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153화 (153/200)

153화

동점 상황 센터서클에서 시작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은 패스가 차단당하며 파리 생제르맹에게 다시 찬스 상황이 왔다. 두베르네의 패스를 받은 안수 파티가 2:1 패스를 통해 누네스와 교체된 니실랴를 돌파했다. 니실랴가 돌파당하자 가르시아와 마르체나 두 명의 수비가 있었지만, 페널티아크 우측에서 슛 코스가 열렸다. 안수 파티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자리에서 골대가 보이자 바로 슛을 가져갔다.

텅.

산체스가 막지 못하는 곳으로 향한 공은 왼편 골포스트 상단을 때리고 그대로 관중들 사이로 쏘아졌다. 강력했던 슈팅이었기에 관중이 피한 좌석을 맞고 경기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골대가 흔들렸다.

“휴. 위험했어.”

“집중 안 해? 패스 하나하나 신경 써서 해. 뭐 하는 거야.”

선수들이 안수 파티의 슛이 빗나가자 안도하고 있을 때 세도로프 감독은 손가락으로 선수들을 가리키며 고함을 질렀다. 순간의 방심이 골을 먹을 수 있었기에 세도로프 감독은 선수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자자. 집중하자고. 이겨서 돌아가서 마드리드 더비 준비해야지.”

파리에서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끝나면 바로 마드리드로 돌아가야 했다. 바로 3일 후 리그 25라운드 AT마드리드와 마드리드 더비가 있었다. 그 후 4일 후 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 바르셀로나전이 있었고 리그 26라운드 비야레알 원정까지 강팀들과의 대진이 줄줄이 이어졌다. 다행인 점은 AT마드리드 원정이었지만 마드리드 시내에 있었고, 바르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도 마드리드였다. 비야레알 원정이 부담되긴 했지만, 그 후 일정도 홈 경기였기에 빡빡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숨을 돌릴 틈은 있었다.

“당연하지. 자 간다.”

볼보이에게 공을 받아든 산체스는 스로인으로 멀리 던졌다.

산체스가 던진 공을 받은 니실랴는 발밑에 공을 가둔 후 한 박자 빠르게 전방으로 찔렀다. 니실랴의 발을 떠난 공은 전방으로 뛰어가는 인수를 향했고 인수의 옆에는 파리 생제르맹의 수비가 따라붙었다.

“마린.”

인수는 니실랴의 패스를 뒤꿈치를 이용해 다이랙트로 마린에게 보냈다. 이미 출발하기 전 마린이 있던 위치를 확인했기에 나올 수 있는 패스였다.

“오케이.”

인수가 보낸 패스를 받은 마린은 수비를 따돌린 인수에게 바로 찔렀다. 수비를 따돌린 인수는 마린이 패스한 공을 잡고 바르셀로나 진영을 뚫었다.

인수에게 붙은 마크를 떼어내자 중앙에서 수비하던 수비수들이 인수에게 달려들었다.

“침투하는 사람 막아. 왜 그쪽으로 몰리는데? 사이드를 막으라고.”

파리 생제르맹의 골키퍼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이미 오른쪽 사이드가 완전히 열려있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인수가 오른쪽으로 공을 보냈다. 오른쪽에는 언제 올라왔는지 가야가 그 공을 쫓아가 잡아 골라인을 타고 골대 쪽으로 접근했다. 뒤늦게 수비들이 앞을 막아섰지만 가야는 가볍게 중앙으로 밀었다.

선수들의 무릎 높이로 낮고 빠르게 올라온 컷백 플레이. 인수는 그 공을 향해 몸을 날려 헤더했다. 파리 생제르맹의 선수들이 슬라이딩으로 헤더를 방해해 봤지만 정확히 인수의 이마에 맞은 공은 골키퍼인 다쿠르의 가랑이 사이를 뚫고 데굴데굴 굴러 골라인을 넘었다.

삐익.

안수 파티의 페널티킥 골 이후 5분 후에 터진 레알 마드리드의 도망가는 골. 인수는 하얀 유니폼에 묻은 잔디를 털어내며 세리머니 없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진영으로 돌아왔다. 첫 번째 골이 터졌을 때 세리머니가 길었기에 더 자극하지 말라는 세도로프 감독의 말을 따른 것이다.

