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 05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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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다쳤데?”
“햄스트링 부상으로 2달간 아웃이래.”
인수와 에디가 올림픽 출장으로 리그경기에서 빠진 후 열렸던 맨유와의 경기에서 코룸이 허벅지를 붙잡고 쓰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부상 때문에 한 경기를 결장했는데 맨유와의 경기에 출장을 강행했다가 큰 부상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햄스트링? 햄스트링이 안 좋다는 말은 없었잖아.”
“팰리스하고 경기하기 전에 당기는 느낌이 들어 쉬었는데 더 쉬라고 했는데도 맨유와의 경기에 출장했데.”
인수는 전 에이전트였던 리처드에게 전화하여 전후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소튼내부에 한해서는 새로운 에이전트인 토머스 랭커리지보다 예전 에이전트인 리처드 미어스가 한 수 위였기에 인수는 고민도 하지 않고 리처드에게 전화해서 사정을 알아냈다.
“코룸은 뭐가 그리 급했데. 후퍼하고 머레이가 있어서 더 쉬었어도 됐잖아.”
“모르지. 당장 내일 아스톤과의 경기인데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니겠어.”
맨유와의 경기는 올백전술을 써 0:0 무승부를 만든 소튼이었다.
승점 10점. 지난 시즌 전반기에 겨우 달성했던 승점 10점이 이번 시즌에는 4경기 만에 이루어내며 초반부터 리그 선두권을 달렸다.
“그래도 래쉬포드가 있으니 분위기가 완전히 나쁘지는 않지 않을까?”
“이제 막 이적했잖아. 아직 선수단 분위기 파악도 안됐을 텐데.”
인수는 자신의 방에 온 에디와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놈들이 무슨 한숨이야.”
램파드는 아직 어린 인수와 에디를 위해 루튼과 카울에게 방을 함께 쓰도록 했다.
경기력향상은 물론이고 국제경기에 있을 수 있는 맨탈관리까지 부탁했기에 루튼과 카울은 잉글랜드의 미래를 위해 두 사람을 세심하게 살폈다.
그렇다고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기에 인수와 에디도 만족하며 두 사람과 방을 쓰고 있었다.
“팀 주전스트라이커가 부상을 당했는데 당연한 거 아니에요?”
“팀 주전스트라이커가 부상을 당해? 우리 팀 주전 스트라이커가 누군데?”
루튼은 침대에 누워 보던 종이을 곱게 접어놓고 인수와 에디가 앉아있던 테이블로 다가왔다.
“당연히 코룸이죠. 루튼도 알죠. 우리팀 코룸.”
에디가 심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우리팀 스트라이커가 로즈와 힐로 알고 있는데 코룸은 누구야?”
“로즈와 힐은 올림픽대표팀 스트라이커고요. 코룸은 세인트의 스트라이커잖아요.”
인수와 에디는 루튼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우리팀은 올림픽대표팀이잖아. 지금 너희가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생각해보라고.”
“그야 올림픽대표팀이죠.”
“그래. 당장 우리도 내일 브라질하고 8강전을 치러야 해. 그런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는 놈들이 소속팀 사정에 그렇게 신경을 써?”
인수와 에디는 루튼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잠잠했다.
“아까 너희가 말했듯 코룸이 주전이라지만 대체할 만한 선수들이 있잖아. 그럼 그들을 믿고 너희는 당장 너희가 뛰어야 할 경기에 집중해야지. 우리 두 꼬맹이에이스님들은 브라질이 만만한가보지?”
루튼은 목이타서인지 답답해서인지 거칠게 물을 따라 마셨다.
“그리고 너희가 언제까지 소튼에서 뛸 거 같아? 나도 그렇고 지금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된 반 이상이 다른팀으로 이적한 적이 있는 선수들이야. 유스 때 이적한 것까지 하면 거의 대부분이 되겠지만. 다른 팀에 이적해서도 소튼에 대한 걱정할거야? 너희는 너희가 소속된 팀에서 너희가 보일 수 있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면 돼.”
루튼은 접어두었던 종이을 들었다.
