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는 오늘도 은퇴를 꿈꾼다(22) (22/268)

022. 친구를 잘 사귀면 인생이 편하다. (3)

그 시각, 보스 룸 바깥. 문밖에는 강태서 홀로 남아 있었다.

“…….”

굳게 닫힌 보스 룸 문을 보며 강태서는 팔짱을 끼었다.

그는 방금 전. 황마로와 다른 길드원들이 행한 배신을 떠올렸다.

‘플리크!’

‘마비독!’

‘백 어택!’

‘넌 이제 끝이다, 강태서!’

“……정말 예상을 한 치도 빗겨가지 않는군.”

그가 문에 등을 기댔다.

단단히 봉인된 보스 룸의 문.

황마로에겐 안됐지만, 이건 공략이 끝날 때까지 열리지 않을 것이다.

강태서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

칼리고에 들어온 황마로가 무슨 꿍꿍이였는지.

‘강태서 그 새끼, 싸가지 없지 않냐?’

‘그 애새끼 말을 내가 왜 들어야 하지?’

종종 귀에 들어오던 저열한 뒷담과 정치질까지 전부.

무엇보다, 그들이 무슨 계획으로 오늘 킬스크린에 합류했는지도. 다 알고 있었다.

‘강태서를 보스 룸에 넣고 문을 잠근다!’

“고작 그걸 계획이라고.”

대담하다고 감탄해야 할까, 아니면 멍청하다고 비웃어야 할까.

하지만 정작 강태서에게는 별 감흥이 없었다.

‘익숙하니까.’

5년이라는 짧은 시간, 강태서에게 겨누어졌던 칼은 황마로 말고도 무척 많았다.

배신에는 익숙하다.

질투를 받는 것도, 견제를 받는 것도. 그를 이용하려 드는 것마저도.

그래서 강태서는 언제나 모두를 경계했다. 길드랍시고 만들긴 했지만, 그 어떤 길드원도 제대로 믿은 적 없다.

강태서는 흘깃 문을 돌아보았다. 사실 황마로와 길드원들이 그 계획을 실행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그들이 갇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강태서가 사용한 스킬은 둘 뿐이니까.

<그림자 밟기>

적과 자신의 위치를 순간적으로 뒤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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