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175화 (175/200)

175화

“저쪽을 막으란 말이야. 뭐 해.”

맨체스터 시티의 포워드 4명이 한 번에 밀고 올라오자 수비수들과의 1:1 대결이 자주 펼쳐졌다. 라리오스가 마르체나와 자주 부딪히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쩔 수 없이 후베이루가 마르체나 쪽으로 더 붙어주며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사이드가 열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 틈을 제이비가 파고들면서 계속해서 크로스 기회를 주고 있었다. 다행히 크로스를 받는 선수들을 잘 막은 덕분에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는 자체가 기분 나빴다.

사이드가 열린 틈으로 제이비가 파고들었다. 제이비가 공을 잡은 것과 동시에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하는 브라프, 라바, 라리오스, 브랜드. 이번 기회는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후베이루를 앞에 두고 한 번 접은 제이비는 발끝으로 톡 차서 골대 앞으로 띄웠다. 정확히 브랜드의 머리를 보고 올린 공. 브랜드의 머리에 닿기 전에 두터운 주먹이 공을 펀칭해냈다.

“리바운드.”

공이 잘린 것을 본 맨체스터시티의 선수들이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봤을 때 공은 니실랴의 앞에 떨어졌다.

“돌아가.”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비명과 같은 외침이 나왔을 때 니실랴는 전방을 향해 높이 공을 차냈다. 중앙선을 넘어 떨어지는 공에 가장 빠르게 달려간 건 인수였다. 전방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드 판사스와 두 명의 중앙수비수가 있었다. 후방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과 코프와 마린이 달려오고 있었지만 패스하기에는 견제를 심하게 당하고 있었다.

‘뚫어야 해.’

바로 판단을 내린 인수는 공을 몰고 전방으로 뛰었다. 바로 앞에 판사스와 오른쪽에는 에투가 막았다. 스피드가 빠른 판사스보다 힘이 좋은 에투를 선택한 인수. 바로 오른쪽으로 치고 달리는 것으로 판사스를 떨구고 에투와 어깨를 부딪쳤다. 어깨를 부딪치며 힘으로 인수를 미는 에투. 인수는 에투가 미는 타이밍을 잡아 어깨를 살짝 비틀었다. 자기 힘에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는 에투. 끝까지 인수를 막기 위해 손을 뻗어 인수의 발목을 잡았지만 인수는 힘으로 에투를 뿌리치고 앞으로 달렸다.

에투가 인수의 발목을 잡았기에 반칙을 선언하려던 주심은 인수가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달리자 두 손을 쭉 뻗어 어드밴티지를 선언했다.

에투가 인수와 경쟁하는 틈을 타 다시 인수 앞으로 자리 잡은 판사스. 인수의 몸에서 공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인수의 왼쪽에서 공을 향해 쓸어내리듯 들어간 태클. 판사스는 자신의 태클이 성공할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인수는 판사스가 자신을 향해 달려올 때부터 태클을 의심했다.

‘차라리 태클을 시켜줘?’

골대와 28미터 정도의 거리. 좀 멀긴 했지만 프리킥을 얻는 다면 나쁘지도 않은 거리였기에 공을 자신의 몸에서 조금 떨어뜨렸다. 바로 공을 향해 태클을 한 판사스. 인수는 판사스가 정확히 공을 향해 태클을 시도하자 발끝으로 공을 띄웠다. 인수의 머리 높이까지 뜬 공. 판사스는 다리에 걸릴 것이라 생각한 공이 사라지자 잔디를 손가락으로 짚어 슬라이딩을 멈추려 시도했다. 가까스로 멈추긴 했지만 이미 헤더로 공을 민 인수는 판사스를 제친 후였다.

“달려들지 마. 다른 선수들을 기다려.”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 스테포드는 페널티지역 바로 밖에 서 있는 델론에게 소리쳤다. 드리블로 돌파하는 인수였다. 더욱이 에투와 어깨싸움을 하는 덕에 속도가 제대로 붙지 못했다. 조금만 버티면 샤가스와 포스가 돌아와 수비에 여유가 있었다. 넘어졌다 바로 일어선 에투 역시 바로 쫓아왔기에 슈팅 찬스만 내주지 않으면 충분했다.