“잘 생각해봐. 난 오늘 카울하고 같이 잘테니 너희끼리 자면서 이야기 해봐.”
루튼은 방문을 잡고 나가기 전 뒤를 보며 멍하니 자신을 보고 있는 인수와 에디에게 부드럽게 말하며 방을 나섰다.
두 사람은 루튼이 나가고도 무엇은 생각하는지 멍하니 서로를 바라봤다.
“우리가 잘못한 거 맞지?”
“응.”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프랑스잖아. 그것도 내일 브라질하고 단판승부를 앞두고 있는.”
영국대표팀은 브라질과의 8강전이 치러질 리옹에 도착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특히 팀에서 선발로 예고된 인수와 에디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브라질 선수들의 리포트까지 나눠주기까지 했다.
루튼은 방에 들어와서까지 리포트를 보고 있었었다.
국제대회에 대한 경험도 많았고 논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는데 경기를 위해 쉬는 시간까지 상대팀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런 선수 앞에서 소속팀의 걱정을 한 자신들이 한심스러웠다.
“사과하러 가자.”
“그래야지.”
잘못한 일을 깨달았으면 반드시 사과하라 배워왔기에 둘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에디의 방으로 가 루튼에게 사과하고 돌아왔다.
“2036년 9월 12일 영국축구대표팀은 결승으로 향한 첫 번째 길목에서 브라질이라는 강팀을 만났습니다. 유럽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 자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 브라질이지만 그 강함은 예선경기에서 많이 보여줬습니다.”
“비록 한국에 일격을 맞긴 했지만 그전까지 주전선수들을 모두 제외해 쉬게 해주었기에 주전 선수들은 체력이 충분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브라질 입장에서도 같은 지역국가인 멕시코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조별에선에서는 멕시코에게 졌기에 영국을 노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두 분이 말씀하신 내용이 브라질이 승부조작을 했다는 뜻은 아니고 그런 분석도 있다는 점을 알려드린 것이라 생각됩니다.”
캐스터는 두 해설자의 말을 급하게 설명했다.
국제스포츠경기인 올림픽에서 승부조작에 관한 이슈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강화된 도핑검사에 걸린 선수들이 많았기에 승부조작과 도핑의 문제는 IOC의 골칫거리 중에 하나였기에 다음 중계권을 따기 위해서 방송 중에 하는 말을 조심해야 했다.
실제로 어느 나라의 국영중계사가 중계권을 박탈당한 사건이 있었기에 스카이스포츠로서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램파드감독은 이번 브라질과의 경기를 위해 영국대표팀도 최강의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밝혔는데요. 우선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 골키퍼는 제임스 케인, 심 루튼과 켈레치 카울, 라이언 베리를 수비라인에 조던 바즐리. 네이션 케이힐, 데이비드 레시퍼드, 하인스, 에디워드 브라운, 대런 바디를 미드필드라인에 스티븐 로즈와 로이 힐을 최전방에 내세웠습니다. 조던 바즐리와 네이션 케이힐이 실제적인 윙백을 겸한다고 보면 수비를 아주 강고하게 구축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브라질선수들이 개인기가 아주 뛰어나거든요. 물론 최상급의 선수들은 이미 유럽무대에 뛰고 있으면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도 스카우터들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들의 기량을 뽐낼 것이라 예상하면 램파드감독의 선수기용을 너무 수비적이다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하인스와 브라운의 호흡은 이미 조별예선에서도 충분히 봤거든요. 공격라인을 모두 하인스와 브라운에게 맡기고 노련한 루튼과 카울을 후방에 두면서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이겠죠. 아직 16살에 불과한 하인스와 브라운이 리그경기들과 조별예선에서 보여준 만큼만 보여준다면 공격라인은 손볼 일이 없을 만큼 충분하다는 뜻이겠죠.”
“두 해설위원님들의 분석대로 램파드감독은 거의 5백을 둔 전술을 꺼내들었습니다. 좌우 진영 깊숙이 빈공간이 많이 생길 텐데요.”
