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305)화 (305/313)



〈 305화 〉6월 20일 금요일 PM 4시 (3)


소으랑 : 불러도 말이 없어서
소으랑 : 뭐하나 했더니
소으랑 : ㅋㅋㅋㅋㅋ
소으랑 : 정리하고 있던 거예요?


나 : 1시부터 계속 하고 있었어


소으랑 : 그렇게 많아요??

나 : 양이 많기도 하고……ㅋㅋ
나 : 그동안 정리를 안 했더니
 : 어디에 뭐가 있는지
 : 전혀 모르겠어서
 : 스크롤 맨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 다시 올라오는  반복하고 있다

소으랑 :  시간 동안?

나 : 서윤이 오기 전까지

소으랑 : 와…


 : ?
 : 왜

소으랑 : 아무리  일이 없어도 그렇지
소으랑 : 벌써 5시가 다 됐는데ㅋㅋ
소으랑 : 내내 그러고 있었다는 거예요?

나 : 그게 왜?

소으랑 : 아니, 그게 그렇게까지
소으랑 : 3시간이 넘도록ㅋㅋ
소으랑 : 붙잡고 있을 만큼
소으랑 : 중요한 일인지
소으랑 : 이해하기 힘들어서

나 : 사람이 꼭 중요한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
 : 가끔 시간을 시궁창에 버리기도 해야지
 : 안 그러면 세상 사는 게 너무 팍팍하잖아

소으랑 : 좀 전까지만 해도 바빠서
소으랑 : 만나는지  만나는지
소으랑 : 만약 바쁘더라도
소으랑 : 소홀하지 않겠다고
소으랑 : 그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시간을 시궁창에 버린다고 막…

나 : 아니, 서윤아
나 : ㅋㅋㅋ
나 : 들어봐
나 : 작년까지 고딩이었으면
 : 화자의 의도를 파악할  알아야지


소으랑 : 말하면서도 양심에 찔리거나 하진 않아요?


나 : 양심에 찔릴 게 뭐가 있어
나 : 내가 뭐 잘못했냐ㅋㅋ
나 : 서윤이랑 약속 취소하고
 : 이러고 있는 것도 아닌데


소으랑 : 그런 건 아니지만
소으랑 : 뭐랄까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한 입으로 두말하는?
소으랑 : 약간 그런 느낌이라서


나 : 이젠 서윤이도 느낌으로 화를 내네

소으랑 : 화를 내진 않았어요
소으랑 : 그냥 그렇다는 거지

나 : 걸고 넘어진다고 할까 그럼?

소으랑 : 그렇게 한가한가 싶어서 그러죠 

나 : 그냥 뭐, 남는 시간에 하는 거니까
나 : 나도 바쁘면  하지ㅋㅋㅋ
 : 서윤이도 한가할  청소하잖아
나 : 그거랑 크게 다를 것도 없는데 뭘

소으랑 : 앞으론 오빠가 바쁘다고 하면
소으랑 : 가장 먼저ㅋㅋㅋ
소으랑 : 지금 뭐하고 있냐고
소으랑 : 물어보는 것부터 해야겠다

나 : 아니, 바쁠  진짜로 바쁜데


소으랑 : 근데 오빠


나 : ㅇㅇ


소으랑 : 서버가 내일 만료되는 거면
소으랑 : 더 이상 이용 못하는 거예요?


 : 뭐, 그렇지


소으랑 : 그 안에 있는 것도?

나 : 사라지지

소으랑 : 전부 다 사라지는 거예요?
소으랑 : 나중에 다시 돈을 내더라도?

나 : 회원 약관에 따라 다르긴 한데
나 : 7~14일 정도는 보관해둘 걸?
나 : 정확한 기간은 모르겠다
나 : 유료 계정은 써본 적이 없어서

소으랑 : 그럼 굳이 정리할 필요 없잖아요


나 : 그것도 그렇지


소으랑 : 한가한  맞는 것 같은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중요한 일도 아니면……ㅋㅋ
소으랑 : 걍 시간 때우는 거 아니에요?


 : 아니, 잠깐만
나 : 기다려 
나 : ㅋㅋ
 : 우리 서윤이
나 :  또 앞서간다

소으랑 : 시간을 시궁창에 확 던져버리고 싶었어요?


