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43화
날이 밝으면 천영은 출근하다시피 마티아 공방에 찾아간다. 요 며칠 동안은 계속해서 찾아가고 있는 중 이었지만 그 행위에 큰 의미는 없었 다.
셀라임과 안시르엘은 레벨을 올리 겠다며 도시 바깥쪽으로 나가 중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중이었지만 천영 은 그것에 낄 생각은 없었기에 그저 마티아 공방에서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마티아 공방의 뒤쪽 구석에 자리를 잡은 천영은 여느 때처럼 큐브를 꺼 내들었다. 아직까지도 큐브 속에서 마주친 금발금안의 여인은 누군지 감조차 오지 않았고 드래곤들의 심 오한 마법은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나름대로의 발전은 있었다.
손바닥을 펼쳐들고 마나를 집결시 키자 지름 30cm의 작은 원이 그려 졌다. 그 안에 정삼각형이 그려지고 문자가 몇 개 새겨진다.
천영은 그것에다가 큐브의 입체 이 미지를 그대로 전송시켜 마법진을 입체화 시킨다. 평면이었던 정삼각
형에 뼈대가 세워지고 선이 그려지 며 문자가 증폭되더니 이윽고 정사 면체가 된다.
써클은 더 이상 그려지지 않았지만 정삼각형을 입체화 시킨 것만 해도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 마법은 정말 간단하게도 불꽃의 구체를 만들어내는 마법이었는데 이 렇게 입체화 시켜서 마법을 발현시 키면 그 크기가 3배나 커져서 나온 다.
이것은 꽤나 간단해보이지만 애초 에 마법의 기초가 x축과 y축에 원 을 형성하여 그것을 뼈대로 모든 공 식이 계산된다고 봐야하는데 드래곤
의 마법은 거기에 축을 더해서 계 산식을 몇 배나 증폭을 시켜야만 했 다. 이론적으로는 절대 말이 되지 않는 것이겠지만 용언은 그 모든 것 을 가능하게 했다.
지이이잉!
천영은 한 손에 큐브를 들고 최대 한 집중을 해서 그 마법진을 유지하 려고 했지만 과부하가 걸린 그것은 이내 피시식 하고 힘 빠지는 소리를 내며 사라지고 말았다.
“젠장.”
이제 어느 정도 수준이 낮은 마법 들은 입체 마법진을 이용하여 활용
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속형 마법에 쓰기엔 아직 그의 집중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최대한 유지하는 쪽으로 연습을 하는 중이지만 이게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드래곤이 된 이후로는 마법에 관한 뭔가를 할 때만큼은 만능이라도 할 정도로 원하는 대로 뭐든 다 잘 됐 는데 드래곤들이 사용하는 마법만큼 은 인간이 인간의 마법을 사용하는 만큼의 노력을 쏟아 부어야 되는 모 양이었다.
천영은 한참이나 입체 마법진을 그 려가며 다양한 마법을 사용하다가 경험치 바를 확인했다. 예상대로 대
량의 경험치가 들어와 있었다. 책을 딱히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저 드래곤의 마법을 연습했을 뿐인 데 엄청난 양의 경험치가 들어오는 것이다.
‘그래도 사냥이나 책을 읽는 편이 더 효율이 좋으려나.’
입체 마법진을 사용해가며 경험치 를 올리기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걸 제대로만 활용할 수 있으면 굳이 300레벨을 다시 찍지 않아도 그만한 힘을 낼 수도 있겠는데.’
천영의 현재 레벨은 120. 하지만
드래곤 폼 상태에서 전력을 다해 전 투를 벌이면 평균 정도의 장비를 착 용한 평범한 인간 종족 300레벨의 넥스터와 대결을 펼쳐도 이길 수 있 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하다.
문제가 있다면 넥스터들 역시 드래 곤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강력한 종 족으로 탈태에 성공한 자들이 있다 는 것이다.
