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187화 (187/200)

187화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덴마크 브뢴뷔입니다. 코펜하겐 인근에 있는 브뢴뷔는 덴마크 최고의 클럽 FC쾨벤하운에 이어 두 번째로 우승이 많은 클럽을 가지고 있죠. 그런 만큼 320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브뢴뷔 스타디움이 있는 지역입니다.”

“개막전과 결승전이 치러질 파르켄 다음으로 큰 경기장이죠.”

“이곳 브뢴뷔 스타디움에서 유로 2040 준결승 첫 번째 경기인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경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1시간 전에 발표된 라인업에서 잉글랜드는 큰 변화가 있었죠?”

“다들 예상하셨다시피 잉글랜드의 주전 윙어인 에드워드 브라운과 크레토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습니다. 지난 독일과의 8강전에서 공수에 걸쳐 활약했던 두 선수였죠. 그만큼 엄청난 거리를 뛰며 체력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선수는 4강에서도 뛰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레쉬포드 감독이 두 선수를 경기장에 데려오지도 않은 채 결승전이 열리는 코펜하겐에서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죠. 반드시 결승전에서 뛸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이죠.”

“그래서인지 어제 열렸던 사전 인터뷰에서 레쉬포드 감독의 비장미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럼 잉글랜드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골키퍼에는 지난 독일과의 8강에서 MVP였죠. 프레스턴 볼이 다시 한번 장갑을 끼겠습니다. 중앙수비수에는 잉스와 콜이 양쪽 윙백에는 지난 8강전에 이어 이번 경기에도 베이어와 산타가 선발로 출전합니다. 수비형 미드필드는 케이힐과 샤네가 그 앞에는 하인스, 에드워드 브라운과 크레토가 빠진 윙에는 맨시티의 켄과 토트넘의 바디가 선발로 출전합니다. 최전방에는 오늘도 역시나 존 에딩이 서게 되는군요.”

“이탈리아가 다득점을 하는 팀은 아니지만 한 번의 역습이 무서운 팀이거든요. 지난 스페인전 때 전반 7분 만에 넣은 득점도 역습에 의한 득점이었죠. 그런 역습을 막기 위한 선발 라인업입니다. 떨어질 공격력을 대비해 샤네를 투입했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켄과 바디에 대해 이야기해주시죠.”

“이번 시즌 맨체스터시티의 선발 라인업에는 밀렸지만 지난 시즌까지는 멘체스터 시티의 주전 레프트 윙포워드였던 켄이었죠. 이번 시즌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지난 시즌과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죠. 그러나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를 한 레쉬포드 감독이 컨디션이 정상으로 올라왔다고 할 정도로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바디 역시 이번 시즌 유로파에서 뛰며 토트넘의 핵심 공격진인 만큼 어떤 활약을 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잉글랜드에 볼이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지코 발렐라가 있습니다. 이번 대회 4경기 동안 평균 선방 횟수 7.2회에 빛나는 발레라. 카테나치오가 완벽하다고 해도 발레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질 수 있었던 경기가 많았죠? 중앙 수비수에는 스테판 바스토니, 마누엘 시구, 폴리타노가 쓰리백으로 양쪽 윙백에는 포메가와 코스토가 서게 됩니다. 수비형 미드필드로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톨로니가 선발로 출전합니다. 톨로니와 호흡을 맞추는 선수는 자카티가 나오게 되죠. 양쪽 윙에는 프란체스코 라차니와 다비드 비기가 서고 최전방에는 스테판 토니가 섭니다. 여기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가 바로 톨로니죠?”

“AS로마의 수비형 미드필드인 톨로니. 이제 20살이 된 톨로니가 선발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AS로마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의 활약 때문이었죠. 지금 시점으로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가진 선수를 꼽으라면 절반 이상이 하인스를 꼽을 텐데요. 그런 하인스를 경기에서 지워버린 선수가 바로 톨로니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지오바니 감독이 잉글랜드를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톨로니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 챔피언스리그가 끝난 이후에 AS로마에서 자주 모습을 보였던 톨로니였는데요. 그 후 활약도 괜찮았죠?”

“수비에 있어서는 경험이 쌓이면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톨로니였죠. 물론 공을 뿌려주는 모습이나 전개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파트너로 나온 자카티가 있기에 커버가 되는 모습입니다.”

“양 팀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펼쳐지는 준결승 첫 번째 경기. 이탈리아의 킥오프로 경기 시작합니다.”

