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44화 (44/200)

〈 44화 〉 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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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주의 프리미어리그를 살펴보는 매치 오브 더 데이의 블래터입니다. 오늘 분석데스크에는 루크 쇼와 마이클 캐릭이 나와 있습니다. 두 분 인사하시죠.”

“오랜 휴식기를 가진 후 인사드립니다. 루크 쇼입니다.”

“마이클 캐릭입니다.”

마이클 캐릭은 딱딱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올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한 캐릭은 아무래도 어색한 모양이네요. 맨유의 총감독을 사퇴하고 새롭게 해설진으로 합류했는데요. 아무래도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30년간 몸담았던 맨유를 떠나는 것이 힘들었는데 MOTD에 합류하게 되어 긴장되네요. 현장에 몸담았던 경력으로 정확한 분석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쇼도 같이 뛰었던 캐릭이 오니 어떤가요?”

“아무래도 제가 맨유에 처음 왔을 때 고참이었어요. 그리고 주장도 했었기에 어렵긴 하죠.”

쇼는 부러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캐릭에게서 멀어지는 모습을 취했다.

“그래도 같이 뛰었던 만큼 호흡은 잘 맞을 거 같네요.”

“두 분의 분석과 호흡을 기대하겠습니다. 36-37시즌 1라운드가 종료됐는데 1라운드부터 점수차가 많이 나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우선 이 경기를 보시죠.”

블래터의 신호에 맞추어 화면에는 첼시와 스완지의 하이라이트가 플레이됐다.

“첼시가 이번에 승강한 스완지를 상대로 빅6의 면모를 강하게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무려 7골을 몰아넣으면서 7:0의 스코어를 만들어 냈는데요.”

“그렇습니다. 새로 승강한 팀을 상대로 ‘내가 이 구역의 깡패다’라고 말하는 듯 경기 내내 찍어 눌렀습니다. 스완지도 승강하면서 스쿼드를 늘리기는 했지만 첼시를 상대하기엔 벅찬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두 명이 헤드트릭을 기록했습니다. ······.”

“마지막 살펴볼 경기는 왓퍼드대 소튼의 경기입니다.”

블래터의 사인과 함께 왓퍼드대 소튼의 하이라이트가 플레이됐다.

“이번 1라운드에서 가장 충격적인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들 막상막하의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소튼의 일방적인 경기가 되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기록이 작성됐는데요. 하인스선수의 최연소 헤드트릭기록입니다. 쇼에게는 소튼의 경기라 남다를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소튼은 제가 8살 때 유스로 입단해서 맨유로 이적하기 전까지 뛰었던 팀인데요. 이번처럼 충격적인 경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습니다. 보셨던 것과 같이 6:0으로 끝났는데요.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첫 골 인거 같습니다.”

“지난 시즌 하인스와 코룸이 보여줬던 그 골이 재현된 골 말씀하시는 거죠?”

“1월에 리그에 합류한 하인스의 첫 어시스트였는데요. 유연한 발목과 강한 다리 힘을 느끼게 해준다고 했죠. 그리고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드리블돌파와 중거리슛까지 리그에 적응하면 할수록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캐릭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잠시 화면을 보시죠.”

캐릭은 오래 동안 이어진 촬영에 익숙해졌는지 처음보다는 편한 목소리였다.

“하인스가 왓퍼드전에서 뛴 동선을 그래픽으로 바꿔봤는데요.”

캐릭의 말이 끝나자 화면에 뜬 필드에 붉은색선이 어지럽게 표시되고 11.5km라고 표시됐다.

“하인스가 왓퍼드전에서 총 83분을 뛰었습니다. 그 동안 뛴 거리가 11.5km인데 전반전과 후반전 모두 센터서클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죠. 수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소튼의 공격을 풀어나가는 키로 활약했습니다. 트레콰르티스타내지는 플레이메이커의 역할과 함께 폴스나인의 역할까지 겸한 플레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2010년대에 리버풀의 피르미누이후로 사라진 전술이었는데 이번에 소튼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있고 그 선수가 지금까지는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군요. 하인스가 소튼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캐릭은 거기까지 말하고 쇼를 바라보았다.

