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뭐야 다 치트키 쓰네
제목: 강태서 진짜 성좌 없음?
본문: 국랭1위/월랭2위가 강태서잖아
근데 강태서 성좌 없다며?
월랭1위인 피데스는 성좌 강력한 거 있는데
그럼 성좌 떼고 싸우면 실질적 1위는 강태서 아니냐?
└ ㅇㅇ피데스 성좌빨임ㅋㅋㅋ
└ 그니까 강태서가 더 대단한 거지 성좌도 없이 월랭2위!
└ 외쳐 갓태서!
└ 우리나라는 강태서랑 채남매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진짜
└ ....?
└ 뭐? 피데스가 성좌빨?ㅋㅋㅋㅋ미친새기들 아무리 국뽕으로 강태서 과대평가해도 정도가 있지
└ 지금 뮤튭에서 피데스 모음집 보고와라 성좌 있다고 그게 되냐?
└ 여기 애들 네아이바 있어도 그렇게 못함ㅋㅋㅋㅋ
└ ㅇㅈ 피데스 미만 잡~
└ 아무리 성좌 있니없니해도 결과가 전부임 피데스 미만 잡~
└ ㅋㅋㅋㅋ잡았다 요놈 네가 게시글마다 ‘피데스 미만 잡’달고다니지?
└ 그게 이놈이었냐?
└ 말투보니 맞는것같은데
└ 개웃기네ㅋㅋㅋㅋㅋ
└ 어쨌든 강태서 대단한거맞음 성좌없는 인간중에서는 1위라는 거잖아
└ 그렇긴해...
└ 근데....
└ 강태서 진짜로 성좌 없는 거 맞을까....?
└ ?님은 또 머임
└ 뭔데
└ 이거 어그로임 무시하셈
└ 아니 나 어그로 아냐!! 진짜로 좀 이상해서 그래
└ 나도 확실한 건 아닌데 좀 짚이는 게 있거든. 잠시 기다려봐 증거사진 들고올테니까.
└ 오 썰풀어봐 뭔데
└ 이러고 사라지기만 해봐라
└ ?
└ 뭐야 안 오네
└ 잡혀감?ㅋㅋㅋ
└ 내말 맞지? 어그로라니까
└ 느낌 쎄한데...
└ ㄴㄴ이런 놈들 많음 이건 잡혀가는 척 하는 어그로임
└ d ii 아ㅇㄴldi ᅟᅡᆫ!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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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태서 팬들이 강태서를 칭찬할 때, 다들 꼭 덧붙이는 말이 있다.
‘성좌도 없는데 월랭 2위!’
대단한 거였다. 게임으로 치자면 과금 없이, 캐시 템이나 치트키 하나 없이 오로지 본인이 타고난 재능과 실력으로 오른 자리나 마찬가지. 그 점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진정한 인간 승리!’
‘강태서가 성좌 얻으면 피데스가 당장 1위 자리 내줘야 함’
‘성좌 떼고 싸우면 강태서가 세계 최강이지. 아무튼 그래.’
‘근데 성좌를 못 얻는 거야, 안 얻는 거야?’
‘있는데 숨기는 건가?’
여러 찬사와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강태서는 공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네. 말씀하신 대로, 저는 현재 성좌가 없습니다. 다만,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계약할 의향은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지 벌써 4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인 상태. 사람들은 이제 이렇게 추측하기 시작했다.
‘성좌 고르는 눈이 높나 보네.’
‘첫 성좌를 네아이바급으로 갖고 싶나 봐.’
‘없어도 월랭 2위인데, 조급할 필요가 없는 거지.’
“흐음…….”
대환장 반창회가 끝나고 숙소에 도착한 하빈. 그녀가 곰곰이 인상을 찌푸렸다.
“성좌 없어도 인간승리로 오른 자리래서, 그 말들을 나도 믿었는데.”
그녀가 실망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근데 사실 성좌 있었다고? 배신감 느껴지네? 이거 알면 나 말고도 전 세계가 배신감 느낀다!”
성좌 있는 걸 숨기다니, 노양심!
그렇게 살면 안 되지.
하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팔짱을 끼었다. 아헤자르가 재빨리 지적했다.
[……그런데 하빈, 사실 너도 나를 숨기고 있지 않느냐?]
“크흠, 흠!”
하빈이 머리카락을 꼬며 덧붙였다.
