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167화 (167/200)

167화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이곳 베르나베우에서 열리게 됩니다. 지난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두 팀이 결승 진출 한 자리를 위해 마지막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두 팀의 분위기를 살펴주시죠."

"리버풀은 살얼음판과 같은 리그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내일 경기를 펼치는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1점 차 승부를 펼치고 있죠. 두 경기가 남았는데 리버풀은 사우스햄튼과 노리치가 맨체스터 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탈 팰리스가 남아있습니다. 일정상으로는 리버풀에게 웃어주고 있긴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승점 1점을 앞서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정상으로 리버풀이 유리하다고 하는 건 사우스햄튼과 노리치가 모두 순위가 결정됐으니 하는 말씀이시겠죠? 시티는 맨유와의 더비경기가 남아있는데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강등권을 확실히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말이죠.”

“그렇습니다. 맨체스터 더비가 남아있는 데다 강등권 탈출이 급한 펠리스가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리버풀도 계속해서 도깨비 같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사우스햄튼전이 남아있죠. 1점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의 계속해서 빡빡한 운영을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도 지난 리그 36라운드에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모두 주전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며 승리를 챙겼습니다. 오늘 선발 라인업에도 그 선수들이 거의 그대로 나왔는데요.”

“리버풀은 주전선수들의 피로를 얼마나 잘 풀고 왔는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그에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시우다드에서 일주일 동안 합숙을 하며 선수들을 관리했죠? 무패를 달리고 있는 리그 1위 팀이 패배를 감수하면서까지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했는데요.”

“리그 3경기가 남아있었는데 참으로 결정하기 힘든 결정을 한 세도로프 감독이죠. 리그 경기에 지면서 원치 않은 욕도 많이 받았는데 이번 2차전에서 승리로 꼭 보여주겠다고 인터뷰했죠.”

“인터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오랜만에 세도로프 감독과 하인스 선수가 인터뷰장에 등장했죠. 보통은 모라타나 코프가 나왔는데 말이죠.”

“인터뷰장에서 하인스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죠. 거의 모든 질문이 세도로프 감독보다는 하인스에게 쏟아졌으니 말이죠.”

“제가 인터뷰를 봤을 때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시우다드에서 있었던 일화들이었죠? 하인스가 유명한 바둑광인 건 유명한 이야기인데 하인스를 제외하고는 쉬는 시간에 축구게임을 했다고 하죠?”

“그렇습니다. 그중에서도 하인스 캐릭터를 누가 뽑느냐는 걸로 2시간 동안 싸웠다는 이야기로 인터뷰장이 빵 터졌죠.”

“아무래도 축구게임에서 나온 하인스 캐릭터는 말 그대로 수비를 제외하고는 어떤 자리에 놓아도 좋다는 평가를 받은 캐릭터이니까요. 저도 가끔 축구게임을 아들과 함께하는데 서로 하인스 캐릭터를 가져가려고 하다가 결국 하인스를 제외하고 뽑아서 즐기곤 합니다.”

“온라인 축구게임에서 하인스 캐릭터가 제일 비싸다고 하죠. 물론 게임 내 머니 외에 현금을 더 줘야 한다는 사실도 공공연하고요.”

“그런 하인스의 플레이를 현장에서 보고 있습니다. 10월로 예정된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하인스의 수상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죠.”

“물론 아직 챔피언스리그가 남아있고 6월 말부터 시작되는 유로 2040과 코파 아메리카 등 지역별 대회가 남아있지만 변수가 없다면 하인스가 유력하긴 합니다. 이미 영국의 도박사이트는 하인스의 수상에 거는 돈을 막았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양 팀의 선수들이 입장하고 모라타와 디아즈의 토스가 진행됩니다. 모라타가 먼저 진영을 고르고 리버풀의 선공으로 전반이 시작되겠습니다.”

***

“다들 압박해. 몸 상태 좋잖아.”

