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화
“여기는 유로 2040 결승전이 펼쳐질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파르켄입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결승전이 시작하기 2시간 전입니다. 벌써 입장해 경기를 기다리는 관중이 상당한데요.”
“아무래도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첫 번째 결승전이라는 기대감 때문이겠죠. 더구나 하인스를 비롯해 에드워드 브라운, 크레토, 케이힐, 잉스 등 잉글랜드의 슈퍼스타들이 모두 선발로 나오죠. 프랑스 역시 알퐁스 르마, 두베르네, 시코, 다쿠르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총출동합니다. 더군다나 잉글랜드는 유로에서의 첫 우승을, 그것도 프랑스를 상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죠. 반대로 프랑스는 숙적 잉글랜드를 상대로 해 우승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런 기대감들이 암표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34 월드컵 결승전에는 독일과 브라질이 만나면서 암표 가격이 최대 7천 달러에 거래된 적이 있었죠. 이번 결승전에서 그 기록을 깨고 7천5백 달러에 거래됐다고 하죠.”
“2024년 음지의 암표를 근절하고자 피파에서 직접 사이트를 운영하며 음지 사이트를 모두 고소한 적이 있었죠. 그 후 피파 공식사이트에서만 거래되면서 암표 가격이 내려갔었는데요. 공식사이트에서 인증하다 보니 안정적인 거래가 되면서 다시 올라가는 추세였죠. 그 최정점이 2034 월드컵 결승이었고요. 이번 유로 2040에서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만나면서 최대금액이 나온 것 같습니다. 특히 매수자가 잉글랜드의 최대 투자 그룹의 회장이었다고 하죠. 결승전 암표를 구하고 난 후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의 우승 시 일주일 수수료 할인을 해주겠다고 공언했죠. 영국 언론에 따르면 그 금액만 3억 파운드에 달할 것이라 예상하더군요.”
“어제 암표 가격과 함께 또 하나의 소식이 인터넷 곳곳을 점령했죠. 유로 2040이 결승전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본격적인 이적시장이 펼쳐졌습니다. 그간 많은 루머가 있었죠. 바로 하인스에 대한 계약인데 18살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는데 계약상 바이아웃만 1억 4천만 유로였습니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의 활약으로 1억 4천만 유로를 감당하겠다고 뛰어든 여러 클럽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는 재계약을 통해 하인스의 계약조항을 고치고 싶어 했죠. 그런 하인스의 재계약이 체결됐고 하인스의 에이전시인 랭커리지 에이전시와 레알 마드리드가 공동으로 오피셜을 냈다는 소식이었죠.”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며 합의된 내용이 살짝 언급됐는데요. 주급은 기존 20만 유로에서 크게 올라 65만 유로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기존 바이아웃조항을 삭제했다고 합니다. 바이아웃을 삭제하는 동시에 선수의 이적거부권까지 명시했죠. 선수의 이적거부권이 이례적이라고는 하지만 더 이해할 수 없는 조항이 있었죠. 계약기간 4년. 4년 후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는 점입니다.”
“하인스의 나이가 이제 20살이지 않습니까? 그럼 24살에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는 말이죠?”
선수들의 전성기는 보통 25세 전후였다. 선수에 따라 다르지만 26세에 최정점에 오르고 29살이 넘어가면 가파르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시작점에서 최전성기 그 후 떨어지는 모습을 그래프로 그려 에이징 커브라고 칭했다. 그렇기에 어린 선수들을 영입한 경우 계약기간을 오래 가져가는 게 보통이었다.
“하인스 선수의 계약기간이 2년밖에 남지 않았지 않습니까? 말이 2년이지 보스만룰을 생각하면 1년 6개월 후면 자유계약선수가 되면서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하고 하인스가 팀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4년이란 시간이 생긴 거죠.”
“아 레알 마드리드에게 다시 4년의 시간이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군요. 하인스 이제 주금이 65만 유로가 되면서 이번 시즌 기준으로 주급 순위 5위에 올랐다는 기사가 있더군요. 아직 각 클럽 에이스들의 계약이 끝나지 않아 변동이 있겠지만 10위권 안이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각 클럽 에이스들의 주급이 크게 오르는 추세죠. 그만큼 에이스가 팀에 주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말이 되죠. 물론 빅클럽으로 가면 그런 선수가 여러 명이지만요.”
