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 BUG FINDER (2)
슈우우욱!
절벽 아래로 떨어지던 하빈은 천천히 눈을 떴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가 떨어지는 속도는 현저히 느려지고 있었다.
둥실둥실.
-삐이! 삐이이!
[용의 가호로 중력에 대한 저항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어느새 펫 공간에서 튀어나온 리베가 품에 안겼다.
“네가 한 거구나?”
-삐이이!
리베는 파닥파닥 위쪽을 가리켰다.
“올라가고 싶은 거야?”
끄덕끄덕.
리베가 손짓 발짓을 열심히 했다. 예전이었다면 위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위장 스킬 때문에 날개가 없어서.
-삐야악.
어쨌든 지금은 올라갈 수가 없다는 뜻이었다. 아직도 그들은 떨어지는 중이었다.
그것이 못내 안타까웠던 듯, 리베가 훌쩍훌쩍 울었다.
-삐익… 삐익…….
“아니, 괜찮아, 사실 일부러 떨어지는 거야.”
-삐악?
리베가 당황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하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급하게 튀어나온 이유도 그녀가 떨어진다 싶으니 지켜주려는 의도였겠지.
‘그렇다고 잔소리 듣기 싫어서 번지점프 했다고 설명하긴 좀 그런데.’
[…….]
하빈은 일단 설명 없이 모른 척하기로 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게 귀찮기도 했고, 용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용에게도 동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뿐.
그래도 덕분에, 무사히 바닥에 도착했다.
하빈은 떨어질 때부터 대충 낙법 스킬 사용이나 약간의 체력 손해를 감수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것도 나름대로 이득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공간. 하빈은 핸드폰 플래시를 켰다.
누가 봐도 평범한 바닥이었다. 어둡기는 했지만 별거 없었다.
‘좋아, 아늑하고 조용하네.’
방해물 없음, 방해꾼 없음!
완벽했다.
탁탁, 평평한 바위를 발견한 하빈이 먼지를 털었다. 그 위로 슬쩍 걸터앉은 하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어두컴컴하다고 느낄 뿐인 광경이겠지만 지금의 그녀에게는 아니었다.
<오류시(誤謬視)>
세상에 존재하는 오류를 감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