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7화 〉6월 20일 금요일 PM 4시 (5)
나 : 로터도 잘만 쓰고 있으면서 뭘
소으랑 : 그런 문제가 아니라……ㅋㅋ
나 : 입으로는 싫다고 해도
나 : 목줄이든 피어스든
나 : 막상 선물하면
나 : 좋아할 것 같은데
소으랑 : 목줄은 그렇다 쳐도
소으랑 : 피어스는……ㅋㅋ
소으랑 : 좋아하긴 힘들 것 같아요
나 : 음
소으랑 : 어떤 종류인지는 몰라도
나 : 24K 순금 피어스 같은 건?
나 : 캐럿 큼직한 놈으로
나 : 다이아 박혀있고
나 : 가격은 대충 1200만원
소으랑 :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소으랑 : 그렇게 막 지르다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중에 큰일 나요
나 : 누가 사준다고 그랬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부자가 되면~ 같은 거지 뭐
소으랑 : 오빤 부자 되면 큰일 날 것 같다
소으랑 : 평소에도 저런 거 생각하는데
소으랑 : 실제로 돈이 생기면ㅋㅋ
소으랑 : 얼마 못 가서 파산할 것 같음
나 : 안 그래도 주변에서 많이 들어
소으랑 : ㅋㅋㅋㅋ
나 : 돈에 확실한 여자를 만나야지
나 : 아니면 취미로 파산할 거라고
나 : 다들 똑같은 소릴 하더라
소으랑 : 하긴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그럴 것 같아요
소으랑 : 저번에도 충동구매도 모자라서
소으랑 : 해외배송이라고 웃돈까지 주고
나 : 내 맘에만 들면 되는 거지 뭐
소으랑 : 정작 받는 사람한테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나 : 아 거 잔소리 진짜
나 : 떽떽거리고 있어
나 : 앞으로 서윤이 선물은
나 : 다이소에서만 사던가 해야지
소으랑 : 걱정을 해줘도 꼭…
나 : 좀 전까지 애교가 어쩌고 하더니
소으랑 : 그러게요……ㅋㅋ
나 : 어쨌든 뭐, 일기 마저 읽어도 돼?
소으랑 : 마음대로 하세요
소으랑 : 언제부터 허락 받았다고
나 : 혼자서 읽으면 화낼 거잖아
나 : 대답에 성의가 안 느껴진다면서
소으랑 : 오빠도 절대로 안 그런 것 같은데
소으랑 : 은근 마음에 두는 성격인가 봐……ㅋㅋ
나 :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지
소으랑 : 상대가 저라서 들어주는 거예요?
나 : 그리고 다른 것도 아니고
나 : 쓸데없이 한눈 팔지 말고
나 : 좀 더 신경 써달라는데
소으랑 : ㅎㅎ
나 : 무시했다가 나중에 무슨 소릴 들으려고
소으랑 : 알았어요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특별히
소으랑 : 너그러운 마음으로
소으랑 : 허락해드리겠습니다
나 : 예 감사합니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러니까 당장 바지 내리고 엎드리세요
소으랑 : ????
나 : 갑자기 일기가 이틀 뒤로 넘어가버리네?
나 : 내가 회초리를 들어야겠어 안 들어야겠어
소으랑 : 아 그거……ㅋㅋ
나 : 5월 3일 날씨 맑음
나 : 이틀 동안 계속 감기 몸살 때문에 아팠다
소으랑 : 나중에 주인님한테 괜찮다고 허락 받았는데
나 : 아니, 허락을 받고 자시고 간에
나 : 플레이 때문에 앓아누웠으면
나 : 나한테 연락을 했어야지
나 : 열이 38도까지 오르고
나 : 학교도 못 갈 정도로
나 :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나 : 주인님한테는 한 마디도 없어?
소으랑 : 아직 주인님 전화번호도 몰랐는데
소으랑 : 어떻게 말을 해요……ㅋㅋ
소으랑 : 매일 채팅에서 보는 거 말곤
소으랑 : 딱히 연락할 방법도 없었잖아요
나 : 그래서 그게 잘했다는 거야?
