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1화 〉6월 22일 일요일 AM 02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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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김낭] 님. 매너 채팅 부탁드려요^^
현재 참여 인원 : 3명 [길동3리, 김낭, 네버다이]
길동3리 : 그래도 제 쪽에서 관여는 안 하려고요
길동3리 : 이야기 정도는 들어줄 수 있겠지만
길동3리 : 주변에서 왈가왈부하는 건 싫을 테니
네버다이 : 아무래도 모양새가 우스워지긴 하죠.
SYSTEM :// [김낭]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나 : 안녕하신가들
길동3리 : ㅎㅇ
네버다이 : 안녕하십니까.^^
네버다이 : 무척 오랜만입니다 그려.
나 : 오랜만……이긴 한데
나 : 아저씨 뭐에요?
나 : 왜 이런 시간까지 살아있어요
네버다이 : 그러게 말입니다.ㅠㅠ
네버다이 : 하필이면 가장 바쁜 일요일에 잠 못 들고 배회하네요.
나 : 뭐지 시발……?
나 : 형수님이 허락했을 리는 없고
네버다이 : 가끔은 아저씨도 일탈이 하고 싶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나 : 몰래 접속한 거구만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형수님이 자꾸 뭐라 그래서
길동3리 : 아까 11시 좀 넘어서였나
길동3리 : 한 번 나갔다가 다시 재접하셨다
나 : 맞아 죽으려면 무슨 짓을 못해
네버다이 : ㅎㅎ
네버다이 : 낭이 님은 왜 이런 시간에?
나 : 그냥 뭐, 혼자 깨어있기 적적해서요
네버다이 : 그럼 오늘은 외로운 남자들만 모인 셈이군요.
나 : 갑자기 생활관 냄새나는 것 같은데
나 : 시발
나 : ㅋㅋㅋ
나 : 야밤에 기분 확 나빠졌어
네버다이 : 아마 평생 못 잊을 냄새겠죠.ㅎㅎ
길동3리 : 결혼까지 해서 딸자식이 있는 양반이랑
길동3리 : 그동안 헌신했던 누나 버려두고
길동3리 : 5살 차이 연하랑 노닥거리던 새끼가
길동3리 : 지금 누구 앞에서 외롭다고 하는 거지
네버다이 : ㅎㅎ
나 : 그걸 또 시발
나 : 그딴 식으로 말씀하시네
길동3리 : 진짜로 외로운 게 뭔지 함 보여주까?
네버다이 : 결혼했다고 외롭지 않다는 건 편견이십니다.ㅠㅠ
네버다이 : 오히려 총각 때보다 외로울 때가 훨씬 많은데요.
길동3리 : 형님은 그냥 외롭고 싶은 거 아닙니까
네버다이 : 다른 사람과 혼자 있을 때보다
네버다이 : 같이 있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 더 큰 법입니다.
길동3리 : 그러니까 그게 지금 내 앞에서 할 소리냐고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웃어?
나 :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나 : 말은 니가 꺼내놓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왜 혼자 열폭하고 그래
길동3리 : 심성이 꼬여서 그런다 왜
나 : 쉬는 날이면서 왜 그래 또
길동3리 : 니가 휴일을 집에서 보내는 기분을 알아?
길동3리 : 컨디션이 존나 좋은데
길동3리 : 약속이 없어서
길동3리 : 쓸쓸하게 주말 예능 보면서
길동3리 : 혼자 보내는 기분을 아냐고
나 : 집에 있으면 편하고 좋지 뭐
길동3리 :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시발
길동3리 : 요즘 계속 연애 상담이며
길동3리 : 하소연 들어준다고
길동3리 : 여기저기 불려 다녔더니
길동3리 : 좆같아서 연애하고 싶어졌다 왜
나 : 결론이 좀 이상하지 않냐
나 : 보통은 반대 아냐?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좆같아서 연애하고 싶다니
길동3리 : 하고 싶다는데 불만 있냐
나 : 아니, 불만이란 건 아닌데
나 : 좋은 사람이 있겠지 뭐
나 : 지금이야 바쁘니까
나 : 눈이 안 가는 거지만
나 : 조금만 더 여유 생기면
길동3리 : 말하는 꼬라지를 보니까
길동3리 : 세상이 온통 꽃밭으로 보이는 모양이네
나 : 이건 시발
나 : ㅋㅋㅋ
나 : 뭐 어쩌라고
나 : 맞장구를 쳐도 지랄이람
길동3리 : 꼴에 위로랍시고 입으로 똥 싸는 소릴 하는 걸 보니
길동3리 : 갔던 일은 잘 풀렸나 보다?
