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는 오늘도 은퇴를 꿈꾼다(232) (232/268)

232. Game changer (6)

“지, 지금 저게 무슨 상황이에요……?”

한편, 이공간 속의 황레몬과 채지석 역시 모니터로 하빈의 실시간 라이브를 지켜보던 참이었다.

방송 초반, 관리자가 나타나자마자 찰지게 패는 하빈을 보고 레몬은 기함했다.

“과, 관리자를 저렇게 때릴 수 있는 거였어요?! 하빈 님은 대체 정체가 뭐예요?”

“본인 왈, 선량한 힘숨찐이라던데…….”

“그거 말고요, 진짜 인간 맞으신 거예요? 주민등록증 있으면 인간이라 주장하던데 그걸로 되는 거냐고요?!”

“음…… 컨티뉴에서 DNA로 친자 검사할 때 별말 없었던 걸 보면…… 종족상 인간은 확실할걸?”

“……세상에.”

그러는 와중에도 모니터 안에서는 여전히 하빈의 중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침 그들이 보던 부분은 관리자에게 하빈이 일갈하던 장면!

-이유가 뭐 어쨌든 네가 잘못했단 거 안 변해. 넌 수많은 가정을 박살 냈고! 내 드라마 시청을 망쳤고! 아무튼 악당이다, 죽어라!

[……뭐!]

그 장면을 보던 레몬은 아연실색했다.

“세, 세계가 멸망하는 이유, 안 들어도 돼요?!”

관리자가 기껏 세상이 왜 멸망하는지 이유 알려주겠다는데, 안 듣고 그냥 패……?

“저는 궁금한데!”

레몬은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무, 물론 전략상 저런 이야기 들어줄 시간에 때리는 게 맞긴 하지만, 그래도! 그러니까…… 전 수없는 세월을 지나오면서도 관리자가 왜 주기적으로 세계를 멸망시키는지 몰랐단 말이죠?”

“이유도 모른 채 일단 숨어왔던 거야?”

“네……. 이제야 그 이유를 들을 수 있는 기회인가 싶었는데!”

“……어쩌면 레몬 씨 말고도 다들 궁금해할 것 같긴 하네.”

채지석은 흘긋 방송 옆으로 올라가는 채팅창을 쳐다보았다.

-??

-그래서 세상 왜 멸망하는데요....

-ㅁㄹㅋㅋㅋㅋ이유도 안 듣고 패는 중

-지금 누가 악당인지 모르겠는데 정상인가요?ㅠㅜㅋㅋㅋㅋ

-늦게와서 지ㅏ금보는데 현하빈이 패는 존재가 세상 멸망 배후임?

-근데 현하빈씨 A급이라던데 단독 상대가 가능함???

-등급 속였나

물론 채팅창뿐만이 아닌, 헌터넷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었다.

[실시간 Hot!] 지금 피데스님 동생 현하빈 헌터가 단독으로 시스템 관리자 패고 있음

놀랍게도 실화임...

(사진)

(사진)

지금 실시간 중계중이니까 링크 첨부함 볼사람 가서 봐

(링크)

댓글(43,874)

-? 시스템에 관리자가 있었어?

-저기 어디야? 대체 어디서 싸우고 있는 건데?

 └ㅁㄹ.....처음 보는 공간임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모르겠음

-까면 깔수록 처음 듣는 내용밖에 없어서 아득해진다. 이 시스템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있었고, 관리자가 멸망 일으키려고 하는 거고, 이유는 아무도 모르고?

 └그거 이유 관리자가 신나서 ‘왜 멸망하는지 알려주겠다’고 먼저 나섰는데 현하빈이 필요 없다며 일단 패기 시작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유는 들어줘야 할 거 아냐 우리도 궁금한데!

└아 필요 없다고 악당 신념따위 안 듣는다고ㅋㅋㅋㅋ

└222그거 들어주면 계획 바꿔줄 것도 아니잖아 적이 하는 말을 들어줄 시간에 공격하는 게 나음 함정일지도 모르는데

└진짜 시원하게 패더라 

물론 그중엔 하빈의 행동에 아쉬움을 가진 사람들도 존재했다.

[제목] 현하빈이 멸망 이유 스킵한거 나만 답답함?

왜 통쾌하다는 반응이 더 많은지 이해 안 가네

이유를 들어야 협상을 하든 회유를 하든 계획을 세우든 할 거 아냐?

그래서 왜 세상 멸망시키냐고ㅠ 좀알려주라...

댓글(1,213)

-근데 이유 듣는다고 협상이 될까?

└222관리자가 함정 판 거면 어쩌려고? 들어봤자 그쪽 말을 다 믿을 수 있음?

