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 01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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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튼의 새로운 희망을 쏘다.=
=최연소 프리미어리거 소튼의 희망으로=
=첫출전에 첫 공격포인트까지=
=강등권 탈출의 청신호?=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어 있었다는 말은 인수에게 그대로 적용됐다.
비록 강등권간의 경기였지만 첫 출전에서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한데다 역습 때 보였던 플레이가 프리미어리그를 방송하는 방송국들에서 리플레이됐다.
“미치겠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어 있었지만 인수는 숙소에 앉아 경기를 복기하면서 머리를 거칠게 긁었다.
“여기서 돌파했으면 완벽한 찬스가 날 수 있었는데 왜 어렵지.”
유스의 경기에서는 공을 빼내고 상대방을 돌아 침투하는 것이 쉬었는데 프랭크를 상대하면서는 쉽지 않았다.
문제는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들 정도만 되도 프랭크 정도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는 서너 명이 넘었다.
그 서너 명 중에는 프랭크보다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도 있었기에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공을 지키는 것뿐이라면 어렵지 않는데 뚫으려고 하면 이대일 패스를 해야 할 텐데. 개인기를 연습해야 하나? 웨인에게 연락해봐야 할까? 경기에 계속 뛰려면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소튼의 코치진도 인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경기 다음날 가벼운 회복훈련만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체력코치만을 훈련장에 내 보낸 채 코치진이 모두 회의실에 모여있었다.
아침 훈련장에 출근했을 때에 맞춰 단장인 필이 바로 연락을 해왔다.
“어 캐러거감독 어제 이겼더구먼.”
“아, 네.”
필이 축구를 보지 않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 같은 경기까지 보지 않았는지 남의 이야기하듯 말하고 있었다.
“역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어. 하인스가 아주 잘 해 주었다며. 이제 하인스는 계속 경기에 나가는거지? 믿고 있겠어.”
자신이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 통에 아무런 말도 못한 캐러거였다.
“단장도 문제이고 언론도 완전 기래기짓을 하고 있어요.”
“지들도 눈이 있었을 텐데 당장 잘 팔릴 이야기만 늘여놓고 있어요.”
코치진들은 널어져있는 신문기사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소튼의 입장에서 하인스는 양날의 칼이었다.
어제처럼 상대가 아무런 대비가 없었다면 뛰어난 패스능력과 스피드로 상대방을 찌르는 비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잘 막는다면 아무 성과없이 경기장만 뛰어다니는 야생마가 될 확률이 높았다.
“다음 경기에 쓸 수 있을까?”
캐러거는 방법을 찾아내라는 눈빛으로 전력분석관을 바라보았다.
“전혀. 네버. 감독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전력분석관은 어제 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의 플레이를 하나하나 돌려보며 리포트를 제출했었다.
“그래도 자네가 생각해본 활용법이 있을 거 아닌가.”
“다들 아시겠지만 하인스의 장점은 정확한 패스플레이를 통해 상대방을 흔들고 킬패스를 넣어줄 수 있다는 겁니다.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기에 일대일상황에서 혼자 벗어나기는 힘듭니다. 볼키핑 능력이 좋은 선수기에 상대를 달려들게 만든 이후에 치고 나가는 것은 좋지만 상대가 달려들지 않고 패스 코스만 막고 있어도 모든 장점이 반감하죠.”
“그거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
캐러거가 전력분석관의 말에 동의하자 코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단점은 다 보여줬기에 상대하는 팀이 바보가 아니라면 다 분석하고 있을 터였다.
“첫째. 하인스와 선수들간의 패스유대를 강화시킨다. 둘째. 하인스에게 대인방어돌파능력을 시킨다. 예를 들면 개인기 같은 거겠죠. 셋째. 하인스에 맞추어 줄 수 있는 미드필드를 찾는다. 유스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선수라면 가장 좋겠지만 우리의 약점이 하나 더 생길 수도 있지만.”
