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14화 (14/200)

〈 14화 〉 01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설마 그걸로 잘라내는 건가요?”

인수는 담당의사가 그라인더를 돌리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연하지. 걱정하지마. 털끝하나 상하지 않게 할테니.”

의사는 그라인더의 전원을 넣고 시끄럽게 돌리며 인수를 보고 웃었다.

“진짜 괜찮은거죠?”

인수가 다시 한 번 물었지만 의사는 대답 없이 바로 깁스에 그라인더를 댔다.

그그그그그.

깁스가 그라인더에 갈리는 소리가 섬뜩하게 나자 인수의 몸이 움츠려들었다.

“뜨거운데 정말 괜찮은거에요?”

이번에도 의사는 대답 없이 끝까지 그라인더를 밀어 잘라냈다.

“덩치도 산만한 놈이 뭔 겁이 그리 많아. 반대쪽도 잘라야 하니 기다려.”

“반대쪽도요? 한쪽 잘랐으니 그대로 빼면 안되나요?”

“네가 힘으로 벌릴 수 있으면 벌려. 그러다 더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의사의 말을 들은 인수는 활짝 웃으며 그라인더로 자른 부위를 넓게 벌리려 힘을 주었다.

완전히 굳어진 석고가 얼마나 단단한지 어지간한 힘으로는 벌어지지도 않았기에 손을 놔버렸다.

그리고 포기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잘라주세요.”

“가만히 있어.”

의사는 당연하다는 듯 그라인더를 다시 작동시켜 반대쪽 석고도 잘라낸 후 인수의 발에서 깁스를 풀어냈다.

몇 년 동안 만들어놓았던 근육이 한 달 사이에 너무 많이 빠져있었다. 다른 발과 비교 해봐도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괜찮지?”

의사는 손으로 발목을 만져보면서 물었다.

“아프지는 않아요.”

“계속 운동을 해줘서 괜찮은 거야. 보통은 신경이나 근육이 약해져있어서 아픈 경우도 있는데.”

의사는 초음파를 가져와 발목에 검사를 하더니 인수의 허벅지를 쳤다.

“됐다. 이제 재활만 하면 되겠네. 근육이 약해져 있으니 뛰지는 말고 목발도 더 이상 필요 없겠네.”

의사의 최종진단이 내려지자 옆에 서있던 재활코치와 재활의학과 의사가 인수의 어깨를 잡았다.

“이제 근육을 다시 만들어야겠네. 하인스 각오는 됐지?”

“지루하고 따분한 과정이 반복될거야. 그 과정만 이겨내면 예전보다 더 좋아질 수 있어.”

“네.”

브리지는 한 달 동안 병원에 자주 들리며 인수에게 주지시켰다.

‘네 몸은 네가 가장 잘 몰라. 무조건 의사하고 상담해.’

‘재활코치와 재활의학과 의사가 하라는대로 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아도 해. 아니. 힘든게 아니라 지겨워서 죽을 것 같아도 해.’

‘의사가 먹으라는대로 먹어. 먹다가 토할거 같아도 먹어.’

랄라나 역시 틈이 날 때마다 병원에 와서 인수를 보고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신이 일찍 은퇴하게 된 이야기를 해주었기에 브리지와는 다른 느낌이긴 했지만.

***

“천천히 근육을 당겨 주는거야. 천천히. 천천히.”

“발목을 오른쪽과 왼쪽으로. 그래. 그 다음에는 위로 아래로. 잘하고 있어.”

“자 천천히 올랐다 내리기 10회만 반복하면 오늘은 끝이야.”

깁스를 제거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재활코치는 기본적인 재활 외에는 요구하지 않았다.

훈련을 하는 인수가 더 감질나 몸을 움직이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브리지의 말이 떠올라 꾹 참고 이어갔다.

“자 마지막 한번. 양발의 균형이 중요해. 다치지 않은 발에 힘이 더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래도 양발의 균형에 신경 써. 그래야 복귀도 빠르고 다치지 않아.”

매일같이 훈련이 끝나고 의사는 인수의 근전도를 검사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지루한 재활은 기초훈련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다.

“고생했어. 이제 인대는 정상적으로 돌아왔네. 인대에 붙어 있는 근육도 자리 잡았으니 기초훈련을 시작해도 되겠어.”

의사는 검사 후 인수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재활이 얼마나 지루한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이였다. 자신과 코치가 말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오는 어린 인수가 기특했다.

“이제 병실로 가고 내일 보자.”