안수 파티가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며 받는 주급이 90만 유로였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시우바가 받는 주급이 85만 파운드였으니 유로로 환전하면 100만 유로였다. 지난날 100만 유로를 받았던 플로리안 비르츠 이후 4번째로 100만 유로클럽에 이름을 올린 시우바였다. 이번 재계약 시즌이 오면서 100만 유로가 또 탄생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있는 만큼 선수들의 주급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였다.
“더욱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러시아와 동부유럽 국가들에 대한 피파 징계가 풀리지 않습니까? 러시아에서 다시 돈을 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더군요.”
“이제 러시아 리그가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다는 소리죠. 유로에도 복귀하면서 다시 24강 체제가 된다는 소리도 있고요.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2022년 러시아의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 피파를 비롯한 유럽축구연맹은 러시아와 러시아에게 동조한 동부 유럽국가를 바로 피파와 유럽축구연맹에서 퇴출시키는 강수를 두었다. 그 후 15년이 지나 다시 가입을 승인하면서 러시아를 비롯한 동부유럽이 축구 외교의 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하인스 외에도 몇 선수의 이적이 오피셜로 떴죠. 잠깐 살펴보자면…….”
***
“오프 시즌의 동향을 살펴보는 동안 어느덧 1시간 지났군요. 지금쯤이면 양 팀의 엔트리가 제출됐을 텐데요.”
“이미 10분 전에 제출돼서 방금 방송국으로 넘어왔다는 소리를 들었으면서 그렇게 너스레를 떠나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생방송으로 방송하고 있었다. 먼저 시청자들을 선점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어느 곳보다 빠르게 선발 라인업을 발표하기 위해서도 있었다.
“오늘 해설위원으로 참여하신 두 분께서 예상 라인업을 말했었는데 얼마나 들어맞는지 보겠습니다. 먼저 잉글랜드의 라인업입니다. 골커피는 프레스턴 볼.”
“이번 대회 잉글랜드가 치른 6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하는 볼 선수죠. 특히 8강 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리의 주역이었습니다.”
“중앙수비수에는 잉스, 콜. 좌우 윙백에는 핸더슨과 케일이 선발로 출전합니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헐시티에서 주전 센터백을 맡고 있는 두 선수죠. 잉글랜드 수비의 핵심인 만큼 이번 경기에도 선발 출전하였습니다. 프랑스를 상대하면서 수비 때문에 베이어와 산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었지만 레쉬포드 감독 공격적인 핸더슨과 케일을 선택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드에는 케이힐과 메슈가 선발로 출전합니다.”
“뉴케슬의 케이힐과 웨스트햄의 메슈. 모두 수비형 미드필드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모든 감독이 탐내는 자원입니다. 최종수비수 앞에서 프랑스가 자랑하는 시코와 두베르네를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앙 미드필드에 하인스, 레프트 윙포워드에 에드워드 브라운, 라이트 윙포워드에 크레토가 출전합니다.”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아니 세계 어느 대표팀과 비교해도 최고로 꼽힐 수 있는 조합입니다. 라리가의 득점왕이자 어시스트도 3위에 올라있는 하인스. 프리킥 골 역시 라리가에서 2위에 올라있죠.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인 에드워드 브라운입니다. 호리호리한 몸답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윙어입니다. 빠른 발과 터프한 돌파력을 가지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세리에A의 어시스트 2위에 오른 크레토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최고의 유망주였지만 쉽사리 터지지 않는 포텐에 피오렌티나로 이적해서 좋은 활약을 보입니다. 지금도 크레토가 다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복귀한다는 루머가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존 에딩이 서겠습니다.”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존이죠. 득점은 팀에서 3위이지만 어시스트도 2위에 올라있는 존입니다. 바르셀로나에 높이까지 더해주며 바르셀로나가 라리가 2위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선수입니다.”
