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88화 (88/200)

88화

“지난주 파리 생제르맹과의 경기에서 대패한 레알 마드리드입니다만 지난 세비야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처음 파리 생제르맹과의 경기에서 대패한 이후 리그 경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까지는 아니었죠?”

“클럽이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업다운이 생기기 마련이죠. 강팀은 다운됐을 때 분위기를 바로 끌어올릴 줄 아는 팀이 강팀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강팀이라 할 수 있겠죠. 물론 다른 지표들도 많이 있겠지만 말이죠.”

“말씀하신 대로 리그 경기에서 2위인 세비야를 대파하며 2위 그룹과의 승점 차이를 벌리는 데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입니다. 이제 다시 한번 홈에서 파리 생제르맹을 맞이하는데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1차전에서 5:1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배했기에 뒤집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같은 라리가팀인 바르셀로나가 똑같이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4점 차이를 뒤집고 상위라운드로 진출한 적이 있지만 특수한 경우였죠. 그래도 상위라운드로의 진출을 원한다면 4점 차이를 뒤집어야 하는 레알 마드리드입니다.”

“그동안 마드리드의 팬덤에서는 샨투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파리원정이 끝나고 나서 더욱 그런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지난 세비야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했음에도 그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지 않습니다.”

“동양에서는 군대를 지휘하는 장군을 세 가지로 나누었죠. 지장과 덕장, 맹장으로 나누었는데 샨투 감독은 지장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감독입니다. 뛰어난 전술 활용을 통해 전체적인 팀을 운영하는데 특출한 감독이죠. 감독의 생각대로 팀이 운영되면 정말 무서운 팀이 된다는 것은 피오렌티나 시절 보여줬죠. 세리에 7공주란 명성답지 않게 하위권에서 놀던 피오렌티나를 전술만으로 리그 우승을 시켰고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올려놓은 명장입니다. 그 뒤로도 피오렌티나의 전성기를 함께 하다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서도 첫해에는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다음 해부터는 우승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안수 파티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파리 생제르맹으로 떠났음에도 하나의 우승도 못 한 것에 대한 팬덤의 불만이 컸죠.”

“이번 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팬들의 불만은 계속되는 거 같습니다. 이제 반대로 파리 생제르맹의 이야기를 해보죠.”

“파리 생제르맹이 지난 시즌 역대 최대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바르셀로나의 심장인 안수 파티를 데려오지 않았습니까?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2021년에 역시나 바르셀로나에서 당시의 신이자 지금도 세기의 축구선수를 꼽으라면 언제나 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메시를 자유 영입하면서도 파리 생제르맹의 목표는 유럽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언제나 우승 후보이면서도 우승을 하지 못한 클럽의 설움을 벗어나겠다는 거죠. 35-36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에 36-37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에, 37-38시즌에는 리버풀에 우승을 내주면서 3년 연속 준우승을 했는데 이번만큼은 우승을 하고 싶겠죠.”

“말씀하신 대로 3연속 준우승을 한 최초의 클럽이 파리 생제르맹입니다. 의외로 챔피언스 리그 3연패는 많이 있죠. 오늘 파리 생제르맹의 상대인 레알 마드리드가 2번의 3연패를 기록했고 에레디비시의 아약스,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 3연패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2연속 준우승의 기록도 있긴 한데 발렌시아, 유벤투스 정도가 생각나는군요.”

“말씀하신 대로 2연속 준우승 기록을 경신한 파리 생제르맹은 준우승을 한 번 더 하게 된다면 유벤투스와 함께 최다 준우승 클럽이 됩니다. 이 기록만은 가지고 싶지 않겠죠. 유벤투스는 우승을 2번이나 한 적이 있지만 파리 생제르맹은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파리 생제르맹에서도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습니다.”

