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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2. 요즘 현하빈은 학교를 마치면 무엇을 하는가 (5) (250/268)

외전2. 요즘 현하빈은 학교를 마치면 무엇을 하는가 (5)

“아잇, 정말. 귀찮게.”

하빈은 별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현시우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어? 밥 안 먹고 가게?”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직접 가 봐야겠어.”

집 앞까지 찾아온 불청객들을 마계 3인방에게 맡겨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잘못하면 쳐들어온 학생들이 죽을지도 모르니까!’

글리치, 이프시네와 크릭샤. 너무 친근해서 잊고 있었지만 이 녀석들은 마신 한 명에 마왕 두 명 조합이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딩들을 상대로 힘 조절이 될 리 없다.

‘당장 이프시네마저도 ‘마계대전을 일으킬까요?’ 같은 말이나 꺼내고…….’

마계에서는 나름 평화주의자로 통하던 이프시네였지만 하빈을 향한 공격에는 손속이 과격해지는 모양이었다. 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결론을 내렸다.

“그래. 내가 직접 처리해야지.”

“쟤네가 그거지? 네가 과외 늦은 이유?”

식당을 나가려는 하빈을 따라 채지석도 덩달아 일어서며 질문을 던졌다. 하빈이 볼멘소리로 대답했다.

“맞아. 저 녀석들 때문에 무려 채 선생 과외에 30분이나 늦게 되었다고!”

“아주 나쁜 녀석들이네!”

프로 과외 선생 채지석은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서 하빈의 지각 사유는 진짜였던 모양.

“어쩔 수 없지. 여긴 다음에 와야겠어!”

하빈이 척, 하고 메뉴판을 내려놓았다. 기왕 온 김에 아이템 써서 느긋하게 저녁을 즐기려고 했는데, 시작부터 초를 치다니.

“옆 학교 녀석들, 가만 안 둬!”

하빈은 들고 있던 ‘시간 늘리기 아이템’을 현시우에게 던졌다.

“받아라, 현시우!”

턱.

얼떨결에 그걸 받아낸 현시우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왜?”

“자! 특별 선물! 나 대신 잘 쓰고 다음에 밥 사!”

말을 남긴 채 후다닥 식당 밖으로 달려나가는 현하빈. 뒤따라 나간 채지석까지.

졸지에 단둘이 남은 채지세와 현시우는 멍하니 식당 문을 쳐다보았다. 마침 주문을 받으러 다가오던 식당 사장님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 네 분 아니셨어요?”

“네 명이었는데…… 지금 두 명이 급한 일이 있어서 가는 바람에.”

[마포구를 제패하기 위해 나갔지!]

다행히 네아이바의 말은 현시우만 들었다. 사장은 조금 아쉬운 얼굴로 그 말을 받았다.

“아, 그런가요? 그럼 남은 두 분은…….”

“아무래도 메뉴 구성이 바뀔 것 같아서 조금 있다 다시 말씀드릴게요.”

“네, 천천히 살펴보세요.”

친절하게 대답한 식당 사장님이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 현시우는 하빈이 남기고 간 아이템을 살펴보았다.

[아이템- 마구 미루자, 미루미 시계!]

등급: 판정 불가

현하빈이 대충 만든 아이템. 그러나 효과는 확실하다.

언제든 미루고 싶은 만큼 시간을 늘려보세요! 시간을 0.7, 0.5, 0.2배속으로 느리게 흘러가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음……. 정신과 시간의 방이 요런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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