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 05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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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과의 대전에서 전반 3골을 넣은 소튼은 후반 반격을 맞았지만 3:2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7차 전까지 무패로 달려온 소튼은 8차 전 아스널과의 홈경기에서 4:0이라는 참패를 당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가장 큰 것은 미드필드진의 싸움에서 완전히 무너졌던 것이었다.
인수가 폴스 나인으로 올라가서 빈자리를 차지한 레쉬포드를 공략하여 후반 65분 교체될 때까지 무려 8번이나 잔디를 굴러야 하는 반칙을 당했다.
아무리 노려한 레쉬포드였지만 39살의 나이가 있었고 젊은 아스널의 미드필드진이 피지컬로 밀고 나오니 버티지 못했다.
패스의 중심이었던 레쉬포드가 공략당하니 공격진에게 제대로 공을 이어지지 못했고 덩달아 수비진으로 향하는 후방패스가 많아졌다.
캐러거감독은 페렌츠를 앞으로 보내 레쉬포드를 도와주려 했지만 수비진에게 향하는 압박을 줄여주던 역할을 하던 페렌츠가 앞으로 가면서 수비진의 부담이 늘어났다.
미드필드를 완벽하게 제압 당한 소튼은 아스널의 빠른 패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위안이라면 페널티킥 2개를 내주었지만 볼이 두 개다 막았다는 것이었다.
주전 골키퍼였던 미콜레코가 우크라이나로 돌아간 이후 가장 큰 걱정이었던 골문을 확실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두 번째 원인은 인수와 에디의 활동량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한 인수와 에디가 뛴 거리는 평상시와 다름없었지만 스피드가 줄었다.
평상시의 모습이라면 충분히 떨쳐낼 수 있는 수비수였지만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둘은 수비수들과 경합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반칙으로 끊기는 경우도 많았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긴 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약점이 들어났고 아스널이 약점을 파고 든 것이다.’라고 말하는 쪽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시즌을 시작하고 나서 리그경기를 3경기나 뛰고 올림픽대표팀에서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고 제대로 된 휴식을 받지 못해 피로가 누적된 것이다.’라고 말하는 측도 있었다.
즉각 소튼 운영진은 지정병원인 소튼 대학병원에 두 사람의 메디컬 체크를 요청했다.
메디컬 체크 결과 아직 성장기인 두 사람의 근육 피로도가 회복도보다 높아 손상이 왔다는 결과가 나왔다.
말 그대로 피로에 의한 근수축이 떨어졌다는 진단이었고 이에 소튼은 두 선수에게 2주간의 휴가를 주었다.
문제는 9차전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해 있는 첼시와의 원정과 10차전에 유로파에 진출해있는 허더스필드타운과의 경기였다.
“페렌츠를 올릴 수밖에 없나? 코룸이 복귀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지?”
캐러거는 기대도 없다는 듯 전술판과 선수들의 명단을 번갈아 보았다.
“고이깅거를 써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교체출전으로 계속 페렌츠의 자리에서 활약을 해왔으니까요. 문제는 윙쪽입니다.”
하인스의 체력과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 고이깅거와 레쉬포드를 영입했지만 당장 급한 건 양쪽 윙어였다.
에디가 선발로 출장하면서 기존 주전이었던 라이스와 맥킬리가 번갈아가며 뛰고 있었는데 올림픽기간에 두 선수 또한 피로가 누적되어 있던 상태였다.
도브비크가 있긴 했지만 플레이 스타일 상 전략에 짜 맞추기는 힘들었다.
“유스는?”
캐러거는 프리미어리그의 감독들이 왜 그렇게 유스들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는지 이해가 갔다.
“랄라나감독이 올릴 만한 선수가 없다고 합니다. 스트라이커라도 윙으로 쓸 수 있는 선수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수비 쪽에서나 추천할만한 선수가 있다고 합니다.”
“수비라. 나중에 리그컵 때 출전시키기로 했던 애 말이지? 당장 수비가 문제가 아니니까. 유스에서도 선수가 없다라.”
“첼시전은 포기하고 허더스필드타운에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유로파 조별예선을 같이 뛰고 있는 상태라 정상 스쿼드는 가동하지 못할 텐데요.”
