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9화 (9/200)

〈 9화 〉 00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인수가 경기에 출전한지 두 달이 흘렀다.

U-15의 헤드코치인 랄라나는 ‘축구가 이리 쉬웠나.’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인수가 출전하기 전에도 사우스-이스트리그의 최강자는 변함없이 소튼이었다.

가끔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경기장의 컨디션 때문에 지거나 비기는 경기도 있었지만 그대로 소튼의 대항마는 없었다.

포츠머스를 제외하면 말이다.

“포츠머스전이라. 괜찮을까?”

남해안더비라고도 불리는 소튼과 포츠머스간의 더비경기.

지역감정으로 생성된 더비이기에 1군 경기뿐만 아니라 유스간의 경기도 치열하게 진행됐다.

더구나 포츠머스가 챔피언십에 머문지도 한참됐기에 1군간의 경기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유소년간의 경기가 더 치열해진 것도 있었다.

“괜찮지 않을까요?”

“응?”

“웨인이 미친짓을 하고 있잖아요. 애들 상대로.”

랄라나는 트레비와 함께 브리지을 만났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브리지가 아이들을 어떻게 훈련시키고 있는지 들었다.

이 훈련을 트레비도 찬성했다는 소리도 말이다. 자신이라면 섣불리 그런 훈련을 시키지 않았겠지만.

인수와 에디가 잘 버티고 잘 크고 있으니 반대만 할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 그런데 훈련과 실전은 다르잖아. 포츠머스 놈들은 미친놈들이라고.”

더군다나 이번 치러질 경기는 포츠머스 원정이었다.

“근데 포츠머스에서도 우리 팬들에게 미친놈이라고 할걸요.”

“뭐 부정할 수 없지.”

랄라나는 포츠머스와의 경기의 라인업을 결정하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아 혹시 모르니 하인스 발목운동 코스도 넣어줘. 포츠머스 놈들 태클이 깊으니까.”

***

여름이 끝나가는 시점 포츠머스의 외곽에 있는 유스경기장.

소튼 유스대 포츠머스 유스의 경기가 열리는 날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꽉 들어찼다.

그중 4천명은 포츠머스의 팬이었고 소튼의 팬도 천여명이나 입장했다.

유스경기이기에 무료입장이긴 했지만 그만큼 주목받고 있다는 걸 입증했다.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소튼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애송이들아 그냥 집으로 가. 여기가 어디라고 왔어.”

소튼의 첫 터치와 함께 경기장 사방에서 온갖 욕이 쏟아졌다.

“발목을 부숴버려. 태클해서 공을 뺏어.”

“막아. 막을 수 있어. 자 뺏고 공격나가자.”

인수는 쏟아지는 소음에 귀를 닫고 정면을 보았다.

아직 초반이라 그런지 팀원들도 상대편도 활발하지 않고 조용한 탐색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인수의 손이 하늘로 향하고 3개의 손가락을 펴는 순간 양쪽 윙을 맡고 있던 에디와 콜이 포츠머스의 코너를 향해 달렸다.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두 선수를 포츠머스의 수비가 따라붙자 자연스럽게 페널티아크 왼쪽에 빈 구멍이 생겼다.

“존 받아.”

센터서클부분에서 찬 공은 포츠머스 진영을 가로지르며 페널티아크 끝으로 달리던 존의 발에 걸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포츠머스의 수비는 존을 놓치기 않고 슛을 찰 수 있는 방향을 좁혔다.

존의 퍼스트터치는 길었지만 어느새 코너에서 페널티에어리어까지 다가온 에디는 중앙으로 공을 돌렸고 센터서클부터 달려온 인수는 강하게 슛을 날렸다.

삑.

주심은 짧은 휘슬과 함께 팔을 센터서클을 향했다.

인수의 발에서 공이 떠나고 존의 터치 에디의 패스, 인수의 골까지 불과 10초도 걸리지 않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경기장은 잠시 고요했다.

인수가 큰 고함과 함께 두 팔을 벌리자 소튼의 선수들이 인수를 둘러쌓았다.

