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22화 (22/200)

〈 22화 〉 02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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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와의 경기에서 승점을 가져오자 소튼 팬덤에서는 분위기가 끓어올랐다.

아직 팀이 강등권에 있었기에 섣부르다는 말도 많았지만 울버햄튼전에 이어 빅6에 위치한 첼시에게까지 승점을 가져왔으니 기대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가장 좋아했던 이는 필이었다.

“아 드디어 물러났군. 경기에 이겨야 조용해지네.”

두껍게 보강공사까지 한 창문을 뚫고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던 소튼의 팬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이제 2천만파운드를 어떻게 할까?”

“메리스를 개축공사를 진행해야죠. 이미 30년이 넘었으니 이유도 충분하고요.”

필의 물음에 준비한 자료를 꺼내며 경영팀장이 대답했다.

“2000년에 3200만파운드의 공사비로 지금의 메리스경기장을 신축했죠. 32000석의 좌석밖에 되지 않은데다 좌석교체 시기가 넘었기에 같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영국축구협회측에서도 개선명령을 내린 상태고요.”

“이사회에서는?”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벌써부터 공사업체에 대한 로비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늙은것들이 욕심은 많아서. JK쪽에 연락해 공사업체 섭외해. 그리고 이적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찔러보는 문의뿐입니다. 살살 데리고 놀고는 있는데 지겹긴 하네요.”

첼시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 인수에 대한 이적문의가 들어오고 있었다.

안되면 말고 식의 낮은 이적료였기에 보드진은 대충 대답해주고 있었다.

동시에 유스팀에 있는 선수들의 문의들도 계속됐지만 보드진의 선에서 모두 거절하고 있었다.

“케러거가 하인스와의 계약서에 불만이 많던데. 내용을 바꿔달라고 요청해왔어.”

“많이 내보내면 좋긴 한데 재계약을 해야 합니다. 에이전트가 여간 깐깐한 게 아니라서요. 저번에 보셨잖아요. 단어 하나, 철자 하나까지 모두 확인하고 나서야 하인스를 불렀죠. 차라리 주급을 많이 달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아니니.”

경영팀장은 하인스의 에이전트인 리처드를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주급을 더 올려주겠다고 해도 거절하던 사람이니. 다행인건 바이아웃을 설정 안했다는 것인데.”

프리미어리그의 각 구단은 인수에 대한 이적료로 500만파운드를 제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드진에서는 적어도 5배 이상의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한동안은 소튼에서 뛰어야할 운명이었다.

“재계약에서도 바이아웃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만일 나온다면 그대로 협상은 닫아야 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연락은 해보자고. 계약기간도 연장할 수 있으면 연장하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소튼의 단장과 경영팀장이 재계약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을 때 인수는 오랜만에 시간이 나 바둑을 두고 있었다.

“거기서 짼다고? 와 욕심아니니?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는구나.”

“어떻게 막을래. 못막으면 넌 질텐데.”

“거기서 입구자로 나온다고? 살려나올 수 있을거 같아?”

인수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노트북을 뚫어지게 보고있었다.

“놀자. 하인스, 놀자.”

“아 재미없어. 하인스 나가자.”

오랜만에 휴가를 받은 에디와 레이가 인수의 주변을 뱅뱅 돌았다.

“아 진짜 나가자니까.”

레이는 인수가 대답도 하지 않자 손으로 어깨를 쳤다.

“아. 잘못 눌렀잖아.”

인수는 중요한 순간에 레이가 치는 바람에 1선에 전혀 필요 없는 곳을 클릭해버렸다.

정식경기에서는 마우스미스라고해서 양보해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인터넷바둑에서 그런 수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받아먹는 것이 국룰이었다.

“네가 안 놀아주잖아. 머리 아픈 게임만 하고 있고.”

항상 자신에게 순했던 인수가 버럭거리자 레이의 목소리가 약해졌다.

“바둑이 왜 머리아파. 아픈 머리도 싹 다 낫는구먼. 그냥 나가자.”

인수는 초반도 아니고 중반 이후에 잘못클릭한 수로 인해 대국이 완전히 넘어가버린 것을 알고 돌을 던졌다.

“그러게 진작 그랬으면 좋았잖아. 가자.”

레이는 인수가 노트북을 덮고 일어서자 다시 당당하게 앞장섰다.