“첼시전을 포기할 수는 있지. 그런데 그게 연패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문제야.”
캐러거의 말에 동감한 코치진은 다시 한 번 좋은 조합을 짜기 위해 머리를 모았다.
“어휴. 어마어마하네.”
인수가 근육피로로 2주간의 휴식을 진단받았다는 소식은 영국을 넘어 한국까지 퍼져나갔다.
거의 모든 전 국민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에서 올림픽 축구결승전은 화제가 되어 있었다.
그 경기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경기에 뛰는 한국선수들이 아니라 영국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인수였다.
100년이 훌쩍 넘는 기간 만에 금메달을 딴 영국의 스토리도 있었지만 영국과 한국의 이중국적자인 인수가 왜 영국에서 뛰고 있는지가 탐사보도로 집중 조명되었다.
특히 올림픽 전에 U-17월드컵대표팀에 선발되었던 인수가 최종명단에서 제외된 일과 왕따논란까지 올림픽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관심이 인수의 부상소식까지 언론에 보도되고 구단으로 엄청난 양의 물품들이 국제택배로 전해졌다.
“이거 먹어도 돼?”
“예전에 SNS에서 한국에서 온 선물이라고 본 적 있었는데 우리도 이걸 받을 줄이야.”
“야야 그거 내가 먹을 거야. 내놔.”
너무 많은 택배가 와 인수가 라커룸에 펼쳐놓자 선수들이 택배들에 달려들어 맘에 드는 과자를 골라 집는 모습을 소튼 운영팀이 모두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개인 SNS를 하지 않는 인수를 위한 운영팀에서 구단 SNS에 대신 감사의 인사를 올리려고 찍었다.
구단으로 온 선물들만 그렇고 집에는 할아버지가 보내준 갖가지 즙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늘과 흑염소, 장어, 잉어 등 한국의 올림픽 선수들이 추천하는 곳에서 도핑검사와 무관한 보양식을 보내왔다.
더군다나 프랑스에서 여행 중이었던 부모님까지 돌아왔기에 눈물을 머금고 다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인수의 마수에 걸려든 에디까지.
“이거 몸에 좋은 거 맞아? 맛이 고약한데.”
“한국의 운동선수들도 다 챙겨 먹는 거야. 몸에 좋다니까 먹어.”
제니퍼는 프랑스여행 중에 부상소식을 듣고 서둘러 귀국한 후 아침저녁으로 인수와 에디를 모두 챙겼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두 사람은 이주 후 정식으로 팀 훈련에 참여할 수 있었다.
“모두 고생했어요.”
인수와 에디는 허더스필드타운과의 끝내고 돌아와 회복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가며 인사했다.
전력상으로 밀리는 경기였지만 후퍼가 골대에 부딪혀 머리에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승리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주전선수들이 다수 빠진 소튼이 허더스필드타운과 이기기에는 무리였기에 1:0으로 패하며 아스널과 첼시에 이어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소튼의 분위기는 나쁘지만은 않았다.
인수와 에디가 복귀한데다 부상으로 입원 중이던 코룸도 훈련장으로 복귀하면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제 완전히 회복된거야?”
레쉬포드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인수와 에디를 바라보았다.
어렸을 적 유망주였고 엄청난 활약으로 주목을 받은 많은 선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 대부분은 부상과 정신적인 문제로 이도저도 아닌 선수로 전락해버리고 최정상에 서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당연하죠. 단기간에 많은 시합만 뛰지 않으면 된다고 했어요. 아직 성장기라 근육들이 자리를 잡는 도중에 격한 시합을 뛰는 바람에 피로가 누적됐다고 했으니까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남성은 만 18세까지 성장기로 봤다.
그렇기에 시합 때를 제외하고 웨이트를 거의 하지 않은 둘이었지만 단기간에 격한 시합을 했던 둘이기에 2주간의 휴식은 근육의 손상을 회복하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도 조심해.”
“그렇지 않아도 에이전트가 구단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고 하더라고요.”
“랭커리지지?”
“네.”
