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화
“파리 생제르맹과 레알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망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벌어지게 될 파르크 데 프랭스입니다. 6만에 가까운 좌석이 모두 매진될 만큼 관심이 집중된 경기입니다.”
“어제부터 시작한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경기가 바로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망의 경기죠.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 만난 두 팀. 1승 1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다득점에서 파리 생제르망이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바 있습니다. 2년 연속 16강에서 만난 두 팀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난 시즌 양 팀이 맞붙었을 때도 가장 핫매치로 선정되었었고 그만큼의 경기를 보여줬던 양 팀이지 않습니까? 이번 시즌에 다시 맞붙은 양 팀 어떻게 보십니까?”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큰 영입을 하여 지금까지 성공적인 적응을 시킨 파리 생제르맹과 이적만 있을 뿐 영입은 없었던 레알 마드리드입니다. 두베르네의 영입으로 안수 파티에게 가해졌던 부담을 확 줄인 파리 생제르맹입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3승 2무 1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3승을 거둔 이후 주전들을 챔피언스리그에서 제외하고 체력을 아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 결과 리그에서 단 2패만을 기록하며 리그1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 라리가에서 무패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죠. 지난 코파 델 레이 16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패배를 당하기 전까지 무패일 정도로 이번 시즌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죠. 그런 두 팀이 붙는 만큼 주목도가 높은 것이죠. 1차전 2차전 모두 팽팽한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시청자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관전할 포인트를 짚어주신다면요.”
“우선 홈팀인 파리 생제르맹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파리 생제르맹은 16강이 펼쳐지기 전 두베르네를 스쿼드에 집어넣지 않았습니까. 두베르네와 안수 파티의 연계를 잘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제로톱을 쓰는 팀이니만큼 양쪽 윙과 윙백의 공격 참여가 높습니다. 양 사이드에서 침투하여 중앙으로 찔러주는 크로스와 컷백 플레이가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죠. 이번 경기에도 그런 공격플레이가 주를 이룰 것이라 보이기에 그 점을 눈여겨봐야 하겠죠.”
해설자는 잠시 쉬며 레알 마드리드의 라인업을 살폈다.
인수를 필두로 한 모라타, 마린, 소아레스, 코프까지 공격진의 면면만 보면 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당연히 원톱인 공격진을 갖추고 있었다. 더욱이 수비형 미드필드에 니실랴 대신 누네스를 양쪽 윙백에 이번에 스쿼드에 들어온 가야와 웨아를 기용했다. 누네스와 가르시아, 마르체나를 쓰리백 형식으로 쓰면서 양쪽 윙백을 오버래핑 시도가 많은 것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스쿼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적지나 마찬가지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무조건 골을 넣고 가겠다는 스쿼드입니다. 특히 양쪽 윙백이 아주 공격적인 선수들이었든요. 이번에 후베닐에서 1군으로 콜업된 가야의 경우 팀내에서 가장 빠른 하인스와 비교될 정도로 빠른 발을 가지고 있거든요. 빠른 발과 피지컬로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돌파하는 것이 장점인 선수입니다. 그런 선수를 바탕으로 기존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컷백 플레이까지 하면서 공격의 방향을 넓혀 나가겠다는 세도로프 감독의 전술이라 보입니다. 그렇다고 기존에 있던 5명의 공격수들을 빼놓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죠. 중앙에서 하인스와 마린의 볼 배급에 양쪽 윙어인 모라타와 소아레스의 크로스와 슈팅, 중앙에서 어떤 공이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코프까지 무시무시한 공격라인이라 할 있습니다.”
“어찌 됐든 두 팀 모두 공격적인 스쿼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만큼 공격적인 플레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두 팀의 골키퍼는 그만큼 바쁜 하루가 되겠죠. 스페인의 1번 골키퍼인 산체스와 프랑스의 1번 골키퍼인 플로랑 다쿠르의 선방쇼가 기대가 됩니다. 양팀의 선수들 이제 인사를 나누고 주심의 휘슬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리 생제르맹과 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이제 시작합니다.”