나 : 어허


소으랑 : ㅎㅎ


나 : 표현이 좀 거시기하다?
나 : 시궁창이라니ㅋㅋ
나 : 누가 오빠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래

소으랑 : 시간을 시궁창에 버린다는 소리는
소으랑 : 오빠가 먼저 말한 거잖아요……ㅋㅋ

나 :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나 : 시궁창……까지는 아니고
나 : 이사 가기 전에
나 : 청소하는 느낌이랄까
 : 마지막으로 둘러보면서
나 : 추억을 되새기는 것처럼?

소으랑 : 추억이 죄다 19금이면 어떡해요?

나 : 존나 끝내주는 거지 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것만큼 보람찬 인생도 없을 듯


소으랑 : 무슨 보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어차피 전부 야한 거면
소으랑 : 그냥  지워도 되잖아요
소으랑 : 굳이 정리할 필요 있어요?


나 : 은근슬쩍 무서운 소릴 하네

소으랑 : 왜요

나 : 나중에라도 서윤이가 집에 오면
 : 절대 컴퓨터는  만지게 해야겠다

소으랑 : 숨김 폴더 뒤져볼까 봐?
소으랑 : 어차피 궁금하지도 않아요

나 : 숨겨놓지도 않았어

소으랑 : 궁금하지 않다니까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전혀 관심이 없는  아닌데
소으랑 : 왠지 다른 사람 취향은
소으랑 : 건드리면 안   같아서……ㅋㅋ

나 : 의외로 너그럽네

소으랑 : 뭐가요?


나 : 아니, 남자친구가 야동 보는 거
나 : 내버려두는 사람도 있지만
나 : 용납 못하는 사람도 많거든
나 : 절대 이해를 못한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여기 와서 오빠랑 만나고
소으랑 : 가장 먼저 들었던 얘기가
소으랑 : 야동인데요 뭘……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대낮에 나 혼자 있는데
소으랑 : 갑자기 들어와선
소으랑 : ㅋㅋㅋㅋㅋ
소으랑 : 야동 올리러 왔다고
소으랑 : 내가 말은 안 해서 그렇지
소으랑 : 속으론 엄청 황당했던 거 알아요?

나 : 뭐 저런 사람이 있나 싶었어?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진짜 이상할 정도로 당당해서
소으랑 : 아니, 보통은……ㅋㅋㅋ
소으랑 : 보는 사람이 있으면
소으랑 : 그런 목적으로 왔더라도
소으랑 : 자제하는 게 정상 아니에요?


나 : 나도 분별 없는 사람은 아닌데

소으랑 : 아님 그때부터 이미 노리고 있었던 거예요?

나 : 아니, 반대야 반대

소으랑 : ?


나 : 서윤이가 너무 애기라서
나 : 그럴 생각도 없었어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전에 말하지 않았나?
나 : 당시엔 적당히 놀아주면
나 : 알아서 사라질 것 같았다고

소으랑 : 말한 적 있어요

나 : ㅇㅇ
나 :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애들을
나 : 한두  봤던 게 아니라서
나 : 서윤이도 그런 줄 알았지 뭐
나 : 그래서 굳이 감추지 않았던 거고
나 : 정확히는 그럴 필요를 못 느꼈어

소으랑 : 따지고 보면


나 : ㅇ?


소으랑 : 오빠가 감추지 않아서
소으랑 : 제 취향이……ㅋㅋ
소으랑 : 이렇게 된 거잖아요

나 : 그게 또 그렇게 되나?


소으랑 : 그것 때문에 이상한 걸 봐버려서…


나 : 근데 서윤이도 싫어하진 않았던 것 같아

소으랑 : …

나 : 되게 흥미진진하게 보던데
나 : 애초에 클라우드 서버
나 : 접근 권한도ㅋㅋㅋ
나 : 서윤이가 졸랐던 거잖아

소으랑 : 그거야 뭐…


나 : 그리고 서윤이가 오고 나서부터
나 : 우리 서버 트래픽이
나 : 어디 보자
나 : ㅋㅋㅋ
 : 5월  달만 보더라도
나 : 전월대비 1.5배는 뛰었는데


소으랑 : 알았어요


나 : 내가 말을 안 한다고 모르는 게 아냐
나 : 가끔 트래픽 때문에 확인해보면
나 : 누가 어떤 영상을 받았는지
나 : 아이피 주소가 전부 나오거든?


소으랑 : 알았다니까요?

