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 04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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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튼의 프리시즌은 후퍼의 골을 시작으로 화려하게 마무리됐다.
올랜도와의 경기에서는 후퍼의 멀티골과 인수의 멀티골, 도슨의 골까지 5점을 넣었지만 3골을 내주면서 수비의 불안이 계속됐다.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의 좌석확장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두 번째 경기는 프랑스의 리그1의 명문인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의 경기를 가졌다.
마르세유입장에서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오래 활동했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공격적인 영입을 시도했던 만큼 소튼과의 경기를 합의했다.
마르세유와의 경기에서는 코룸이 2골을 머레이의 1골과 에디의 1골을 더해 4골이나 성공시켰지만 마르세유의 주전 공격수인 조르당 파게트에게 4골을 내주며 4:4 동점으로 끝났다.
그리고 마지막은 리가의 명문팀인 세비아 FC와의 경기였다.
세비아의 경기에서 인수의 단독돌파에 이은 골을 시작으로 에디와의 합작으로 한 골을 더 만들어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역시나 수비가 무너지며 2:3으로 패배하며 프리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소튼이 비교적 성공적인 프리시즌을 가졌다고 자평하며 영국으로 돌아올 무렵 스페인발로 대형 이슈가 터졌다.
스페인 라리그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바르셀로나 FC에서 11년 동안 에이스였던 안수파티가 세리에 A의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이적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잡겠다는 의지를 표현했기에 성사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가 없었지만 시즌이 시작하기 전 전격적으로 이적 발표가 났다.
이적 발표를 하며 바르셀로나는 자체 유스시스템인 라 마시아뿐만 아니라 각 지역 유스에서 후계자를 찾고 있다며 말했다.
그 후보지역을 묻는 대답에 가장 먼저 대답한 곳이 프리미어리그였기에 영국에서도 자국의 유스들을 조명하는 기사들이 쏟아졌고 가장 위에 올라간 이름이 인수였다.
언론에서는 4천만 파운드정도로 예상됐던 인수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어느새 5천만 파운드를 넘어 5500만파운드를 예상했다.
“요. 6천만의 사나이.”
인수가 바둑을 두고 있는 사이 들어왔는지 고개를 드니 에디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6천은 무슨 예상이야. 그것도 아직 5천5백이던데.”
“그래도 네 기사라고 찾아봤나보네. 안 찾아볼 줄 알았는데.”
인수는 에디의 말에 말없이 핸드폰을 던져주었다.
핸드폰에는 레이가 이미 기사들을 요약해서 문자로 보내 놓은 흔적이 있었다.
“역시 내조의 여왕인가. 자기도 이번 시즌부터는 주전이라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더니.”
“프리시즌에 4골을 넣었잖아.”
“오 역시 와이프의 활약은 다 챙기고 있었네.”
인수는 에디가 다시 놀리자 말없이 에디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가리켰다.
에디가 레이와 인수의 톡 내용을 위로 올리니 자신이 득점할 때마다 나온 기사를 보내 준 것들이 있었다.
“너도 관심 좀 가져.”
이번엔 에디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뺏어 무엇인가를 찾은 후 에디에게 넘겼다.
핸드폰에는 인수가 미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사온 커플용 기념품을 안고 있는 레이의 사진이 있었다.
에디는 닭살이 돋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 아저씨랑 아주머니는 언제 오신데?”
한국에서 돌아온 후 인수가 세인트 조지 파크로 들어가자 재일과 제니퍼는 지중해로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홈경기 일정에 맞춰서 들어오신다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어. 크루즈에서 내려서 그리스 여행하고 계신데.”
“와 그리스여행? 부럽다.”
“부럽긴. 아들내미 혼자 남겨 두고 여행다니시는데. 아 맞다. 옷 갈아 입어봐. 잠깐 나가자.”
인수는 에디에게 운동복을 던져주고 자신도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갑자기 왜?”
에디는 인수의 말에 툴툴 거리면서도 자신의 운동복을 갈아입었다.
운동복을 갈아입은 둘은 마당으로 나왔다.
어렸을 적 브리지의 도움을 받아 잔디를 교체한 후에 꾸준히 관리하고 있어 운동하기 좋은 상태였다.