캐스터의 긴 호흡의 시작 구호와 함께 화면이 필드로 넘어갔다.
***
“저 녀석 본 적 없어?”
모라타는 인수를 보며 정면에 있는 두베르네를 가리켰다. 인수보다 2살 위인 프랑스의 신성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치며 이번 올림픽 대표에서 에이스라 불리는 선수였다. 그런 만큼 연령별 대표팀을 당연히 거쳤을 거라 생각한 모라타의 물음이었다.
“전 연령별 대표팀을 뛰어 본 적이 없어서요. 지난 프랑스 올림픽 때도 본 적이 없고요.”
“아 그래? 네가 왜 연령별 대표팀을 뛴 적이 없어?”
“14살 때 부상을 당해서 그때 승선을 못 했거든요. 15살 때는 한국 U-17에 뽑혀서 벤치만 달구다 빠졌고요. 그 이후는 알다시피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고 바로 올림픽 대표팀으로 뽑혀서 오늘 처음 봐요.”
모라타는 무슨 이런 놈이 다 있나 하는 눈으로 인수를 바라봤다. 16살에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유스 때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그래? 하여튼 저놈이 프랑스의 신성이란다. 그런 놈이 유로가 아닌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말이야.”
“프랑스의 사정이 있었겠죠. 우리는 오늘 경기를 이기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렇지. 오늘은 이기는 거에만 신경 써야지. 네가 파리 생제르맹과 붙어서 진 적이 없잖아. 알았지.”
“당연하죠.”
인수가 모라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 주심이 공을 센터서클 포인트에 공을 놓았다.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반. 처음 센터서클에 선 안수 파티와 두베르네는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진영으로 파고드는 선수들을 기다렸다.
“뭘 센터서클에서 그렇게 서 있어.”
코프는 공을 발바닥에 놓은 안수 파티를 노리고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코프의 태클을 몸을 돌려 공을 반대쪽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피한 안수 파티는 사이드를 뚫고 나가는 카카를 향해 길게 패스했다. 안수 파티의 패스가 정확히 카카의 발에 닿자 바로 앞에 있는 제로스에게 패스했다.
제로스는 공을 받자마자 바로 중앙 후방으로 침투하는 두베르네를 보고 짧게 패스했다. 좁은 공간에서 2:1 패스를 주고받은 제로스와 두베르네는 빠르게 레알 마드리드 진영을 휘저으며 수비를 들었다. 그 틈에 안수 파티가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두베르네는 빠르게 밀었다.
“어딜.”
후방까지 물러난 누네스는 안수 파티가 패스를 받기 전에 중앙에서 공을 끊어 전방으로 걷어냈다. 누네스가 걷어낸 공을 선점한 것은 역습을 위해 파리 생제르맹의 진영으로 달리던 마린이었다.
“뒤로.”
인수는 마린의 뒤를 쫓아가다 마린이 공을 잡는 것을 보며 소리를 질러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마린은 뒤로 패스를 돌리고 바로 전방을 향해 달렸다.
인수를 따라붙는 수비가 있었지만 여유롭게 트래핑을 한 인수는 오른쪽 사이드를 가로지르는 가야를 보았다. 오른쪽 윙어인 소아레스가 있었지만 빠른 발을 활용해 소아레스 앞에서 뚜는 가야. 가야를 보고 길게 패스한 공은 가야가 특별히 트래핑 할 것도 없이 바로 앞에서 바운드하여 달리던 방향으로 천천히 굴렀다.
“나이스.”
12월부터 1군에 합류해 훈련을 해오고 있었지만 인수의 패스는 결이 달랐다. 뛰는 방향과 속도에 맞추어 오는 공. 스피드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트래핑에는 자신이 없던 가야에게 딱 맞는 패스였다.
