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그를 지배하는 축구천재-8화 (8/200)

〈 8화 〉 007.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어떤 개쓰레기가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위한 휴지도 되지 못할 말이다.

인간은 절대 적응 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특히 코나의 말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

황색이지만 하얀 피부와 에메랄드 같은 푸른 눈동자는 내 매력포인트라고 생각해왔다.

이 예쁜 눈동자에 메그넘탄을 박아주겠다니.

노란바나나처럼 껍질을 벗기고 싶다니.

이런 말들을 어떻게 적응을 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공을 지키기 위해 간간히 꼬집고 주먹으로 쳤지만 웨인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

피하지 못한 반칙은 잘못이라며 2분을 추가했다.

웨인도 코나도 싫었다. 아니 또 휴식일에 보자는 말이 무서웠다.

***

일주일이 지나고 등교를 한 인수의 에세이를 보고 작문선생은 101를 눌러야하나 999를 눌러야하나 고민했다.

축구특기생이긴 했지만 축구가 아니더라도 최고의 대학에 진학시킬 수 있는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이었다.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대학을 보낼까도 진진하게 고민했지만 세인트의 팬으로 유망주를 위해 눈을 감기로 했다.

전적으로 하인스를 위해 결정한 일이라는 생각을 되뇌며.

물론 에세이에 성적을 기록하고 상담선생님에게 일정을 잡아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

U-15에 올라오고 2개월이 지난 시점 에디가 콜업됐다.

인수에 이어 에디까지 콜업되자 레이도 U-15에 불러달라고 했지만 여자 선수의 경우 U-15에 등록할 수 없었다.

심지어 레이가 소속된 소튼 위민은 여자리그에서도 3부리그에 머물렀기에 미래를 위해 레딩 위민으로 이적했다.

레딩은 15년째 챔피언십에 머물고 있었지만 레딩 위민은 FA 여자슈퍼리그 챔피언까지 됐던 강팀이었다.

더군다나 소튼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기에 주말마다 집으로 외출도 가능했다.

***

“에디, 콜, 달려.”

인수는 상대방의 공격이 중앙수비수에 의해 끊기고 패스가 오는 것을 보고 크게 외쳤다.

자신을 막는 수비가 있었지만 가슴트래핑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상대진형으로 볼을 치며 달렸다.

자신이 볼을 가지고 달리는 속도는 U-15 중에서는 뛰어나지만 U-18에만 가도 평균보다 약간 나은 정도였기에 길게 공을 끌고 갈 생각이 없었다.

이미 좌우로 자신을 지나쳐가는 같은 색의 유니폼이 보였다.

그리고 뒤에는 자신을 쫓아오는 두 명의 수비형미드필드 앞에는 센터백, 충분히 수비를 끌어들이고 나서야 공을 인수의 발을 떠났다.

“제길. 왼쪽 막아.”

인수의 패스를 끊기 위해 쫓아왔지만 이미 인수의 발을 떠난 공.

“사람 봐. 사람 보란 말이야.”

필드의 주변에서 코치들은 수비수들의 위치를 잡아주며 소리를 질렀다.

“늦었어.”

왼쪽으로 파고든 에디는 빠른 방향전환으로 수비를 제치고 페널티에어리어부근으로 빠른 스루패스를 날렸다.

수비수들 사이로 지나가는 공.

콜이 가볍게 발을 대자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좋아. 4:1.”

인수와 같은 색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가며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하인스와 에드워드라. 경기에 내보내 달라고 시위하는데요.”

U-15의 훈련장 다음 경기를 위한 연습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후반 20분이 지난 시점에 벌써 둘이 합작해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팀이 기록한 4골에 하나를 제외하고는 공격포인트를 올렸고 나머지 하나 역시 하인스의 킬패스로 시작된 골이라 4골에 모두 관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아직 빠르지 않아?”

U-15의 코치진은 막 13살이 되는 인수와 에디의 콜업에 찬성하지 않았다.

이른 나이에 상위 리그로 넘어가 체력과 실력의 차이로 좌절하고 무너지는 유망주는 축구계에 흔한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소튼의 보드진의 강압적인 요청으로 콜업은 시켰지만 아직 정식 경기에는 벤치에도 넣지 않았다.

“이미 15살 애들까지 버거워하고 있습니다. 아직 U-18에 올라가지 못한 드펜이나 하비, 바디까지요. 보드진에서는 U-18에도 올려보고 싶어 하는거 같더라구요.”

“현장은 알지도 못하는 팬대가리에 나올만한 판타지군. 유망주를 망치고 싶어 하는 놈들 같으니. 다음 경기가 사우스브리튼인가? 선발은 어림없어. 후반에 교체투입해준다고 해.”