“문제는 소튼이겠죠. 하인스를 소튼에서 얼마나 더 데리고 있는지가 문제라는 거죠?”

“그렇습니다. 항간에 이런 말이 떠돌죠. 소튼 유스에서 배출한 선수들이 소튼에서 모두 뛰고 있었다면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은 소튼이라고요. 소튼 유스출신이 소튼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승을 노리지 않는 소튼이기에 우승에 욕심이 있는 선수들이 이적을 하는 겁니다.”

블래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승을 노리지 않기에 우승을 바라는 선수들이 이적을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죠. 이적에 대한 말씀을 하셨으니 안수파티가 세리에 A로 이적을 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다른 대형선수의 이적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잉글랜의 심장이자 뮌헨의 심장이라 불리는 주드 벨링엄입니다. 레반도르프가 뮌헨의 후계자로 지목해 도르트문트로부터 뮌헨으로 이적해 10년째 활약하고 있는데요.”

“이적시즌만 되면 챔피언스 우승을 노리는 팀들이 모두 벨링엄에 대한 이적설을 퍼트리고 있죠. 그런데 이번에 안수파티가 이적을 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벨링엄에 대한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는 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이적시장이 2주나 남았으니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지금까지 지난주에 있었던 1라운드에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이번 1라운드는 전체적으로 골이 많이 나왔죠. 총 10경기가 펼쳐졌는데 0:0으로 끝난 경기는 단 한 경기였고, 양 팀이 합쳐 5골 이상이 나온 경기도 5경기나 됐을 만큼 보낸 재미가 있던 1라운드였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시즌 축구협회에서 심판연수를 하며 빠른 경기를 요구했거든요. 반칙으로 경기가 끊기는 일이 적어지다보니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끊어줄 곳에서는 확실하게 끊어줬거든요. 확실히 심판들의 수준이 올라간 모습입니다.”

“네. 이렇게 재미있던 1라운드였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겠습니다. 다음시간에 뵙겠습니다.”

1라운드 경기가 끝난 후 일주일은 회복훈련과 전술훈련을 거듭하는 사이 지나갔다.

MOTD를 본 영국은 물론이고 각종 매체들로 인수의 하이라이트를 본 사람들까지 자신도 모르게 이름값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 이번 시즌 승강한 뉴캐슬과의 2라운드 경기가 돌아왔다.

“드디어 새로운 모습으로 개방된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인사드리게 됩니다. 36-37시즌의 첫 홈경기가 뉴캐슬과의 경기로 열리게 됩니다. 비시즌동안 공사를 통해 3만3천석이었던 좌석이 4만2천석까지 늘어났지만 메리스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만석이 되었습니다.

“지난 1라운드의 경기에서 왓퍼드를 시원하게 박살내고 돌아온 세인트의 선수들입니다. 몸 푸는 모습을 잠깐 봤는데 선수들의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뉴캐슬의 1라운드 경기결과가 좋지 않았거든요. 나름 준비를 해오긴 했겠지만 자신감에 넘치는 세인트의 선수들을 막을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뉴캐슬에는 하나의 악재가 더 있습니다. 1라운드가 끝나고 오른쪽 윙으로 뛰던 세쿠 마라선수가 전격적으로 보르도로 이적했죠.”

“파리출신의 세쿠 마라선수였지만 프로데뷔를 보르도에서 했습니다. 보르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가 프리미어리그로 이적 리버풀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뉴캐슬에서 승강을 위해 영입을 했었습니다. 뉴캐슬에서는 승강을 하고 마라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고 있었는데 이적을 하니 시즌 계획이 완전히 무너져버렸죠. 발 빠르게 다른 선수를 영입한다고 하지만 이적시장이 9일 남은 상태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건 뉴캐슬의 사정이고 우리 세인트로서는 반가운 소식인데요. 그래서인지 이번 라인업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우선 세인트의 라인업입니다. 골키퍼는 프레스턴 볼, 위고 파바르와 비크 대신 브라이언 마운트와 스티안 린네스가 선발입니다. 딕시 다이어와 윌리 어빈이 양쪽 윙백을 맡고 그 위를 페렌츠와 와슨이 버팁니다. 그리고 하인스와 브라운, 맥킬리가 그리고 최전방은 코룸선수가 맡습니다. 캐러거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젊은 수비진들로 전부 교체했습니다. 프리시즌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조합인데요. 이번에 꺼내 든 목적이 있을 텐데요.”