올림픽이 끝나고 복귀한 둘에게 푹 쉬라고 했지만 병원에서 결과를 받아 본 랭커리지는 당장 소튼으로 달려왔다.
주말에 있는 리그경기에서도 휴식을 보장하는 방안과 주중에 열리는 리그컵과 FA컵에는 모두 불참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합의가 있었다고 들었다.
“푹 쉬었으니 이제 다시 달려보자. 다들 할 수 있지.”
어느새 팀의 중심이 된 레쉬포드는 훈련장에서 회복훈련을 진행하는 선수들에게 크게 소리쳤다.
“당연하죠.”
“다치지만 않았어도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니까요.”
머리에서 피가 많이 나긴 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는지 반창고만 붙이고 나온 후퍼가 크게 소리쳤다.
“네 머리가 돌이라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았으면 공격수를 또 잃을 뻔 했는데.”
인수는 잔디에 앉아있는 후퍼의 머리를 토닥거렸다.
“야. 너 죽을래.”
“장난이야. 장난. 왜 이렇게 정색을 해.”
인수는 일어서서 쫓아오려는 후퍼를 두 손을 저어 말리며 멀리 도망갔다.
그리고 며칠 후 AFC본머스와의 리그 11라운드 홈경기가 있었다.
“드디어 하인스와 에디가 돌아왔죠.”
“피로에 의한 가벼운 근육 손상이었기에 3주만에 복귀했습니다. 아스널과의 홈경기에서 말씀드렸지만 스피드가 많이 떨어져있는 모습이었거든요. 메디컬검사도 이상 없고 스피드도 다 회복이 됐다고 합니다.”
“이제 16살 소년들 같아 보이네요. 필드에서 뛸 때는 그렇게 믿음직해보였는데 아직 성장기인 두 선수입니다. 선수 스스로도 조심할 필요가 있지만 클럽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죠. 특히 하인스선수같은 경우에는 동양인의 모습이거든요. 인종차별하려는 말이 아니라 서양인과 동양인은 성장기에 있어서도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성장기가 빠르게 오고 더 빠르게 멈추는 것이 서양인이라면 동양인의 경우는 최대 20세까지 크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하인스선수가 더 클 수 있겠죠. 성장판검사에서도 아직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했으니 말이죠.”
“와 벌써 178cm인데 얼마나 더 크려나요. 몸이 유연한 만큼 얼마가 더 크든 적응이 빠르겠지만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았으면 하네요.”
소튼TV의 편파중계를 맡은 필립과 조지는 오랜만에 경기장에 복귀한 인수와 에디의 이야기로 긴 시간을 끌었다.
아스널전부터 시작된 연패의 이야기는 되도록 꺼내지 않고 인수와 에디가 부상을 당한 후 어떤 식으로 활용될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였다.
“그럼 세인트의 선발 라인업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골키퍼는 프레스턴 볼입니다. 지난 첼시와의 경기에서 휴식을 취하고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네요. 위고 파바르와 빅토르 반 비크, 스티안 린네스가 선발로 출장합니다. 린네스의 분위기가 좋죠. 파바르와 비크를 양 사이드로 밀어 내고 당당히 중앙 센터백으로 출전하는 모습입니다. 저번 시즌에 비해 확실히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린네스입니다. 험프 아담과 주자크 페렌츠, 에드워드 브라운, 빌리 맥킬리, 마커스 레쉬포드가 미드필드에 섭니다. 하인스와 에디가 빠져있을 때 페렌츠가 하인스의 빈자리를 매꿨는데 다시 수비쪽으로 내려간 모습입니다. 그 위에 2주를 쉬고 돌아온 하인스가 최전방에는 크레이그 후퍼가 서게 됩니다. 지난 허더스과의 경기에서 골대와 부딪힌 후퍼인데요. 큰 부상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코룸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후퍼까지 부상을 당한다면 세인트로서도 엄청난 손실이었을 텐데요.”
“그렇죠. 코룸선수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태에서 믿을 만한 선수가 후퍼이거든요. 같이 임대를 갔다 돌아온 머레이선수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믿음직하지 못하죠.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후퍼선수는 코룸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에도 계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죠.”
“다음으로 세인트에 맞서는 AFC본머스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