소으랑 : 잘했다기보단……ㅠㅠ
소으랑 : 방법이 없었다는 거죠
나 : 방법이 없으면 끝나는 거야?
소으랑 : 뭐 어떡하라구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랑 만나기도 전인데
소으랑 : 아파서 부스스한 모습으로
소으랑 : 와달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
나 : 그래서 그게 잘한 거냐고
소으랑 : 잘못했어요……ㅠㅠ
나 : 앞으로도 그럴 거야?
소으랑 : 아프면 곧장 연락할게요
나 : 아팠다고 하니까 열이 확 받네
소으랑 : 근데 막상 주인님도
소으랑 : 병원 가는 날ㅋㅋ
소으랑 : 오지 말라고 했으면서
나 : 그건 그냥 검사 받으러 간 거고
소으랑 : 그동안 계속 아프다고 했잖아요
나 : 그리고 다른 것도 아니고
나 : 플레이 도중에 무리해서
나 : 컨디션이 망가진 건데
나 : 그럼 당연히 주인 책임이지
소으랑 : 제대로 기억은 안 나는데
소으랑 : 주인님은 말렸을 걸요?
소으랑 : 아마 제가 괜찮다고 해서
소으랑 : 그대로 끝까지 갔을 텐데
나 : 괜찮다고 다 들어줄 거였으면
나 : 주인이 있을 필요가 없잖아
나 : 무리일 것 같았으면
나 : 확실하게 막았어야지
나 : 그냥 내가 관리를 못한 거야
소으랑 : 주인님도 부탁하면 은근 다 들어주긴 하죠?
나 : 가능한 그러려고 하는 편이지?
나 : 너무 말이 안 되거나
나 : 위험한 것만 아니면 뭐
나 : 삐지면 그게 더 귀찮으니까
소으랑 : ㅎㅎ
나 : 왜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아팠다고 하니까 걱정했어요?
나 : 아니 뭐, 걱정을 했다기보단
소으랑 :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
나 : 제발 좀 그렇게 해주라
나 : 지금 읽으면서도
나 : 왜 관리를 안 했는지
나 : 살짝 빡치려고 하니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오늘의 잘한 일
나 : ㅋㅋㅋㅋ
나 : 병원에 간 것
나 : 꼬박꼬박 약 먹은 것
소으랑 : 이건 진짜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으랑 :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었는데
소으랑 : 그래도 병원까지 다녀왔단 말이에요
나 : 알았으니까 다음부턴 나한테 연락하자?
소으랑 : 넹……ㅎㅎ
나 : 그래그래
나 : 잘했어
나 : 자취하는데 아파서 서러웠지?
소으랑 : 그……랬던 것 같긴 해요
나 : ㅇㅇ
나 : 그 뒤로는 뭐, 별다른 내용은 없네
나 : 경은이한테 이것저것 많이 배웠고
나 : 입고 갈 옷이 없어서 서러웠고
나 : 아니, 무슨 신데렐라냐?
나 : 되게 사무쳤나 보네
나 : 옷이 없다고 일기에 화낼 정도면
소으랑 : 마음이 급해서……ㅋㅋ
나 : 서윤이한테는 아마 5월 첫째 주가
나 : 최악의 일주일이 아니었나 싶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나 : 마무리까지 너무 완벽한데?
소으랑 : ?
나 : 내가 말도 없이 친가에 내려가서
나 : 주말 다 지난 다음에 돌아왔어?
나 : 그것도 뻔뻔하기 짝이 없게
나 : 평소 같은 시간에 왔다고 하면서?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진짜에요
나 : 거짓말이라곤 안 했어ㅋㅋ
소으랑 : 저한테 한 마디 말도 없이
나 : 내려오라고 연락이 왔는데 어떡해
소으랑 : 그래서 잘한 거예요 그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고스란히 돌려받네
나 : 근데 뭐 어쩌겠냐
나 : 나도 서윤이 번호 몰랐잖아
소으랑 : 그래서 잘한 거냐구요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나 : 이건 내가 잘못한 게 맞다
나 : 앞으로 어디 갈 땐 반드시 알려줄게
소으랑 : 생각하니까 또 서럽다……ㅠㅠ
소으랑 : 내가 진짜 어떤 심정으로 기다렸는데
나 : 그래서 잘한 일이 꾹 참고 기다린 거야?