“기존의 선수들과 하인스가 호흡을 맞추려면 적어도 2개월은 걸려. 하인스가 감각으로 패스하는 선수라 거기에 맞춘 영입 또한 불가능하고 필은 영입에 관심이 없어. 그렇다고 당장 유스에서 올릴 수 있는 자원이 없어.”
코치들이 심각하게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회복훈련을 마친 체력코치가 회의실로 들어왔다.
“감독님, 하인스가 기술코치와 전력분석관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다고 합니다.”
“하인스가?”
캐러거는 회의의 진도도 더 이상 나가지 않았기에 나머지 코치들을 모두 내보내고 하인스를 불렀다.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이면 나도 같이 있어도 되겠지?”
인수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캐러거가 함께 있는 것을 보며 놀랬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캐러거가 내준 의자에 앉았다.
“분석관하고 같이 보자고 하는 것이면 어제 경기에 대한 이야기일 텐데 어디 한 번 들어볼까?”
캐러거는 인수가 의자에 앉은 걸 확인하고 부드럽게 이야기를 끌어갔다.
“경기를 다시 보며 계속 생각해 봤는데 제가 고립되고 있는 것이 맞습니까?”
캐러거와 코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경기에서 너에게 프리롤을 줬지? 그 롤을 준 답이 네가 한 말이야.”
“저도 제 플레이스타일상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일선까지 찔러줘야 합니다. 그런데 패스를 주고받을 수 없는데다 백패스도 금지당하고 돌파도 못하니 보는 내내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네가 네 역할을 120퍼센트 해주었다고 평가하는데. 너도 경기에서 고립됐지만 너를 마크했던 프랭크도 마찬가지였으니. 그 덕에 이긴 것이 맞고.”
“제가 봤을 때 돌파만 했다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코치님들께 개인기돌파를 배웠으면 합니다.”
“뭐라고?”
캐러거와 코치들은 같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드리블돌파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배우고 싶습니다.”
“드리블돌파를 배운다고?”
“잠시만. 잠시만.”
코치들이 깜짝 놀라 다시 물었지만 캐러거는 코치들을 진정시켰다.
“유스의 감독이 랄라나 아니었어? 랄라나의 특기가 드리블이었잖아. 그런 랄라나에게 드리블기술을 배우지 않았어?”
캐러거가 기억하는 랄라나는 리버풀에서도 화려한 발기술로 리그 우승을 차지하던 모습이었다.
백힐턴, 팬텀드리블, 탈압박과 패인팅기술 등 화려한 플레이를 하던 선수가 랄라나였기에 인수의 말에 놀란 것이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가르쳐주지 않으셨어요. 아담뿐만 아니라 웨인도 아직은 아니라고 했어요.”
캐러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랄라나가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했다면 브리지는 우직한 플레이가 장점이었다.
볼을 간직하는 법, 정확한 크로스를 바탕으로 윙백의 교과서와 같은 플레이를 했던 선수였다.
“그러니까 왜 랄라나에게 배우지 않고 우리에게 가르쳐달라고 하는 거야?”
자신이 기술코치이긴 했지만 팀에서 하는 역할은 거의 전술코치나 마찬가지였다.
초반에는 자신도 유스팀에서 드리블과 패스 슛을 가르치긴 했지만 성인팀으로 와서는 전술코치의 보조나 마찬가지였다.
“랄라나는 유스의 감독이잖아요. 지금 전 1군에 있고요.”
캐러거는 인수의 말을 듣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자신의 소튼의 감독을 맡고 있지만 유스팀과는 전혀 소통을 하지 않았다.
유스에서 올릴 인원이 필요하다면 보드진에게 전적으로 맡겼을 뿐 랄라나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
유스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어떤 훈련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올라올 선수가 있다면 경기 영상을 통해 그 선수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코치진과 이야기 한 것이 전부였다.
“알겠어. 우선 나가 있어. 랄라나 감독하고 이야기하고 다시 알려주마.”
캐러거는 인수를 내보내고 랄라나 감독에게 연락해 당장 약속을 잡았다.