길동3리 : 새벽까지 그렇게 사람을 붙잡고
길동3리 :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징징거리더니
나 : 그걸 또 징징거렸다고 표현을 하네
길동3리 : 그럼 대성통곡이라고 해줄까?
나 : 쯧
길동3리 : 됐으니까
길동3리 : ㅋㅋㅋ
길동3리 : 헛소리 말고 썰이나 좀 풀어봐라
네버다이 : 그러게나 말입니다.
나 : 이 아저씨들 진짜
네버다이 : 길동 님께 대략적으로밖엔 못 들었지만
네버다이 : 제가 모르는 사이에.ㅎㅎ
네버다이 :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더라구요.
네버다이 : 낭이 님도 무척 오랜만에 뵙는 기분이고요.
나 : 뭐, 그렇다고 칩시다
네버다이 : 그동안 많이 바쁘셨나요?
나 : 끔찍했어요
네버다이 : 저런.
나 : 아니, 나쁜 의미가 아니라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냥 너무 힘들었어요
나 :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쳤고
네버다이 : 그럴 만도 하죠.
나 : 그러다 보니까 몸이 무겁더라고요
나 :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나 : 자꾸 삽질만 하게 되고
나 : 톱니바퀴가 헛도는 느낌?
길동3리 : 어련하시겠어
나 : 아무튼 뭐, 두 번 다신 겪기 싫은 일주일이었어요
나 : 만약 앞으로 비슷한 일을 또 겪으라고 하면
나 : 차라리 군대를 다시 갈 생각까진 없지만
나 : 머리 박박 깎고 산에 들어가서 도 닦으려고요
길동3리 : ㅉㅉ
네버다이 : 걱정하지 않으셔도.ㅎㅎ
네버다이 : 앞으로 그것보다 힘든 일이 수두룩할 겁니다.
나 : 살 맛 안 나네 진짜
네버다이 :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나요?
나 : 일단은 뭐, 잘 되긴 했습니다
나 : 말하고도 자괴감 드는데
나 : 잘 됐다고 해야 하나
나 : 그냥……ㅋㅋㅋ
나 : 주변에 실컷 민폐 끼치면서
나 : 어린애처럼 내 억지에 맞춰달라고
나 : 마구 밀어붙여서 양보를 받았다는 느낌이네요
네버다이 : 오늘은 굉장히 자학적이시군요.
나 : 원래 솔직한 심정이란 게 그렇죠 뭐
길동3리 : 사실 틀린 말이 없긴 해
나 : ㅇㅇ
나 : 인정한다
길동3리 : 진짜 개인적인 감상으론
길동3리 : 중간에서 갈팡질팡하다
길동3리 : 두 마리 토끼 다 놓칠 줄 알았거든
나 : 다들 착해서 그래
나 : 토끼라기보단
나 : ㅋㅋㅋㅋㅋ
나 : 호랑이 느낌이지만
나 : 나만 하룻강아지였지 뭐
길동3리 : 알긴 아네
길동3리 : ㅋㅋㅋ
길동3리 : 결과로만 따지면
길동3리 : 잘 풀린 셈이고
길동3리 : 뒤탈도 없이
길동3리 : 깔끔하게 마무리 됐으니
길동3리 :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다
나 : 삐끗하라고 고사를 지냈던 것처럼 들린다?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기껏해야 둘 사이에서 한참 더 망설이다가
길동3리 : 으랑이가 먼저 지쳐서 나가 떨어지고
길동3리 : 결국 초코한테 도로 매달려서
길동3리 : 3년 전의 그걸 다시 반복하던가
길동3리 : 아니면 초코도 질려서 손절하던가
길동3리 :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 : 그래서 뭔데
나 : 생각한 것처럼 안 돼서 아쉽다고?