“오프사이드라고. 오프사이드.”

“오프사이드 확인해. 부심 오프사이드 확인 안해?”

잠시의 고요가 끝나고 포츠머스 팬들은 에디가 돌파한 지점에서 오프사이드라고 우겨보았지만 존이 공을 건드린 순간 에디는 수비수의 뒤에 있었다.

부심이 바로 옆에서 보고 있었기에 부심에게 확인을 한 주심은 다시 경기를 진행시켰다.

“눈깔 새로 갈아줄까?”

“그냥 한 골 넣으면 되지. 한 골 내줬으면 두골 넣으면 되는거야.”

간간히 희망의 소리도 들렸지만 대부분이 욕이었다.

반면 세인트의 팬들이 모여있는 부분에서는 박수와 함께 소튼의 응원가가 불렸다.

주변에 있던 포츠머스 팬들이 주먹을 들었지만 두 팬들을 막고 서있는 경찰에 의해 주먹이 내려갔다.

정확히는 경찰이 빼들고 있던 총이었지만.

작년 두 팀의 경기에서 사소한 시비가 붙어 10여명의 사람들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 벌어졌다.

무관중경기가 될 뻔도 했지만 양 팀 서포터즈에서 각 연고지의 시장을 협박해 관중이 동원된 경기였다.

삑. 삑. 삑.

심판 역시 두 팀의 더비경기인 덕에 과열되지 않도록 휘슬을 자주 불었다.

최근 추세에 이반되는 진행이었지만 아직 유스의 경기였다.

과열된다면 성인의 경기보다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미리 협회와 협의된 진행이었다.

인수는 자신의 어깨를 툭툭치며 몸을 부딪치는 녀석을 노려봤다.

“얼굴은 하얀데 눈은 찢어졌네.”

VAR시스템이 없는 경기장이었기에 상대방은 심판을 등지며 조용히 속삭였다.

“왜 당당하게 말해보지. 누린내 나는 녀석.”

인수는 발바닥으로 공을 긁으며 상대의 눈을 쳐다보았다.

자신의 어깨가 움직일 때마다 급속히 흔들리는 눈동자.

수준 높은 수비수는 아니었다.

이미 전반 30분 동안 파악된 상대의 약점인 방향전환을 이용해 콜과 2:1패스를 주고받고 포츠머스 진영 가운데로 들어갔다.

이미 자신의 뒤에서 쫓아오는 녀석을 파악한 이후였고 앞에서도 자신을 막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미 랄라나에게 태클당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은 이후이기에 자유롭게 풀어져있는 콜에게 공을 넘겼다.

자신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자신을 마크하는 녀석.

전반전 내내 반경 1미터내에서 계속 따라다녔다.

한명의 수비수가 상대팀의 에이스를 전담마크하며 경기에서 지워버리면 약팀이어도 강팀을 이길 수 있는 마법을 믿는 걸까?

이 전에도 팀의 에이스를 막아 승리한 경기가 많았던 것을 비춰보면 가능한 전략이겠지만 그건 막는 수비가 높은 활동량으로 대상을 꽁꽁 묶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넌 불가능해. 다른 애 붙여달라고 해.”

인수는 이제 눈에 띄게 속도가 줄어든 상대를 가볍게 제쳤다

“이 칭챙총이.”

상대는 인수의 유니폼을 잡아 당겨봤지만 인수는 힘으로 뿌리쳤다.

상대가 잡은 유니폼이 찢어졌지만 인수는 공을 달고 달렸다.

주심의 인플레이 선언. 동시에 인수에게 달려드는 두 명의 센터백사이로 에디가 파고들었다.

인수의 슈팅에 가까운 스루패스는 에디를 향했고 에디는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살짝 방향만 바꾸어놓았다.

인수의 슈팅에 반응해 이미 역방향으로 몸을 던진 골키퍼의 반대쪽 사이드로 골망에 골이 꽂혔다.

삑.

다시 한 번 주심의 손이 센터서클을 향했다. 그리고 인수를 막던 선수를 가리키며 앞주머니에서 노란색 카드를 들어올렸다.

