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1화 〉6월 17일 화요일 PM 3시 (2)
나 : 그래도 미안한 건 미안한 거지
나 : 진짜 시발
나 : 이게 이런 식으로
나 : 말할 내용이 아닌데
초코우유 : ㅎㅎ
나 : 이런 얘길 여기서 해야 할 만큼
나 : 그렇게 내가 꼴도 보기 싫었냐
나 : 갑자기 자괴감 장난 아니게 몰려오는데
초코우유 : 남자들은 꼭 그렇더라
나 : ?
초코우유 : 못할 짓을 한다는 자각이 있으면서도
초코우유 : 정작 상대가 무슨 기분인지는 몰라
초코우유 : 거기까지 생각이 안 미치는 건지
초코우유 : 아니면 그냥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건지
나 : …
초코우유 : 반대로 물어보겠는데
초코우유 : 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해?
나 : 그냥 그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지
나 : 절대로 다른 뜻은 없었어
나 : 무신경하다고 한다면
나 : 이쪽도 할 말은 없지만
초코우유 : 그렇게 혼자 사과하고 편해지고 싶어?
나 : 그런 게 아니라
나 : 아니, 됐다
나 : ㅇㅇ
나 : 미안해
나 : 니 말이 맞아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신기하다 정말……ㅋㅋ
나 : 뭐가 그렇게 웃겨
초코우유 : 너 진짜 적응 안 되는 거 알아?
초코우유 : 이럴 땐 개소리 말라면서
초코우유 : 같이 맞붙어 싸워야지
초코우유 : 언제부터 그렇게 얌전해졌어
나 : 벌써 몇 번째 같은 이유로 놀라는 것 같은데
초코우유 : 볼 때마다 신기하니까 그렇지
나 : 이런 순간에도 싸우고 싶냐?
초코우유 : 누가 들으면 좋아서 싸우는 줄 알겠다?
나 : 던지는 족족 데드 볼이면 시발
나 : 의도가 뻔히 보이잖아ㅋㅋ
나 : 누가 봐도 덤비라는 건데
나 : 몸에 공 맞고도 참으란 거야?
초코우유 : 방금은 잘 참았으면서 뭘
나 : 그거야 뭐, 이래저래 단련도 됐고
초코우유 : 에이
나 : 으랑이 때문에 참는 게 버릇이 됐다 그래
나 : 절대로 울리기 싫어서 눈 질끈 감고
나 : 귀엽다 귀엽다 넘어가는 거라고
나 : 이렇게 대답하면 만족하겠냐?
나 : 거 진짜 뭐라고 말을 못하겠네
나 : 꼭 그렇게 자진해서 뛰어들어야겠어?
초코우유 : 이래야 좀 평소 같네……ㅋㅋ
나 : 뭐하자는 거야 대체
초코우유 : 우는 게 싫어서 참는 거야?
초코우유 : 우리 낭이 착하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많이 순해졌어
나 : 애초에 공을 던진 쪽이 그래봤자
나 : 아니다
나 : 그래
나 : 말해서 뭐하냐
초코우유 : 누나 으랑이한테 질투 나려고 그래
나 : 왜 또
초코우유 : 누나랑은 싸우기만 했으면서
초코우유 : 한참 어린 연하한테는
초코우유 : 한껏 성질 죽이고
초코우유 : 꾹꾹 눌러 참으면서
초코우유 : 잘해줄 거 생각하니까
나 : 쯧
초코우유 : 좀 전까지는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초코우유 : 괜히 으랑이한테 성질부리지 말고
초코우유 : 투정 부리면 받아주고
초코우유 : 잘 달래주라고 하고 싶었는데
초코우유 :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되네……ㅋㅋ
나 : 뺨이라도 한 대 치면 만족하겠어?
초코우유 : 맞으러 올 것도 아니면서 뭘
나 : 어느 분께서 싫다고 하시더라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때리면 안 되지
초코우유 : 으랑이한테 미움 받잖아
나 : 계단에서 굴렀다고 할게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나 : 너한테는 미안한 감정밖에 없으니까
나 : 당사자가 위로하는 것도 이상하고
나 : …
나 : 그래 시발
나 : 그렇게라도 해서
나 : 편해지고 싶은 거 맞아
초코우유 : 나쁘다곤 안 했다?