길동3리 : 굳이 울어야 할 사람이 생긴다면
길동3리 : 니가 더 낫다고 생각한 거지 뭐
길동3리 : 실연해서 질질 짜는 남자는
길동3리 : 솔직히 꼴불견이지만
길동3리 : 소주만 몇 병 들이부으면
길동3리 : 그럭저럭 해결이 돼서 편하거든
나 : ㅋㅋㅋㅋㅋ
길동3리 : 그리고
길동3리 : 내가
길동3리 : 일단 어떻게든 일이 마무리 된 다음
길동3리 : 한 마디 하려고 아껴둔 말이 있는데
나 : ㅇㅇ
길동3리 : 이번에는 정말 기적적으로
길동3리 : 어떻게든 큰 트러블 없이
길동3리 : 좋게 마무리 됐지만
길동3리 : 만약 혹시라도
길동3리 : 그게 니 수완이나 능력 덕분이라고
길동3리 : 조금이라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길동3리 : 진짜 나한테 턱 돌아갈 줄 알아라
나 : 그렇게 생각 안 해
네버다이 : ㅎㅎ
길동3리 : 초코는 물론이고
길동3리 : 으랑이도
길동3리 : 니 억지에 맞춰서
길동3리 : 엄청 양보해줬던 건 아냐?
나 : ㅇㅇ
나 : 알아
길동3리 : 지 혼자 잘난 줄 아니까 이렇게 되는 거야
나 : 안다고 시발
나 : 나도 알아
나 : ㅋㅋㅋ
나 : 혼자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지 나도
네버다이 : 인생을 살다 보면 가끔씩 이런 식으로.ㅎㅎ
네버다이 : 본인이 한심하다는 걸 인정해야 할 순간이 옵니다.
나 : 아니, 내가 한심한 놈인 건 둘째치고
나 : 물론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나 : 그냥 좀 그렇더라고요
나 : 주변 환경……이라고 해야 하나
나 : 옆에서 얼마나 나한테 너그러웠는지?
네버다이 : ㅎㅎ
나 : 으랑이를 보고 있으면 알겠더라고요
나 : 뭐, 성격의 문제도 있겠지만
나 : 그래도 난 계속 주변에서
나 : 피 터지게 싸우기도 했지만
나 : 동생이라고 많이 챙겨줬으니까
나 : 그나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네버다이 : 낭이 님한테 저런 말이 나오는 일이 거의 없는데 말입니다.
나 : 그냥 뭐, 어째 오늘은 그런 기분이네요
네버다이 : 그래요.
네버다이 : 새벽 2시면 충분히 감상적인 시간이죠.ㅎㅎ
나 :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나 : 아무래도 우리 사이가……ㅋㅋㅋ
나 : 아저씨도 잘 알잖아요
나 : 서로 알 만한 것도 다 알고
나 : 약점이란 약점은 다 꿰고 있으니까
나 : 솔직히 좀 안일했다고 생각은 해요
네버다이 : ㅎㅎ
나 : 그래서 누나가 더 고집 부리지 않겠다고
나 : 날 위한 거니까 양보하겠다고 그래서
나 : 진짜 죽을 만큼 미안했는데
나 : 그게 또 한심하더라고요
나 : 정작 그렇게 해달라고
나 : 먼저 부탁했던 건 이쪽이면서
나 : 내가 생각해도 어쩌란 건지 싶고……ㅋㅋ
길동3리 : 이미 마음 떠났다는 걸 아는 거지
나 : 글쎄
나 : 뭐
나 : 모르겠다 나도
나 : 나한테는 처음으로 사귄 여자친구면서
나 : 막상 헤어지고 난 다음에도
나 : 하나뿐인 아들내미 혼자 버려두고
나 : 지방으로 이사 가버린 부모보다는
나 : 훨씬 더 가족 같았던 누나였으니까
길동3리 : 그게 또 그렇게 되나?
나 : ㅇㅇ
나 : 사실이잖아
길동3리 : 너희 부모님도 좀 그런 부분이 있긴 하지
네버다이 : 낭이 님은 겉으로만 보면 뭐든 잘해내는 편이니까요.