소튼 FC의 코치진은 소튼 출신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스의 경우 거의 모든 코치진이 소튼 유스 출신일 정도로 소튼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집단이었다.

소튼 FC의 헤드코치라 하더라도 U-23인 2군의 코치진까지는 자신의 사람들로 채울 수 있었지만 유스의 코치진은 건들지 못했다.

보드진 역시 구단주가 데려온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튼의 충성도가 높은 집단이었다.

친한 만큼 더 티격태격한 집단이 보드진과 유스의 코치진이었다.

“그렇게 알려주겠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요청한 콜업은 누구를 보낼까요?”

“멍청한 버틸스같으니. 아무리 구단주의 요청이라고 해도 주전선수를 그렇게 이적시키는 놈이 어디있어. 이적시켰으면 확실하게 메우기나 할 것이지. 도장 찍기 바로 전에 하이재킹이나 당하다니.”

U-15의 헤드코치인 랄라나는 현재 소튼FC의 감독 버틸스를 욕했다.

세계최고라고 자부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에 안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감독이었다.

정확히 구단주가 원하는 감독이란 말이 맞았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유로파리그에도 나갈 욕심이 없는 감독이었고 강등을 당하지 않는 것을 시즌 목표로 하는 감독이었다.

물론 화끈한 공격축구로 팬들에게 보는 기쁨까지 줬으니 구단주로서는 최고의 감독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하인스와 에드워드를 평가하고 드펜, 하비, 바디 다 보내준다고 해. 어차피 프로 계약을 진행해야 하잖아. 16살생일 선물이야.”

“좋아요.”

코치진들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동안 후반 40분의 경기가 모두 끝났고 마무리 훈련이 진행됐다.

***

“하인스, 이번에 우리 경기에 출전한데.”

“고작 후반 30분이잖아. 후반 30분 출전한 것 가지고는 웨인이 주말 훈련을 쉬라고 하지 않을텐데.”

인수의 말에 에디의 얼굴은 검푸르게 변했다.

인수가 콜업되고 받은 훈련은 에디라고 피해가지 못했다.

에디의 훈련은 인수의 훈련과는 달랐다. 수비수를 달고 30미터 달리기.

그동안 수비수는 에디의 유니폼을 붙잡기도 하고 어깨를 밀어 넣어 넘어뜨리기도 했다.

이 모든 방해를 이기고 30미터를 4.3초에 돌파해야 했다.

물론 가속도롤 붙인 다음 패스를 받아 달렸기에 시간은 어찌어찌 맞출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자신이 달리는 방향으로 정확히 보낼 수 있는 퍼스트터치가 필요한 훈련이었다.

그것도 자신의 주력이었던 왼쪽윙에서뿐만 아니라 오른쪽윙까지 터치라인을 따라 공을 내보내지 않고 달리는 기술도 필요했다.

인수 역시 코나의 트레쉬토크에 익숙해지려하니 이번에는 코나의 후배인 베인을 불러 2:1을 지시했다.

아무리 인수라고 해도 2:1의 수비를 저지하면서 볼을 간직할 수는 없었기에 훈련시간은 늘어만 갔다.

베인은 코나와는 다른 입담의 소유자였다.

인수로서는 영국의 욕이 이렇게 많았나하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해본 순간이었다.

“으 싫다. 그래도 그 덕에 늘긴 했지.”

“그건 그렇지. 많이 늘었지. 그 덕에 난 매주 상담선생님하고 면담을 진행해야 했고.”

“웨인까지 학교로 불러들인 선생님이잖아. 웨인의 그런 표정은 처음이었어.”

“그렇지. 그래도 이 기회를 놓치면 바보지. 그렇지?”

“물론이지. 캡틴.”

인수는 에디가 내민 주먹에 주먹을 맞대었다.

***

영국축구협회(FA)가 주관하는 유스대회는 각 지역별로 나누어져있었다.

그 중 소튼 유스의 지역은 사우스-이스트 브리튼지역리그였다. 런던을 제외하고 사우스-이스트지역의 유스팀들간의 경기였다.

“좋아. 후반이 시작되면 교체다. 하인스, 에드워드, 콜 준비해. 드펜, 하비, 바디는 마사지받고.”

U-15 헤드코치인 아담 랄라나는 이제 콜업이 확정된 세 선수를 쉬게 하고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했다.

이미 5:1이라는 스코어도 있었고 상대가 약팀이었기에 관중도 많이 들어오지 않은 경기였다.

“넵.”

세 선수는 더 뛰고 싶었지만 이미 들은 이야기였기에 얌전히 물러났다.

