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 Continue? (5)
‘음? 어디서 또 누가 내 이야기를 하나?’
SPES킬스크린 지부.
회의 전 대기실에 앉아있던 현시우는 또 귀를 긁적였다.
“으음…….”
그걸 보던 네아이바가 질색했다.
[아이, 내가 좀 씻으랬지! 왜 또 귀를 건드려?]
‘저 방금도 샤워하고 왔거든요! 그냥 귀가 간지러운 기분이 든 것뿐이라고요!’
[야, 너 너무 자주 귀가 간지러운 거 아니냐? 귀에 문제 있는 걸까 봐 겁난다, 야.]
‘건강에 이상은 없을 텐데…….’
아리송한 표정을 지은 현시우가 고개를 돌렸다.
혹여나 건강에 이상이 있어도 그는 아무에게나 진찰을 받을 수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피데스의 정체가 현시우라는 게 새어나갈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그는 그동안 스스로 자기 몸을 돌보는 편이었다. 몸에 좋은 포션들을 꼭꼭 챙겨 먹고, 스탯 잘 생각해서 투자하고. 매 순간 확실하게 살아남는 방법만을 치열하게 계산했다.
그가 이대로 죽어버린다면, 이 세상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회귀자도 사라지기 때문에. 현하빈이 회귀 아이템을 줬던 1회차의 힘겨웠던 과정과 이유. 그 모든 것이 공중분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에휴. 그래도 힐러 신세 안 지고 사는 게 쉽지만은 않아.’
현시우가 한숨을 쉬었다.
‘어디, 믿을 만한 힐러 없나?’
그때 현시우의 눈에 밝은 금발의 뒤통수가 들어온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스킬 효과 때문인지, 언제나 은은한 금빛 후광이 비치는 여자.
채지세.
네아이바가 기겁해서 끼어들었다.
[야야야! 미쳤냐? 아무리 채씨네가 믿을 만한 인간들이라고 해도 그렇지, 저 여자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데! 쟤 눈치 장난 아니게 빠르잖아. 쟤한테 부탁하면 네 비밀 다 털려!]
‘……전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그냥 쳐다본 것뿐입니다만?’
[흠흠!]
네아이바의 헛기침에 다시 원위치로 고개를 돌리려던 현시우.
그 순간, 채지세가 작게 중얼거리는 말이 그의 귀에 들렸다.
“어? 뭐야? 지석이 얘, 하빈이 데리고 야시장 다녀왔어?”
‘……현하빈?’
그의 동생 이야기에, 현시우는 무심코 귀를 쫑긋했다.
* * *
채지세는 잔뜩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카톡 화면에는 채지석의 보고가 적혀 있었다. 어제 보낸 카톡들까지 다 밀려서 한번에 확인하는 중이었다.
대화는 대충 이랬다.
브라더
현하빈 데리고 노을 보러 다녀옴
서류는 다녀와서
아 얘가 야시장 가자고 해서 야시장도 감
오늘 서류전달 늦을 듯
어 근데 불꽃놀이도 보자고 하네 불꽃놀이 보고 감
현하빈이 컨티뉴 가보고 싶대서 가는 중
도착
연락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