“짜식. 안 다쳤어? 저쪽 태클이 깊던데.”

“발을 접어주더라고요. 크게 부딪히지는 않았어요.”

“그래? 언제나 부상 조심해. 그나저나 너 달리기 무지 빠르네. 크로스도 좋고.”

“감사합니다.”

인수가 세리머니를 생략하자 어시스트를 기록한 가야도 뻘쭘하게 레알 마드리드 진영으로 돌아오다 코프의 칭찬에 어리둥절하며 미소를 지었다. 1군에 올라와 꿈에 그리던 레알 마드리드의 일원이 됐지만, 선수에게 칭찬을 들은 처음이었다.

“빨리 자리 잡아.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

인수는 가야의 얼굴에서 긴장이 풀리는 모습을 보며 가볍게 어깨를 쳤다. 칭찬은 경기가 끝난 후에 해도 충분했다.

***

“어차피 시간은 많아. 차분하게 해.”

안수 파티는 센터서클에서 공을 뒤로 돌렸다. 파리 생제르맹의 이적해 바로 우승을 노렸지만, 준우승에 멈추고 말았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결심했기에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필요했다. 그런 그가 주장 완장을 차지는 않았지만 파리 생제르맹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안수 파티가 뒤로 돌린 공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앞으로 당겼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전방으로 나오자 파리 생제르맹의 수비들은 더욱 침착하게 공을 돌렸다. 세계 최정상급 클럽팀들 간의 대결. 그리고 그 소속된 선수들의 이름들 모두 월드클래스에 닿아있는 만큼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자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하인스. 달려들지 말고 귀찮게만 만들어.”

여기서 공을 끊어 낸다면 한 골을 더 넣을 찬스가 만들어졌기에 인수가 수비에게 달려드는 적을 본 모라타가 말렸다. 그러나 이미 인수는 수비에게 몸이 쏠려있던 상황. 가볍게 공을 왼발로 옮기는 것만으로 인수를 제쳐낸 수비는 중앙으로 길게 연결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들과 니실랴의 사이가 벌어져 있던 상황. 파리 생제르맹은 여유롭게 미드필드 지역을 장악하고 공을 돌렸다.

“좌우에 따라붙어. 윙백들 마크하란 말이야.”

세도로프 감독이 코치석에서 두 손을 모아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파리 생제르맹의 윙백들이 침투한 상황이었다. 이미 주도권이 파리 생제르맹에게 넘어가 있던 상황.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들은 성급히 달려들지 않았다. 그 사이 최전방까지 나섰던 공격진들까지 수비에 가담한 상황 레알 마드리드가 주도권을 뺏기긴 했지만 지루한 공방전이 10분여간 지속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탄탄한 지역방어를 뚫지 못하고 두베르네가 찬 중거리슛을 산체스가 가볍게 잡아냈다. 주도권을 잡은 파리 생제르맹의 선수들이 모두 레알 마드리드의 진영으로 넘어와 있던 상황. 산체스는 있는 힘을 다하여 스로잉으로 전방으로 공을 던졌다.

“뒤로 물러서. 다들 뛰어.”

산체스가 멀리 공을 던지자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은 모두 뒤돌아 자신의 진영으로 달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마린이 전방으로 달리자 산체스가 던진 공을 잡은 모라타는 마린을 보고 길게 연결했다. 모라타의 패스를 받은 마린은 자신을 앞을 막아서는 수비를 피해 오른쪽에서 따라오는 소아레스에게 밀었다. 아직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을 본 소아레스는 중앙으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코프는 크로스를 잡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논스톱슛을 가져갔다. 앞에 수비가 미끄러지며 슛코스가 절묘하게 꺾였지만 다쿠르는 손을 뻗어 그 공을 쳐 냈지만 바로 앞에 떨어졌다.

“걷어내.”

“내 거야.”

좁은 골문 앞에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맹의 선수들이 모여있던 상황. 모라타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옆으로 구른 공을 찼지만 파리 생제르맹의 선수의 허벅지를 맞고 다른 쪽으로 튀었다.

“나와.”

인수는 옆으로 튄 공을 보고 몸을 날려 머리에 맞췄다.

“악.”

