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31화 (31/200)

〈 31화 〉 03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아 하인스가 뛸 때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아 빌어먹을 치킨 놈들. 튀겨버릴까.”

“아 코룸의 그 골이 들어갔어야 하는데 그게 골대를 빗겨갔어. 하인스가 제대로 밀어줬는데.”

“코룸이 못 넣은 것도 못 넣은 건데. 다시보기로 보니까 수비의 발을 살짝 스쳤는데 왜 코너킥을 선언 안하냐고. 심판들이 눈이 다 삐었어.”

메리스를 빠져나오는 소튼의 팬들은 3:1로 끝난 경기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튼의 공격으로 시작된 후반은 아직 전열이 정비되지 않은 토트넘을 기습했다.

코룸과 존은 물론이고 최후방 수비수 2명만을 남긴 채 전원 공격이라는 뒤가 없는 전술을 꺼냈다.

자칫 공을 뺏기기라도 하면 카운터를 맞을 수 있었지만 인수의 볼키핑을 믿고 있었기에 순식간에 토트넘의 골대 앞은 소튼의 선수들이 더 많았다.

패스라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 선수들이 몰려있었지만 인수의 패스는 코룸의 발로 향했고 코룸은 공의 방향을 바꿔놓았지만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소튼의 선수들은 코룸의 슛이 수비의 발을 맞고 나갔다고 항의했지만 주심은 선심에게 확인한 후 골라인 아웃을 선언했다.

“그때 코너킥이었으면 존을 활용해서 한 골 넣을 수도 있었다고. 한 골 더 들어갔으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경기 아니었어?”

“그러니까 심판이 눈이 삐었어. 나도 수비를 맞고 나간게 보였는데 그걸 못 보다니.”

소튼의 팬들은 리플레이 화면을 통해 슛 궤적이 살짝 바뀌는 것을 보고 알았지만 너스레를 떨었다.

“하인스가 잘하긴 해. 내년부터는 풀타임을 다 소화하겠지?”

“계약서에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잖아. 예전에 계약서 공개될 때. 계약서가 바뀌기 전까지는 풀타임 소화는 불가능해.”

“계약서를 바꿔서라도 풀타임 소화를 시켜야지. 왜 재계약을 하지 않는 거야."

"재계약을 하는 순간 바이아웃을 걸 텐데 돈벌레들이 잘도 받아주겠다. 쓰잘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치킨이나 뜯으러 가자. 기고만장한 닭들을 보니 치킨 먹고 싶어 졌어.”

“가자. 저기 한국식 바비큐치킨 파는 곳이 있는데 맛있더라. 맥주에는 치킨이지.”

친구로 보이는 이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위로를 하며 걸음을 옮겼다.

***

“네. 형. 안 잤어요? 한국은 새벽이잖아요.”

소니는 경기장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에 걸려온 전화를 공손하게 받았다.

자신보다 먼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한국이란 우물에서 벗어나게 해 준 이었다.

“응. 그냥 잠이 안와서 경기보고 있었는데 네가 나오더라고. 네 옆에 있던 사람들은 협회 사람들 같던데.”

“네. 협회에서 같이 보자고 해서요. 꼭 감시하는 거처럼.”

“그러게 입조심 좀 해. 계속해서 협회하고 트러블만 일으키고 말이야.”

대한축구협회와 소니의 불화는 축구계에서 유명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어제 이야기를 끝내고 나와서도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어때?”

“재미있는 아이? 특이한 아이? 영리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소니는 어제 만난 인수의 인상을 떠올리며 웃으며 대답했다.

“뭔 말이야.”

“형 바둑 알죠? 그 녀석 유일한 취미가 바둑이래요.”

“뭐 그건 취미고,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는 해봤어?”

박은 관심 없다는 듯 투명하게 대답했다.

“아뇨. 딱 들어가서 몇 마디를 나눠봤는데 그런 쪽에는 대답할 분위기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만 해주고 나왔어요. 축구선수라면 우승컵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요.”

“아나. 아직도 꽁해있냐? 우리나라 최고 축구선수께서 말이야.”

“우승컵하나 없는 사람이 어떻게 최고에요.”

“그래서 대한민국대표팀에 들어올 가능성은 없어?”

“형이 램파드하고 같이 뛰어봐서 알죠. 그 램파드가 이미 2년 전에 찍어 놓은 아이더라고요. 인수는 모르고 있었나보던데 영국연령별대표팀 관계자들은 다 알더라고요. 우리나라대표팀에 메리트도 없는데.”

“아까 화면으로 보니 정말 좋은 선수던데.”

