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는 오늘도 은퇴를 꿈꾼다(17) (17/268)

017. 친구 좋다는 게 뭐니

‘진짜 가만히 안 둬야지.’

아니나 다를까.

그들을 찾아온 직원의 이야기는, 하빈을 스카웃하고 싶은 칼리고 측에서 연수원에 대면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칼리고라면, 누가 보냈는지 빤했다.

‘실망이다 태서야……. 아무리 그동안 사회성이 사라졌다 해도, 공과 사는 구분했어야지.’

거기까지 들었을 때 하빈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따뜻한 멱살잡이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랭킹 1위라고 주변에서 떠받들어줬더니, 순서도 경우도 모르는 놈이 되었나?’

자고로 친구의 사회성이 엇나갈 때는, 바로잡아 줄 수 있어야 그것이 진정한 우정인 법이다.

하빈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인 순간.

칼리고에서 온 비서가 재빠르게 덧붙였다.

“물론, 이번 미팅으로 오늘 연수는 모두 대체될 겁니다.”

“네?”

“연수원 원장님과 이야기를 다 끝내 놓았습니다. 오늘은, 칼리고 지부에만 잠시 방문하시고 나머지는 편하게 자유시간으로 쓰시면 됩니다.”

“오늘 과정, 필수라고 들었는데요?”

“실습 대체 과정으로 처리해놓겠습니다.”

“오…….”

잔뜩 찌푸렸던 하빈의 미간이 조금 풀렸다.

그럼 오늘 연수 안 가고 태서만 재빨리 만나고 오면 된다, 이 소리 아니야?

칼리고의 영향력을 이런 식으로 써먹다니.

실제로 연수 과정에 있는 헌터들을 길드에서 조기에 스카웃하러 오는 경우도 많았기에, 교육의 일정 부분을 소속 길드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대체 처리를 해주기도 했다.

하빈은 아직도 곁에 있는 채지석을 꾹 찌르며 속삭였다.

“호오, 이거 꽤 쏠쏠한걸? 채씨는 왜 안 했어, 이런 거?”

그 말은, 이런 편법을 솔라리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는 소리다.

채지석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나, 솔라리스 부길마이기 전에 여기 멘토인데? 멘토가 나서서 연수생 빼가고 땡땡이를 종용하는 게 말이 되냐?”

“쓸데없이 정직한걸?”

“김영란법 운운하던 누가 할 소리는 아니거든……? 그리고 너 애초에 우리 길드 안 온다며!”

억울한 듯 틱틱대는 채지석을 내버려 두고, 하빈은 비서를 따라 일단 연수원 뒷문으로 향했다. 그 거침없는 발걸음에, 놀란 채지석이 따라붙었다.

“어? 현하빈! 진짜 칼리고 갈 거야? 솔라리스 안 와?”

다급히 쫓아온 그가 하빈에게 속삭였다.

“잠깐, 잠깐만! 야, 가지 말아봐! 이것도 수상하다니까. 칼리고가 A급을 이렇게까지 모셔갈 이유가 없어. 그것도 조기에!”

“…….”

“무슨 함정일 수도 있다고! 아니면 네가 누군지, 그 진짜 실력을 저쪽에서도 알아냈거나!”

꽤나 걱정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그걸 들은 하빈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좀 놀랍다. 채씨, 그동안 내 뒷조사 안 했어? 이 정도는 이미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뭐?”

그 사이 이미 그들은 벌써 뒷문에 도착했다. 비서가 활짝 차 문을 열어주었다.

탑승하기 전, 하빈이 지석을 돌아보며 말했다.

“강태서, 나랑 고딩 때 같은 반이었어.”

“…….”

“친구끼리 이야기 좀 할 수도 있잖아? 원래 한국은, 혈연, 지연, 학연으로 굴러가는 법이지.”

그리고 무려 강태서랑은 지연, 학연이다! 같은 지역,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 출신!

채지석이 머뭇거리는 동안, 하빈은 이미 차에 올랐다.

“그럼 나중에 봐!”

탁! 하고 경쾌하게 문이 닫혔다. 곧바로 출발한 차량은 순식간에 시야 밖으로 멀어져 버렸다.

덩그러니 남은 채지석이 중얼거렸다.

“……혈연, 지연, 학연이라고?”