“시험해 볼 것이 있어서 그래. 받아봐.”
“뭘 시험할 건데.”
인수와 에디는 한참을 몸을 푼 후 땀이 나기 시작하자 공을 주고받았다.
“이번에 세비야하고 경기하는데 재미난 것이 있어서 그래. 1:1좀 해줘.”
“해봐.”
에디는 자세를 낮추고 인수의 어깨와 발을 번갈아 보았다.
오랫동안 같이 지낸 만큼 인수의 버릇은 하나하나 다 알았다.
다 안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인수보다 빠른 발은 바로 따라 붙을 수 있게 했다.
인수는 양 발을 이용해 공을 굴리다 왼쪽 어깨가 살짝 낮췄다.
에디 역시 인수의 왼쪽 어깨가 낮춰지는 것을 보고 준비했지만 공은 에디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 뒤로 가고 말았다.
인수의 터치가 쌨는지 멀리 갔지만 에디는 쫓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인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한 거야?”
에디는 인수가 공을 몰고 자신에게 다가오자 공을 가로채며 물었다.
“다시 해보자. 더 해보고 알려줄게.”
“그래.”
에디는 인수에게 공을 넘기며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분명 인수의 왼쪽 어깨가 낮아질 때엔느 왼쪽으로 치고 달리거나 왼쪽으로 달리려다 멈추고 오른쪽으로 공을 보냈는데 어떻게 가랑이 사이로 공을 뺏는지 궁금했다.
인수가 공을 받아 다시 굴리기 시작하자 더욱 집중해서 몸을 낮췄다.
인수는 아까 터치가 길었던 것을 생각하며 더욱 신중하게 공을 굴렸다.
인사이드 가장 안쪽 발바닥을 이용해 공을 굴리던 인수는 오른쪽 어깨를 내리고 왼발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공을 에디의 가랑이 사이로 보내면서 뛰었다.
인수의 무릎과 어깨가 아닌 발을 보던 에디는 황급히 가랑이를 좁혀보았지만 공은 이미 지나가버린 후였다.
“발가락 쪽으로 컨트롤해?”
축구의 기본기 모두를 브리지에게 함께 배운 에디였다.
그래서인지 패스를 하거나 공을 컨트롤할 때 모두 면적이 넓은 발 안쪽과 바깥쪽, 발등을 이용했다.
꼭 필요할 경우 발 바깥쪽 날이나 뒤꿈치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발가락은 어디로 튈지도 모르기에 사용하지 않았었다.
“응. 세비아 전에서 드리블하다 사용했는데 반 박자 더 빠르더라고. 어때?”
“다시 해봐.”
에디는 다시 낮추고 인수의 드리블 돌파를 기다렸다.
다시 한 번 인수의 어깨가 내려가고 가랑이 사이로 공이 오자 수월하게 막아냈다.
“모르면 당하겠지만 알고 나니 너무 쉬운데. 더욱이 이런 식이면 역습당하기도 쉽지 않겠어?”
에디는 공을 가로 막고 앞으로 달리는 동작을 취했다.
“그렇지. 그래서 이것도 해봤거든.”
인수는 정원 구석에 있는 창고에서 공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와 그 중 하나를 꺼냈다.
“다시 해볼게.”
인수의 말에 에디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인수가 다시 공을 굴리다 어깨를 낮추자 에디 역시 가랑이 사이를 좁히며 어느 쪽으로든 반응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인수가 굴린 공은 에디의 오른쪽을 훌쩍 지나 마당 끝까지 굴러갔다.
“됐다.”
인수는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공이 굴러가자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번엔 패스······. 아 혹시 세비아 전 후반에 네 패스가 괴발개발이 됐던 것이.”
인수는 에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야 그래도 시합 중에.”
에디는 헤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인수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래도 실전에서 써보고 싶었단 말이야. 성적에 관계없는 치열한 시합에서 써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그 때문에 패스가 끊겨서 점수까지 내줬잖아. 그것만 아니었으면 동점으로 끝날 수 있었는데.”
세비아 전 마지막 10분을 남기고 인수의 패스가 상대에게 끊기면서 역습을 허용했고 역전 골을 내주었다.