넥스트를 플레이 하면서 천영은 전 설 속에서나 등장하던 생명체로의 탈태에 성공한 사람들을 아주 간혹 만나본 적이 있었다. 본체로 돌아온 상태에서 전투를 벌이던 그 모습은
아직도 잊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고 또 화려했다. 그들 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존재를 두 개 정도 꼽자면 거체화(巨體化)가 가능한 종족과 본 체의 모습이 인간과 유사한 종족이 라고 볼 수 있겠다.
거체화 종족이 무서운 이유는 그 끝없이 강력한 힘과 압도적인 체력 그리고 스태미나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인간의 모습과 유사 한 종족이 무서운 이유는 장비를 그 대로 착용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기 때문이었다.
이전에 만났던 네오발만 해도 변신 을 한 상태에서도 장비가 그대로 유
지되지 않았던가. 유니크 혹은 레전 더리 급의 장비를 착용한 특수 이종 족들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강력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 놈들도 여기에 왔다면 진작 레 벨 업을 하고 있을 텐데……:
어쩐지 뒤처지는 기분이 들은 것과 는 별개로 그런 괴물 같은 놈들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 자 천영은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심지어 천영은 그들 중 몇몇과는 상 당히 적대를 하고 있던 사이였다. 드래곤 탈태 퀘스트를 하면서 절대 로 양보해줄 수 없는 던전을 강제로 빼앗아서 돌파했던 적도 있고 같은
목표를 가진 탈환전에서 맞부딪힌 적도 있었기 때문.
그 당시에는 천영의 실력이 넥스트 에서도 상당히 고위급이었던 데다가 솔로 플레이어 특유의 비열함과 잔 머리를 이용하여 놈들을 골탕 먹여 가며 퀘스트를 전부 빼앗는 데에 성 공했다. 만약 지금 마주친다면 절대 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 았다.
‘적당히 성장할 때까지는 역시 쥐 죽은 듯이 살아야겠어.’
마음 같아서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드래곤처럼 도시 위를 날아다니면서 막 왕 찾아가서 삥도 뜯고 공주도
납치해보고 싶고 용사도 밟아주고 싶지만 그러기엔 아직 그는 너무나 도 연약했다.
자신의 처지에 한숨을 푹푹 내쉰 천영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났 다. 마티아 공방에 슬슬 손님이 많 아지는 시간이라 더 이상 마법 연습 을 하기도 글렀다.
“어라? 형씨,요 근래 들어서 어쩐 지 품질이 좋아지는 느낌인데?”
“뭔 개소리야! 원래부터 좋았다
“에엥,아닌데. 며칠 전에는 엄청 구렸다구. 그냥 단골이니까 써준다 는 느낌이었는데.”
마티아 공방은 이른 아침부터 상당 히 떠들썩했다. 천영이 그들의 빚을 지워줬다고 해서 많은 게 바뀐 것은 아니었다. 자꾸만 떨어지는 품질에 신물이 난 많은 단골들이 떠나간 상 태였고 거래처마저도 끊긴 상황이기 에 형편이 좋을 리는 없었다. 하지 만 마티아 공방의 장인들은 불평하 지 않았다. 천영이 찾아와서 가장 큰 골칫덩어리였던 것을 해결해준
마당에 그들은 이것보다도 더 좋은 상황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말없이 묵묵하게 늘 하던 일을 한다.
“이보게,예스맨 상단에서 거래를 하고 싶다고 찾아왔던데?”
“음? 원래 거래하던 곳이 아니던 가? 언제 끊긴 적이 있었나?”
대부분의 손님들은 마티아 공방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였고 장인들은 굳이 입 밖으로 그 일을 꺼내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곳에서 며칠 동안 생활을 하던 천영은 마티아 공방의
분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활기차게 변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장 인들의 얼굴에 묘하게 미소가 깃들 어 있기 때문이다.
천영은 공방의 안쪽에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장비를 주문한지 며칠이 나 지났는데 완성되기 전까지는 찾 아오지 말라며 장인들이 신신당부를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마티아 공방의 주변에서 맴돌 수밖에 없었 다.