“에이, 나랑은 사정이 다르지! 성좌 없는 이미지로 칼리고랑 강태서가 얻은 이득이 얼마나 많은데? 성좌도 없이 월랭2위면,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테니,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투자 많이 받았어. 게다가 사람들도 그걸로 강태서 높이 평가하니까.”
‘그것에 비하면 나는 그저 조용히 살고 싶은 선량한 힘숨찐! 그렇고말고!’
비교 대상이 안 된다.
떳떳해진 하빈이 폭신한 침대에 누워 태블릿을 켰다. 오늘도 이렇게 뒹굴거리다 잠들어야지.
하빈은 반창회에서 딱 약속한 30분을 채우고 바로 달려왔다.
강태서의 제안은 당연히 모두 거절!
“안 가, 안 간다고, 진짜 안 간다니까! 왜 말귀를 못 알아듣지?”
‘솔라리스’도 거절했는데 ‘칼리고’라고 가겠는가?
하빈의 눈에는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죄다 들어가면 헌터로 구르느라 잘 쉬지도 못할 거야. 다른 길드원들한테 내 사정을 들키기도 쉽고.’
강태서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이 마지막까지 미련이 남는 듯 붙잡았지만 눈 딱 감고 바로 귀가했다.
“……에휴. 반창회가 뭐라고 이렇게 피곤한지. 박민수는 갑자기 쓰러지질 않나, 태서 이 자식도 오랜만에 보자마자 하는 소리가 길드 영입 제안이 다야?”
안 본 사이에 사회성이 많이 사라졌군, 안쓰러운 자식.
과거의 우정을 생각하며 나긋하게 걱정을 덧붙인 하빈이 턱을 괼 때였다. 아헤자르가 물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왜 가장 중요한 것을 묻지 않느냐?]
“뭐가.”
[강태서의 성좌가 어떤 존재였는지는 궁금하지 않느냐?]
“…….”
하빈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랬다.
술자리에서 아헤자르의 말을 들은 하빈은 일단 그 자리에서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 않았다.
‘……무슨 뜻인지 알겠으니, 숙소 가서 설명하자, 잘잘아.’
당시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친구들과의 술자리 한가운데서 아헤자르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듣는다? 그것도 코앞에 강태서까지 앉혀놓고?
아헤자르랑 수다 떨다 실수로 성좌의 존재를 주변에 들키는 것은 절대 사양이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잘잘아, 너 다른 사람 성좌도 감지할 수 있니?”
하빈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귀찮은 주제긴 했지만 이건 꽤 중요했다. 금속 탐지기도 아니고 상대의 성좌를 간파할 수 있다니, 이런 능력은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사실이라면 꽤 쓸모가 있겠는걸?’
가뜩이나 모든 성좌들이 적대한다는 알림까지 떴던 그들이다.
‘앞으로 귀찮은 성좌 있으면 다 피해 다녀야지.’
하빈이 그 용도를 생각하는 동안, 아헤자르는 자신의 쓸모가 증명된 것이 기뻤는지 신이 나서 설명했다.
[그렇다! 웬만한 성좌들은 감지할 수 있다!]
“웬만한 거면, 전부 다는 아니라는 거야?”
[그렇다. 다른 건 몰라도 성물 등급은 때에 따라 파악이 불가능하다. 그 정도의 상대가 완전히 자신을 숨기려고 든다면…… 아주 희미한 기운 정도로만 느껴지겠지. 그건 나도 파악이 어렵다.]
“아리까리하다는 거네.”
[아, 아리까리라니! 그렇게 하찮게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이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늘!]
아헤자르는 생각에 잠긴 듯 잠깐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그리고, 강태서가 그런 경우였다. 완전히 숨긴 것이 아니라서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그래도 파악이 어려웠다. 생전 처음 접하는 특이한 기운이었다. 분명 성물 등급 정도의 무언가를 가지고는 있는데…… 느낌도 그리 좋지가 않아서.]
“찜찜하다는 거네.”
[찜찜……,]
그게 표현이 그렇게 되는 건가.
아헤자르가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다물었다.
“그래, 그 외에는 뭐 없어?”
[아직까지는 그것뿐이다!]
“흐음……. 그럼 너 말고 또 성좌 탐지 가능한 놈 있냐?”
하빈이 날카롭게 물었다. 이건 중요한 문제였다. 아헤자르가 다른 성좌들을 알아내는 것처럼, 다른 누군가가 역으로 하빈과 아헤자르를 눈치챈다면?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헤자르는 즉답했다.