하인스는 리버풀이 공을 뒤로 돌리자 주변에 큰소리로 외친 후 리버풀 진영으로 달렸다. 일주일 동안 쉬어서인지 몸 컨디션은 최상이었고 그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4강이 끝나고 난 후 남은 리그 일정을 소화하지 않은 채 일주일 후 열릴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치르도록 스케줄이 짜여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에서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상대보다 나은 체력적 이점을 살리기로 했다.

“끝까지 밀어붙여. 골키퍼까지 달려들어.”

인수의 외침과 동시에 중앙선을 넘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리버풀 선수들이 공을 골키퍼에게까지 돌리는 모습을 보며 골키퍼에게까지 달려들었다. ‘어, 어, 어’하는 순간 밀고 들어왔기에 리버풀의 골키퍼 케인이 터치라인 밖으로 공을 걷어낼 수밖에 없었다.

“초반부터 너무하잖아.”

“뭐가 너무해요.”

“살살 하자고.”

“유로에서도 상대편에게 살살 하자고 할거에요?”

초반부터 거칠게 몰아붙이는 인수에게 디아즈가 투덜거리자 인수 역시 뼈있는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중앙선 부근 후베이루의 스로인으로 시작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소아레스가 잡은 공은 바로 중앙에 대기하는 니실랴에게 넘어갔다. 니실랴가 후방에 있는 마르체나에게까지 공을 넘기자 리버풀의 샬레가 마르체나에게 붙었다. 샬레가 붙자 공을 바로 가르시아에게 넘겼고, 가르시아도 바로 니실랴에게 넘기며 리버풀 선수들을 끌어냈다.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마. 우리는 우리의 페이스를 지켜.”

초반부터 압박해오는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보고 코치박스까지 나온 제라드. 두 손을 모아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제라드 감독도 선수들의 체력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잘 알았다. 그러나 이번 게임을 제외하고 리그에서만 두 경기가 남은 상황.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5월 30일이었기에 결승에만 올라가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제라드의 외침을 들었는지 압박하던 리버풀 선수들이 뒤로 물러섰다.

“앞으로 보내.”

리버풀이 뒤로 물러선 것을 본 인수는 니실랴에게 외치며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리버풀 선수들이 아직 뒤로 완전히 물러서지 않은 순간을 노린 인수는 니실랴에게 공을 받아 바로 치고 들어갔다.

“천천히 하자니까.”

“슬쩍 유니폼 잡아당기지 말아 줄래요. 여기 우리 홈이에요.”

자세를 낮추자 유니폼 끝을 잡은 디아즈에게 경고한 인수는 바로 좌측으로 파고들었다. 디아즈가 잡아당기는 힘을 이용해 돌아 들어간 인수는 페널티지역에 들어섰다. 바로 슛코스를 막아서는 베릿을 피해 중앙으로 공을 밀었다. 인수의 패스를 한 번에 잡지 못한 코프는 이미 늦었음을 알고 뒤에 있던 마린에게 공을 넘겼다. 인수가 수비를 끌어들이며 만든 찬스를 살리지 못하자 레알 마드리드는 침착하게 공을 후방까지 돌렸다.

시우다드 훈련소에서 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전술훈련은 계속됐다. 세도로프 감독이 가장 강조한 것이 공격의 속도 조절이었다. 후방에서든 전방에서든 지공을 펼치다 인수와 마린의 돌파나 모라타나 소아레스의 사이드 돌파를 통해 속공을 전개했다. 정확한 패스와 팀워크, 체력이 필요한 전술이었지만 일주일 휴식을 취한 레알 마드리드에겐 충분히 가능했다.

“끝까지 돌려. 끌어내.”

“말려들지 마. 어차피 올라와야 해.”

코치박스에 선 두 감독이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전반 15분이 지나는 현재 점유율 80:20. 압도적으로 레알 마드리드가 공을 소유한 시간이 길었지만 정작 리버풀 진영에서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을 길지 않았다.

“하인스.”

후방에서 공을 돌리던 니실랴는 리버풀이 끝까지 나오지 않자 인수에게 패스했다. 이런 상황까지 모두 예상했던 세도로프 감독은 전반 20분까지 상대의 반응이 없으면 인수와 마린에게 적극적으로 1:1 돌파를 지시했다.