그 전에도 몇 번이나 공을 차단당할 뻔 했던 패스들이 있었다.
소튼의 코치진도 평소와는 다른 인수의 패스 때문에 다들 잦은 비행으로 피곤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하고 더 체력관리를 해주어야겠다고 결론지었다.
“그 후에도 계속 연습했지? 성공률은 얼마나 돼?”
“당연하지. 3번에 2번 정도. 아직 정확하게 감을 잡지는 못했어. 그래서 처음에 터치가 강해서 공이 컨트롤이 안됐고.”
“3번에 2번 정도면 아직 멀었네. 계속 연습해 보자. 같이 하면 더 빠르겠지.”
에디는 인수의 가장 큰 장점이 정확한 패스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최전방으로 공을 뿌리는 인수의 위치에서 공을 뺏기면 역습의 위험이 높았기에 성공률을 더 올려야 했다.
오후 일찍 시작했던 두 사람의 훈련은 해가 넘어갈 무렵에서야 끝났다.
“바르셀로나 그 자식들은 왜 그러는 거야.”
바르셀로나는 안수파티가 떠나고 남긴 2억 유로로 유망주쇼핑에 나섰다.
20살에 불과한 네덜란드의 도니언 반 안홀트를 3000만유로에 사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유럽은 물론이고 남미까지 스카우트를 보냈다.
그런 와중 세비아전에서 홀로 2골을 넣은 인수도 바르셀로나의 레이더에 포착되어 있었다.
“안수파티가 남긴 돈이 너무 컸습니다. 2021년 메시의 이적 이후 셀러리 캡을 관리하던 바르셀로나였는데 쓰지 않으면 너무 많은 세금을 물게 됐습니다. 그러니 선수들을 사 모으는 거죠.”
“하인스는 그쪽으로 가봐야 프로계약도 못하잖아. 왜 자꾸 찔러보는 거야?”
소튼은 인수의 주급으로 프리미어리그 유스 중에서는 최고인 3천파운드를 지급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르셀로나에서 계속해서 인수의 에이전트인 랭커러지에게 접근했다.
랭커러지도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구단으로 연락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계약을 맺기 원하는 듯 했다.
“하인스뿐만 아니라 맨유의 로베르토, 첼시의 코티까지 찔러보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들의 몸값이 뛰고 있고요.”
필은 회의실의 공기가 답답했던지 굳게 닫혀 있던 창문을 열었다.
소튼의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지만 답답했던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영입하려고 한 선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1500만 파운드에 기본적인 합의를 했었는데 더 달라는 눈치입니다.”
스카우트팀장의 말을 들은 필은 경영팀장의 눈을 슬쩍 보았다.
“1600만 파운드까지는 가능합니다.”
지난 시즌 소튼의 주축선수들이 이적하며 남긴 이적료가 많았기에 JK에도 보낼 돈이 많았지만 이번 시즌은 유스들만 이적했다.
그러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의 증축과 늘어난 좌석까지 시즌권이 매진됐기에 필이 구단주측으로 받는 압박은 없었다.
“1550만 파운드. 가능하겠습니까?”
“다시 접촉하도록 하겠습니다.”
소튼은 미드필드진을 강화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팀인 LASK와 접촉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특성상 독일과 선수교류가 많았지만 소튼 스카우트팀에 눈에 띈 선수가 있었다.
23살의 나이이지만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공수를 모두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스피드가 떨어진 다는 단점이 있었다.
인수가 풀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인수의 로테이션 선수가 필요했기에 영입하는 선수였다.
“브랜트선수의 이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최종조율 중입니다. 1800만 파운드를 제시했고 단장님의 인가가 떨어지면 발표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발표하시고 세인트 팬 채널에 먼저 공개하세요. 그동안의 헌신에 감사하다는 말은 꼭 집어넣고.”
소튼 유스출신으로 임대를 다녀온 후 6년이나 팀에 헌신한 빌리 브랜트였다.
27살의 전성기의 나이로 이적하는 만큼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였지만 선발에서 밀린 이상 로테이션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그럼 다음 주 시작되는 새로운 시즌은 준비가 다 된 거죠. 새롭게 달려봅시다.”
구단의 재정외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필이었지만 단장으로서 할 말은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