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23화 (23/200)

〈 23화 〉 02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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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한국에서 온 연락을 받고 한참 고민을 하다 인수를 만났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연락이 왔어. U-17이 월드컵을 앞두고 영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는데 네가 참여할 수 있는지.”

“한국에서요?”

인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리처드를 바라봤다.

“한국에서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해온 거죠?”

“네 인터뷰 영상도 있고, 신문에도 많이 났으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수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도움을 청했다.

“어차피 A팀도 아니고 유스팀이니 네가 선택할 문제긴 하지. A팀을 선택하는 것은 유스팀하고는 상관없으니 경험할 수 있을 때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팀 사정상 차출을 허락할까요?”

“세인트에 멍청이만 있는 것이 아니니 전부 고려하겠지. 중요한 것은 7월에 있을 U-17월드컵에 나갈 것인가 나가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뿐이야.”

인수는 이미 성인 무대에 서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U-20월드컵도 아니고 U-17월드컵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했다.

“아 삼사자군단이었으면 고민하지 않았을 텐데.”

인수는 한국국가대표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가끔 아빠가 TV를 통해 보는 것, 아니면 한국에 놀러 갈 때 상암에 있는 월드컵경기장 투어를 한 경험뿐이었다.

반면 잉글랜드국가대표에는 에디도 있었고 온 가족이 – 할아버지 할머니, 에디의 부모님까지 – 보는 이벤트였다.

“당장 결정하기 힘들면 대한축구협회에서 사람이 온다고 하니 그때 들어보고 결정해.”

“네.”

“하인스를 U-17대표팀에 선발하고 싶다고?”

필은 자신의 방에 일거리를 들고 온 두 사람을 쇼파로 안내했다.

“네. 대한축구협회에서 선수차출에 대한 공문이 왔습니다.”

운영팀장은 운영팀으로 온 메일을 출력해서 필에게 넘겼다.

“대한축구협회? 하인스가 한국출신이었어?”

필은 은근한 돈 냄새를 맡았다.

5천만이 넘는 작지 않은 시장인데다 자국 출신 스타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나라였다.

MLS에는 없었지만 MLB에는 코리아데이가 있을 만큼 이벤트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국가였다.

“네. 아버지가 한국인으로 한국국적과 영국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국적이 없었더라도 아버지가 한국인이니만큼 피파규정에 의해 한국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스이니만큼 차출할 의무는 없잖아. 리그경기는 괜찮아?”

“34라운드 토트넘전이 끝나고 잉글랜드대표팀과 친선전이 있습니다. 그 경기에 차출을 요청했습니다.”

“34라운드가 끝나고? 35라운드는?”

“레스터시티와의 원정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전까지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필은 운영팀장의 대답에 잠시 고민하다 경영팀장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국이란 나라의 국민들은 유스에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친선전이라 TV중계도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한 마케팅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럼 우리가 차출에 응할 이유가 없잖아. 거절하면 되잖아. 하인스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 자칭 세인트 골수팬들이 창문 울리게 떠들 텐데.”

필은 저번 사태가 생각났는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에서 제안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이번 U-17월드컵에 대비해서 영국에서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지훈련을 소튼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달 후면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을 텐데.”

“대한축구협회에서 원하는 것을 우리가 준비해 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엎고 새로 계약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운영팀장은 대한축구협회에서 들어온 제안서를 필에게 건넸다.

“그만큼 하인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말이겠지. 준비할 수 있어?”

필은 제안서는 보지도 않고 물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전지훈련기간에 오는 인원이 많은 만큼 홍보에도 좋다는 분석입니다.”

“그럼 망설일 필요 없잖아. 협상은 경영팀장에게 맡겨도 되겠지?”

“네.”

운영팀장은 돈과 관련된 협상은 경영팀장의 능력을 믿었기에 순순히 물러섰다.

“최대한 뽑아내봐. 경기장 보수공사에 자금이 부족하잖아. 조금이라도 더 보탤 수 있겠지.”

“좋은 협상이었습니다.”

소튼의 입장이 전달되자 대한축구협회의 관계자 십여 명이 소튼으로 날아왔다.

소튼과의 협상에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점검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급하게 준비하셨을 텐데 저희의 요청을 전부 수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대표로 온 김형수 지원팀장이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두 면의 경기장, 실내 훈련장, 체력단련시설, 의료시설, 분석실까지 많은 것을 요청했었다.

영국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소튼의 훈련장을 일부 대여해 주는 것으로 협상이 진행됐다.