“직접 보면 더 놀라요. 과연 저 놈이 16살인가 한다니까요. 아 우리나라 나이로는 17살이겠구나.”

“좀 설득해보지. 협회장도 설득하라고 너 보낸 거잖아.”

“형이 가기 싫다고 하니까 내가 온 거잖아요. 그것보다 와서 협회 놈들이 하는 말 듣고 깜짝 놀라서 설득할 마음도 안 들어요. 지금 세상에 그 놈도 한국인이니까 고맙게 생각할 거라고 말하더라고요. U-17대표팀도 쓸 생각이 없고요.”

“에휴. 생각들하고는. 그런데 17세 대표팀은 무슨 생각으로 안 쓰겠다는 거야? 인수보다 더 좋은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말로는 U-17대표팀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잉글랜드올림픽대표팀에 들어간 것이 기분 나쁘다는 거죠. 분위기로 봐서는 올 때부터 대표팀에 뽑을 생각이 없어 보였지만요.”

“언제까지 그럴런지. 이번에 선수선발 때부터 이야기가 많긴 했는데 연령별 대표팀까지 외국감독님을 모셔와야 하나?”

“협회장이 따로 불러서 밥을 먹었는데 그 자리에서 꼭 좀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 현장에서 그럴 생각이 없는데 협회장이 그런다고 먹히지 않더라고요. 워낙 라인이 튼튼하신 분들이라.”

대한축구협회의 라인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그렇기에 외국인감독도 선임하고 체질개선을 위한 노력도 많이 했지만 뿌리 뽑지 못한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다.

“그래. 화요일에 귀국한다고 했지. 귀국해서 술이나 한 잔 하자.”

“네. 형. 그때 봐요.”

소니는 전화를 끊으며 이제는 사라지고 보이지 않은 U-17대표팀 코치진을 생각했다.

‘어차피 오늘 경기를 뛰었는데 수요일에 경기를 뛸 수 있겠어?’

‘그러니까요. 그냥 수요일에는 벤치에 앉혀두고 훈련만 참여하게 하죠.’

‘협회장한테도 U-17월드컵은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듯싶어.’

‘그렇게 보고서를 써서 보내겠습니다. 자기가 안뛰겠다고 하는데 강제성이 없잖아요.’

“그렇지. 자기가 뛰지 않겠다고 했어. 분명히. 정확한 워딩으로 적어 보내버려. 친한 기자들에게도 보내고.‘

‘기자들한테도요? 괜찮을까요?’

‘보내. 어차피 욕먹는 건 우리가 아니니까. 우리쪽말고 협회사무처에서 흘러나온 거처럼 해달라고 하고.’

‘그 정도는 기자들도 이해하겠죠. 다음번에 더 좋은 기사거리 주겠다고 하면 되니까요.’

소니는 자신이 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거리낌도 없이 대화를 주고받고 있음에 허탈했다.

차선생님과 박형으로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자신이 안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저들이 나간다고 해도 새로운 이들 역시 저들과 마찬가지였기에.

“후. 그냥 내일 돌아가야겠다.”

소니는 한숨을 내쉬며 모레 돌아가기로 되어 있던 표를 내일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에이전트에게 연락했다.

이번에 영국으로 나가면서 에이전트에게 휴가를 줬기에 투덜거리겠지만 유능한 에이전트는 내일 귀국하는 표를 보낼 것이라 생각하며.

***

“그러게 나랑 같이 삼사자군단에서 뛰자니까. 결국 벤치만 달구다 끝났잖아.”

시즌 마지막경기에 출전이 확정된 에디는 1군 훈련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기술훈련을 위해서 인수와 함께 랄라나에게 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1군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내가 안 뛴 덕분에 이겼다는 생각은 안 해?”

“네가 뛰었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거든. 한국쯤이야.”

에디는 경기내용에 찔려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초반 한국대표팀을 무시했다가 얻어맞은 한 방으로 1:0으로 끌려가다 후반에 들어서야 겨우 1:2로 이겼다.

더구나 한골을 내줄 때 뒤 공간을 완전히 열어줬기에 이를 물고 뛰었던 에디였다.

경기가 끝난 후 필드에 쓰러지기까지 했다.

한참을 쓰러져있어 보다 못한 인수가 다가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기까지 했었다.

“그래 그렇다고 하자.”

“그렇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거야.”

“오 꼬맹이 어제 어시스트를 두 개나 했다며. 대단해.”

뒤늦게 훈련장에 도착한 존은 인수와 에디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다가왔다.