“초반에 말씀하신 대로 파리 생제르맹은 스페인 클럽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죠. 2016-17시즌 16강전에 바르셀로나를 맞이해 1차전 파리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둔 이후 바르셀로나에서 6:1로 패하며 16강전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습니다. 파리에서 필드의 전 라인에서 바르셀로나를 압살하며 4:0이라는 대승을 거두고 바르셀로나를 향했습니다. 바르셀로나도 파리에게 진 이후 셀타비고를 5:0으로 대파하며 분위기를 반전하고 나서 파리 생제르맹을 맞이했죠. 2차전에서 경기 종료 10초 전에 한 골을 더 넣으며 바르셀로나가 5:1의 대승을 거두며 8강으로 향했고 파리 생제르맹은 그해 챔피언스 리그에서 짐을 싸야 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도 1차전에서 대패를 하긴 했지만 리그 2위인 세비야를 상대로 5:0으로 대승을 거둔 만큼 파리 생제르맹으로서는 그 기억이 되살아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럼 양 팀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시죠. 레알 마드리드는 골키퍼에 세르히오 산체스, 페페 가르시아와 샤비 마르체나, 크리스티안 로셀로, 토마스 넬손이 4백을 이룹니다. 파울루스 니실랴, 코디 데 융이 중앙에서 수비를 받치는 역할을 맡았고 하인스, 알프레도 모라타, 루카스 소아레스가 중앙 공격수와 윙을 라이안 코프가 원톱으로 최전방에 위치합니다.”

“샨투 감독의 고민이 느껴지는 라인업입니다. 5:1을 뒤집어야 하는 레알로서는 공격을 포기할 수도 없었고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수를 막을 수비도 필요했을 테니까요. 4-2-3-1 형태의 진영인데요. 공격과 수비가 따로 노는 최악의 형태가 나오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구성으로 보입니다.”

“파리 생제르맹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골키퍼는 프레스넨 다그바, 베라티, 주니오, 퀴르자로 이루어진 3백입니다. 레안 마리오, 후안 리코, 율리안 드코, 틸로 게예, 조엘 페르난데스가 중앙을 맡고 최종 투톱으로 안수 파티와 파울레가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노립니다.”

“파리 생제르맹 특유의 3-5-2 진형입니다. 리그1에서는 미드필드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상대를 찍어 누르는 전술을 펼치기도 하지만 마리오와 리코가 선발로 나온 상태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라인을 지워버리겠다는 감독의 의지라고 보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맹 모두 창은 창대로, 방패는 방패대로의 라인업을 가지고 나왔는데 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죠.”

“네. 2038-39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은 파리 생제르맹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선공을 바랐지만 토큰을 던진 결과 파리 생제르맹에게 선공을 내주게 되었다.

4백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전반을 유리하게 시작하고 싶었던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아쉽긴 하지만 파리 생제르맹의 공세를 막는 것이 우선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로 가득 찬 베르나베우.

일방적인 레알 마드리드의 응원 속에 생제르맹은 결코 급하게 공세에 나서지 않았다. 최대한 뒤로 공을 돌리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끌어당겼고 골키퍼인 다그바에게까지 공이 가고서야 중앙으로 공이 넘어왔다.

코디가 틸로 계예와 헤더 싸움을 해 보았지만 공은 파리의 소유가 됐고, 페르난데스의 스루패스를 안수 파티가 받기 위해 달려보았지만 패스가 길어 골라인 아웃이 되었다.

볼보이가 바로 넘겨준 공을 산체스가 길게 찼지만 파리 생제르맹의 마리오가 공을 걷어내며 사이드아웃이 됐고, 이미 대기하고 있던 볼보이는 바로 공을 니실랴에게 넘겼다.

오늘 레알 마드리드가 양쪽 사이드와 골라인 밖에 배치한 볼보이 숫자만 12명. 이들은 공이 밖으로 나가면 최대한 빨리 공을 다시 경기장 안으로 던져주는 역할을 맡았다.

1분 1초가 아쉬운 레알로서는 지연되는 시간까지 줄이려는 노력이었다.

“하인스.”

니실랴의 공을 받은 소아레스가 인수의 곁에 두 명의 수비가 붙어있었지만 바로 연결했고, 인수도 그 공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가장 믿고 있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마리오와 리코는 자신의 역할이 인수가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듯 최대한 압박하면서도 패스의 길목을 막아섰다.

인수도 마리오가 압박하고 리코가 패스의 길목을 막자 쉽사리 뒤돌아서지 못하고 등으로 버티고 섰다.