가야는 공을 끌고 골라인까지 뛰어가다 수비가 자신에게 붙는 것을 보고 바로 뒤에 따라오던 소아레스에게 공을 넘겼다. 소아레스에게 공을 넘기고 다시 뒤로 물러서는 가야. 소아레스는 가야가 뒤로 물러난 것을 보고 가야가 있던 골라인까지 치고 들어가 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뒤에서 넘어온 컷백성 크로스. 당황할 수도 있었지만 파리 생제르맹의 수비는 길게 걷어차며 터치라인 아웃을 만들었다.
***
“양 팀 전반 초반부터 빠른 공격을 주고받았는데요.”
“서로 자랑하는 양쪽 사이드를 활용한 공격이 돋보이는 공격이었죠. 파리 생제르맹은 카카와 제로스를 활용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가야와 소아레스를 활용해 양 팀 모두 오른쪽 사이드를 노렸죠.”
“네. 말씀하시는 순간 웨아의 스로인. 라인근처까지 나온 누네스가 그 공을 받아 뒤로 돌립니다. 그 공을 받은 마르체나 달려드는 두베르네를 피해 가르시아에게 패스합니다. 공을 잡은 가르시아 천천히 옆으로 몰다 두베르네가 붙으니 골키퍼인 산체스에게 연결합니다.”
“전반 이른 시간부터 양 팀이 빠르게 공격을 진행했으니 좀 천천히 라인을 가다듬으라는 세도로프 감독의 지시가 있었나 보군요. 세도로프 감독이 코칭석에서 고함을 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죠.”
“세도로프 감독 베테랑이며 명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매 경기마다 이렇게 코칭석에서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지. 아 말씀드리는 순간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에서 공을 돌리다 전방으로 길게 공을 넘깁니다.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진영으로 많이 넘어와 있었거든요. 그 공을 받은 선수는 하인스입니다.”
인수는 가르시아가 길게 넘겨준 공을 발아래 가두고 전방을 보았다. 제로백 전술을 펼치는 파리 생제르맹답게 두 명의 중앙 수비수를 두고 그 앞에 세 명을 두는 수비수들이 이미 포진해 있었다.
“하인스. 뚫어.”
세도로프 감독이 인수에게 들릴 리 없는 외침을 간절하게 외쳤다.
인수가 그 소리를 들었는지 발바닥으로 공을 밀고 빠르게 치고 나갔다. 전방에 자신을 막던 선수를 피해 마린과 2:1 패스를 통해 뚫어내고는 바로 플립 플랩으로 한 명을 더 제쳤다. 최후방 수비수 2명을 남기 모두 제친 인수는 마린과 코프가 나뉘어 사이를 벌리자 수비가 벌어져야 했지만 명성답게 전방으로 향할 수 있는 슈팅코스를 막아섰다.
“칫.”
이미 뚫는 것을 멈췄기에 한 번 더 뚫기에는 힘든 상황. 인수는 순간 사이드를 뚫고 달리는 가야를 보았다.
“가야.”
인수는 가야의 이름을 부르는 것과 동시에 사이드를 향해 강하게 밀었다. 가볍게 밀었다가는 수비에 걸릴 것을 염려해 강하게 밀었지만 가야가 그 공을 소유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바로 올려.”
하인스의 말을 들었는지 가야는 바로 컷백으로 스루패스를 날렸고 이미 중앙까지 침투한 인수가 다이렉트로 공을 때려 골을 기록했다.
삐익.
인수는 가야와 함께 세리머니를 진행하려던 순간 주심은 노골을 선언하며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인수가 가야에게 공을 넘길 당시 이미 오프사이드 상황이었다는 선언. 경기의 흐름을 끊지 않고 오심을 방지하기 위해 플레이가 끝나기 전까지는 인플레이 상황이었기에 인수는 골이 들어가고 나서야 오프사이드 선언을 들었다.
“이게 왜 오프사이드예요.”
“부심이 기를 들었잖아. 기다려. 바로 확인할 테니.”
부심이 기를 들었지만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주심은 빠르게 VAR을 체크했다. 최종수비수보다 정확히 한 발자국 앞서있었던 가야. VAR을 확인하고 온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며 인수의 골을 노골로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