포츠머스가 진영을 정비하며 공을 돌리자 주심은 휘슬을 길게 불어 전반전을 종료했다.

***

“잘했어. 수고했어.”

랄라나는 자신의 생각보다 더 잘 해주었던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중앙에서 인수가 잘 버텨주었기에 양 윙어의 체력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

EPST 시스템을 체크하니 후반 중반까지는 전반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 정도의 체력수치가 표시됐다.

“이미 2골을 이기고 있으니 후반에 무리해서 침투하지 마. 분명 상대는 몸싸움을 걸 거야. 말려들지 말고 패스게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자. 양 사이드를 활용해.”

랄라나는 체력을 회복하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서 전술판으로 작전을 지시했다.

“하인스, 콜, 존 페널트에어리어 밖에서라도 수비가 붙기 전에 한 박자 빠르게 슛을 쏴. 강하게 쏴. 골아웃이 된다는 마음으로. 알았지.”

전반전 슛팅숫자 5개에 유효슈팅 3개로 2골을 뽑을 만큼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

효율적이라기보다 완벽한 찬스를 노리고 공을 많이 끌고 다녔던 탓도 있었기에 랄라나는 다시 주의를 주었다.

“좋아. 숨을 고르게 쉬어. 피터, 심박수 빨라진다. 가볍게 쉬어. 혹시, 부상입은 사람 있어?”

회복코치는 테블릿을 들고 다니며 선수들의 체력을 다시 확인했다.

평소 선수들이 경기 중에 뛰는 거리와 오늘 뛴 거리가 보기 쉽게 나타나있지만 인간의 몸은 수치만으로 확인할 수 없기에 코치가 일일이 묻고 눈으로 확인했다.

***

“그 녀석을 혼자서는 막지 못하는 거야?”

포츠머스의 코치진은 소튼의 경기를 복기하며 모든 공격의 중심인 인수를 막으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기에 포츠머스에서도 활동량이 제일 높고 투지가 제일 높았던 웰스를 출전시켰다.

웰스에게는 프리롤을 주어 무조건 인수만을 마크하라는 지시를 하였지만 실패했다.

“이제 13살이라고 하는데 체격도 좋고 체력도 좋고 발기술도 좋습니다. 웰스도 피지컬로는 밀리지 않을텐데 발기술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다만 드리블 기술을 좋지 않으니 드리블을 시켜보면 어떨까요?”

“드리블? 공간을 주자는 말이야? 가능할까?”

“안됩니다. 공간을 주면 그냥 패스를 해버릴 겁니다. 전반전에도 드리블을 할 상황이 몇 번있었지만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전부 패스를 했습니다. 그 패스가 모두 성공했구요.”

코치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자 고민이 깊어졌지만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의 휴식시간은 짧았다.

“웰스는 어때?”

헤드코치의 질문에 회복코치는 고개를 흔들었다.

전반에 뛴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체력은 많이 남아있었지만 문제는 카드를 받고 난 후 정신적인 데미지가 심했다.

“데이비드와 미첼을 준비시켜. 둘이면 어찌 되겠지. 체력이 다 할때까지 뛰라고 해. 압박축구. 후반전에 어떻게든 만회해야해. 팬들 분위기 봤지?”

당장이라도 폭동이 일어날거 같은 분위기. 경찰이 포츠머스의 팬과 소튼 팬 사이를 막고 있지만 작년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우선은 그 녀석을 막고 총공격이다. 다들 애들한테 주지시켜.”

삐익.

주심의 긴 휘슬과 함께 후반전이 시작됐다.

포츠머스의 선축이었지만 인수의 곁에는 날렵하게 생긴 선수가 붙었다.

“어서와. 새로운 사람이네.”

“응. 후반은 나랑 놀면 돼.”

검은 얼굴에 씩 웃으니 하얀 이가 더 도드라져보였다.

“난 하인스. 넌?”

“데이비드. 네델란드에서 왔지.”