그날 밤 깊도록 캐러거 감독의 방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
“하인스는 발밑이 좋은 선수죠. 그런 선수가 드리블기술을 일찍 배운다면 자신의 기술을 맹신할 수 있어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죠. 그렇기에 유스에서는 최대한 드리블 기술을 배제한 채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겁니다. 이번 계약이 끝나면 그때부터 드리블기술을 가르쳐주려고 했고요. 이렇게 1군 경기에 끌려갈지 몰랐지만.”
“하인스의 장점은 발밑도 있지만 더 큰 장점은 데드볼마스터입니다. 다른 선수들도 기회를 주기 위해 경기 중에는 다른 선수들에게 프리킥과 코너킥 기회를 주고 있지만 평소 연습 때에는 하인스가 모든 데드볼을 처리합니다.”
“하인스는 패스할 선수를 찾아줄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만이 필요할 뿐이죠. 타고난 리더이기에 그렇습니다.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듭니다. 그게 어린 나이에도 주장을 맡고 있는 이유죠.”
캐러거는 점심 때 만났던 랄라나의 말을 들고 한참 고민했다.
필의 추천으로 소튼의 감독이 됐지만 자신은 유럽축구계와는 인연이 없었다.
선수생활이라고 해봐야 미국에서의 활동이 전부였고 코치생활도 모두 미국에서 해왔었다.
그러다 단장의 추천으로 프리미어리그의 감독이 됐었을 때 경력을 위해 그리고 유럽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욕심에 계약했던 것이다.
계약에 의해 1군과 U-23의 지휘권만 있었지 유스에 관해서는 권한이 없었기에 랄라나와의 대화도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랄라나는 언제든지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경쟁자였다.
다만 자신이 단장에 입맛에 맞는 감독이었기에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후. 하인스는 개인훈련시간에 랄라나가 맡아 주기로 했으니 해결됐고 전술훈련때 코너킥과 프리킥은 하인스에게 맡겨봐야겠군.”
오랜 고민이 끝난 캐러거는 불을 끄고 방을 나섰다.
“넌 발밑기술이 좋아서 금방 배울 수 있어. 그래도 꾸준히 반복학습으로 몸에 익어야 해. 알겠지.”
랄라나는 전술훈련을 마치고 넘어 온 인수를 데리고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강조했다.
“패인팅은 발바닥을 많이 써서는 속일 수 없어. 발끝을 이용해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속여. 상체는 최대한으로 흔들어야지. 발끝은 언제든지 이동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움직여도 상대를 속이기 위해서는 상체를 크게 흔들어야해. 특히 어깨의 움직임을 신경 써.”
소튼에서도 훈련도 훈련이었지만 의무교육이 끝나지 않은 인수는 마지막 학기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학교에서는 고등교육을 위한 시험을 졸업시험 후 진학을 권했지만 이미 1군의 선수인 인수는 재일과 상의해 의무교육만을 마치기로 한 상태였기에 기숙사에서 숙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브리지가 코나와 베인을 데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특별한 직업을 구하지 못하던 코나와 베인은 인수와 에디의 개인코치로 활동하기로 하고 급여를 받았다.
“훈련은 실전처럼 해야 해. 이 좋은 잔디에서 훈련하다니 얼마나 복받은거야.”
“모든 기술은 발뒤꿈치를 이용해야해. 발뒤꿈치와 공을 같이 쓰는 연습을 해. 그럼 팬텀이든 크루이프든 마르세유든 플리플랩이든 힐 찹이든 다 할 수 있어. 수비할 때 가장 짜증나는 기술들이야.”
브리지는 자신이 수비할 때 짜증났던 기술들을 막기 위해 영상을 계속 봤던 때가 있었다.
지금와서 자신이 그 기술들을 가르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메시도, 지단도, 이니에스타도, 호나우지뉴도 모두 발뒤꿈치를 잘 쓰던 선수였어. 공을 발바닥에서 떼지마. 상체를 많이 움직이란 말이야. 상체의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히 페인트를 넣을 수 있어.”
랄라나가 기술을 가르쳐주는 코치였다면 브리지는 기술을 완성시키기 위한 조련사였다.
그러는 동안 시간은 흘러 리그 26라운드 챌시와의 경기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