나 : 근데 적어도
나 : 이런 식으로 끝내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았어
초코우유 :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을 때리면 안 되지
나 : 이젠 아예 모르는 사람 취급이네
초코우유 : 근데 실제로 그렇잖아……ㅋㅋㅋ
초코우유 : 한참 전부터 내 것도 아니었고
초코우유 : 내가 알던 전 남친이랑은
초코우유 : 벌써 엄청나게 달라졌는데
초코우유 : 이젠 친구도 아니게 됐으면
나 : 쯧
초코우유 : 그건 그냥 모르는 사람이지
나 :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말리진 않겠는데
초코우유 : 이젠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랑도 못하겠다
초코우유 : 며칠 전에는 으랑이한테 실컷 떠들었는데
초코우유 : 이대로 몇 년만 더 지나버리면
초코우유 : 아예 얼굴도 못 알아보는 거 아냐?
나 : 고작 성질을 죽인 정도로
나 : 얼굴이 달라지면
나 : 꼭 좀 부탁하고 싶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도 얼굴로 먹고 살아보자
초코우유 : 당연히 얼굴이 바뀌진 않겠지만
초코우유 : 너처럼 항상 개 핥은 죽사발에
초코우유 : 뾰족뾰족한 표정인 친구들은
초코우유 : 분위기만 조금 달라져도
초코우유 : 인상이 엄청 극적으로 바뀌더라
나 : 개 핥은 뭐?
나 : 아무튼 표현 하고는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그래서
나 : 진짜로 이거면 돼?
초코우유 : 저것도 하고 싶고
초코우유 : 그것도 하고 싶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이거 하나로는
초코우유 : 충분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나 : 마지막까지 농담이 하고 싶냐 진짜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마지막이라고
초코우유 : 죽는 것도 아닌데
초코우유 : 농담 정도 어때서 그러냥
나 : 사람이 진지할 때는 같이 좀 따라와봐라
나 : 멀쩡한 사람 바보 만들지 말고
초코우유 : 평소처럼 하자 평소처럼
초코우유 : 괜히 진지해지지 말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농담 좋잖아
초코우유 : 우울한 건 싫고
초코우유 : 얻는 것도 없는데 왜 굳이 그래야 돼?
나 : 쯧
초코우유 : 누나 벌써 스물일곱이다?
초코우유 : 예전처럼……ㅋㅋㅋ
초코우유 : 차였다고 해서
초코우유 : 비극의 여주인공마냥
초코우유 : 막 우울하고 그러진 않아
초코우유 : 아니, 우울한 건 사실인데
나 : ㅇㅇ
나 : 무슨 말인지 알아
초코우유 : 자기연민?
초코우유 : ㅋㅋㅋ
초코우유 : 아무튼 그런 느낌
나 : 나이랑은 관계 없다고 생각해
초코우유 : 그만큼 많이 차여봤다는 거지 뭐
초코우유 : 세상이 끝난 것처럼 펑펑 울다가
초코우유 : 친구들 불러서 하소연하느라
초코우유 : 필름 끊길 때까지 마시고
초코우유 : 퉁퉁 부어서 출근하고……ㅋㅋ
초코우유 : 그런 건 졸업했다고 생각하거든?
나 : 농담을 하고 싶으면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하다 못해
나 : 좀 밝은 이야길 해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가벼운 심술이니까
초코우유 : 받아줘라 쫌
초코우유 : 밝은 농담이 나올 기분이냐 지금
나 : 번번이 받아치기 어렵게 시발……ㅋㅋ
초코우유 : 적어도 우린 그런 사이 아니잖아
초코우유 : 그랬던 적이 없진 않지만
초코우유 : 벌써 한참 전에 다 끝냈고
나 : 몇 년 됐지
초코우유 : ㅇㅇ
나 : 뭐, 누나가 그러고 싶다면 상관은 없는데
초코우유 : 아무튼 이럴 때만 누나지?
초코우유 : 평소엔 잘도 부르면서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알기 쉬워서 좋긴 하다 그래
나 : 냅둬
나 : 어떻게 부르던
초코우유 : 으랑이는 평소에 뭐라고 불러?
나 : 오빠
초코우유 : 존댓말?