“야야. 어디가려고? 요즘 하인스 장난아니야.”

레이가 밖으로 나가려는 듯 윗옷을 챙겨 입자 당황한 에디가 물었다.

유스에서 경기할 때는 근처에 사는 분들만 알아봤지만 울버햄튼과의 리그경기를 뛴 이후 인수는 밖을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소튼에서 위험한 일을 당하지는 않겠지만 혹시 모르는 마음에 밖에 나가는 일이 없어졌다.

“한국음식점. 삼겹살이 먹고 싶어졌어.”

에디와 레이는 재일의 덕분에 한국음식을 어릴 적부터 접해왔었다.

그중에서도 삼겹살과 갈비는 레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였다.

“삼겹살? 갑자기?”

“저번 주부터 먹고 싶었으니까 가면서 이야기하자. 택시는 불러놨으니 도착할 시간 됐어.”

“갑자기 삼겹살은 왜 당겨? 네가 먼저 찾아먹을 정도는 아니었잖아.”

택시에 탄 인수는 군침을 흘리는 레이에게 물었다.

“저번 주에 우리 팀에 한국인 선수가 들어왔거든.”

“그래서? 예뻐?”

에디는 새로운 선수가 왔다는 말에 눈빛을 반짝였다.

그 동안 레이를 통해 모은 레딩 유민의 선수들의 사진도 꽤 많이 가지고 있었다.

“넌 내가 그렇게 소개를 시켜줘도 성공을 못한 애가 새로운 사람만 왔다면 눈빛을 반짝여. 하여튼 말 끊지마.”

“안녕하세요. 전 레이입니다.”

레딩 위민에 한국인 선수가 새로 영입됐다는 말에 레이는 훈련장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재일과 인수에게 배운 한국어를 써먹을 순간이었다.

“어. 한국말? 안녕. 난 정수아라고 해.”

정수아는 한국의 인천에서 뛰다 자유계약으로 FA슈퍼리그에 진출한 선수였다.

19살 때부터 국가대표를 한 경력에 쉽게 워크퍼밋이 통과되고 레딩에 합류했다.

2월에 로스터가 등록되어야 경기에 뛸 수 있겠지만 이미 계약을 마친 후였기에 적응을 위해 훈련장에 합류했다.

“내가 아직 영어가 서툴러서 오케이?”

이미 슈퍼리그에 진출해 있던 선배들도 많았기에 이런 저런 조언도 많이 들었다.

선배들이 외국리그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통역을 통하지 말고 직접 소통하라고 가르쳐줬었다.

“예뻐요. 예뻐요.”

레이는 자신이 아는 한국어가 다 떨어진 것을 알고 당황했다.

아니 아는 단어는 더 있었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인 여성이 들으면 제일 좋아할 말이라고 배운 단어를 반복했다.

“한국어 어디서 배웠어?”

수아는 처음으로 다가온 이가 어려보이는 레이뿐이었기에 더 친근하게 물었다.

“친구. 친구가 한국계 영국인이에요.”

레이는 한국계 영국인이라는 말을 몰랐기에 영어로 대답했다.

“친구가 한국인이라고? 친구가 있나 보네.”

수아는 한국인 친구가 있다는 대답에 더 친근하게 대했다.

“이거 봐요. 이 녀석이 내 친구.”

레이는 인수가 나온 신문을 찾아 보여줬다.

“친구가 사우스햄튼에 있나보네. 유스?”

“아뇨. 1군.”

둘은 서투른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뜻은 충분히 통했기에 수아는 레이의 친구가 소튼 1군에서 어시스트를 하며 활약했다는 걸 이해했다.

해외이적지를 슈퍼리그로 정하고 팀을 찾을 때 자신을 도와줄 한국 선수들을 미리 찾아봤었다.

여자선수의 경우에는 슈퍼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4명이나 있었지만 남자선수는 한 명도 없었기에 인수의 기사를 보고 의아해했다.

“나중에 한번 같이 만나. 삼겹살이나 먹게.”

수아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인 삼겹살을 이야기하자 레이가 펄쩍펄쩍 뛰었다.

“삼겹살 좋아. 갈비 좋아. 맛있어.”

레이는 자신이 아는 단어가 나왔기에 반복해서 소리쳤다.

“아 삼겹살 먹고 싶어졌어.”