인수가 조심스럽게 병실로 돌아오자 제니퍼와 재일, 에린, 사라, 브리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U-15에 선발된 에디가 처음으로 선발로 출장될 예정이었기에 모두 모여서 경기로 보자고 한 것이다.

에디의 아버지인 폴은 식당일로 오지 못했지만 대형 TV를 설치해 식당에서 본다고 전해주었다.

“하인스오빠, 안아프지?”

깁스를 하고 있을 때에는 병원에 오지 못하게 했던 사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평상시라면 이미 인수의 품에 뛰어 올랐겠지만 아픈 인수를 배려해서인지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발 더 물러서 있었다.

“괜찮아. 내일부터는 기초훈련을 한데요.”

인수는 사라의 머리를 쓰다듬고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고생했다. 기초훈련도 지겨울 거야. 할 수 있지?”

“당연하죠. 재활도 이겨냈는데.”

주변을 향해 가볍게 웃은 인수는 침대에 앉아 TV를 켰다.

“17세 대륙간대회의 두 번째 경기가 펼쳐지는 날입니다. 첫 경기에서는 아쉽게 3:2로 브라질에게 패한 삼사자팀이지만 두 번째 경기는 일본팀을 상대로 펼쳐지게 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네. 이번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소집한 17세 대표팀에 대해 주변에서 상당히 우려를 많이 했습니다. 주축이 되는 선수들 모두 U-15팀에서 뛰는 선수들이었기에 말이죠. 축구협회에서 내년에 있을 17세 월드컵 지역예선을 위한 엔트리를 구성한다고 했었는데 너무 과감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경기에서 지긴 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기대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네. 오늘 펼쳐지는 일본팀과의 대결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출전선수명단이 발표됐는데 이번 대회의 최연소 선수가 선발출장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캐스터의 말이 끝나자 화면에서 에디의 사진과 프로필이 나왔다.

“에드워드 브라운 선수입니다. 이제 14살 220일이 되는 선수죠. 어떤 선수입니까?”

“소튼 U-15 출신으로 포지션은 윙어입니다. 양발을 모두 잘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오른쪽과 왼쪽을 모두 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네요. 그리고 50미터 달리기 기록이 6.11이네요. 매우 빠른 선수입니다.”

“대표팀 코치들의 이야기로는 공이 없을 때나 공이 있을 때나 스피드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선수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네.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모두 넣은 선수가 있죠. 맨유 유스소속의 ······.”

“잘하겠죠?”

에린은 화면에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이 보이자 걱정스럽게 물었다.

에디도 165cm로 또래에 비해서는 작은 키가 아니었지만 주변의 선수들과 비교하니 작아보였다.

“잘하니까 선발로 보낸 겁니다. 처음 선발될 때만해도 교체로라도 출전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대표팀에서 평가가 좋았나봅니다.”

브리지는 걱정하는 에린을 안심시켰다.

에디가 대표팀에 선발됐다고 하지만 아직 어린 선수이기에 랄라나는 물론이고 소튼에서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잘할거에요. 어제도 전화 와서 잘할 거라고 했구요.”

“응. 오빠가 어제 골 넣는다고 꼭 보라고 했어.”

경기는 일본팀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일본팀의 첫경기는 VOD로 봤다.

경기 중간에 해설자가 말했던 거처럼 선수들이 각자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경기였다.

분명 기본기는 충실했고 소튼의 선수들보다 기술도 좋았다.

다만 체력적인 한계가 뚜렷하게 보였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상태에서 기술을 사용하다보니 이상한 습관이 보였다.

처음 보았을 때는 헷갈릴 수도 있는 습관이었지만 두세 번 보면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도 자잘한 실수들이 이어졌지만 일본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2:2로 마칠 수 있었다.

“뛴다.”

경기가 중반에 들어들자 일본선수들의 버릇을 읽었는지 미드필드진에서 공격을 끊어냈다.

그리고 화면 끝에서 에디가 일본진영 깊숙이 파고드는 모습이 보였다.

센터서클에서 코너로 롱패스를 길게 보냈지만 에디는 어느 샌가 쫓아가 공을 잡았다.

그대로 공을 달고 코너아크에 다다랐을 때에도 일본의 수비는 에디의 앞에 서지 못했고 에디는 코너에서 골대로 공을 몰아 페널티에어리어로 진입했다.

골라인에서 수비를 이끌어내자 수비사이로 잉글랜드의 공격진이 튀어나왔고 에디가 가볍게 밀어주어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빨라요. 진짜 빨라요. 공을 달고 터치라인을 따라 올라갑니다.”

