는 것인지 대응조차 하지 못 하고 대부분이 기절해버렸다.
‘다른 6클래스의 마법사는 전부 어디에 있지?’
시선을 돌려 구석을 살펴보니 로 캇지테스가 벌벌 떨면서 절벽 아 래쪽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 옆쪽을 보니 루진이 머 리에 피를 홀린 채 기절해 있었다. 이 마법은 한 명이라도 없으면 발 동이 힘든데 루진은 의식을 잃어 버린 상태였고 로갓지테스는 전투 의지를 상실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조금 이라고 희망이 남아있는 이상,시 도 정도는 해볼 수 있으니까.
응응옹!
마법진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 다. 백하란의 초인적인 집중력과 그의 끓어 넘치는 마나가 모두 이 단 하나의 마법에 모두 쏟아지고 있었다. 점점 마법 문자에 빛이 새 겨지고,마나의 선이 그려지고 써 클이 완성된다.
‘조금만……!’
피를 토할 정도로 과하게 마나 써클을 돌려 마법진에 마나를 부
여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굉음이 멈췄다.
«..(군,,
‘‘.<?,,
모두가 심지어 근처에서 대응하 던 탱커조차 의문을 표한다. 가오 레쉬가 삐걱대며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그러더니 이제 막 완성되 고 있는 마법진을 쳐다보고 그것 을 진행하고 있던 백하란을 쳐다 본다.
고개를 갸웃 이게 뭐지? 라는 느 낌으로 백하란을 쳐다보던 가오레 쉬는 그대로 기둥을 바닥에 내팽
개쳐서 탱커들을 물러나게 하더니, 자세를 낮추고 백하란을 향해 가 볍게 도약한다.
“아,안……
마나를 부여하는 것을 취소하고 잽싸게 물러나려고 했지만 늦었다. 눈을 질끈 감고 어설프지만 방어 마법을 잽싸게 발동하려고 했지만 마법을 취소해버린 리바운드 때문 에 마나 써클이 과부하 된 상태였 다.
‘젠장!’
팔로 전방을 가리고 충격에 대비 하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의 뒷덜
미를 낚아채더니 뒤로 멀찍이 도 약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레드케첩 이 위기의 순간 백하란에게 달려 와 그를 구해낸 것이다.
“젠장,도움만 받고는 살 수 없 지. 으아악! 계속 쫓아오잖아!”
쿵,광,쿵,쾅!
레드케첩은 정말 있는 힘껏 달리 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아무런 소 용이 없었다. 본디 레드케첩은 민 첩 스렛을 어느 정도 투자하는 근 거리 계열이었지만 다리의 보폭이 라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도 꽤 컸다. 도망치다 못해 아예 가오레 쉬가 처음 등장한 파도의 장벽까
지 와버린 레드케첩은 백하란을 내려놓고 숨을 골랐다. 더 이상은 도망칠 수 없다. 이 너머는 가오레 쉬처럼 다리가 높지 않은 이상 건 너가기 힘들었다.
백하란은 힘겹게 일어나 실버스 텔라로 변신하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입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나오고 마나 써클은 완 전히 엉망으로 꼬여버렸다.
쿠옹!
어느덧 가오레쉬는 바로 지척까 지 달려와 있었다. 저 멀리 거인의 모습을 한 탱커들이 뒤늦게 쫓아 오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늦었다.
설마 이렇게까지 마법에 대해 가 오레쉬가 신경을 쓸 줄은 몰랐다. 백하란은 피를 홀리며 레드케첩을 쳐다보다가 어처구니없다는 미소 를 지었다. 설마 이 와중에도 웃고 있을 줄은 몰랐다.
“웃음이 나옵니까? 이 상황에.”
“하하,몰라.”
그렇다고.
“죽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지.”
백하란과 레드케첩은 힘겹게 자 리에서 일어났다. 무력하게 죽어줄 생각은 없었다. 더 이상 마나를 사 용할 수 없었던 백하란은 어떻게
든 마나를 움직이기 위해 집중을 했고,레드케첩은 대검을 치켜들었 다.
무심하게도 가오레쉬는 그들의 힘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줄 생 각이 없었다. 발을 치켜들고 그들 을 짓밟기 위해 힘껏 내려찍는다. 저것을 막을 방법도 피해낼 공간 도 없다. 이대로 끝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 때 목걸이가 생각났다. 서천영이 주었 던 절대 드라마 같은 기능이 탑재 된 것이 아닌 너무 믿지 말라고 했던 그 목걸이.
백하란은 그 목걸이를 움켜쥐었 다. 그리고 아주 미약하게나마 마 나를 불어넣는다.
무슨 마법이 발동될까? 서천영은 어떤 상황을 예측하고 이것을 주 었을까? 서천영은 무슨 생각을 이 곳에 담아두었을까? 백하란은 아 무것도 모른다. 이것이 그들을 구 해줄지,정말로 기적이 발동될지 또한 어떤 기적이 나타날지.
하지만 서천영이 주었기 때문에 그저 믿고 마지막 남은 한 톨의 마나까지 이곳에 담아 발동시킨다.
그리고 그런 미약한 빛이 목걸이 에서 뿜어져 나오는 순간 하늘에 서 새하얀 빛의 기둥이 땅으로 멸 어져 내렸다.
꾸옹!
쿠와오오오오오!
“허억!”
레드케첩이 숨을 크게 들이킨다. 바로 코앞에,새하얀 기둥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가오레쉬의 발바닥을 관통한 상태이기도 했다.
“무,무슨……
직후,먹구름이 걷힌다.
온 세상이 환하게 밝혀진다.
눈보라가 멎었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어찐지 빛으로 이루어진 깃털이 휘날렸다. 눈이 부시다는 생각이 들어 백하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 다.
그곳에는 한 소년이 있었다. 둥그 런 형태로 구름이 걷힌 틈 사이로 눈부신 빛이 새어나오는 그 사이 로 거대한 나선형의 수많은 마법 진과 마법 문자 사이로.
마치 여신이었다. 마치 천사였다. 눈부신 태양의 그 화려한 빛 사이
로 내려오는 그의 뒷모습에 마치 보이지 않는 날개가 보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허공에 둥실 떠서 양손을 펼친 채 조금씩 조금씩 내려오더니 한 복을 펄럭이며 가오레쉬의 발을 관통한 빛의 기둥 위에 착지했다. 그렇게 검은색 머리칼에 금색 눈 동자를 한 그 소년은 백하란을 쳐 다보더니 이를 드러내며 천진난만 하게 웃었다.
“잘 했다,백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