“이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결국 저번주 만난 한국 선수가 삼겹살 이야기를 해서 그때부터 참고 있다가 지금 먹는 거라고? 그때 먹었으면 되잖아.”

“레딩에는 한국식당이 없는 걸. 그 언니도 숙소에서 지내서 요리 할 형편도 아니고.”

레이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금새 당당해졌다.

“그래도 나 덕분에 오랜만에 삼겹살 먹잖아.”

“그래 오랜만이지. 5일만인가?”

에디는 휴가를 받기 전 휴일에 집에 와 재일이 해주는 삼겹살을 먹었다.

“5일 전에? 누구랑? 나도 모르는 일인데?”

“5일 전에 먹었다고?”

인수와 레이는 어떻게 된 일인지 눈빛으로 물었지만 택시는 식당에 도착했다.

“그래서 이번엔 독일하고 친선전이지? 어때?”

인수는 입에 삼겹살기름을 묻히며 먹는 레이에게 물티슈를 건네며 에디에게 물었다.

“뭐 그냥 하는 거지. 이번에는 너도 선발될 줄 알았는데.”

“어쩔 수 없지. 너희는 벌써 2년째 호흡을 맞춰오고 있잖아. 누가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으면 새로 뽑지 않을걸.”

인수는 부상으로 U-17대표팀에서 탈락한 후 계속된 활약에도 선발되지 못하고 있었다.

“나도 이번에 대표팀에 뽑혔지. 스코틀랜드하고 경기한데.”

“그래서 휴가를 받았구나. 축하해.”

인수는 대표팀으로 소집되면 휴가를 받은 두 친구를 축하해줬다.

자신도 언젠가는 대표팀에 뽑힐 것이라 생각하며.

“아 맞다. 다음 달에도 소집된다는데. 친선경기가 잡혔데.”

“다음 달에도? 친선경기가 그렇게 자주 잡혀?”

A매치는 피파의 주관하에 A매치 일정이 정해졌다.

따로 피파에 소속된 국가끼리 친선경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유스의 경우에는 친선전이 잡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한국에 있는 축구협회가 자국 소속 유스 대표팀을 유럽에 보낸다고 하던데. 한 달 동안 전지훈련 형식으로 진행되나보더라고. 그 중에 우리 대표팀하고 친선전을 한데.”

“국제경기는 많이 하면 좋다고 했으니. 에디는 언제나 잘할거야.”

인수는 많은 기회가 주어진 에디가 부러웠지만 이내 빙긋 웃고 삼겹살에 집중했다.

“그러니까 수아가 알려준 것이 맞다는 거지?”

종로에 위치한 대한축구협회의 사무실에서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탭을 두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네. 수아가 한국인이라고 했지만 정확히는 한국인은 아닙니다. 한국국적도 가지고 있고 영국국적도 가지고 있는 거죠.”

“16살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말이지? 어때?”

상석에 앉은 이가 자료들을 넘겨보며 물었다.

“강등권팀인 사우스햄튼에서 뛰고 있지만 평가가 좋습니다. 이미 유스의 단계는 넘었다는 말이죠.”

“잉글랜드에서도 대표팀으로 뛴 적이 없습니다. 충분히 선발할 법도 한데 이번 대표팀의 명단에도 없었습니다.”

상석에 앉은 협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자말의 경우도 있으니 말이야.”

독일 대표팀의 주전 윙어인 자말 무시알라는 나이지리아와 영국, 독일의 대표팀에 소속될 기회가 있었다.

유스 때에 잉글랜드대표팀으로 20경기나 넘게 뛰었고 독일대표팀에서는 2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들 잉글랜드대표팀을 선택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자말이 선택한 대표팀은 독일이었다.

벌써 14년째 주전 미드필드로 독일대표팀으로 활약하고 있었기에 잉글랜드의 입장에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우리라도 이번에 선발하면 어떨까요? 친선전이기에 자리도 충분히 있습니다. 더욱이 전지훈련을 잉글랜드에서 하니 가능성이 있습니다.”

“좋아. 사우스햄튼구단에 협조공문 넣어. 에이전트에게도 연락하고. 필요하다면 전지훈련장도 사우스햄튼에서 한다고 해. 런던에서 멀지도 않고 날씨도 좋은 곳이니. 지도 한국인이잖아. 한국인이면 당연히 한국대표팀으로 와야지.”

협회장은 당연하다는 듯 탁자를 치며 일어섰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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