나 : ㅇㅇ
초코우유 : 역시 남자들은 오빠라고 불리는 게 좋나?
초코우유 : 어차피 또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겠지만
나 : 잘 알고 있네
초코우유 : ㅎㅎ
나 : 다시 한 번 물어보겠는데
나 : 진짜 이걸로 괜찮겠어?
초코우유 : 그럼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초코우유 : 아니, 나한테 뭘 해줄 건데?
초코우유 : 만나서 펑펑 울어볼까?
초코우유 : 그럼 흔들릴 거야?
초코우유 :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초코우유 : 엄청 가볍게 말하고 있네
나 : …
초코우유 : 그렇다고 너무 그러진 말구ㅋㅋㅋ
초코우유 : 사실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다?
초코우유 : 결국 이렇게 끝나겠구나 싶은
초코우유 : 그런 직감 같은 게 있잖아
초코우유 : 더 이상 만나면 안 될 것 같다고
초코우유 : 그런 말이 나왔을 때부터 알았어
나 : ㅇㅇ
초코우유 : 화가 가라앉은 다음에 생각하니
초코우유 : 이상하게 수긍도 되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이유 같은 건 아무래도 좋지만
초코우유 : 울 낭이를 위한 거라는데 어쩌겠어
나 : 아니, 그건
초코우유 : 됐으니까 들어
나 : 알았어
초코우유 : 거기서 내가 고집 부리면
초코우유 : 전 여친이든 누나든
초코우유 : 무책임한 거잖아
초코우유 : 깔끔하게 물러나야지
초코우유 : 구질구질하긴 싫으니까
나 : 자존심 센 건 알지
초코우유 : 근데
초코우유 : 음
초코우유 : 너도 그런 기분 알지?
초코우유 : 지금 그대로 놓쳐버리면
초코우유 : 앞으로 계속 후회할 것 같아서
나 : ㅇㅇ
나 : 알아
초코우유 : 그래서 양보하고 또 양보해서
초코우유 : 진짜 자존심이고 프라이드고
초코우유 : 굽힐 수 있는 만큼 굽히고
초코우유 : 꺾일 대로 꺾이면서
초코우유 : 할 수 있는 만큼 타협한 게 그거야
나 : …
초코우유 : 내가 생각해도 처량하긴 한데……ㅋㅋㅋ
초코우유 : 그냥 전에 알던 사이라도 괜찮고
초코우유 : 이름만 아는 먼 친척 정도의 관계라도
초코우유 : 다신 보지 말자는 말만은 듣기 싫었어
나 : 미안해
초코우유 : 결국 뭐 그렇게 됐다는 거야
초코우유 : 낭이 덕분에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누나 자존심은 박살 났고
초코우유 : 굉장히 굴욕적인 기분에
초코우유 : 화를 내야 할지
초코우유 : 아니면 쿨해져야 할지
초코우유 : 잘 모를 정도로 힘들다는 거?
나 : 뭐라고 할 말은 없다
초코우유 : 할 말은 없더라도
초코우유 : 이유 정도는 말해줄 수 있지?
나 : 납득 못할 수도 있는데 괜찮아?
초코우유 : 어차피 결과는 같은데 뭘
나 : 그냥 좀 뭐랄까
나 : 뱅뱅 도는 기분이더라
초코우유 : ?
나 : 결국 똑같은 고민을 하는 거잖아
초코우유 : 어떤 게?
나 : 더 이상 너랑은 못 사귈 것 같다
나 : 둘 다 지쳤으니까 좋은 기회네
나 : 계속 싸울 바엔 헤어지자
나 : 근데 포기하긴 아깝고
나 : 미련도 쓸어버릴 만큼 남았는데
나 : 그럼 그냥 친구로 지내보면 어때?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그랬지
나 : 그거랑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 안 해?
나 : 이대로 계속 친구로 남아 있으면
나 :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 :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나 : 그만두자고 결심했던 건데……ㅋㅋ
초코우유 : 아예 여지를 남기면 안 될 것 같아?
나 : 그냥 이름 정도만 알고 지내는
나 : 그런 사이라도 괜찮으니까
나 : 아예 끊어버리진 말자며
나 : 누나가 그랬잖아
나 : 그거 듣고 엄청 고민했거든?