나 : 근데 그 아이피를 보면


소으랑 : 오빠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오빠?

나 : 그래 알았어
나 : ㅋㅋㅋ
 : 그만할게
나 : 좀 심했지?


소으랑 : 우리 하던 얘기나 마저 해요

나 : 무슨 얘기하고 있었더라

소으랑 : 남자친구가 야동 보는 걸
소으랑 : 용납해야 하는지
소으랑 : 아님 넘어가야 하는지

나 : 서윤이는 어때?


소으랑 : 내가 싫다고 하면 안 볼 거예요?


나 : 그럴 일은 없을 걸

소으랑 : 그럼 말해도 소용 없잖아요

 : ㅇㅇ
나 :  아네

소으랑 :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아요
소으랑 : 생각해본 적도 없고
소으랑 : 대체 왜 그렇게까지……ㅋㅋ
소으랑 : 의욕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으랑 :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데


나 : 포기해버렸어?

소으랑 : 함부로 건드리고 싶지 않아요
소으랑 : 야한 걸 얼마나 쌓아놨는지
소으랑 : 솔직히 좀 징그럽긴 한데
소으랑 : 아무리 그래도……ㅋㅋ
소으랑 : 개인적인
소으랑 : 그
소으랑 : 뭐랄까
소으랑 : 그런 부분이니까


 : 그런 부분이 뭔데

소으랑 : 대충 맥락으로 이해해요……ㅋㅋ
소으랑 : 플레이도 아닌데 자꾸 괴롭히지 말구

 : 이상한 곳에서 말을 아끼네

소으랑 : 창피하단 말이에요

나 : 창피하다는 기준을 잘 모르겠다
나 : 고작 그 정도로 창피할 거면
 : 플레이 중에 했던 대사는
나 : 나중에 들으면 죽고 싶어지지 않을까?


소으랑 : 어차피 기억 안 나니까 괜찮아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항상 플레이 끝나고 나면
소으랑 : 몽롱하고 나른하니까
소으랑 : 내가 뭐라고 했는지
소으랑 : 제대로 떠오르지도 않아서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


나 : 왜 또

소으랑 : 뭔가 대답이 대충이야
소으랑 : 한눈 팔고 있는 느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나 : 거 참
나 : 더럽게 날카롭네

소으랑 :  아직 허락 안 했어요
소으랑 : 내버려두지 마요
소으랑 : 그것부터 해도 되냐고
소으랑 : 오빠가 먼저 물어봤으니까


 : 거의 다 끝났는데
 : 허락 좀 해주라
나 : ㅋㅋㅋㅋㅋ
 : 금방 끝내고 놀아줄 테니까
나 : 이것부터 마무리하면 안 돼?

소으랑 : 싫어요

나 : 왜 그래 또
나 : ㅋㅋㅋ
나 : 놀려서 삐졌어?
나 : 금방 끝난다니까


소으랑 : 그냥 다 지우면 안 돼요?


나 : 한꺼번에 지워도 되는 거였으면
나 : 왜 여태껏 붙잡고 있었겠니
나 : 그냥 전부 삭제하면 되는 건데
나 : 정리하겠다는 생각도 안 했을 걸

소으랑 : 정리한다고 하니까 하는 말이잖아요
소으랑 : 벌써 5시가 다 됐는데
소으랑 : 귀찮게 그러지 말구
소으랑 : 한 방에 날려버리면
소으랑 : 깔끔해지는 거잖아요

나 : 서윤이는 나중에 오빠랑 쇼핑 가도
나 : 절대로 몇 시간씩 빙빙 돌면서
나 : 귀찮게 매장 둘러보지 말고
나 : 원하는 것만 사서 나오는 거다 그럼?


소으랑 : 그거랑은 다르죠……ㅋㅋ

나 : 같은 거야


소으랑 : 이해를 못하겠어 정말…

나 : 그리고 내가 언제 삭제한다고 그랬어
나 : 백업도 할 겸 정리한다고 했잖아
나 : 여기에 예전 자료가 얼마나 많은데
나 : 죄다 삭제하면  이상 구하지도 못해

소으랑 : 쓸데없는 걸 버리는 게 정리에요
소으랑 : 옆으로 치워두는 건
소으랑 : 차곡차곡 쌓아두는 거지

나 : 버리기 위해 분류하는 중이니까
나 : 너무 그렇게 틱틱거리지 마
나 : 오빠 힘들다……ㅋㅋㅋ
나 : 그리고 개인적인 내용인데
나 : 어차피 금방 사라질 거라면서
나 : 인터넷에 남겨두는 것도 찝찝하잖아


소으랑 : 개인적인 내용이라고 해도
소으랑 : 죄다 야한 것밖에 없으면서

나 : 그러니까 더 확실하게 정리해야지

소으랑 : …


나 : 아냐?