***

“절대 선취점만은 뺏기지 마. 상대는 역습밖에 없는 거 알지. 끝까지 참아.”

레쉬포드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공격적으로 나서지 말라고 주문했다. 상대 골키퍼가 페널티킥에 대한 선방률을 40%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골키퍼는 45%에 달하는 선방률을 가지고 있는 볼이 있었다. 물론 승부차기까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승부차기를 하여도 좋다는 마음으로 경기하라고 지시했다.

이탈리아가 킥오프로 공을 뒤로 돌렸지만, 존과 하인스를 제외하고는 중앙선을 넘은 선수가 없었다.

“천천히 돌려. 막고, 막고, 또 막자가 우리의 장점 아니겠어?”

이탈리아의 주장인 발렐라가 자신에게까지 온 공을 다시 전방으로 돌리며 흥분하지 않게 선수들을 다독였다. 이탈리아 남자들답게 호방하고 직설적이고 열정적인 선수들이었다. 그게 좀 과하게 표출되면 카드가 나오긴 하지만.

“주장님께서 앞으로 나가지 말란다.”

“그래도 끌어내긴 해야지.”

경기 시작부터 전반 5분이 넘어가도록 이탈리아 진영에서 돌고 있는 공. 점유율 100%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기다려.”

“조급해하지 마. 어차피 저쪽도 넘어와야 해.”

중앙선을 넘어가 있는 선수는 존과 인수. 단 둘뿐이었다. 모두 중앙선에서도 한발 물러서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었다.

“앞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금만 더 버텨 보자고. 선수들한테도 10분까지는 버티라고 말 해뒀으니.”

레쉬포드 감독이 선수들에게 당부를 했지만 5분이 넘도록 상대가 공격을 들어올 의지가 보이지 않자 잉글랜드 선수들의 라인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도 똑같이 말을 맞춘 듯 수비진영에서 돌던 공이 미드필드진으로 올라왔다.

“켄, 바디. 앞으로 나가. 상대가 다시 공을 뒤로 돌리지 못하게 막아.”

샤네가 토니와 맞서며 켄과 바디에게 지시했다. 센터서클에서 맞선 샤네와 토니. 후방으로 공을 돌리기에는 켄과 바디, 인수가 패스의 길목을 막고 있었기에 샤네를 뚫고 사이드로 공을 돌려야 했다.

“뒤로 물러서서 돌려. 뚫으려고 하지 마.”

토니의 돌파력이라면 샤네는 충분히 뚫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바로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케이힐이었다. 토니도 뒤에 있는 케이힐을 보았기에 뒤로 물러서며 오른쪽으로 공을 돌렸다. 토니의 패스를 받은 라차니. 앞으로 치고 들어가기에는 베이어가 길목을 막고 있었다.

“이리.”

라차니가 쉽사리 결정을 못 하고 있을 때 뒤에서 커버를 들어온 자카티. 수비형 미드필드라고 하지만 개인기도 좋고 패스도 좋은 만능 미드필더였기에 중앙을 커버하기에 충분했다. 라차니의 패스를 받은 자카티는 바로 왼쪽으로 공간을 열었다. 산타와 비기를 경쟁시켰다. 산타가 더 뒤에 있었지만 뒤돌아 뛰어야 했기에 먼저 공을 잡은 건 비기였다.

“달려들지 마. 크로스만 막아.”

볼이 중앙으로 뛰어 들어오는 이탈리아 선수들을 보며 크게 소리쳤다. 이미 상황을 파악한 산타 크로스를 주지 않기 위해 비기에게 더 가까이 다가섰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중앙으로 파고든 상황. 공을 뺏기면 잉글랜드에게 역습의 기회를 줄 수도 있었다. 사이드에서 자신을 받쳐줘야 할 코스토가 들어오고 있었지만 바로 옆에는 바디가 따라붙고 있었다. 코너킥이라고 노리겠다면 산타의 발을 노리치고 찬 공. 산타의 발을 맞은 공은 다시 비기의 발을 맞고 골라인아웃이 되며 잉글랜드에게 공격권이 넘어갔다.

“자자, 천천히 하자.”

골라인 아웃이 되자마자 이탈리아 선수들은 바로 몸을 돌려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볼이 공을 찍었을 때는 잉글랜드 진영에 남아 있는 선수가 없었다. 바로 공격을 포기한 볼은 잉스에게 공을 넘겼다.