그런 거 제일 안 따지기로 유명한 게 칼리고의 강태서인데.

언제나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절대 주변에 곁을 주지 않는 인간.

“…….”

분명, 그가 모르는 뭔가가 있었다.

채지석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그의 하나뿐인 호적메이트.

채지세.

신호가 몇 번 울린 끝에 수화기 너머로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웬일이야? 네가 먼저 전화를 다 하고. 뭐 잘 안 되고 있어?

“아, 아니? 잘하고 있거든?”

-잘한다는 애가 인재 영입 하나를 왜 이렇게 못 하냐……?

“…….”

찔리는 표정을 짓던 지석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래, 그거. 하필 걔한테…… 어제부터 칼리고 쪽도 따라붙었더라.”

-저런.

“그래서 말인데…… 저번에 칼리고랑 협업하기로 했던 퀘스트.”

-아, 그거 너 안 간다며. 그래서 준휘를 대신 보낼까 싶었지.

수화기 너머로 아련하게 ‘저는 가기 싫습니다!’ 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지석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갈게.”

-콜. 이제 더 이상 번복 없다? 이준휘 여러 번 설득하는 거 솔직히 너무 힘들다.

“인정.”

-이런 거 하라고 월급 주는데 애가 은근 뻗대.

“…….”

수화기 너머로 아련하게 ‘자꾸 이러시면 저 퇴사합니다!’라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지금 이 비서랑 같이 있는 거야? 계속 옆에서 소리가 들리는데.”

-당연하지.

“그분 퇴사하면 안 돼. 우리 길드에서 제일 강한 마법사 클래스니까 잘 챙겨야 한다고.”

-맞아. 그래서 내가 아주 잘 챙겨주는데 본인은 이 애정을 못 느끼나 봐. 힘들어서 일 못 하겠다 할 때는 내가 힐도 열심히 써주거든?

여전히 수화기 너머로 ‘두 분 제발 절 내버려 두시고, 이왕이면 힐 쓰지 말고 병가를 좀 받아주십시오’ 어쩌구 하는 아련한 메아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지석은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어쨌든 칼리고 쪽도 누나가 좀 살펴 봐. 나보다는 누나가-”

예언 스킬 쪽에는 더 특화되어 있으니까.

솔라리스의 길드마스터 ‘채지세’.

채지석의 누나.

암살자 클래스인 채지석과 다르게, 지세는 직업부터가 ‘황금의 사제’다. 계약성은 공동으로 ‘가장 가까운 빛’

같은 별을 성좌로 삼고, 같은 스킬을 가지고 있어도.

예언 스킬 능력치는 사제 클래스가 암살자 클래스보다 더 특화일 수밖에.

-알았어. 틈날 때 한번 볼게.

“그래.”

아마 이보다 더 확실한 정보원은 이 세상에 더 없을 것이다.

대답을 들은 채지석이 전화를 끊었다.

* * *

그 사이, 하빈을 실은 차는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길드 칼리고 강남본부.

하빈은 주변을 흘긋 살펴보았다.

‘조용하네.’

연수원에서 나올 때부터 느꼈던 것이었다. 안내를 맡은 비서도 한 명뿐. 데려갈 때도 연수원 앞문으로 요란스럽게 출발하는 것이 아닌, 관계자들에게만 언질하고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온 것까지.

마침 차를 운전한 비서가 말했다.

“저희 길드 측에서도 우선은, 동창 분과의 개인적인 약속이라고만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좀 마음에 드는걸.’

어제 강태서가 막무가내로 식당에 들어와 깽판 쳤던 걸 생각하면, 이번에도 화려하거나 요란스럽게 찾아온 거 아닌가 걱정했었다.

‘혹시라도 주변에서 보고 수군대고, 기사라도 한 줄 났다가는 정말…….’

그랬다간 친구고 뭐고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나름 주위 시선과 프라이버시를 신경 쓴 티가 났다.

기분이 조금 풀린 하빈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태서가 그래도, 사회생활을 하더니 눈치가 많이 생겼네.’

아헤자르가 지적했다.

[언제는 사회성 잃고 성좌 숨긴 노양심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내가? 아니? 우리 태서, 그동안 편법과 권력을 쓸 줄 아는 진정한 어른이 되었구나.’