소으랑 : 빨리 칭찬해줘요
나 : 그래 뭐, 잘했어
나 : 칭찬받을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으랑 : 나도 걱정 많이 했단 말이에요
나 : 알았어
나 : ㅋㅋ
나 : 근데 서윤이 내 앞에선 괜찮다고 하지 않았냐?
나 : 근데 왜 일기에선 분노와 원망이 보이는 것 같지
소으랑 : 그땐 주인님 앞에서 짜증 내면
소으랑 : 큰일 나는 줄 알았거든요……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앞에선 괜찮았는데
소으랑 : 나중에 곱씹어보니까
소으랑 : 아무리 생각해도
소으랑 : 혼자 내버려둔 게……ㅋㅋ
소으랑 : 도저히 납득이 안 되니까
소으랑 : 일기에 다 적어놓은 거죠 뭐
소으랑 : 나중에 오빠가 읽을 때를 위해서
나 : 이제 안 그럴게
소으랑 : 제발요
나 : ㅇㅇ
나 : 그리고 다음은 6일인가?
나 : ?
나 : 스크롤 뭐야
나 : 데이트 한 날이네
소으랑 : 아…
나 : 서윤아
소으랑 : 넹
나 : 진짜로 미안한데……ㅋㅋㅋㅋ
나 : 이건 나중에 읽어도 될까?
나 : 가뜩이나 배경도 핑크라
나 : 눈이 좀 피곤했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건 일기가 아니라
나 : 거의 뭐, 논문 분량이라서
소으랑 : 그냥 넘어가면 저야 고맙죠
나 : 아니, 그렇다고 삐지진 말고
소으랑 : 그런 거 아니에요……ㅋㅋ
나 : 그럼 뭐가 고맙다는 거야
소으랑 : 엄청 감성 터져서 쓴 거라
소으랑 : 문장도 약간 이상하고
소으랑 : 앞뒤도 안 맞고
소으랑 : 좀 그랬을 거예요……ㅋㅋ
소으랑 : 다른 사람이 읽을 게 아님
나 : 잠깐 훑어보는 중인데
나 : 문장마다 하나같이
나 : 한 줄 건너 뛰고
나 : 힘들어 긴장했다 기쁘다 좋아 무서워 맛있었다
소으랑 : 안 읽어도 된다니까욬ㅋㅋㅋ
나 : 같은 표현이 계속 반복되는데
나 : 다른 건 그렇다 쳐도
나 : 무서웠다는 건 뭐냐 너
나 : 내가 무섭게 한 적 있어?
소으랑 : 그냥…
나 : 첫 인상이 안 좋았나?
소으랑 : 남자랑 같이 밥 먹은 게 처음이라
소으랑 : 실수할까 봐 무서웠어요……ㅠㅠ
소으랑 :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나 : 하긴
나 : 젓가락질도 덜덜 떨면서 하더라
소으랑 : 얼굴은 안 무서웠어요
소으랑 : 근데 뭐랄까
소으랑 : 주인님 키도 크고
소으랑 : 어깨도 넓으니까
소으랑 : 위압감이 엄청 심해서
나 : 나 정도면 평균이라니까 그러네
소으랑 : 주인님은 어땠어요?
나 : 서윤이 첫 인상?
소으랑 : 네엥
나 : 그냥 뭐, 정확히 예상대로였는데?
나 : 미리 사진으로도 몇 번 봤으니까
나 : 그렇게까지 놀라진 않았어
나 : 그냥 생각보다 더 작고
나 : 말수가 적고ㅋㅋ
나 : 훨씬 더 겁이 많고
나 : 물론 그게 또 귀엽긴 했지만
소으랑 : 마지막에 수습하려고 해도 늦었어요
나 : 아니, 정말이야ㅋㅋㅋ
나 : 서윤이 나랑 처음 만나서 했던 말 기억해?