“마운트선수와 린네스선수가 프리시즌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받던 부분들은 사라졌거든요. 마운트선수는 그 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상황판단이 좋아졌습니다. 린네스선수는 급한 성격이 보완됐죠. 이제 남은 것은 골키퍼인 볼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것뿐이라고 합니다. 호흡을 맞추는데 실전만큼 좋은 것은 없고 그런 의미에서 공격력이 약화된 뉴캐슬과의 경기에 꺼냈다고 봐야죠.”

“네. 이에 맞서는 뉴캐슬의 라인업입니다. 먼저 골키퍼······.”

“롱볼 조심해. 감독님 말대로 상대는 롱볼로 일관할거야. 알았지.”

“예스 캡틴.”

에디는 프리시즌 이후 처음 주장완장을 찬 인수에게 장난스럽게 경례했다.

“장난하지마.”

“후퍼가 하는 거 보고 해보고 싶었단 말이야. 악.”

이제는 많이 친해진 코룸이 에디의 엉덩이를 찼다.

“시합해야해. 쓸데없는 소리 말고 나가자고.”

코룸의 정리덕에 주심의 뒤에 선 인수는 플레이어 에스코트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프리시즌에 한 번 차보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경기에서까지 주장완장을 찰 줄은 몰랐다.

“가자.”

“가자. 가자.”

주심이 앞서서 걷기 시작하자 인수는 고개만 뒤로 돌려 큰 소리로 외쳤다.

선수들도 호응을 해주었기에 자신감을 얻은 인수는 플레이어 에스코트의 손을 꽉 잡고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와아아아.”

메리스를 가득 매운 4만이 넘는 인원이 하인스를 선두로 선수들이 등장하자 함성을 내질렀다.

평소 경기장에 들어설 때면 들었던 함성이지만 가장 앞서서 듣는 함성은 느낌이 달랐다.

인수의 흥분은 사전행사가 모두 끝나고 주심이 양 팀의 주장을 부를 때까지 계속 됐지만 코인을 던지자 흥분했던 마음은 씻은 듯 사라졌다.

뉴캐슬의 선공이 정해지고 인수가 뒤를 돌자 가까이 서 있는 선수들과 잡담을 하며 웃는 얼굴들이 보였다.

“집중해. 왓퍼드처럼 당하고 싶어?”

인수의 외침이 관중들의 함성을 뚫고 선수들에게 전달되자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소튼대 뉴캐슬의 경기는 일방적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점수는 나지 않았지만 전반 중반까지 치열하게 진행됐다.

수비적으로 나온 뉴캐슬의 전술 때문이기도 했지만 거칠게 들어오는 상대의 반칙을 심판이 끊지 않고 플레이시키면서 소튼의 공격진이 위축된 까닭도 있었다.

삑.

전반 27분이 지날 무렵 처음으로 심판의 휘슬이 불렀다.

인수가 사이드로 스루패스한 공을 받기 위해 뛰어가던 에디를 상대 수비가 발을 걸어 넘어뜨리면서 나온 반칙이었다.

에디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공이었고 그 공을 받으면 상대의 골문으로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위치다보니 카드가 나오기 충분했지만 주심은 프리킥만 선언했다.

“카드가 나와야 하지 않습니까?”

인수는 소튼의 선수들이 주심을 향해 달려가기 전 먼저 달려가 선수들을 오지 못하게 말린 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단순 진로방해야.”

“진로방해가 아니라 단독찬스를 끊었지 않습니까.”

주심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매서운 눈초리로 인수를 바라봤다.

“오늘 경기에 반칙장면이 몇 번이나 나왔습니다.”

인수가 다시 한 번 정중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주심은 상의 포켓에서 노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순간 시끄럽던 경기장이 정적으로 변했다.

2초? 그보다 짧았을까?

그 후 경기장은 온갖 욕설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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