잉스와 케이힐, 샤네를 거쳐 인수에게 넘어온 공. 인수가 받았을 때는 이미 이탈리아의 토니가 인수의 곁에 붙어 있었다.

“내가 이탈리아 첫 번째 수비수야.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나를 넘어가라고.”

“에이 너무 쉬운데요.”

인수는 자신에게 어깨를 부딪치려는 토니를 피해 중앙으로 한 발 더 치고 들어간 인수. 거기엔 톨로니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오랜만이야.”

“그러게. 이번에는 한 번도 뚫리지 않겠어.”

“나도 뚫을 생각이 없어서.”

인수는 톨로니를 피해 후방으로 공을 패스했다. 토니를 피해 앞으로 나선 샤네가 공을 받아 오른쪽 사이드로 패스했다. 이미 수비가 완성된 이탈리아. 바디가 공을 받았지만 뚫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기에 다시 중앙으로 공을 연결했다. 톨로니가 인수에게 패스된 공을 막기 위해 태클을 하다 인수의 발을 걸었다.

삐익.

톨로니의 발을 맞은 공이 이탈리아 수비수에게 넘어갔기에 바로 프리킥을 지시한 주심. 발이 걸리긴 했지만 깊이 들어온 태클이 아니었기에 바로 일어선 인수는 뒤로 공을 돌리고 앞으로 뛰어 들어갔다.

“막아.”

인수가 이탈리아 진영을 뚫자 기다렸다는 듯 존과 켄, 바디가 파고들었다. 두 줄 수비의 1열과 2열 사이에 파고든 인수에게 패스한 샤네. 인수는 뒤에서 온 공을 발 앞에 멈췄다. 순식간에 인수를 둘러싼 이탈리아의 수비수들. 포위가 완성되기 전에 켄 앞으로 패스를 보냈지만 켄이 잡지 못하고 터치라인 아웃이 되고 말았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공격을 하고 있긴 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광판의 시계가 30분을 넘어가자 선수들의 기세가 점점 날카로워졌다. 서로 충돌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그만큼 주심의 휘슬도 더욱 자주 울렸다.

***

“선수들의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습니다. 방금도 이렇게까지 날카롭게 대응할 파울이 아니었거든요.”

“그렇습니다. 자잘한 파울들이 계속해서 나오니 가벼운 충돌에도 날카롭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주심이 양측 주장을 불러서 흥분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다시 이탈리아의 프리킥으로 시작된 공격. 공을 뒤로 돌리자 잉글랜드 선수들이 압박합니다. 골키퍼에게까지 간 공을 쫓아가는 존. 발렐라가 달려드는 존을 드리블로 피하며 코스토에게 패스합니다. 코스토에게 달려드는 하인스. 하인스가 달려들기 전에 중앙에 있는 톨로니에게 패스. 톨로니 공을 잡자마자 자카티에게 연결합니다.”

“역시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는 이탈리아입니다. 그런 이탈리아에 맞서 존과 하인스, 켄, 바디를 제외하고는 중앙선 아래에서 기다리는 잉글랜드죠. 준결승 대비하며 이탈리아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고 나온 잉글랜드입니다. 이탈리아 역시 철저하게 문을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하인스가 중앙에서 기회를 만들려고 해도 뚫고 나갈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좌우에 있는 켄과 바디 역시 공격이 풀리지 않자 답답한 심정을 표출하고 있거든요.”

“자카티가 전방으로 찔러 준 공. 토니가 공을 받아 우측으로 찔러 주려다 샤네의 발이 걸려 넘어집니다. 주심이 휘슬을 불자 샤네가 토니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주려고 하지만 토니가 거칠게 손을 뿌리칩니다.”

“방금 태클도 깊이 들어간 태클도 아니었고 스탠딩 태클이었거든요. 거기에 발이 걸려 넘어졌기에 저렇게 거칠게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데 양 팀 선수들 너무 과열되어 있어요. 주심이 결국 양 선수에게 구두로 경고하죠. 저렇게 해야 합니다. 과열된 분위기를 식혀주어야 하거든요.”

전반 내내 가벼운 충돌에도 거칠게 반응하자 대기심이 추가시간 3분을 표시했지만 주심은 1분 만에 전반전을 종료시켰다. 서로 수비적인 전술로 나와 많이 뛰지도 않았지만 흥분된 경기에 선수들은 씩씩거리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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