“저희 소튼이 왜 유스의 산실인지 확실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한국에서 십여 명이나 되는 인원이 와 훈련장을 둘러봤었다.

그런데 정작 협상장에는 지원팀장이라는 사내외에 둘밖에 없었다.

“아 그분들은 코치들과 전력분석관들입니다. 유럽에 있는 선수들을 점검하기 위해 왔습니다. 일부는 여자축구선수들을 점검할 것이고요. 하인수선수를 알게 된 것도 여자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알려 준 것이죠.”

경영팀장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축구계와는 인연이 없었던 인수가 대표팀에 차출된 이유를 알았다.

“그렇다면 오늘 웨스트햄과의 홈경기가 있습니다. 메리즈에 초대하겠습니다.”

축구협회에서 온 팀장은 빙긋 웃었다.

미리 예매를 하지 못했기에 현장에서 표를 구하려 했지만 이미 매진 된 후였다.

협상이 끝난 후 요청하려 했는데 소튼에서 미리 말을 해주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입니다. 오늘은 세인트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7라운드 경기를 함께 하겠습니다.”

소튼TV의 캐스터는 밝은 목소리로 분위기로 진행을 시작했다.

“저번 26라운드의 경기는 원정경기였기에 함께하지 못했는데 강팀 첼시와 비겨 승점 1점을 얻은 세인트입니다.”

“25라운드 울버햄튼전에 승점 3점을 얻은 후 26라운드 강팀인 첼시와 승점 1점을 얻어 두 경기 연속 승점을 가져와 강등권에서 벗어날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첼시와의 경기는 감독인 캐러거의 전술로 승점을 가져왔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코룸선수와 하인스선수를 후반에 기용하는 강수를 두었는데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아쉽죠.”

“네. 후반 코룸선수와 하인스선수가 열심히 뛰어주어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죠. 그렇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오늘은 하위권인 웨스트햄을 상대하는 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 예상됩니다.”

편파중계를 하는 소튼TV의 필립과 조지는 경기장에 모인 소튼의 팬만큼이나 흥분된 목소리였다.

“오늘 세인트를 상대하는 웨스트햄의 선발 라인업을 먼저 보겠습니다. 골키퍼엔 리어 설리번, 후방 수비수에는 데이비드 콜튼, 토미 데프트, 데클란 존슨, 미드필드진에 톰 바이즈, 은완코 페퍼, 사무엘 에투, 아베디 존, 호른 디아브, 최전방에는 마이클 토우런, 러셀 페리가 서겠습니다. 여전히 공격적인 3-5-2 전술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낡은 전술이긴 하지만 그만큼 연구가 많이 된 전술이죠. 남자의 팀이라고 하는 스토크시티가 리그1으로 강등 된 후 프리미어리그에는 울버햄튼과 웨스트햄이 남자의 팀이라 불리고 있죠. 그만큼 거친 경기를 하는 팀입니다. 얇은 수비진임에도 불구하고 실점이 많지 않은 것이 특징인데 미드필드 진에 은완코 페퍼선수와 사무엘 에투 두 선수가 수비적으로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페퍼선수와 에투선수 양 선수를 합쳐서 시즌 엘로우카드가 11장입니다. 레드카드를 받은 적은 없지만 경고누적으로 경기를 쉰 적이 있을 만큼 거친 수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선발로 예정된 하인스선수를 이 두 선수가 담당하겠죠. 하인스선수 잘 이겨낼 것이라 믿습니다.”

“네. 이제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검은머리 꼬맹이네. 샌님처럼 생겼어.”

“그러게. 어휴 허벅지 튼실한 거 봐. 꼬집힐 것 같지도 않아.”

“오늘 네가 마크할 애야. 진짜 애인데. 털도 안 났을 거 같아.”

“어휴, 작네. 작겠지. 다 작을 거야.”

“뭐가 작아?”

“그러게 뭐가 적으려나.”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통로에 나란히 선 두 팀은 입장 전부터 기 싸움이 치열했다.

“이제 입장할 거야. 조심해. 특히 심한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카드를 내밀테니 알아서 사려.”

두 팀의 기 싸움은 주심에 의해 끝나고 필드로 들어섰다.

“애송아 그 동안 형들이 너무 착했지. 오늘 재미있게 놀자.”

소튼의 선축으로 공격이 시작되자 공도 없는 인수에게 페퍼가 다가왔다.

“오늘 주심 성향 알아봤어요? 리그에서 제일 카드를 수집해주는 분인데.”