캐스터가 선발 라인업을 부르면 해설자들이 번갈아 가며 선수들을 소개했다. 중계석 앞에 앉아있는 피디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것을 보면 시청률도 잘 나오고 있다는 뜻이었다.
“레쉬포드 감독이 부임한 이후 기존 대표선수들을 모두 갈아엎지 않았습니까? 불과 2년 전에 월드컵 준우승을 가져온 스쿼드였는데도 말이죠.”
“잉글랜드 대표팀이 노쇠해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죠. 라리가로 이적한 하인스를 배려해 소집하지 않으니 승도 거의 없었고 피파 랭킹도 많이 떨어졌고요. 그때 감독의 무단 이탈이 나왔고 새로 선임된 감독이 레쉬포드 감독이었죠.”
“레쉬포드 감독이 취임하자마자 선언한 리빌딩이었죠. 이미 아르헨티나 월드컵을 뛰었던 선수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었으니까요. 그렇게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지금 주전으로 뛰고 있는 존과 크레토, 케일, 볼이었죠.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까지 하면 평균연령이 제일 어렸으니까요.”
“말씀하신 대로 리빌딩이 되면서 잉글랜드 언론들은 리빌딩이 너무 급진적이지 않느냐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레쉬포드 감독이 뚝심으로 밀고 나갔죠.”
“물론 레쉬포드 감독이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죠. 지금 대표팀의 주장인 하인스를 중심으로 에디가 공격진에 그대로 남아있었으니까요. 새로 합류한 존과 볼 같은 경우는 소튼 유스부터 1군에서 함께 뛰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럼 잉글랜드에 맞설 프랑스대표팀의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골키퍼는 프랑스의 주장이죠. 다쿠르가 선발로 출장합니다.”
“파리 생제르맹의 주전 골키퍼이자 프랑스 넘버원 골키퍼입니다. 잉글랜드의 케인, 독일의 베르트알과 함께 세계 3대 골키퍼로도 꼽혔던 골키퍼입니다. 케인과 베르트알이 아르헨티나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해 혼자 남아있죠.”
“중앙수비수에 코앵, 루브, 도르맹이 서게 됩니다.”
“프랑스의 쓰리백이죠. 코앵과 루브는 파리에서 팀 동료로 뛰고 있는 만큼 호흡이 상당히 좋습니다. AS모나코에서 뛰고 있는 도르맹. 키가 큰 만큼 존을 적극적으로 마크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드에 푸레, 양 측면에 주아멜과 살리바가 섭니다. 공격형 미드필드로 시코와 두베르네가 서게 됩니다.”
“역시 파리 생제르맹의 수비수죠. 푸레가 중앙을 맡고 양 측면 수비와 공격을 함께 책임질 AS모나코의 주아멜과 올림피아 리옹의 살리바입니다. AS모나코와 리옹에서 측면을 맡고 있는 공격자원이죠. 수비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두 선수입니다. 프랑스의 트뤼포 감독이 결승전을 준비하며 많은 고심한 것이 느껴지죠. 주아멜과 살리바 역시 이번 대회에서 3번째로 선발출전합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알퐁스 르마와 프랑코가 섭니다.”
“유벤투스의 야생마로 불리는 르마죠. 이번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를 우승으로 이끈 정통파 스트라이커입니다. 팀 사정에 따라 왼쪽 윙포워드나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출정하는 프랑코. 이번에는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르마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는 선수죠. 이번 이적시장에서 가장 먼저 오피셜을 띄운 선수이기도 하죠. 보르도에서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이적을 확정한 프랑코입니다.”
캐스터는 해설자의 말이 끝나자 숨을 돌리고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선발 라인업을 보시고 어떠십니까? 어디가 승리할지 감이 오시는지요.”
“양 팀 모두 최상의 조합을 들고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늘 프랑스의 선발로 나온 주아멜과 살리바가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프랑스는 주아멜과 살리바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잉글랜드는 해온 대로만 하면 충분히 프랑스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프랑스의 킥오프로 시작할 유로 2040 결승전을 함께 보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