인수는 자신의 앞을 막은 델론이 몸을 낮추는 것을 보고 오른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공을 왼발로 오른쪽으로 보냈다. 델론이 자연스럽게 몸이 오른쪽으로 쏠린 순간 공이 나가는 길을 왼발로 다시 막은 인수는 오른쪽으로 공을 찼다. 인수의 몸에서 멀어진 공은 스핀이 걸리며 페널티지역으로 들어갔다.

공을 본 스테포드 골키퍼는 공을 잡기 위해 재빨리 앞으로 나왔다. 몸을 날려 공을 잡기 위해 두 손을 뻗었지만 그보다 먼저 공을 긁어낸 발이 있었다.

인수가 스테포드의 손을 피해 긁은 공은 인수에게 골아왔고 그대로 빈 골대를 향해 툭 하고 밀었다. 인수의 발을 떠난 공이 데굴데굴 굴러 골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주심이 길게 휘슬을 불며 골을 선언했다. 주심이 골을 선언하기 전 이미 인수는 귀에 손을 대고 코너 깃대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런 인수의 귀에 환호와 비명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두 눈을 감았다.

“어디서 멋있는 척이야.”

“골을 넣어놓고 아무도 오지 말라는 세리머니를 하면 어떻게 해요.”

“이 미친놈.”

그런 인수에게 제일 먼저 달려온 것은 코프였다. 인수가 돌파를 시작했을 때부터 뒤를 따랐던 지라 제일 먼저 인수에게 달려들 수 있었다. 그 뒤를 따라 마린과 모라타, 소아레스가 달려들었다.

***

“전반 13분 하인스의 단독돌파로 레알 마드리드가 선취점을 가져갑니다.”

“그림 같은 단독돌파였습니다. 특히 에투와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발목을 잡은 손까지 뿌리치며 달리는 모습은 야생마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골을 선언한 주심 바로 에투를 불러 카드를 꺼냈습니다. 전반 13분 만에 중앙수비수인 에투가 옐로카드를 받은 것은 맨체스터 시티에게 있어서 큰 충격이겠는데요.”

인수가 세리머니를 진행하고 있을 때 골을 선언한 주심은 두 손을 허리에 대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에투를 불렀다. 넘어지며 고의로 손을 뻗어 인수의 발목을 잡은 행위에 대한 판정을 해야 했다. 넘어진 상태에서 손을 뻗어 잡았고, 인수가 넘어졌더라면 완벽한 찬스를 막은 행위였다. 주심은 인수가 골까지 성공했기에 앞주머니에서 노란 카드를 꺼냈다. 주심에 따라서 레드카드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을 알았기에 에투도 순순히 카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의 벤치의 머리가 아파오는 카드였다.

“말씀하신 대로 아직 전반 13분이거든요. 힘으로 밀어붙이는 에투다 보니 원래 카드를 많이 수집하는 선수입니다. 카드를 한 장 적립함으로써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바뀔 수 있거든요.”

“맨체스터 시티 수비의 두 축인 에투와 델론이죠. 전반에도 계속 보였듯 에투가 계속 코프를 막고 있었죠. 전반 13분 동안 한 번도 공을 못 잡은 선수가 바로 코프거든요. 에투의 수비 때문에 공을 못 잡고 있었는데 코프가 어떻게 에투를 상대할지가 궁금합니다.”

“라리오스가 브랜드에게 공을 밀어주며 경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

“적극적으로 붙어.”

“가자.”

세도로프 감독은 전반 이른 시간 골을 넣으면 상대를 몰아붙이라고 미리 지시해놓았다. 세도로프 감독의 지시대로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작하는 레알 마드리드. 목소리로 상대의 기를 죽이겠다는 듯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전반 시작부터 하프라인을 넘어 수비하지 않은 레알 마드리드였기에 천천히 공을 돌리던 맨체스터 시티는 깜짝 놀라 급하게 공을 뒤로 찼다. 코프가 재빨리 앞으로 달렸지만 안전하게 공을 잡은 판사스는 포소에게 공을 돌렸다. 다시 포소에게 쫓아간 코프. 포소는 코프가 붙기 전 델론에게 공을 돌리자 이번에는 인수가 델론에게 붙었다.

“앞으로 보내.”