“홈그로운? 엿 같은 규정이긴 하지.”

영국축구협회에서는 자국 선수를 성장시키려는 목적으로 홈그로운 제도를 확대하는 중이었다.

처음 25인 로스터에 8인의 홈그로운 선수를 등록해야 했지만 이제는 9명의 선수를 등록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6년 이후로 월드컵 우승을 하지 못했고 유로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축구 종주국이라는 명칭도 이제 희미해질 정도였다.

홈그로운 제도에 대한 비판도 많았지만 소튼의 입장에서는 유리한 제도였다.

“그것보다는 아버지가 선박공이라서 포츠머스에 취업하셨지. 넌 중국인? 일본인?”

“아니. 한국계.”

인수는 새로 자신을 마크하고 있는 선수와 가벼운 잡담을 주고받으며 경기장을 주시했다.

자신을 밀접해서 마크하고 있는 녀석 하나 그리고 좀 떨어져서 보고 있는 녀석이 하나 더 존재했다.

두 명이나 자신에게 붙은 것을 보고 벤치를 바라보았다.

“후반에는 하인스를 꽁꽁 묶어버릴 모양인데요.”

이미 인수가 파악하기 전에 필드를 넓게 보고 있던 코치진이 미리 알아차렸다.

포츠머스가 공격을 하고 있었는데도 공과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 있던 인수에게 두 명의 선수가 있었다.

“제칠 수 있겠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겠지? 초반에는 상대의 반응을 보자고. 천천히 진행해. 인수에게 가는 공을 피하고 사이드에서 공격을 진행해.”

랄라나는 가장 가까이 있던 윙백인 피터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다시 필드를 보았다.

아직 두 골이나 앞서있는 상태였고 상대는 공격 숫자가 더 부족했다.

후반 20분이 지난 시점 심박수가 높았던 피터의 활동량이 급속적으로 떨어지고 포츠머스의 공격진은 그 틈을 파고 들었다.

오른쪽 코너에서 올라온 센터링에 수비수들이 공격수를 놓치고 말았고 바로 골로 내주었다.

삑.

심판이 센터서클을 가리키자 경기장은 포츠머스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거지. 할 수 있잖아. 박살내버려.”

“쉽지 않군. 하인스 올라가.”

랄라나는 포츠머스의 분위기가 올라가자 인수를 향해 소리쳤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지금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인수였다.

후반에 천천히 경기를 뛰었던 인수가 공격에 가담하자 데이비드는 인수에게 더욱 몸을 밀착하며 인수의 볼 컨트롤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좀 떨어져있던 녀석까지 다가오며 발밑의 공을 노렸다.

“내놔. 그냥 둘이 놀자니까.”

데이비드는 어깨를 맞댄 채로 중얼거렸다.

“난 가야겠어.”

인수는 데이비드의 방해를 뚫고 피터와 교체된 할라에게 패스하고 전방으로 뛰었다.

순간스피드에 자신있던 인수였지만 어느새 데이비드는 자신의 바로 뒤를 쫓아왔다.

할라는 인수에게 패스하는 것이 여의치 않음을 알고 전방에 에디에게 패스했다.

에디 역시 공을 오래 끌지 않고 바로 중앙으로 연결했고 존은 순식간에 빈 공간인 왼쪽 구석으로 공을 돌렸다.

빠른 패스였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포츠머스의 수비는 왼쪽 코너까지 올라가던 콜이 센터링을 올리는 걸 막았다.

콜은 센터링을 포기하고 공을 뒤로 돌렸다.

뒤에 받치고 있던 인수는 콜의 패스를 받고 앞을 막아서고 있던 데이비드의 왼쪽으로 돌파했다.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이었기에 포츠머스의 수비가 몰려있었기에 인수를 따라가려던 데이비드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순간 수비의 벽이 헐거워지고 골대가 열렸기에 왼발로 강하게 슛을 날렸다.

삑.

심판의 짧은 휘슬과 함께 골은 인정되었고 후반이 끝날 때까지 3:1의 스코어가 유지된 채 종료 휘슬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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