다시 공을 뒤로 돌리기에도 미드필더진에 숫자를 더 많이 배치한 생제르맹이었고, 길게 넘기기에는 호시탐탐 인터셉트를 노리고 있던 안수 파티와 파울레가 있었기에 쉽게 선택할 수 없었다.

이런 인수의 고민을 알았는지 모라타와 소아레스가 양 사이드로 동시에 벌렸고 그들을 따라가는 수비가 있어 코프로 연결되는 자그마한 공간이 열렸다.

코프도 수비에 막혀 쉽사리 뒤돌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렇기에 인수에게서 오는 패스를 쉽게 받을 수 있었고, 패스를 하자마자 턴하여 들어오는 인수에게 바로 패스를 연결해줄 수 있었다.

인수의 뒤에는 마리오와 리코가 따라붙는 중.

인수는 코프의 패스를 바로 중거리슛으로 이어보았지만 발등에 제대로 맞지 못하고 골포스트를 크게 벗어났다.

인수의 첫 슛을 기점으로 양 팀의 공격은 활발히 전개됐지만 양 팀 모두 기본적으로 수비를 단단하게 한 덕인지 위협적인 슈팅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런 팽팽한 0의 균형을 무너뜨린 건 레알 마드리드였다.

전반 24분. 아직 힘이 떨어질 때는 아니었지만 인수는 자신을 밀착 마크하며 돌아서지 못하게 막던 마리오가 왼쪽으로 살짝 미끄러지는 것을 느꼈다.

이미 발바닥으로 공을 긁으며 틈을 보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재빨리 오른쪽으로 돌아 나오며 왼쪽으로 나가는 패스를 막고 있던 리코까지 제친 상황.

최후방을 지키고 있던 3백은 특급 스트라이커인 코프를 막고 있던 상황이었는지라 인수가 치고 나오는 것을 막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마리오는 인수가 달리기 시작하자 무리하게 뒤에서 태클을 시도했고, 발이 높지는 않았지만 위험한 태클인 것은 사실이었기에 옐로카드를 적립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프리킥을 내주게 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나 월드컵에서 인수의 프리킥이 무섭다는 것은 이미 파악이 되어 있었기에 파리 생제르맹의 선수들은 수비벽을 두껍게 쌓으며 준비했고 인수의 킥은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튀어나왔다.

뒤에서 리바운드를 대기하고 있던 소아레스와 수비벽을 담당하던 페르난데스의 경합이 이루어졌고 먼저 공을 차지한 소아레스를 페르난데스가 밀치며 다시 한번 골대와 가까운 곳에서 프리킥이 주어졌다.

실패는 한 번으로 충분했는지 인수가 다시 찬 프리킥은 수비벽을 넘어 가까운 골포스트 구석을 찔렀고 다그바가 손을 뻗어 봤지만 공은 골대 안으로 사라졌다.

전반 25분. 레알 마드리드가 득점하며 0:0을 균형을 무너뜨리자 파리 생제르맹의 코치들이나 팬들은 2017년의 기억을 하지 않으래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도 그 경기를 재현하길 바랐고 베르나베우의 응원 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현시대 축구계의 가장 정점에 있는 선수라면 파리 생제르맹의 안수 파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드리아누 시우바, 바이에른 뮌헨의 데르트 칼츠, 그리고 AS로마의 팔미에르가 꼽혔다.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이 터지자 그런 정점에 있는 선수 중 하나인 안수 파티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부터 수없이 상대했던 안수 파티이지만 알고도 막지 못한다는 말처럼 레알 마드리드 진영을 휩쓸고 다녔다.

자신의 앞을 막는 니실랴를 낮은 자세로 뚫어낸 안수 파티는 파울레와 2:1 패스를 통해 가르시아마저 제쳤고 샤비를 앞에 둔 상태로 강하게 슛을 날렸다.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인 산체스가 온몸을 날리며 막아냈기에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결코 자신이 쉬운 상대가 아님을 알렸고 수비진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안수 파티의 반격이 있고 난 후에도 양 팀은 득점을 위해 뛰었지만 추가점이나 동점골을 넣지 못하고 전반이 마무리됐다.

레알 마드리드가 8강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득점은 3점.

반면 파리 생제르맹의 입장에서는 3점만 내주지 않으면 되는 상황에서 후반을 위해 라커로 돌아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