소으랑 : …
나 : 남친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잖아
소으랑 : 이상한 사람인 줄 알고……ㅠㅠ
나 : 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나 : 혀 깨물고 참았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그거 보고 생각했지
나 : 아 이거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애구나
소으랑 : 잘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나 : 새로운 장난감이 생긴 기분이었지
소으랑 : …
나 : 농담이야ㅋㅋ
나 : 당연히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했지
소으랑 : 지금은요?
나 : 똑같은데?
나 : 달라진 거 없어
소으랑 : 그래도 좀 심정? 이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조금이라도 변한 게 있을 거 아니에요
나 : 굳이 바뀐 게 있다고 하면
나 : 전에는 눈도 못 뜨고
나 : 걷지도 못하는
나 : 솜털 같은 느낌이었다면
나 : 지금은 약간 건방진 새끼 고양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가끔씩 스스로 강아지인 줄 착각하는 개냥이
소으랑 : 냐옹
나 : 요즘은 여우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나 : 가끔 호랑이 같기도 한데
나 : 귀여운 건 똑같으니까 걱정 마
소으랑 : ㅎㅎ
나 :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더 좋아
나 :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나 : 질질 끌려다니는 것보단
나 : 차라리 좀 건방져도
나 : 하고 싶은 말은 하는 게 낫지
소으랑 : 그렇다고 건방져도 되는 건 아니면서
나 : 그렇다고 건방져도 된다는 말은 아니고
나 : 야
나 : 이제 하산해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
나 : 내가 뭐라고 할지 다 아네
소으랑 : 쪽♡
나 : 서윤이랑은 하루 종일도 떠들 수 있을 것 같다니까
나 : 급한 일이 있을 땐 따로 떼어놓던가 해야지
나 : 안 그러면 나도 모르게 같이 뒹굴거릴 것 같아
소으랑 : 같이 놀자고 꼬셔야지 막……ㅋㅋ
나 :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아니……ㅋㅋ
나 : 왜 하필 또 봉사 파트야
나 : 이날 펠라치오 연습했어?
소으랑 : 주인님이랑 만나고 나서
소으랑 : 그
소으랑 : 뭐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제대로 조교……괜찮을지
나 : 제대로 조교 받을 수 있을지?
소으랑 : 한창 걱정하던 무렵이라
나 : 그러네
나 : ㅋㅋ
나 :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써있네
소으랑 : 지금이야 주인님이 무리도 안 시키고
소으랑 : 무슨 일 있으면 걱정해주고
소으랑 : 혹시라도 몸이 안 좋으면
소으랑 : 엄청 챙겨준다는 걸 아니까
소으랑 : 그때만큼 걱정하는 건 아닌데
나 : ㅇㅇ
소으랑 : 제대로 할 수 있을지……ㅋㅋ
소으랑 : 아직도 자신이 없긴 해요
나 : 자신 있다고 했으면 내가 더 놀랐을 거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면허도 없는 주제에 운전 잘한다고 하는 거잖아
소으랑 : 그래도 좀 더 마음은 편해요
소으랑 : 주인님을 명령을 안 들으면
소으랑 :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소으랑 : 그런 생각은 많이 사라져서
나 : 그렇다고 명령을 안 들으면 안 되지
소으랑 : 그건 당연한 거고요……ㅋㅋ
나 : 마음이 좀 편해졌다고 생각하면 되나?
소으랑 : 주인님이 왜 날 마음에 들어하는지
소으랑 : 솔직히 아직도 좀 불안하긴 한데
소으랑 : 대신 지금은……ㅋㅋ
소으랑 : 약간 뭐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버려질까 봐 필사적인 게 아니라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한테 좀 더 봉사하고 싶고
소으랑 : 나 때문에 기뻐했으면 좋겠어요
소으랑 : 많이 웃었으면 좋겠구……ㅋㅋ
소으랑 : 그러니까 할 수 있으면
소으랑 : 야한 것도
소으랑 : 노력하고 싶고
소으랑 : 설명하긴 어려운데
소으랑 : 아무튼 대충 그런 느낌
나 : 내가 교육을 잘 시킨 걸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님 서윤이가 재능이 있는 걸까
소으랑 : 갠적으로 재능 있다는 이야긴
소으랑 : 별로 기쁘진 않아요
소으랑 : 다른 좋은 분야 놔두고
소으랑 : 왜 하필……이란 느낌이라
나 : 사실 나도 이유를 모르겠거든
나 : 서윤이가 나를 왜 따르는지
나 : ㅋㅋㅋㅋㅋ
나 : 사실 그렇잖아
나 :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고
나 : 내가 뭐, 돈이 많기를 하냐
나 : 아님 남들보다 잘생기길 했냐
소으랑 : 성격만 빼면
소으랑 : 대부분 평범……하죠?
