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는 오늘도 은퇴를 꿈꾼다(16) (16/268)

016. T:ME C△P2ULE?

“……정말 큰일이야.”

하빈이 심각한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 중얼거렸다. 아헤자르가 물었다.

[왜 그러느냐?]

“잘잘, 사실 솔직히 너한테만 고백하는 건데, 난 동물을 잘 키울 자신이 없다?”

[……?]

하빈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학교 앞 병아리를 보고 혹했을 때부터 우리 엄마가 그러셨지. 동물을 함부로 집에 데려오지 말라고. 생명을 책임지는 건 보통 일이 아니라고.”

[맞는 말이긴 하다만…….]

그게 왜 이 상황에서 나오는 것인가.

“……으으음.”

[…….]

하빈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말을 맺었다.

“병아리도 키워 본 적 없는데, 시작부터 용을 키우다니…… 너무 어려운 난이도야.”

그랬다.

그들의 고민은 바로 책상 위에 놓인 생물체 때문이었다.

삐야악?

바스락, 바스락.

아장아장 알껍질을 깨고 나오는 조그마한 새끼 용.

<이름 없는 용의 환생 – 리베르타>

이름조차 지어지지 않은 채 급하게 생성되었던 오류투성이 용은, 부여받은 첫 임무를 실패하였습니다. 그 대가로 형체를 잃고 소망만 남은 채 다시 태어났습니다.

어떤 형태로 다시 자라나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누군가 이름을 붙여 주었으니 두 번째 삶은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