인수의 머리에 맞은 공이 다쿠르의 옆을 지나쳐 골이 터졌지만 선수들은 비명을 지른 인수에게 집중됐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넘어진 채로 한 손을 가슴에 품고 구르고 있는 인수. 그리고 그 옆에 놀란 눈으로 보고 있는 카카가 있었다.

리바운드된 공을 향해 동시에 뛰어든 인수와 카카. 인수는 머리를 카카는 발을 들고 들어왔기에 카카의 발바닥에 인수의 몸이 부딪혔다.

“의료진.”

주심은 땅에 흐르고 있는 피를 보며 급히 의료진을 부르고 선수들을 뒤로 물렸다. 긴급히 출동한 의료진이 인수를 봤을 때 인수의 손등이 갈라진 채로 피가 흘렀다.

“병원으로 가야 할 거 같은데요.”

손등에서 흐르고 있는 피를 지혈한 의료진은 들것을 부르고 인수를 경기장 밖으로 후송했다.

***

“어떻게 된 거야? 따라가 봐.”

세도로프 감독은 인수가 후송된 것을 보고 코치들에게 지시를 내린 후 경기장을 보았다. 전광판에 흐르고 있는 시간이 이제 후반 38분. 인수가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었기에 마르시알을 투입한 세도로프 감독은 인수와 코치들이 나간 곳을 멍하니 보았다.

인수의 마지막 골이 인정되고 3:1이 된 순간. 인수가 빠진 틈을 타 파리 생제르맹이 추가로 주어진 7분까지 레알 마드리드 골문을 노렸지만 결국 경기는 3:1로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했다.

이 승리의 주인공은 오늘 해트트릭을 기록한 인수가 되어야 했지만 이미 병원으로 후송되었기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

- 스터드에 손등이 찢긴 하인스. 최소 2주간 출전 불가?

- AT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비야레알전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 부상 악재.

- 손등이 찢긴 하인스. 인상을 찌푸린 채로 병원으로 가.

- 손등에 9바늘을 꿰맨 하인스. 에이전트의 전용기로 마드리드로 이동

레알 마드리드와 인수의 에이전트의 공식 발표가 늦어질수록 언론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기사거리를 만들어 쏟아냈다. 파리를 시작으로 마드리드와 스페인, 영국, 아시아까지 기자가 퍼질 때쯤 인수의 에이전트인 랭커리지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2월 20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파리 생제르맹과의 경기에서 하인스 선수가 상대 선수의 스터드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약 8cm 정도가 찢어졌고 파리에 있는 병원에서 검사 결과 인대와 뼈의 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9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진행했고 약 10일 후에 봉합한 실을 제거만 하면 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마드리드로 돌아와 전문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인스 선수는 지금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계획은 클럽과 협의를 통하여 결정하기로 하겠습니다.”

랭커리지가 간단하게 쓰인 입장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마치려고 하자 기자들이 손을 들어 랭커리지를 막았다.

“마드리드에 입국할 때 하인스 선수의 검지와 중지가 깁스 중이었습니다. 많은 의료진이 손등뿐만 아니라 손가락까지 다치었을 확률이 있다고 했는데요.”

“말씀드린 대로 하인스 선수의 부상은 손등에서 끝났습니다. 다만 부위가 부위인지라 상처가 벌어지지 않게 손가락까지 깁스를 했을 뿐입니다.”

“그럼 앞으로의 경기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마드리드 더비에는 출전할 수 없는 겁니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앞으로의 계획은 클럽과 같이 상의해서 결정할 것입니다. 당장은 안정을 찾아야 하기에 모레 있을 AT마드리드전에는 출전이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럼 주중에 있을 바르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 16강 2차전에는 출전할 수 있습니까?”

“앞서도 말했듯이 계획은 다음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랭커리지는 서둘러 자리를 정리해 회견장을 나섰다. 마음 같아서는 손등을 전부 치료할 때까지 모든 일정을 쉬고 안정을 취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인수가 당장 다음 AT마드리드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랭커리지가 설득을 해 AT마드리드전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지만 바르셀로나전에는 출전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휴. 아직 덜 큰 애들 같다니까. 둘 다 정말 몸 좀 사려야 할 텐데.”

랭커리지는 혼잣말을 한 후 인수의 집으로 가기 위해 차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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