소으랑 : 그건 그렇지만…


나 : ㅇㅇ
 : 그리고 19금만 있는 것도 아냐
나 : 대부분이긴 한데ㅋㅋㅋ
나 : 너도 봐서 알잖아
나 : 하은이 사진이라던가
 : 하은이는 네버 아재 딸내미 이름

소으랑 : 알아요

나 : ㅇㅇ
나 : 가끔 옛날 사진 같은 것도
나 :  지우고 내버려둬서
나 : 앨범 보는 기분이긴 해


소으랑 : 옛날 사진?

나 : 서윤이는 모르는 사람들이야
나 : 적어도 2~3년은 훌쩍 넘은 거라

소으랑 : 아하


나 : 다 같이 부산으로 여행 갔던 거나
나 : 네버 아재 보여주려고 찍었던
나 : 술자리 단체샷도 있네
나 : 오랜만에 본다 이거ㅋㅋㅋ
나 : 지금보다 사람도 많았으니까
나 : 한 번 모이면 엄청 떠들썩했거든
나 : 죄다 남자밖에 없어서 답답하긴 한데


소으랑 : 오빠 사진은요?

 : 난 사진 찍는 걸 싫어해서

소으랑 : ㅠㅠ

 : 근데 누가 올렸는지
 :  입대할 때 사진은 있더라


소으랑 : 보여줘요!!!!!!


나 : 벌써 지워버렸어


소으랑 : 아 왜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도 보여줘요
소으랑 : 오빠 머리  사진
소으랑 : 보고 싶단 말이에요

나 : 죽어도 안 

소으랑 : 치사해……ㅠㅠ


나 : 치사해도 안 
나 : ㅋㅋㅋㅋ
 : 군대 사진은
 : 불태우는 게 원칙이야


소으랑 : 빡빡이…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됐으니까 포기해
나 : 이미 세상에서 사라졌어


소으랑 : 힝……ㅠㅠ

 : 그렇게 빡빡이가 보고 싶으면
나 : 길동이 사진이라도 줄까?
나 : 방금 몇 개 찾은 게 있는데

소으랑 : 그건 됐어요


나 : 고민하는 척이라도 해라
나 : 서운하겠다ㅋㅋㅋ
나 : 그래도 이 사진은
 : 아직 탈모 오기 전이네
나 : 한창 운동하던 때라  좋은 거 봐라

소으랑 : 제 영상은 제대로 지웠죠?

나 : 서윤이 영상?


소으랑 : 넹

나 : 언제 올린 적이 있었나?
나 : 글쎄
나 : 모르겠는데


소으랑 : …

나 : 아니, 농담하는 게 아니라
나 : 기억이 안 나서 그래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몇 번씩 훑어보면서도
 : 서윤이 얼굴은 못 찾았거든


소으랑 : 사진이 아니라 영상이라니까요?


나 : 야한 거야?

소으랑 : …

나 : 물어볼 필요도 없는 질문이었어?
나 : 플레이 중에 찍었던 건가 보네
 : 근데 사진이든 영상이든
 : 서윤이가 찍힌 건
나 :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데
나 : 여기 서버에선 아직  본 것 같다

소으랑 : 불안한데…


 : 근데 내가 남의 영상을 올려놓고
나 : 잊어버렸을 리가 없거든?
 : 서윤이가 알고 있는 걸 보면
나 : 제대로 허락도 받은 것 같은데

소으랑 : 허락……은 아니고

나 : 그럼?


소으랑 : 전에 플레이하던 중에
소으랑 : 제가 뭔가 잘못해서
소으랑 : 벌칙으로……ㅠㅠ
소으랑 : 촬영한 영상 중에 하나
소으랑 : 자정까지 올려놓기로 했었어요


나 : 아아아

소으랑 : 기억 나요?