인수가 델론에게, 마린이 에투에게 다가서는 걸 본 스테포드는 크게 외쳤다. 델론이 자신에게 백패스를 했다가 공을 뺏기게 되면 연속 실점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스테포드의 목소리를 들은 델론이 전방으로 길게 공을 걷어냈다.

중앙선 근처까지 전진해있던 니실랴는 낙하 방향을 미리 선점했다. 브랜드가 니실랴의 몸을 밀며 공을 잡지 못하게 막으려 했지만 몸싸움에 지지 않은 니실랴가 공을 따내 우측의 소아레스에게 공을 보냈다. 수비라인을 이미 견고하게 자리 잡은 맨체스터 시티였기에 후방에서 올라오는 후베이루에게 공을 보내고 전방으로 올라가는 소아레스.

“천천히 올라가.”

소아레스의 패스를 받은 후베이루가 전방으로 급히 치고 나가려고 하자 니실랴가 제동을 걸었다. 한 골을 넣은 후 이어지는 상대의 공격권을 압박으로 쉽게 뺏어냈다.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움직이다 쥘 수 있는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었다.

“오케이.”

후베이루는 급히 치고 올라가다 니실랴에게 다시 공을 넘기고 천천히 소아레스의 뒤를 따랐다. 후베이루에게 공을 받은 니실랴는 급할 것 없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공을 굴렸다. 이미 상대는 중앙선 아래에 내려가 수비하고 있었고 공은 아직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 있었다.

“뭐해. 달려들어.”

니실랴가 전방으로 패스하는 대신 후방에 있는 가르시아에게 패스하자 브라프가 전방에 있는 라리오스와 브랜드에게 소리쳤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은 맨체스터 시티가 가장 자신 있는 플레이였다. 브라프의 외침을 들은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중앙선을 넘어 레알 마드리드를 압박했다.

“넘겨.”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압박을 당하자 중앙선을 넘어 자신의 진영까지 내려온 인수가 공을 넘겨받았다. 한 번 잡은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생각에 천천히 공을 몰고 전진했다. 인수가 공을 잡자마자 주변을 둘러싼 브라프, 판사스, 라바. 판사스를 제외하면 전문 수비수는 아니었지만 뒤에서 달려드는 브라프와 라바를 견제하면서 전방에 있는 판사스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 인수는 공을 띄워 발끝으로 판사스 왼쪽으로 공을 치며 세 사람 사이를 돌파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소튼에 있었을 때 자신에게 집중된 견제를 뚫기 위해 자주 보여줬던 플레이였다.

세 사람 사이를 돌파한 인수는 방향을 바꿔 중앙으로 치고 달렸다. 중앙수비수와 윙백들이 모두 수비진영에 있긴 했지만 코프를 비롯해 마린, 모라타, 소아레스에게 붙어있었다. 인수는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중앙을 뚫었다.

달려드는 인수와 옆에서 계속 움직이며 공간을 찾는 마린을 번갈아 보던 델론은 인수가 점점 다가오자 마린을 버리고 인수에게 달려들었다.

“나가지 마.”

델론이 나가는 것을 본 스테포드가 외쳤지만 이미 마린을 막는 선수가 없었다. 델론이 달려들자 공을 접어 피한 인수는 프리가 된 마린에게 바로 스루패스했다. 인수의 패스를 받은 마린은 바로 슛으로 이어갔다. 골포스트 상단을 노리고 찬 슛. 스텐포드가 높이 뛰어올라 막으려 했지만 손가락을 스치고 지나갔고 공은 골포스트 상단을 강하가 때리고 튕겨져 나왔다.

‘닿을 수 있나?’

마린에게 패스를 하고도 계속 앞으로 뛰던 인수는 공이 머리 위로 넘어가는 것을 보고 높이 뛰어올랐다. 그대로 몸을 뒤집은 인수는 공에서 눈을 떼지 않고 왼발을 높이 치켜세웠다. 인수의 발에 정확히 맞은 공은 다시 빠르게 튕겨져 나가 아직 일어서지 못한 스텐포드의 허리 위를 통과했다.

첫 골이 터진 후 정확히 3분 만에 다시 터진 추가골. 멀티골이 들어가는 순간 인수는 누운 자세 그대로 하늘을 향해 두 주먹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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