[아마 없을 거다. 내가 일부러 스스로를 드러낸다면 눈치챌 수도 있겠지만.]
“그럼 꼭 숨기고 다녀라.”
[물론이다!]
‘못 믿겠는데.’
하빈이 불신의 눈빛으로 아헤자르를 건너다보았다. 저렇게 잘 숨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놈이 제 입으로 소리를 질러서 벌써 두 번이나 들켰다.
자고로 머리가 나쁘면 능력이 출중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법이다.
“뭐, 일단 그건 그렇다 치고.”
하빈이 탁, 태블릿을 치웠다. 침대를 한 바퀴 뒹굴 구른 그녀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털썩 일어나 앉았다.
“흥이 다 깨져버렸어. 오늘은 영상 말고 미뤄둔 거나 좀 정리해야겠다.”
[미뤄 둔 것이라면……?]
하빈이 상태창을 열었다. ‘미확인 알람’들이 몇 개나 쌓여 있었다. 그중에서는 이런 것도 있었다.
[퀘스트 완료 보상]
[거울 던전 클리어 보상입니다.]
“저번에 거울 던전 클리어하고, 보상받는 걸 미뤘거든.”
[……?]
거울 던전도 던전이다. 클리어하면 보상이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하빈은 그 자리에서 바로 열람하지 않고, 대충 넘겨두었다.
[‘대충’? 그, 그걸 왜 대충 넘겨둔단 말인가? 설마 그것마저도 귀찮았느냐?]
아헤자르가 황당한 듯 끼어들었다.
그동안 웹소설과 여러 매체들을 접한 아헤자르도 그 정도 상식은 알았다. 퀘스트 보상이란 게 아주 쏠쏠하다는 것.
대부분의 헌터들이 보상을 얻기 위해 구르고, 그것에 희열을 느끼건만!
하지만 하빈은 딱 잘라 대답했다.
“안 돼, 이거 만약 그 자리에서 열람했으면 채씨 심문이 제대로 안 됐을 거란 말이야. 그 인간 분명, 이거 보고 뭐라 하느라 시간 잡아먹었을걸? 게이트에서 나오고 나서도 귀찮아지고.”
[대체 보상이 뭐기에 그러느냐?]
하빈은 인상을 찌푸리며 알림창을 확인했다.
[피지 못한 용의 숨결 × 1]
[존재할 수 없는 편지 × 1]
하빈이 ‘피지 못한 용의 숨결’ 글자를 가리켰다. 그 옆에 작게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 단, 열람 시 즉시 부화하니 주의 요망]
“부화하면 아주 곤란해지는 거.”
[설마…….]
거울 던전의 최종 보스는 용이었다. 보상 이름에도 ‘용’이 대놓고 등장한다. 하빈은 그 옆에 있는 작고 동그란 아이콘을 찌르며 덧붙였다.
“맞아. 용의 알이지.”
[……!]
* * *
지구 반대편,
피데스의 집무실.
현시우는 오늘도 서류 옆에서 통신기를 붙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새로 고용한 정보원의 보고를 듣는 중이다.
“……말씀하신 표적 말입니다만,”
표적.
현시우가 표적으로 감시하는 인물은 많았지만, 이번 보고는 특히 그의 동생, 현하빈에 대한 내용이었다.
시우는 귀를 기울였다. 보고가 이어졌다.
“솔라리스와 칼리고에게 모두 제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역시.”
현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는 그의 예상범위였다.
“그럼 어딜 골랐지?”
‘……이번은, 솔라리스였으면 좋겠는데.’
시우는 회귀 전 지난 삶을 떠올렸다.
‘솔라리스’와 ‘칼리고’.
한쪽은 히든카드를 지닌 슈퍼 리치. 다른 한쪽은 강력하지만 속이 시커먼 이중 스파이.
아무래도 전자가 아군으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통신기 너머의 대답은, 그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둘 다 거절했다고 합니다.”
“……?”
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말문이 막힌 시우.
잠시 머쓱하게 머리를 쓸던 그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진중하게 물었다.
“……그럼 그쪽 정보는 이게 전부인 건가?”
“네. 그 외의 일과는 그저 영상 보며 방에서 뒹굴기, 배달음식 먹기, 교육 지각하기, 술자리에서 상대 기절시키기 등등…….”
“…….”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
‘현하빈…… 정말 알차게 놀고 있구나.’