아담 랄라나 역시 소튼 유스 출신의 코치였다. 피지컬 위주의 축구를 즐겨하는 영국축구에서 흔치 않은 테크니션으로 유명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유리몸은 선수생활 내내 랄라나를 괴롭혔다.

결국 잦은 부상으로 30대 중반에 은퇴하고 소튼의 유스 코치로 활약하고 있었다.

차후 코치의 경험이 쌓이면 소튼의 감독까지 거론되고 있었다.

“자. 상대팀은 거친 플레이를 즐겨. 거친 플레이에 맞서지 말고 패스 위주의 경기를 풀어나간다. 부상은 주의하고.”

랄라나는 선수들을 내보내며 걱정스러운 눈으로 필드를 바라보았다. 부상으로 인한 이른 은퇴.

축구선수로 활동하며 부상은 친구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지만 부상을 바라는 코치는 없었다.

후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불리고 소튼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상대팀은 같은 햄프셔 주에 위치한 윈체스터의 팀이었다.

세미프로에 있는 윈체스터 FC란 팀이 있었지만 심각한 재정난으로 승격할 수 있는 성적이었음에도 승격을 거절한 팀이 윈체스터 FC였다.

그렇기에 지역의 축구팬들도 윈체스터보다 레딩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 시작해보자.”

인수는 후방에서 공급된 공을 발바닥으로 굴리며 전방을 보았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텐백 전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일명 버스세우기.

유소년팀인만큼 어설픈 수비였지만 공격하는 팀 역시 유소년팀이었다.

전반전에 허용한 1골 역시 무리하게 드리블하다 막히고 역습을 당했었다.

인수는 무리하지 않고 수비를 끌어내기 위해 후방으로 공을 돌렸다.

후방에서 계속되는 빌드업.

윈체스터의 수비는 앞으로 달려드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인수가 앞으로 치고 나가려고 하면 다시 두 줄의 수비가 만들어졌다.

버스를 세워도 결국 수비는 사람을 막아야 했기에 전방의 공격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수비의 벽이 헐거워졌다.

순간 드러나는 골대에 인수는 발을 힘껏 휘둘렀다.

곧게 뻗다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하게 강타한 공은 그물을 출렁거렸다.

골.

처음 출전하는 경기에 투입되고 10분 만에 호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

U-15의 경기에서 잘 나오지 않는 총알 같은 슛이었기에 윈체스터로서도 수비벽만으로는 막기 힘들었다.

이미 크게 이기고 있었기에 별다른 세리머니 없이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왔다.

"저 녀석 막아. 존 앞으로 나가서 저 녀석만 막아."

전문 수비수나 미드필더가 아니었기에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아직 어린애란 것을 알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은 채 3분이 지나기 전이었다.

인수는 윈체스터의 공격수를 등지고 공을 받았다.

별다른 수비기술도 없이 자신의 체격만 믿고 몸으로 밀어붙이는 선수를 제치는 건 가볍게 공을 띄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이미 보아둔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뛰어드는 팀에게 패스했다.

인수의 패스를 받은 팀의 퍼스트터치 미스로 상대방에게 공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그것만으로도 공격수 하나로는 인수를 막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잘하는데요.”

후반이 시작이 되고 겨우 20분.

1골을 기록했고 전방으로 향한 패스를 모두 성공시키고 있었다.

첫 번째 슈팅은 자유로운 상태에서의 슛이었지만 나머지 패스는 수비를 등지고 힘이나 볼터치로 이겨내고 보냈다.

“방향전환도 좋고, 발도 느리지 않고, 터치도 좋고, 패스도 좋아. 중거리 슛도 때릴 줄 알아. 제라드를 보는 것 같군.”

랄라나는 자신과 함께 뛰었던 제라드의 모습을 기억했다.

소튼유스에서 소튼FC로 데뷔하고 우승을 하고 싶어 이적한 곳이 리버풀이었다.

그곳의 주장이었던 제라드의 모습은 캡틴 그 자체였다.

자신이 그 모습을 떠올렸다는 것에 놀랐지만 인수에게서 두 눈을 떼지는 않았다.

“하인스와 에디를 훈련시킨 사람이 웨인이라고 했지?”

자신이 소튼 FC에서 뛰었을 때는 이미 첼시로 이적하고 없던 선수였다.

윙어로 뛸 때 상대편으로 부딪힌 적도 있던 선수였다.

소튼 유스출신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친한 선수는 아니었다.

“네. 웨인이 어렸을 적 동네에서 보고 오래 키웠다고 하더군요. 지금도 주말 외출시에는 웨인과 같이 훈련하고 있다고 했고.”

“애들을 맘 편히 보낼 수 있겠군.”

랄라나는 또 한 골을 성공시키고 진영으로 복귀하는 선수들을 보고 벤치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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