초코우유 : 응……ㅋㅋ
나 : 근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나 : 애초에 끊어버릴 생각으로
나 : 마음 독하게 먹었으면서
나 : 아주 조금 타협의 여지가 생긴 정도로
나 : 망설인다는 게 한심한 거 아닌가 싶더라
초코우유 : ㅎㅎ
나 : 그리고 솔직히 자신도 없어
나 : 정말 누나가 말한 것처럼
나 : 그런 사이로 지내더라도
나 : 볼 때마다 계속 생각날 텐데
초코우유 : 또 좋아하게 될 것 같아?
나 : ㄴㄴ
나 : 그건 아냐
초코우유 : 에이
나 : 연애 감정은 없지만
나 :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은
나 : 그런 건 확실히 남아있지
초코우유 : 그거라도 고맙다고 해야 하나
나 : 근데 그건
나 : 뭐랄까
나 : 결국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거잖아
나 : 굳이 달라진 게 있다고 하면
나 :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나 : 절대로 서윤이한테는
나 : 그렇게 됐으니까
나 : 니가 이해하라거나
나 : 납득하라고 강요하기 싫어
초코우유 : 신경 많이 쓰네
나 : 그게 당연한 거라고 받아들이면 안 되잖아
초코우유 : ?
나 : 그냥 요즘 생각하는 거야
나 : 별로 의미 없으니까
나 : 넘어가도 돼
나 : 설명하면 길어지기도 하고
초코우유 : 그래 알았어……ㅋㅋ
나 : 그러니까 이번에 끝내고 싶어
나 : 이기적인 것도 알고
나 : 전적으로 내 사정인 데다
나 : 누나 기분은 생각도 안 하는
나 : 그런 결정인 거 알고 있지만
초코우유 : 뭘 새삼스럽게
나 : 내가 여기서 양보하면 안 될 것 같아
나 : 딱히 뭐, 널 위해서 헤어진다느니
나 : 그게 서로를 위한 길이라느니
나 : 그런 것도 아니고
나 : 처음부터 끝까지 날 위한 거고
나 : 다른 여자랑 잘해보고 싶은 거니까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냥 참지 말고 화를 내주는 게 편해
초코우유 : 의도적으로 하는 말이란 걸 알지만
초코우유 : 그래도 막상 들으니까 열 받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역시 오늘 저녁 약속은
초코우유 : 취소하는 게 맞았던 것 같아
나 : 다행이란 생각은 전혀 안 들지만
초코우유 : 면전에서 이런 얘기 들었으면
초코우유 : 진짜로 서운해서……ㅋㅋ
초코우유 : 누나 막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나 : 화풀이 안 해도 후회 안 하겠어?
초코우유 : 후회……정도는 할 것 같지만
초코우유 : 화풀이도 안 하고 보냈다고
초코우유 : 앙금이 남진 않을 것 같아
초코우유 : 누나 말했잖아
초코우유 : 어차피ㅋㅋ
초코우유 : 이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
나 : 그래도 지금 기분은 다를 텐데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그래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니까
초코우유 : 너한테 화가 나진 않아
초코우유 : 그냥 생각보다 더 비참하고
초코우유 : 자존심 상하고 굴욕적이고
초코우유 : 다 놔버리고 싶은 기분이야
나 : 차라리 화를 내주라
초코우유 : 그건 싫어
초코우유 : ㅋㅋㅋ
초코우유 : 내가 여기서 화를 내면
초코우유 : 넌 그걸로 만족할 거잖아
나 : 자기만족인 부분도 있긴 한데
나 : 사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야
초코우유 : 됐네요
초코우유 : 마지막으로 누나 얼굴 보고 싶다고
초코우유 : 그렇게 말했으면 생각해보겠지만
초코우유 : 자기만족에 어울려줄 만큼
초코우유 : 누나 맘씨 고운 사람 아니다
나 : 보고 싶다고 해도 안 믿을 거잖아
초코우유 : 사실 그래……ㅋㅋ
초코우유 : 입 발린 소리 같아서 못 믿겠어
나 : 뭐 어쩌란 건지
초코우유 : 잘 됐다고 생각하면 되지
초코우유 : 적어도 면전에서ㅋㅋ
초코우유 : 얻어맞을 걱정은 안 해도 되잖아
나 : 그것도 각오했다고 하면 웃을 거야?