-지나가던 3년차 헌터인데 갠적으로 실전에선 그런 거 다 들어주면 안 된다고 느낌. 입 터는 척 방심시키려는 수작일수도 있고 상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름

 └애초에 관리자가 여기까지 일을 벌렸다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멸망 계획 바꿀 생각 없었던 거임 그 정도 회유로 바꿀 수 있었다면 진작 폐기 계획 취소했겠지

└2222아니면 처음부터 협상하겠다거나 멸망시키지 않을 방법 있다고 말을 꺼냈을 듯

└관리자의 입장은 확고함

└전형적인 ‘자기 신념 멋들어지게 떠들려는 최종보스’분위기 너무 났음ㅋㅋㅋ

-그래도 난 궁금한데ㅠ 왜 멸망시키는 거냐고ㅠ

└222ㅠㅜ 이유는 알고 공격당하자 관리자야 ㅠㅜ

└이왕 관리잔데 전세계인들한테 팝업으로라도 알려달라고!!! 네 이유가 뭔데! 신념이 뭔데에엑!!!!

그 와중에 한편으로는, 갑자기 드러난 현하빈의 정체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렸다.

[제목]현하빈 근데 A급 맞음???

스킬 활용도나 파워가 

아무리 봐도A급일수가없는데

-A급이겠냐ㅋㅋㅋㅋㅋ저정도면 최소 SS급 이상임

-SPES에서 숨겨주고 있었던 거 아님?

-근데 SS급 이상이라고 하기엔....랭커중에 없잖아?? 랭킹에... 없는데??

 └헐 그러게ㅐ 뭐임???

 └22나도소름돋음

-나 예전에 여기서 비슷한 제보 본 적 있음 현하빈 처음 검사받을 때 측정기 부쉈대

 └그걸 믿냐ㅋㅋㅋㅋㅋ

 └진짜 거기 근무하던 보건소 직원분이 썼던 글이라니까??? 측정기 부서졌는데 이유 불명이었다고...근데 그 사람이 현하빈이었던것같다고....

 └이게 진짜면 말이 안되는데? 요즘 측정기는 SSS급도 버틸 수 있는걸로 아는데 그냥 측정만 하는거니까....

 └ㅇㅇ 그러니 이게 진짜면 현하빈은 규격외라고

-말도안ㄱ돼....저 울림국제고 다니거든요? 근데 현하빈 F반이었는데...

 └F반?

 └왜 F반을 다녀요?? 등록된 등급도 A급이었다면서??

 └극한의 힘숨찐 컨셉인가;;;;

 └몰라여...근데 코니 님과의 관계도 숨기고, 오빠가 피데스인 것도 숨기고 다녔던 걸 보면 그냥 이목 끄는 걸 싫어했을지도....

“…….”

채지석은 다시 현하빈의 방송을 살폈다. 현하빈은 관리자를 때리면서도 간간이 자신의 속상함을 토로했다.

-너! 너 때문에! 어? 내 최애 드라마 제작이 불투명해졌다고! 알아?

퍽퍽.

-너 때문에 카카페 공격당하면 웹소는 앞으로 어디서 보는데!? 어?

그 발언에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대체 저 드라마가 뭐길래 저렇게 집착하는 건데요? 재밌어요?

-ㅇㅇ네풀릭스에 런칭한 건데 꿀잼임

-하빈씨 뭘 좀 아시네

-드라마 제작팀 이거 보고있는거아님?ㅋㅋㅋㅋ빨리 시즌 2 만들어줘요!

-심각한 상황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게 한편으로 대단하네

-ㅇㅈ...아마 본인도 멸망이 코앞이라 생각하면 무서울 수도 있는데.. 그리고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 안심시켜 주려고 일부러 가벼운 주제를 꺼낸 것 같다 ㅠㅜㅜㅠ

-하긴 진짜로 드라마 때문에 저러는 거겠어? 일부러 밝은 발언으로 분위기 환기시키려나 봄...

-처음 방송 켤 때도 집들이라면서 유쾌하게 풀어가려고 했잖아

-ㅠㅜㅠㅜㅠㅜ

“…….”

“어, 제 생각엔 드라마 발언은 그냥 진심인 것 같은데요.”

“그, 그렇지……. 현하빈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사람들은 그게 ‘시청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부러 유쾌한 척한다’고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다. 그들은 굳이 그 오해를 정정하지 않았다.

“……지금은 우리 할 일이나 제대로 하자고.”

채지석은 자신의 스킬창을 켰다.

[찬란의 답습]

지인의 스킬을 지정해 모방할 수 있습니다. 단, 모방의 수준은 모방 상대와의 관계, 자신의 실력에 비례합니다.

(지인의 기준은 한 번이라도 만났던 상대라면 모두 인정됩니다.)

(주의: 사용 가능 횟수는 세 번뿐입니다.)

(슬롯1: 비어 있음)

(슬롯2: 비어 있음)

(슬롯3: 비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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