나 : 서윤이한테 미안한 적도 많았고
나 : 솔직히 나한테 질려서
나 : 그만두겠다고 해도
나 :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소으랑 : 제가요??
나 : ㅇㅇ
소으랑 : 설마요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그런 일은 없었을 걸요
나 : 특별히 잘해준 적도 없는데
나 : 저렇게 생각해주니까
나 : 내 입장에선 고맙기도 하고
나 :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지 뭐
소으랑 : 저도 주인님이 예뻐해 주셔서
소으랑 :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소으랑 : 그래서……ㅋㅋ
소으랑 : 엄청 고맙기도 하고
소으랑 :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나 : 우리 둘 다 성격에 문제 있고
나 : 마이너 취향의 인간들이라 그런가?
소으랑 : 제 취향은
소으랑 : ㅋㅋㅋ
소으랑 : 100퍼센트
소으랑 : 주인님 탓이란 걸 잊지 마세요
나 : 그건 진짜 반론의 여지가 없다
소으랑 : 주인님 아니었음 평생 몰랐어요
나 : 아니 뭐, 관심을 보이니까 가르쳤지
나 : 서윤이가 싫어했으면 나도 안 그랬어
소으랑 : 듣다 보니 솔깃해서……ㅋㅋ
나 : ㅋㅋㅋㅋㅋ
소으랑 : 글구 주인님이 말빨로 낚았잖아요
소으랑 : 무슨 말만 하면 거기로 몰아가고
소으랑 : 제가 원하니까
소으랑 : 선심 쓰는 것처럼
나 : 처음에만 그랬지
나 : 관심 끌려고
나 : ㅋㅋㅋㅋ
나 : 요즘은 안 그러잖아
소으랑 : 그건 그래요
나 : 만약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나 : 말빨로만 밀었으면
나 : 너랑 이렇게 못 있었어
나 : 오래 가지도 못했을 테고
소으랑 : ㅎㅎ
나 : 잘해봐야 섹프 정도?
나 : 그 이상은
나 : 글쎄……ㅋㅋ
나 : 진심은 아니었을 것 같다
소으랑 : 거기까진 말 안 해도 돼요
나 : 서윤이랑은 주종 관계로 시작했고
나 : 그 다음에 사귀기로 한 거니까
나 : 평범하게 생각하면
나 : 순서가 뒤죽박죽이긴 하지?
소으랑 : 부르는 법도 계속 바뀌었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에서
소으랑 : 주인님으로
소으랑 : 지금은 오빠로
나 : 이미 몇 번 말한 것 같은데
소으랑 : ?
나 : 서윤이는 가끔 말하다 보면
나 : 호칭이 달라지곤 하거든?
나 : 주인님에서 오빠로
나 : 또 오빠에서 주인님으로
나 : 그 차이가 확실해서 재밌어
소으랑 : 아…
나 : 의식해서 바꾸는 건 아니지?
소으랑 : 딱히 의식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나 : 무의식적으로 스위치를 켜는 건가?
소으랑 : 거기까진 저도 잘……ㅋㅋ
소으랑 : 지금도 주인님 때문에
소으랑 : 그랬었나? 싶었던 거라서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보통 조금 야하거나
소으랑 : SM쪽 대화일 땐
소으랑 : 주인님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나 : 나도 상황에 맞춰서 부르는 게 좋으려나?
소으랑 : 별명 같은 거?
나 : ㅇㅇ
나 : 서윤이는 뭐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