‘근데 대체 어떤 장비를 만들어주 는 거지?’
보통 장비 제작을 의뢰할 때에는 원하는 성능이나 어떤 재료를 사용
할 것인지,어떤 패션 스타일을 원 하며 어떤 레벨 대가 착용할 수 있 고 어떤 사이즈를 맞춰야 하는지 등 등 상당히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 하지만 박하나는 천영의 신체 사이 즈 하나만을 간단하게 재더니 그대 로 그를 내쫓아버렸다. 이 이상의 정보는 필요 없다나 뭐라나.
천영이 공방 안에 들어서서 기웃거 리고 있자 그를 발견한 키 작은 장 인 한 명이 손을 혼들었다.
“오,마침 왔군. 자네 물건이 완성 되었네.”
그 말에 천영은 박하나가 있는 곳 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땀을 뻘
뻘 홀리며 뭔가를 조심스럽게 만지 작대고 있었는데 다른 장인들 역시 그것을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 보고 있어서 상당히 심상치 않은 작 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 다.
“흐음……
“호오.”
“홈.”
박하나가 만지고 있는 것은 검은색 의 옷이었다. 그녀는 그곳에다가 작 은 바늘 같은 것을 들고 뭔가를 조 심스레 새겨 넣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작은 부채 문양 하나
가 그려지고 있는 중이었다.
“응? 자네 왔나. 자,이게 자네 장 비일세. 한번 살펴보게나.”
“네? 이게요?”
천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직까 지 박하나가 만지작대고 있는 옷을 살펴보았다.
전체적인 모습은 21세기 스타일의 평범한 외투처럼 생긴 것이었지만 그것을 약간 ‘한복’풍으로 바꾼 것 처럼 디자인 되었다. 허리춤에 묶는 용도가 아닌 그저 미관상의 용도로 보이는 끈이 하나 휘날리고 있었고 등 쪽에는 검은색의 바탕 위에 동양
풍의 그림이 여러 개 새겨져 있었 다. 아무래도 이곳의 장인들이 지구 의 동양화를 알 리는 없으니 박하나 의 작품일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추 측할 수 있었다.
“……이건 개량 한복인가? 하여튼 갑옷은 아닌데.”
그가 생각했던 장비는 멋지고 화려 한 갑옷이었다. 사실 이렇게까지 천 영이 갑옷에 집착하는 이유는 정말 별 것 아닌 것이다. 넥스트에서 갑 옷은 사용자의 키가 작을 경우 어느 정도 보정을 해줘서 160cm의 키를 가진 사람도 180cm의 키를 가진 것 처럼 보이게 해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완전히 꼬마의 모습이 된 천영이 갑옷을 착용할 경우 어느 정 도 어른 흉내를 내며 돌아다닐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 천영의 마음을 눈치 챈 장인 한 명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 다.
“안 돼. 자네 키가 너무 작은 탓에 그런 기술을 사용해도 갑옷은 무리 야.”
“네?”
“말했잖아. 아무리 갑옷을 착용해 서 키를 늘리려 해도 한계가 있단 말일세. 자네 키 재보니까 13……
“잠깐만요. 그건 여기서 말하지 않 는 걸로 하죠.”
나름 180cm를 넘는 위너였던 천영 은 자신의 작아진 키가 이런 곳에서 크게 까발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 다. 그의 표정이 무시무시하게 변하 자 장인이 껄껄거리며 웃음을 터뜨 렸다.
“……하여튼 무슨 롤러코스터 입장 제한도 아니고 제 키가 작아서 무리 라구요?”
“그래,그리고 그것만이 이유는 아 니야. 우리는 자네에게 아주 큰 빚 을 져서 특별한 재료를 이용해 장비
를 만들기로 결심했단 말이지.”
“특별한 재료요?”
“그래,‘미스릴’을 사용했다.”
“허억.”