나 : 어린애도 아니고
나 : ㅋㅋㅋㅋㅋ
나 : 딱히 신경 안 써요
나 : 우리 집은 원래 방임주의니까
길동3리 : 알고 보면 속 빈 강정인데 말이야
나 : 아가리
네버다이 : ㅎㅎ
나 : 아무튼 뭐, 그렇게 돼서
나 : 죄책감도 느끼고 있고
나 : 엄청 울기도 했고
나 : 정말 이게 최선이었는지
나 : 공허한 기분도 들고 그런데
네버다이 : 그렇군요.
나 : 드디어 하나 매듭이 지어진 느낌이라
나 : 끝났구나……싶은 기분도 들어요
나 : 그래도 나 정도면 담백한 편인데다
나 : 뒤끝이 없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 생각보다 질질 끌고 있었던 것 같아서
길동3리 :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해
길동3리 : 뒤끝이 없긴
길동3리 : 쥐좆이 없냐
나 : 아니, 나 정도면 뒤끝 없는 편 아냐?
길동3리 : 그건 그냥 맨날 잊어버리니까 그런 거지
길동3리 : 널 보고 담백하다고 누가 그랬냐
길동3리 : 자기평가가 너무 과한 것 같은데
나 : 시발
길동3리 : 애초에 헤어진 지 벌써 몇 년째인데
길동3리 : 여태 미련을 끌고 왔다는 것부터가
길동3리 : 담백해? 뒤끝이 없어?
나 : 알았어
나 : ㅋㅋ
나 :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는데
나 : 거 진짜 되게 뭐라고 그러네
길동3리 : 저렇게 뻔뻔한 것도 재능이다 정말
네버다이 : 소으랑 님이 어련히 알아서 잘 다루시겠지만
네버다이 : 이미 끝났으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네버다이 : 반성은 괜찮지만 후회는 의미가 없습니다.
네버다이 : 그런데 두 가지를 많이들 헷갈려 하더라구요.
나 : 거기서 왜 으랑이 이름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네버다이 : 언젠가 말씀드렸던 것 같습니다만
네버다이 : 낭이 님은 저랑 닮아서.ㅎㅎ
네버다이 : 아내나 여친에게 잡혀 살 팔자거든요.
네버다이 : 보고 있으면 동지애가 느껴지지 뭡니까.
나 : 그딴 거 느끼지 마요
나 : 기분 나쁘니까
나 : 그리고 아직까진
나 : 내가 리드하는 쪽입니다
네버다이 : 어쩌면 본인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네버다이 : 그리고 만약 아니더라도 금방 뒤집힐 겁니다.
네버다이 : 낭이 님도 몇 가지 짐작 가는 일이 있지 않나요?
나 : 아직은 괜찮아요
나 : ㅇㅇ
나 : 그래도 오빠라고
나 : 존댓말은 해주니까
네버다이 : 이미 늦은 것 같군요.ㅎㅎ
길동3리 : 쟨 어쩌다 저렇게까지 됐냐
길동3리 :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길동3리 : 저런 놈이 아니었는데
나 : 몇 시간 전부터 그렇게 되기로 됐다
길동3리 : 적응 안 되네 정말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뻔뻔하고 입 더럽고
길동3리 : 지 잘난 맛에 사는 놈이었는데
나 : 으랑이가 그러더라
나 : 오빤 다 좋은데
나 : 사람이 말을 하면
나 : 듣는 척이라도 좀 하라고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앞으론 듣는 척이라도 하기로 했어
길동3리 : 소으랑이가
길동3리 : ㅋㅋㅋ
길동3리 : 알고 보면
길동3리 : 생각보다 무서운 사람인가?
나 : ㅇㅇ…
네버다이 : 말이 나온 김에.ㅎㅎ
네버다이 : 소으랑 님과 어떻게 됐는지 확실하게 말씀해주시지요.
나 : 그거 꼭 말해야 합니까?
나 : 말하는 거 들어보니
나 : 이미 다 아는 것 같은데
나 : 어차피 길동이한테도 들었잖아요
네버다이 : 어떻게 됐는지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만
네버다이 : 넘겨짚으면 두 분에게 실례지 않겠습니까.
네버다이 : 아무래도 당사자의 입으로 듣는 이야기가 각별하기도 하고요.