“그렇지. 내가 어시스트 2개를 해서 이겼다니까. 그리고 넌 꼬맹이라고 하지 말라니까. 내가 왜 꼬맹이야.”

“꼬맹이니까 꼬맹이지. 불만 있으면 일어서보던지.”

존은 발뒤꿈치까지 들어 에디를 더욱 내려 보았다.

“너 키만 큰 거 아니까 그냥 훈련해.”

“내가 키만 커? 누가 그래? 어? 니가 봤어?”

존은 에디가 자신의 사타구니쪽을 바라보며 말하자 발끈했다.

“누가 그러긴. 레이가 그러던데. 넌 키만 크다고.”

“와아아악. 레이. 레이. 죽여······.”

존은 발작을 하다 인수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니까. 그게.”

“됐다. 훈련이나 하자.”

인수는 휙 뒤를 돌아 필드를 뛰기 시작했다.

“아씨. 왜 그런 소리를 해. 너 바보야?”

“아니. 그러니까 그게. 이 입이 문제지. 문제야.”

존은 싸늘하게 돌아선 인수와 에디의 원망을 들으며 자신의 입을 쳤다.

“됐어. 빨리 쫓아가자. 저 녀석 우리 데리고 하루 종일 뛸 거야.”

“아나. 또 하루 종일 뛰어야 해?”

“안 쫓아가면 내일도 뛸걸. 모레도 훈련 끝나고 또 뛸거고. 빨리 쫓아가서 미안하다 해야지.”

“가. 빨리 가자. 저 또라이. 레이 욕만 하면 저 짓이니. 차라리 때리지.”

존은 저만치 앞서가는 인수를 따라 뛰었다.

“아씨. 좀 천천히 가지. 같이 가.”

에디 역시 멀리 사라져가는 두 사람을 쫓았다.

“존을 돋보이게 활약시킬 수 있는 방법이요?”

캐러거가 단장실로 들어가니 그곳에는 경영팀장을 비롯해 운영팀장과 마케팅팀장까지 모여 있었다.

“네. 존을 돋보이게 활약을 시켜야 합니다. 기왕이면 득점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운영팀장은 캐거러에게 한 장의 서류를 넘겨주었다.

시즌 4경기 선발출전 2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 중 어시스트는 모두 코룸의 득점으로 이어진 순도 높은 활약이었다.

“설마 이적입니까?”

“이곳저곳에서 존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긴 합니다. 아직 이적기간이 아니기에 본격적인 협상은 하지 않았지만 대충 금액은 들어오고 있습니다. 존의 에이전트도 자신에게 이적문의가 들어오고 있음을 인정하고 재계약을 해주지 않으면 이적하겠다고 하더군요.”

“재계약을 하면 되지 않습니까. 이미 4경기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캐러거는 마크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활약한 존을 지키고 싶었다.

“이봐요. 캐러거감독. 당신은 하라고 하면 하······.”

“잠시만 제가 이야기할께요.”

경영팀장이 캐러거를 윽박지르려하자 운영팀장이 진정시키며 몇 가지 서류를 캐러거감독에게 넘겼다.

“우리가 이번 시즌 임대를 보낸 선수들의 명단입니다. 이 중 임대 후 이적이란 계약으로 나가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다시 소튼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이 2명입니다. 이 선수들 때문에 존 역시 다음시즌 임대를 보내기로 한 것은 아시죠?”

캐러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시즌 돌아오는 두 명의 선수들은 모두 공격수였다.

“더군다나 에디에게도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팀에서는 에디의 계약을 하며 하인스의 계약내용도 수정하려고 합니다. 하인스의 출전시간 제한 때문에 선수운용을 하는데 어렵잖아요. 에디까지 팀에 합류한다고 하면 공격진은 포화상태입니다. 우리가 다른 팀처럼 더블스쿼드를 갖추고 시즌을 임할 것은 아니니까요.”

“존을 무조건 이적시키겠다는 말이네요.”

“네. 그것도 비싸게 팔려고 합니다. 지금 팔면 2년 후에 후회할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2년 후에는 더 비싸게 팔 수 있겠죠. 좋은 선수고 미래가 확실한 선수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팀을 위해서도 존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적이 최적의 방법입니다.”

“알겠습니다. 남은 시즌 존에게 더 득점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캐러거는 단장실을 나가기 위해 손잡이에 문을 잡았다가 뒤로 돌았다.

“혹시 더 이적할 선수가 있습니까?”

다들 난감한 표정만을 지은 채 대답하지 않자 캐러거는 말없이 단장실을 빠져나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