“잉글랜드의 공격진이 따라와 주어야 하는데요. 일본의 수비진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거든요. 에드워드선수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에드워드선수 골라인 밖에서 공을 몰고 갑니다. 공은 아직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은 상태 일본 선수가 다가오는데요. 그대로 밀어줍니다. 골~~~~~인”

“에드워드선수 정말 빠르네요. 분명 일본 선수보다 한발 뒤에 서 있었거든요. 그런데 달리기 시작했을 때 이미 차이가 벌어졌어요. 더군다나 공을 달고도 빠르니 일본선수들이 당황했어요. 에드워드선수가 골라인을 따라 올라가자 수비진이 공격진을 놓쳤어요. 수비를 이끌어내고 가볍게 밀어주어 어시스트를 기록하네요. 마무리를 한 개빈 팀선수도 잘했지만 이 골은 에드워드 브라운선수의 골이나 마찬가지네요.”

“네. 그래서인지 개빈선수가 에드워드선수에게 다가가 껴안는군요. 개빈선수의 골로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참아. 조금만 참으면 너도 뛸 수 있어.”

브리지는 에디가 뛰는 모습을 보며 손을 바짝 움켜쥐고 있는 인수의 허벅지를 가만히 눌렀다.

아직 근육들이 채 올라오지 않은 허벅지가 부들부들 거릴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다.

“아하.”

에디가 뛰기 시작할 때부터 숨을 참고 있던 인수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뛰고 싶어요. 미치도록. 안 된다는 걸 아는데요. 그래도 뛰고 싶어요.”

인수의 조그마한 읊조림에 주변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만 인수의 손을 꽉 잡아줄 뿐.

“에드워드선수 다시 뛰네요. 이미 전반에만 5.4km를 뛰었어요. 양 팀 합쳐서 가장 많이 뛰고 있습니다.”

“대표팀과 소튼의 분석지에서는 수비참여가 많지 않은 선수라고 나와 있는데 오늘은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에드워드선수가 많이 뛰어주니 일본의 수비수들이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미드필드진까지 흔들리고 최전방 공격수가 고립되는 상황이 자주 나오고 있어요.”

“에드워드선수 공을 차놓고 달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수비진이 반칙으로라도 막기 위해 손을 내밀어보지만 스피드로 따돌리네요. 차 놓은 공을 잡아 중앙으로 달립니다. 중앙에 개빈선수와 피터선수가 들어와 있습니다. 다시 가볍게 밀어주고 피터선수 바로 슛을 해보지만 높이 뜨고 맙니다.”

“이건 피터선수가 넣어줬어야죠. 디딤발을 제대로 딛지 못했기에 슛이 떠버리고 말았죠. 노마크찬스에서 침착했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에드워드선수 박수를 보내주네요. 분명 최연소선수거든요. 형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소튼 U-15에서 주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리더쉽이 있다는 말이겠죠. 역시 유소년을 잘 키워내는 소튼출신답군요.”

“에디가 잘하는데.”

소튼 시내의 펍에는 맥주를 앞에 두고 세인트의 팬들이 모여서 축구를 보고 있었다.

아직 시즌이 한창이었지만 경기가 없는 날이었기에 U-15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세인트의 에이스는 에디가 아니라 하인스 아니었어? 하인스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나?”

“한국계잖아. 한국대표팀으로 가는 거 아니었어?”

“아냐. 하인스 영국국적도 가지고 있다고 했어. 혹시 아는 사람 없나?”

세인트의 팬들은 시티와의 결승전에 보여준 하인스의 활약을 잘 알고 있었다.

더욱이 세인트에 첫 우승을 안겨준 사람도 하인스였다.

“훈련 중에 발목인대파열로 수술했다던데. 저번 포츠머스와의 경기에 결장해서 이상했는데 수술대에 올랐데.”

“수술도 잘되고 재활도 잘하고 있다고 했어. 아는 사람이 대학병원에 근무하는데 그렇게 성실한 선수는 처음본데.”

사람이 많았던 만큼 인수의 소식을 묻자 여러 곳에서 대답이 튀어 나왔다.

“아 하인스와 에디가 같이 뛰었으면 벌써 몇 골은 넣었을 텐데.”

펍에서는 후반전 에디가 골을 넣고 경기가 마무리되자 왁자지껄 자신의 감상평을 쏟아내며 맥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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