나 : 음
네버다이 :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라 망설여지시나요?
나 : 아뇨 뭐, 이야기를 하긴 할 건데
나 : 오늘은 인사하러 온 거라서
나 :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생각이 잘 정리가 안 되네요
네버다이 : 인사라뇨?
나 : 으랑이 오늘부터 방학인 건 아시죠?
나 : 금요일에 시험도 끝났고
나 : 어제부터 여름방학이었어요
네버다이 : 그러고 보니 그런 시기군요.
나 : 근데 난 2학기 복학도 준비해야 하니까
나 : 으랑이한테만 신경을 쓸 수는 없거든요
나 : 교수님도 찾아가야 하고
나 : 1년 넘게 내팽개쳤던 공부도
나 : 진짜 막막하지만 다시 시작해야 하고
네버다이 : 무척 바쁜 두 달이 되겠네요.
나 : ㅇㅇ
나 :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나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나 : 방학 중엔 그렇다 쳐도
나 : 일단 개강하고 나면
나 : 서로 못 만나는 일도 많은데
나 : 역시 그건 둘 다 외로우니까
네버다이 : ㅎㅎ
나 : 그래서 일단 시험 삼아……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나 : 여름방학 동안이라도 괜찮으니까
나 :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라고 해야 하나?
나 : 그런 건 일단 꽁꽁 묶어서 구석에 치워 두고
나 : 서로한테만 시간을 쏟아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네버다이 : 그렇다는 말씀은?
나 : 이제 와서
나 : ㅋㅋㅋ
나 : 사귀기로 했습니다
네버다이 : 축하드립니다.ㅎㅎ
길동3리 : ㅊㅊ
나 : 여자는 강하더라고요
나 : 새삼 느꼈습니다
나 : 울지도 않고
나 : 덕분에 나도 많이 안심했어요
나 : 여러 가지로 걱정을 많이 하긴 했는데
나 : 어떻게든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네버다이 : 다행한 일입니다 그려.
나 : 솔직히 좀 비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나 : 으랑이한테는 다른 여지가 없었는데
나 :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은 다음
나 : 한 가지 선택을 강요한 것 같아서
길동3리 : 그거 소으랑이 앞에서도 똑같이 말했냐?
나 : ㅇㅇ
나 : 했지
네버다이 : 소으랑 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나 : 자기도 그렇게 바보는 아니라던데요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막다른 골목이라도
나 : 정말로 싫었으면
나 : ㅋㅋㅋㅋ
나 : 땅을 파던가
나 : 담을 넘어서라도 도망쳤을 거라면서
네버다이 : 소으랑 님도 말솜씨가 많이 느셨네요.
나 : 가까운 사람한테 배신 당하는 경험은
나 : 인생에서 한 번으로 족하다고
나 : 두 번 다신 겪기 싫다면서
나 : 만약 제가 못 믿을 사람이었다면
나 : 협박을 해도 고백은 안 받았을 거라네요
네버다이 : 이미 한 번 겪어봤다는 말씀이시군요.
나 : 그 한 번을 너무 호되게 당해서 그런 것 같아요
네버다이 : 앞으로 정말 잘해주셔야겠네요.ㅎㅎ
네버다이 :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들은 셈이니.
나 : 믿어달라고 말한 적은 많은데
나 : 정작 여자친구가……ㅋㅋㅋ
나 : 오빠는 믿을 수 있다고
나 : 그렇게 말해준 건 처음이라서
길동3리 : 그건 니 행실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나 : 쩝
네버다이 : 오히려 반대로 말하자면
네버다이 : 그런 걸 보고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 셈이니
네버다이 : 낭이 님으로선 꼼짝없이 외통에 몰렸다는 거겠죠.
나 : 뭐, 그건 이제부터 최선을 다해야죠
나 : 사실 잘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 : 적어도 으랑이 앞에선
나 : 쓸데없이 허세를 부리거나
나 : 이야기를 부풀릴 필요는 없어졌으니까
나 : 그냥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대하려고요
네버다이 : ㅎㅎ
나 : 내가 얼마나 한심한 인간인지
나 : 옆에서 전부 지켜본 다음에도
나 : 좋아한다고 해주니까
나 : 이번엔 내가 열심히 할 차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