지난 가정방문이 끝난 이후로, 현시우는 종종 하빈의 정보를 전해 듣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의심했다.
‘설마 진짜로 놀겠어? 그렇게 놀 애는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현하빈은 원래 저렇게 모든 걸 내팽개치고 노는 애는 아니었다.
게이트 사태 이전에는 자타공인 성실한 학생이었고, 지난 회차에는 단신으로 세계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 열심히 구르며 가공할 업적을 세웠다.
그래서 말로만 놀겠다 하고 혹시 뒤에서 딴생각 품고 있는 거 아닌가 의심했는데.
‘이번 회차에서는 정말로 놀 건가 보다.’
후우.
현시우가 안도인지 피곤함일지 모를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쪽이지.”
그가 허공을 노려보았다.
알림창.
허공에 뜬 창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특별 퀘스트 - 기만의 수호자를 처치하시오.]
[보상: 부활석 10개]
“…….”
SS급 이상에게 모두 주어지는 퀘스트.
그것은 당연히 현시우에게도 떨어졌던 것이다.
‘보상이 부활석이라.’
현시우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저기 적힌 ‘부활석’은 이름만 그럴듯할 뿐, 진짜로 죽은 사람을 돌려주지 않는다.
침묵에 잠긴 채 한참 알림창을 쳐다보던 현시우가 입을 열었다.
“네아이바,”
[왜?]
“시스템은 X신일까요?”
[뭐, 뭐?]
필터 없이 뱉은 말에 네아이바가 당황해서 반문했다. 현시우가 말을 이었다.
“그렇잖습니까. 가만히 있으면 현하빈이 알아서 잘 놀고 잘 쉬고, 방해 안 한다는데.”
현시우는 방금도 확인했다. 하빈은 헌터를 할 마음이 없다. 그동안 고생한 만큼, 조금이나마 쉬는 중일 뿐이다.
“그런데, 시스템은 왜 굳이 혼자 찔려서.”
[…….]
“자기 무덤을 판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진정해라.]
네아이바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현시우의 말투는 여전히 침착했지만, 집무실 안을 가득 채우는 공기는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다.
“……하긴 그 정도로 생각이 있는 존재였다면 애초에 이런 짓거리를 안 했겠죠. 이거 어쩌면, 좋아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해야 할 적의 머리가 이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뜻이니까.’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말을 끝맺은 현시우가 다시 통신기를 집어들었다.
몇 번 신호가 가기도 전에 상대가 받았다.
“네, 이쪽은 SPES 협회 관리사무국…….”
“접니다.”
“헉, 피데스 님? 무슨 일이십니까?”
SPES.
전 세계의 국가들과 헌터들이 함께 세운 협회. 헌터와 관련된 국제적 이슈나 외교적인 문제 해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자처하며, 각국에 흩어진 크고 작은 헌터 협회들을 관리하고 중재하는 곳이었다.
처음 세울 때 핵심인물이 된 것도 현시우, 현재 협회장으로 앉아 있는 것도 현시우다.
“이번 SPES 회의, 제 권한으로 조금 더 일찍 당기겠습니다.”
“네? 피데스 님이면 당연히 가능하겠습니다만, 사유가…….”
그리고 SPES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회의가 있었다.
물론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각국의 대표 랭커들과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길드의 길드장만 참가 자격이 있는 회의.
참가 멤버들끼리 탑과 던전 공략에 대한 중요한 사항을 서로 공유함은 물론, 직접 협력하여 함께 탑의 클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중요한 안건이 추가됐습니다. 이번 회의 주제는…….”
현시우가 고개를 기울였다. 대놓고 ‘기만의 수호자’를 주제 삼을 마음은 없었다.
그럼 뭐라고 이야기를 던져야 다들 부랴부랴 알아서 모여들까.
“…….”
생각에 잠겨 있던 그의 시선 너머로 거대한 ‘킬스크린’을 찍은 사진이 보였다.
전 세계 모든 헌터들이 달라붙어서 열심히 공략하고 있는 탑.
이제 겨우 26층에 도달했었나?
“……탑을 50층까지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전하세요. 위험 부담 없는 방법이라고도.”
이 정도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앞다투어 모여들겠지.
“네? 네에? 50층이요? 피데스 님! 대체 그게 무슨!”
경악해서 되묻는 통신기 너머의 외침을 흘려들으며, 현시우는 자리에서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