초코우유 : 누나가 때릴 것 같았어?
나 : 다리 하나 정도는 부러져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초코우유 :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적어도 낫는 동안은
초코우유 : 누나 안 잊어버리겠지
나 : 너 가끔 무서워
초코우유 : 원래 여자는 다 무서운 거야
나 : 그건 그래
나 : 안 무서웠던 적이 없었어
초코우유 : 누나 보고 싶다고 말해
나 : 반반
초코우유 : 더럽게 솔직한 놈……ㅋㅋ
초코우유 : 정말 5년 내내
초코우유 : 그리고 마지막까지
초코우유 : 듣고 싶은 말은 안 해주네
나 : 그러는 누나는 어떤데
초코우유 : 나도 반반ㅋㅋ
나 : 피차일반이구만 뭘
초코우유 : 어떤 얼굴로 봐야 할지 모르겠어
초코우유 : 듣고 싶은 이야기는 다 들었고
초코우유 : 이제 와서 만나봤자
초코우유 : 겉도는 대화만 하다가
초코우유 : 그대로 헤어지고 끝날 텐데
나 : 뭐, 그렇게 되겠지
초코우유 : 역시 관둘래
초코우유 : ㅋㅋㅋ
초코우유 : 마지막까지 망설이는 바람에
초코우유 : 대답을 몰랐다면 모를까
초코우유 : 이미 다 정해진 마당에
초코우유 :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초코우유 : 얼굴이나 보자면서
초코우유 : 비참한 기분 달래러 가는 건
초코우유 : 아무리 생각해도 내 취향이 아냐
나 : 그렇게 뻔히 보였어?
초코우유 : 으랑이가 너 엄청 챙기더라?
나 : ㅇㅇ
나 : 고맙지 뭐
초코우유 : 그거 보고 느꼈지 뭐
초코우유 : 내가 끼어들 자리는 없더라
초코우유 : 방해라고 여기는 것도 싫고
초코우유 : 누나도 자존심 있거든?
초코우유 : 동생들 앞에선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여유가 넘치고
초코우유 : 능력 있는 여자이고 싶다
나 : 그래 뭐, 컨셉은 자유니까
초코우유 : 컨셉이라니
초코우유 : 이 자식이……ㅋㅋ
나 : 너무 여유롭기만 해도 좀 그래
나 : 적당히 어설프고 허술해야
나 : 근데 뭐, 누나는ㅋㅋ
나 :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 없겠다
초코우유 : 죽을래 진짜
초코우유 : ㅋㅋㅋ
초코우유 : 맞을 일 없다고
초코우유 : 막 던지고 있네
나 : 평소대로 하자던 게 누구더라
초코우유 :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초코우유 : 진짜……ㅋㅋㅋ
초코우유 : 이런 부분은
초코우유 : 왜 달라지질 않냐
초코우유 : 분위기고 뭐고 없다니까 정말
나 : 모르는 사람으로 끝나는 건 아쉽잖아
초코우유 : 얼씨구
초코우유 : ㅋㅋ
초코우유 : 배려해주는 거야?
나 : 그렇다고 했다간 돌 맞을 기분인데
초코우유 : 잘 아네ㅋㅋ
나 : 좋을 대로 생각해
나 :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초코우유 : 고맙게 받을게 그럼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좋은 기억만 남겨두고
초코우유 : 끝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나 : 내가 말하고도 영 어색하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마지막이라니
초코우유 : 그럼 이제 다 끝난 건가?
나 : 뭐, 그렇지
초코우유 : 의외로 금방이네
초코우유 : 헤어질 때는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좀 더 감정적이었던 것 같은데
나 : 둘 다 어렸으니까
초코우유 : 정말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나 : 달리 뭐가 있겠어
초코우유 : 그냥 뭐랄까
초코우유 : 생각보다 덤덤하다는 게 서운하네
나 : …
초코우유 : 그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초코우유 : 돌아설 땐 순식간이구나
초코우유 : 뭔가……ㅋㅋㅋ
초코우유 : 기분이 이상하다
초코우유 : 지금 이 상황이 전부 거짓말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