니실랴의 패스를 받은 인수는 빈 공간을 파고는 드는 마린에게 공을 넘기고 자신 역시 빈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인수와 마린 사이에 패스 길목을 차단하려는 디아즈의 움직임에 마린은 모라타에게 공을 넘겼다. 모라타도 사이드 돌파가 여의치 않자 다시 공을 마린에게 넘기자 마린은 페널티 지역으로 파고드는 인수에게 논스톱으로 패스했다.

“슛 코스만 막아. 중앙에 자리 내주지 마.”

케인은 인수가 파고들자 인수의 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수비수들에게 지시했다. 인수가 바로 슛으로 이어갔지만 인수의 발을 보고 있던 케인은 오른발을 쭉 뻗어 인수의 슛을 막아냈다. 케인의 발을 맞고 리바운드된 공을 잡은 빌리. 바로 전방으로 길게 걷어냈다.

“뒤로 물러서. 다들 뒤로 와.”

빌리가 길게 걷어낸 공을 차지한 것은 1차전에 동점골을 기록한 샬리였다. 가르시아와 마르체나가 앞을 막아섰지만 뒤에 따라붙은 토레와 2:1 패스를 주고받으며 따돌렸다. 순식간에 페널티지역까지 치고 들어온 샬레. 아크 정면에서 그대로 슛으로 이어갔다.

삐익.

원샷원킬이라는 별명이 있는 샬레.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레알 마드리드의 골망을 갈랐다. 코너 깃대까지 뛰어간 샬레는 자신의 왼쪽 가슴에 달린 리버풀 마크를 잡아당기며 베르나베우에 모인 레알 마드리드 팬들을 자극했다. 1차전 인수가 안필드에 모인 리버풀팬들을 자극한 것을 그대로 복수하듯이.

우. 우. 우.

베르나베우에 모인 팬들의 야유를 듣고도 한참 세리머니를 이어가던 샬리는 리버풀 동료들이 자신에게 뛰어오자 그제야 리버풀 진영으로 돌아갔다.

***

“45분의 전반이 주심의 휘슬과 함께 종료됐습니다. 전반을 불태웠던 양 팀의 선수들이 하프타임을 맞이하며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1:0으로 리버풀이 앞선 가운데 끝난 전반. 어떻게 보셨습니까?”

“전반전이 끝나고 바로 나온 통계를 다 보셨겠지만 점유율은 8:2로 레알 마드리드가 압도적이었죠. 슈팅과 유효슈팅의 숫자도 11:3, 5:2로 레알 마드리드의 일방적인 경기였습니다. 골 스코어를 제외하고는 레알 마드리드의 일방적인 전반이었지만 리버풀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슛이 두 번이나 골대에 맞았거든요. 리버풀의 골키퍼인 케인에게 막힌 슛도 많았고요.”

“레알 마드리드의 산체스 골키퍼의 그림같은 선방이 나오긴 했지만 가장 눈부신 활약을 한 것은 리버풀의 골키퍼인 케인이었죠. 나이가 들며 반사신경이 떨어지고 있다고 인터뷰를 하긴 했지만 오늘 모습은 전성기에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첫 슛인 하인스의 왼쪽 구석을 파고드는 땅볼 슛을 막아낸 것을 비롯해 마린의 중거리슛을 쳐내고, 코프가 눈앞에서 찬 슛을 막아낸 것까지 정말 스파이더맨처럼 날아다녔습니다.”

“독일의 주전 골키퍼인 질케에 밀려 항상 이인자 자리를 놓고 싸웠던 케인과 산체스였지만 전반은 케인이 더 눈부셨습니다. 양 팀 후반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라 보십니까?”

“아무래도 리버풀은 전반과 같이 후방에서 한 번에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나오겠죠. 전반에도 간간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레알 마드리드의 슈팅의 숫자가 11개가 나온 것도 리버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기에 나온 것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도 전반과 같은 전술로 나오겠죠.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마무리를 더욱 집중력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희는 하프타임이 끝나고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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