[……?]

언제나 넓은 마음과 유연한 사고를 가졌던 하빈. 그녀의 태세 전환은 꽤 빠른 편이었다.

“이쪽입니다.”

프라이빗한 전용 통로를 통해 길드장 집무실로 안내한 비서가 고개를 숙였다. 하빈이 성큼 발을 들였다.

‘자, 그럼 성좌 숨긴 힘숨찐2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들어볼까.’

힘을 숨긴 찐따는 아니고…… 힘을 숨긴 랭커기는 한데, 아무튼.

문 너머로 보이는 강태서의 모습을 보며 하빈이 삐딱하게 팔짱을 끼었다.

* * *

하빈이 여기 온 이유는 연수원 탈출이라는 커다란 목적이 있기도 했지만, 그녀도 나름 오랜만에 보는 친구가 어떻게 사는지 조금 궁금했던 것도 있었다.

정작 고깃집 30분 면담에서는 길드 영입 거절 말고는 서로 한 이야기가 없었고, 주변에 보는 눈도 너무 많았으니.

휑한 집무실을 둘러본 하빈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여긴 너무…….’

[뭐가 문제인가?]

‘너무 사람 사는 느낌이 없는데.’

어두운 그레이 톤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집무실 안.

탁자, 소파, 책상 위 서류 더미와 간이침대. 고작 있는 책장에도 서류와 파일철 몇 개가 꽂힌 게 전부였다.

‘TV나, 하다못해 작은 장식품조차도 없네.’

하빈은 헌터넷에서 도는 이야기를 안다.

제목: 강태서, 집에는 거의 안 들어가고 집무실에서만 먹고 잔다고 함.

본문: 이유는 아무도 모름.

└ 바빠서 그런 걸 듯. 워커홀릭이라던데

└ ㅋ...그럼 집무실이 우리 집보다 넓겠지...우리 같은 서민들이 걱정할 건 아님

간이침대의 눌린 베개를 보니 여기서 잠을 자는 건 맞는 모양이었다.

대리석으로 쫙 깔린 바닥과, 웅장했던 건물 외관과 달리 집무실은 오히려 쓸쓸한 분위기였다.

아헤자르가 추측을 내놓았다.

[진정한 전사라면 그럴 수 있다. 언제든 싸우러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니!]

‘뭐어? 전사아? 강태서가? 애초에 그럴 애가 아니었으니 그러지!’

하빈은 문득 과거를 떠올렸다. 그녀는 딱 한 번, 태서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짠, 이거 봐라. 내가 이걸 모으느라 중고 판매처를 얼마나 뒤졌는지…….’

좋아하는 만화책과 소설로 한 책장을 가득 채운 모습. 그것을 자랑하며 순수하게 웃던 태서. 무척 좁고 허름한 방이었지만, 여기저기 추억이 가득 묻어 있던 물건들.

하빈은 무심코 물었다.

“너, 예전에 웹소설 단행본이랑 만화책들 많이 모았잖아?”

“……아, 그거.”

짧게 침묵하던 태서가 대답했다.

“지금은 다 버렸어.”

온 세상이 헌터물을 찾고 있을 시대에 오히려 강태서는 모두 버렸다니. 정말 아이러니한 사실이었다.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던데…….’

찜찜한 기분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하빈이 입을 열었다.

“야, 태서야.”

“?”

“혹시라도 나쁜 생각은 하지 마라.”

“…….”

“세상은 아직 밝아.”

공익광고에서 나올 법한 어투로 태서를 다독이는 하빈. 그 말에 당황했는지, 강태서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아헤자르가 지적했다.

[세상이 아직 밝기는 무슨! 네가 멸망 안 막으면 이곳도 곧 멸망 꼴이 나느니라!]

‘어쨌든 아직 밝은 건 맞잖아, 난 ‘아직’이라고 말했음!’

[양심이 없다!]

아헤자르와 하빈이 투덕대는 사이, 태서가 입을 열었다.

“현하빈, 어제는 내가 미안했다. 갑자기 길드에 들어오라고 제안했던 거, 많이 성급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연속으로 또 제안하는 것도 만만치 않게 성급한데?”

“…….”

하빈의 미간이 또다시 찌푸려졌다.