“카드 무서워하면 축구 못하지. 카드 내밀면 난 퇴장당하기 전에 어디 한군데 부러뜨려 줄 거야. 그게 꼬맹이가 아니길 기도해.”

페퍼는 인수에게 공이 패스되자 무릎으로 뒷허벅지를 무릎으로 찍으며 손으로 유니폼을 살짝 잡아당겼다.

패스되어 오는 공을 경합하려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인수는 순간 느껴지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발바닥으로 공을 잡았다.

“시작부터 반칙이네요.”

“주심이 안 불었잖아. 반칙 아니야.”

가나 출신 중에서도 검은 피부를 자랑하던 페퍼는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한 인수는 이를 악물고 후방으로 공을 돌렸다.

그동안 코나와 베인을 상대로 상대 선수의 반칙을 상대하는 법을 훈련하긴 했지만 실전에서 다가오는 압박은 달랐다.

“근성있네요. 와 넘어져도 또 일어나네. 끝까지 넘어지지 않으려 하고.”

“그러게 아직 어린 선수이기에 기대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한국에서 온 코치들과 전력분석관들은 경기를 보며 감탄했다.

인수는 이제 시작한지 2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7번이나 반칙을 당했다.

보이지 않는 반칙까지 하면 10번도 넘어갈 듯 보였지만 그때마다 바로 일어서 달렸다.

“거기에 패스도 좋아요. 후방패스는 두 번밖에 없었고 전부 전방을 향하는 패스였는데 전부 성공하고 있네요. 수비를 달고 있는 선수에게도 정확히 발밑으로 공을 보내네. 와. 진짜 16살 맞아?”

“한국나이로는 17살이지. 와 상대 열받겠네. 넘어지라고 반칙을 했는데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네.”

전력분석관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어 상대 수비를 검색했다.

“어디서 본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가나대표팀에 승선 한 적도 있는 선수였어. 가나 국가대표팀에서도 거칠기로 소문난 선수였군.”

“아 기억나네요. 넘어져있는 상대를 가소롭다는 듯 쳐다보는 바람에 엘로우카드를 받은 선수였죠. 그 후에 조용해서 몰랐는데 웨스트햄에서 뛰고 있었네요. 아 또 어깨로 밀었는데 그대로 뛰네요. 소튼의 다른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에 주눅 들어 있는데.”

“감탄밖에 안 나오네. 과장된 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고 하지만 이제 두 경기밖에 뛰지 않은 선수였다.

자료가 많은 것이 아니었기에 과장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정확한 평가를 위해 많은 인원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본 것만 보고서 올리면 돼. 평가와 선발은 위에서 알아서 할거니까. 오래 일하고 싶으면 입조심하고.”

전력분석팀장은 경기장에서 눈을 떼지 않고 나지막하게 경고했다.

“왜 이리 버텨. 그냥 물러서면 편해.”

페퍼는 계속 버티는 인수에게 짜증났다.

보통 이렇게 거칠게 나오면 상대의 진영으로 물러섰는데 인수는 더 앞으로 들어갔다.

처음 센터서클에서 대치했는데 이제는 자신의 진영 중앙에서 대치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만큼 태클도 거칠게 들어갔고 몸싸움도 거칠게 했는데도 기가 죽지 않았다.

“하인스 받아.”

‘버티면 다친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지. 경고야 한두 번 받는 것도 아니고.’

페퍼는 볼이 공중에 떠서 오는 것을 보고 인수와 붙어 같이 뛸 준비를 했다.

인수가 뛰어 오를 타이밍에 맞추어 같이 뛰며 팔꿈치를 강하게 휘둘렀다.

“억.”

인수는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공중에서 그대로 떨어졌다.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

예전에 느꼈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숨을 쉬지 못하니 답답했다.

얼마나 그랬을까. 주변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겨우 숨이 쉬어졌다.

주심은 인수가 경기장에 쓰러지자 손으로 크게 네모를 그린 후 인수에게 다가갔다.

그동안 구두로 계속 경고했는데도 계속해서 반칙을 했으니 VAR로 확인할 것을 결정했다.

“괜찮아요. 괜찮아.”

인수는 주심이 다가오자 괜찮다는 말과 함께 필드에 앉았다.

“의사를 불러야 하지 않아?”

언제 뛰어 왔는지 코룸이 인수의 등을 문질러주며 물었다.

“의사가 들어오면 라인 밖으로 나가야 하잖아요.”

빠른 경기진행과 선수보호를 위해 급한 치료가 아닌 한 모든 치료는 라인 밖에서 이루어져야 했다.

“프리킥 내 꺼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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