나 : ㅇㅇ
나 : 그랬던 적이 있는 것도 같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근데 무슨 플레이였지?
나 : 거기까진 기억이 안 나는데


소으랑 : 아마 그게 첫 촬영이었을 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정확한 내용은 기억  나지만
소으랑 : 이름이랑 나이 말하고
소으랑 : 평생 복종하겠다고
소으랑 : 대충 그런 거 말했었어요

나 :  영상 아직 갖고 있을 텐데

소으랑 : 몰라요 난……ㅋㅋ

나 : 4월 28일
나 : ㅋㅋㅋ
나 : 그래
나 : 이런 거 했었지

소으랑 : 제대로 지운 거 맞죠……?


 : 일단 같은 이름의 파일은 없네
 : 지운  같긴 한데ㅋㅋ
 : 내가 서윤이랑 약속했어?
나 : 자정까지만 올려놓는 걸로?

소으랑 : 네


나 : ㅇㅇ
 : 그럼 바로 지웠을 거야


소으랑 : 주인님 잘 잊어버리니까…

 : 그래도 그런 걸 잊어버리진 않아
나 : 우리 강아지가 위험해지는 건데
나 : 아마 하루 종일 시계만 보다
나 : 자정 땡 하는 순간 와서 지웠을 걸?


소으랑 : 없는 건 확실하죠?


나 : ㅇㅇ
나 : 일일이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 서버를 통째로 뒤져서 없다고 나왔으니까
나 : 일단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소으랑 : 그럼 됐어요


 : 완전히 잊고 있었네
나 : 그런 벌칙을 줬구나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우리 서윤이
나 : 엄청 싫었을 텐데

소으랑 :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니까…

 : 고생했네……ㅋㅋ
 : 그것 때문에 다 지우라고 한 거야?

소으랑 : 그것도 그렇고


나 : ?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별로 중요한 건 아니라서

나 : 그래 뭐, 알았어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ㅇㅅㅇ
소으랑 : 또 딴짓하고 있어


 : 아니, 지금은 딴생각이야

소으랑 : 무슨 생각인데요?


나 : 서윤이 생각


소으랑 : 거짓말……ㅋㅋ


나 : 아니, 진짜 진심으로

소으랑 : 쪽♡

나 : 분명 뭔가 명령한  있었는데


소으랑 : ?

 : 잊어버린 벌칙이라고 하니까
 : 뭔가 떠오르는 듯 아닌 듯
나 :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나 :  막혀서 내려가질 않는데
나 : 답답해서 미치겠네 진짜ㅋㅋ

소으랑 : …
소으랑 : 다신 뽀뽀해주나 봐라

 : 내가 뭐 시킨 거 있지 않았냐?

소으랑 : 몰라요

나 : 벌칙
 : 벌칙이라

소으랑 : 근데 전 주인님이 봐주셔서
소으랑 : 혼나긴 많이 혼났어도
소으랑 : 벌 받은 적은 별로 없어요


 : ㅇㅇ
나 : 그러니까

소으랑 : 그리고 사진이나 영상 같은 
소으랑 : 전부 카톡으로 주고받았는데
소으랑 : 딱히 문제 될 것도 없지 않나……?


 : 문제가 있어서 신경 쓰이는 게 아니라


소으랑 : 그럼요?

나 : 분명히 명령을 내린 게 있는데
나 :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서 그래
나 : 제대로 못하면 벌칙이라고
나 : 확실하게 정해놨던  같은데
나 : 근데 서윤이한테 시키는 플레이는
 : 거의 다 단발적으로 끝난단 말이지


소으랑 : 그쵸

 : 꾸준히 성과를 내는 플레이는
 : 시킨 적이 없는  같은데
 : 서윤이는  떠오르는  없어?


소으랑 : 주인님이 모르는데
소으랑 : 제가 어떻게 알아요

나 : 뭐든 좋으니까

소으랑 : 미션 같은 거……?

나 : 미션?

소으랑 : 매일 주인님한테 미션 받아서
소으랑 : 하루 종일 수행한 다음에
소으랑 : 저녁때 와서 보고하는……ㅋㅋ
소으랑 : 그런 플레이도 있다고 하셨잖아요

나 : 그건 그렇지
나 : 미션
 : 음
 : 일상 관리

소으랑 : …

나 : 서윤아


소으랑 : 넹?

나 : 떠올랐으면 빨리빨리 불어라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나 : 시치미 떼고 있지 말고

소으랑 : 아니, 나도 몰라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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