무슨 소릴 하나 싶어서 왔는데 지겹게 또 길드 영입 돌림노래라면, 박차고 나가도 무죄다. 하빈이 까딱까딱 손을 흔들었다.

“게다가 너어는, 어제부터 말투가 왜 그 모양이냐?”

“내 말투가 왜?”

“어디서 그딴 중2병 말투 배워 왔어, 미친놈아……?”

하빈이 소름 돋는 듯 팔을 슥슥 털었다.

이제 와서 밝히는 것이지만, 하빈은 어제부터 매우 그의 말투가 거슬렸다.

‘네게 ‘칼리고’ 영입을 제안하겠다.’

‘많이 성급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어? 조용해도 예의 바르고 순수했던 놈이었는데 이젠 말이 좀 딱딱하고 재수 없다?”

“…….”

“천상천하 유아독존 국랭 1위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마주 앉은 태서의 눈썹이 흠칫 떨렸다.

몇 년째 헌터 길드의 수장으로서 긴급 작전 회의만 주구장창 하고,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지 않으려 강한 척을 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온갖 끔찍한 경험을 하고…….

정작 또래와의 평범한 교류는 없었던 태서. 슬프게도 결국 다나까 말투가 조금은 입에 붙어버린 것이다.

마치 유치원 교사가 ‘여러분 조용, 박수 짝짝!’이 말버릇으로 입에 붙거나, 올레브용 알바생이 ‘어서오세요! 올레브용입니다!’ 가 딸랑 소리에 자동반사적으로 나오듯, 일종의 직업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건 영입 대상이기 전에 오랜 친구다. 직업병을 드러낼 필요는 없지.

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당장 고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노력해 보겠……볼게.”

“그래, 이해한다. 하지만 길드 영업은 이제 그만 포기해라.”

하빈이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턱을 괴었다. 태서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일단 들어 봐. 조건을 좀 바꿔봤다.”

“조건? 그럼 본론은 결국 길드 영입이잖아! 나 헌터 안 한다고.”

“안 해도 된다.”

“뭐?”

거침없이 던져진 말에 하빈이 고개를 돌렸다. 태서가 이어 말했다.

“원한다면, 퀘스트에 참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름만 올려놔 주면 던전에 들어가지 않아도 좋아. 입구에서 대기하면서 놀아도 되고, 모든 참여는 전적으로 네게 달려 있는 걸로.”

“……난 어디 소속되는 거 자체가 싫은데.”

“꼭 소속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돼. 다른 길드의 허가를 받는다면, 이중 소속도 가능하고.”

“흐음.”

“그래도 다른 길드원이 받는 혜택은 전부 네게도 보장한다. 금전적인 측면의 보수는 네가 원하는 적정선을 불러.”

‘왜 이렇게까지 퍼주는 거지?’

하빈이 의심스러운 눈길로 태서를 살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돈이랑 빽이랑 정보만 챙기라는 거 아니야? 너무 개꿀인데.’

자고로 너무 혜택이 빠방한 이벤트는 까고 보면 비지떡일 때가 있다.

5년 차 살림꾼 하빈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자, 태서가 재빠르게 덧붙였다.

“아직도 고민이 된다면, 한두 번 정도 체험하고 바로 손을 떼도 돼. 혹시 지금 하는 연수, 길드 차원에서 진행하는 던전이나 탑 공략에 참가만 해도 실기 대체로 쳐주는 거 알고 있나?”

“오……?”

처음으로 하빈의 눈빛이 약간의 이채를 띠었다.

“즉, 네가 이걸 이용한다면, 연수 기간 동안 우리 길드의 공략 명단에 이름만 올려놓고 빠질 수 있다는 뜻이지.”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안 그래도 하빈은 앞으로의 실기 연수에서 그녀가 조금이라도 힘 조절에 실패하면 어떤 참사가 날지 매번 고민하던 차였다.

‘개미 눈물의 소금 결정만큼 힘 쓰기 너무 까다롭고 귀찮다고!’

까딱 잘못했다가는 힘숨찐인거 다 들키고 기물파손이나 인명피해가 날지도 모르는 일.

‘진짜로 연수 기간 동안만 칼리고 측 명단에 이름 올리고 쏙 빠져나올까?’

가입은 안 하고 혜택만 받고 빠져나오기!

하빈이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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