“브라질선수들의 특징을 잘 파악했다고 생각합니다. 조별예선에서도 보여줬지만 브라질은 공간침투보다 개인기를 활용해 돌파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오늘 브라질의 라인업에서 볼 수 있듯이 키가 큰 선수들 대신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 공격라인에 포진되었습니다.”
“해설위원님께서 먼저 브라질의 라인업에 대해 말씀해주셨기에 브라질의 라인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상대의 기에 눌리지 마. 죽을 듯 달려들어. 알겠지.”
인수는 센터서클 외각에 서서 무서운 기세를 뿜어내는 브라질의 선수들을 보며 에디에게 속삭였다.
“당연하지. 초반부터 밀어붙이라고 리포트에 적혀있었잖아.”
루튼에게 사과한 둘은 방으로 돌아와 잠이 들때까지 브라질의 리포트를 보며 어떻게 경기를 풀어야 할지 고민했다.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브라질의 선수들은 피지컬을 무기로 수비력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다만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이 많았기에 패스플레이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적혀있었기에 경기 전 무슨 일이 있어도 선공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에디와 2:1패스를 통해 상대방 진영으로 깊숙이 들어가 첫 슈팅을 가져가야 했다.
그러기위해서라도 최전방 공격수들도 활발히 움직이며 인수와 에디가 패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했기에 경기 전 공격수들을 모아 자신의 생각을 자세히 풀어놓았다.
삐익.
주심의 휘슬로 영국과 브라질의 올림픽 축구 8강경기가 시작되었다.
센터서클 중앙에서 공에 발을 대고 있던 로즈는 주심이 휘슬을 부는 동시에 인수에게 공을 넘기고 빠르게 상대의 진영으로 파고 들었다.
로즈의 움직임과 동시에 힐이 로즈와 함께 중앙으로 파고들었고 에디는 왼쪽 사이드로 바디는 오른쪽 사이드로 움직였다.
이미 영국선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브라질선수들도 재빨리 수비라인을 갖추며 공을 잡고 있던 인수에게 다가왔다.
이미 감독에게 인수를 조심하라고 들었지만 아직 어려 보이는데다 실제로 어린 인수를 무시하던 브라질선수는 성급히 달려들었다가 인수에게 가볍게 젖혀졌다.
처음부터 왼쪽사이드를 뚫는 에디에게 패스하려 했던 인수는 브라질선수를 젖히자마자 직접 공을 몰고 중앙을 돌파했다.
로즈를 선두로 센터백 3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브라질의 진영으로 들어왔기에 빈공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인수는 자신에게 다른 수비가 붙자 공을 몰고 왼쪽 사이드로 파고들며 좁은 공간에서 에디와 1:1패스를 주고받으며 어느새 패널티라인 근방까지 파고들었다.
자신에 대해 파악이 되어 있는지 최대한 반칙을 하지 않으려하는 모습에 중앙에서 밖으로 빠져나오는 로즈와 다시 1:1패스를 주고받으며 약간의 공간을 만들어냈고 그대로 골문을 향해 슛을 했다.
인수의 슛은 정직했지만 강했기에 브라질의 골키퍼는 잡는 것을 포기하고 골대 밖으로 쳐내며 영국에게 코너킥을 주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약속된 플레이를 펼쳤던 영국입니다.”
“하인스의 움직임과 영국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미 경기 시작 전에 약속된 플레이라 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왼쪽 사이드에서 이뤄졌던 하인스와 브라운의 1:1패스들은 브라질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는데요. 수비가 3명으로 더 많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패스를 주고받는 모습은 왜 이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뽑혔는지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브라운이 완전히 수비를 골라인까지 끌어당기고 다시 하인스에게 패스하자 브라질의 패널티라인을 유지하던 선수들이 무너졌거든요. 거기서 로즈와 1:1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간을 만들어내고 정확한 슈팅으로 코너킥을 가져오는 모습니다.”
이후 이루어진 코너킥에서는 인수가 정확히 크로스를 올렸지만 힐의 머리를 빗맞으며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꾸준하게 브라질을 압박하며 전반 중반까지 브라질을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