상상을 넘어서는 대답에 천영은 입 을 쩍 벌렸다. 미스릴. 기사들이 꿈 꾸는 최고의 재료. 미스릴은 강철 검으로 찔러 넣어도 검이 부러질 정 도로 단단함을 자랑했으며 마나가 쉽게 통해 많은 마법을 인챈트 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 무게가 상당 히 가벼워 착용자의 편안한 움직임 을 보장해주는 물건이었다.
‘알다시피 우리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그래서 정말 최후의 수단에 사용하기로 했던 미스릴 소량을 아 껴두고 있었는데 그냥 자네에게 주 기로 했단 말이지. 말했다시피 많은 양이 아니라 갑옷을 제작할 수는 없 었고 마법사 전용 로브를 만들기엔 충분한 양이었지. 디자인은 뭐 박하 나가 자네랑 비슷한 동네에서 살다 왔다며? 거기에서 유행하던 디자인 을 채용했다고 하더군.”
“……정말 미스릴을 막 주셔도 되 는 건가요?”
“뭐 어떤가? 마티아 공방이 통째로 넘어갈 판이었는데 그걸 해결해준 사람한테 주는 대가 치고는 엄청 싼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미스릴은 넥스트에서도 굉장히 비 싼 재료로 통했다. 그 양이 너무나 도 적은 탓에 사용하는 사람이 극소 수일 정도로. 당연하게도 가난뱅이 천영은 구경도 해보지 못한 진귀한 재료였다.
나름 좋은 장비를 받겠다는 생각에 도와주긴 했지만 설마 미스릴을 사 용해서 만든 장비를 줄줄은 몰랐기 에 천영은 콩닥거리는 심장을 간신 히 진정시켰다.
“후,이 정도면 다 됐겠지?”
로브처럼 보이지만 그냥 한복 외투
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것에 문양을 다 새겨 넣은 박하나는 땀을 훔쳐냈 다. 그러고선 뒤를 돌아보더니 천영 과 눈을 마주쳤다.
“응? 왔냐.”
“네,근데 그거 갑옷보다 훨씬 더 만들기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은 건 가요?”
“뭐래. 재밌어서 하는 일인데 그게 힘들다고 생각했으면 진작 일 때려 쳤지. 넌 닥치고 입어. 대장장이의 유일한 보람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박하나는 정말로 천 영의 로브를 만드는 것이 꽤나 즐거
웠는지 얼굴 한가득 미소를 담고 있 었다. 그녀는 로브에 새겨진 문양을 손가락으로 툭툭 쳐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장비를 내려놓았다. 그러고선 뒤쪽에 있는 갑옷 걸이에 걸려 있던 바지와 상의 한 벌을 꺼 내서 천영에게 던졌다.
“그것도 세트다. 조금 추워 보일 수도 있는데 방한 효과는 지금 네가 입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다.”
외투와는 달리 상하의는 크게 개성 이 있는 것들은 아니었다. 하의는 그냥 평범하게 새하얀 면바지였고 상의는 마치 소복처럼 생긴 한복이 었지만 그것 역시 개량되어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와이셔츠처럼 보일 정도로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구조 였다. 21세기 스타일로 개조된 한복 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천영에게 박하나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구석 에 걸어가서 강철 송곳을 하나 주워 들었다.
“뭐 대충 어떤 성능이 담겼는지는 보여줄게.”
그 순간 그녀의 주먹에 힘줄이 불 끈 솟아올랐다. 이윽고 아직까지 옷 걸이에 걸려있던 검은 외투를 향해 송곳을 집어던지자 허공에 노란빛의 문양이 생성되더니 파앙! 소리를 내 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가던 송
곳을 튕겨냈다.
“사람들 다칠까봐 살살 던지긴 했 다만 하여튼 자체에 꽤 강한 자동 방어 마법이 내장돼 있어. 내가 진 짜 인생 역작에다가 쓰려고 모아두 던 장비 영구 인챈트 스크롤 다 때 려 박았으니까 감사히 쓰도록.”
그렇게 말하며 로브를 걷어낸 박하 나가 천영에게 그것을 넘겨주자,상 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더니스 코리안 드레스 로브 세 트]
등급 : 유니크
내구도 : 10000/10000
제한 : 힘500,체력 400,지력 800
방어력 : 3590+2000+000)
효과 : MP회복력 중가 +17%
MP전환 속도 증가 +13%
바람의 저항력을 적게 받아 움직임 이 날렵해집니다.
마법을 캐스팅할 경우 ‘마나 순환 고리’가 발동하여 보조합니다.
적에게 피격 당할 경우 10초 동안 방어력이 2000 상승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1시간)
내장 스킬 ‘방어의 각인’을 사용할 경우 10분 동안 방어력이 300 상승 합니다.(재사용 대기 시간 30분)
일정 수치를 초과하여 대미지가 들 어올 경우 가호의 낙인1이 발동하여 30%의 충격을 흡수합니다.
적에게 피격 당할 경우 ‘회복의 고 리’가 발동하여 HP가 소량 회복됨 니다.
인지하지 못한 원거리 공격에 피격 당할 경우 ‘수호의 각인’이 활성화 되어 막아냄니다.(방어율 200)
장비 자체에 복구 마법이 내장되어 있어 파괴되어도 서서히 수리됨니
자체적으로 뜨거운 기운이 새어나 와,추위를 막아줍니다.
통풍이 잘 되어 더위를 잘 타지 않게 됩니다.
마나 코팅이 되어 있어 강한 충격 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설명 : 마티아 공방의 장인 박하나 가 온 힘을 쏟아 부어 만든 장비. 겉보기에는 가볍고 부드러운 천처럼 보이지만 90%농도의 미스릴과 9% 농도의 유동설으로 제작되어 있다.
장비의 설명을 읽어 내리던 천영은
‘유동설’이라는 재료에 시선을 뒀다.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본 것이었다.
“저기 누님, 이 유동설이라는 건……
“응? 그거 음. 그거야. 사용자의 성장에 맞춰서 장비의 크기도 자동 으로 조정되거든. 너 겁나 쪼끄매가 지고 금방금방 자라긴 하겠냐만은 하여튼 거기서 키가 멈추진 않을 테 니까 어쨌든 넣어놨어.”
그녀의 팩트 어택에 천영은 울상을 지었다가 이내 표정을 풀고 장비를 갈아입었다. 생각보다 훨씬 활동하
기 편한 바지와 시원시원하게 움직 이는 대로 따라서 나풀거린다. 몸에 비해 솔직히 조금 커 보이는 상의를 입자 왠지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 었다.
천영이 장비를 입고 싱글벙글 좋아 하고 있자 그 모습을 묵묵히 쳐다보 던 박하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너,이번에 셀라임이랑 같이 ‘루 블랑의 신전’에 가기로 했다며?”
“네? 아……
루블랑의 신전. 셀라임이 처음 천 영에게 파티를 제안했던 이유 중 하 나. 그 던전에 대한 정보를 들은 것
은 천영도 꽤나 최근의 일이었기에 루블랑의 신전에 대해 박하나가 알 고 있다는 점에 조금 놀랐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아마 곧바로 출발할 것 같아요.”
여기까지 와서 기껏 장비를 맞춘 이유는 아직 이른 레벨에 루블랑의 신전을 공략하기 위함이 제일 컸다. 그의 대답에 박하나가 묵묵히 고개 를 끄덕이고선 말했다.
“그래,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지 금 거기 쟁쟁한 넥스터들이 속속히 모여들고 있다고 들었거든.”
즉 박하나의 말은 던전보다도 사람
이 더 무서울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 는 의미였다. 그녀의 충고를 들은 천영은 어깨를 한 번 으쪽해 보일 뿐이었다. 비단 그녀의 충고가 아니 어도 천영은 충분히 조심하고 있었 다. 이렇게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다 니며 드래곤의 모습을 최후의 최후 까지 감추는 이유도 전부 인간이라 는 존재가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