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화 〉6월 17일 화요일 PM 3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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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우유 : 왔어?
나 : 불렀는데 그럼
초코우유 : 곧장 오는 게 신기해서 그러지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누난 노트북 켜고
초코우유 : 프로그램 실행시키면
초코우유 :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데
나 : 노트북이랑 데스크톱이랑 같냐
초코우유 : 누난 그런 거 잘 몰라
나 : 그리고 얼마 전에 업그레이드했어
나 : 램도 2배 가량 증설했고
나 : CPU 쿨러도 싸제로 바꿔서
초코우유 : 그런 주제에 쪼들린다고……ㅋㅋ
나 : 필요하니까 한 거야
나 : 지금 성능으로는
나 : 과제하다 컴퓨터 터진다
초코우유 : 옛날에 너 컴퓨터 만지는 거
초코우유 : 옆에서 몇 번 보긴 했는데
초코우유 : 나랑은 전혀 안 맞더라ㅋㅋ
나 :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닌데 뭘
초코우유 : 화장하는 법 가르쳐줄까?
나 : 그건 진짜로 어려운 거잖아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화장에 비하면 조립은 개껌이지
나 : 레고 조립하는 거랑 같은 건데 뭐
초코우유 : 그렇게 말해도 몰라~
초코우유 : 기계 척척 다루는 거 보면 신기해
나 : 나도 척척 다루는 건 아니야
나 : 고생할 땐 고생하지ㅋㅋ
나 : CPU 써멀 닦아내느라
나 :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초코우유 : ㅋㅋ
나 : 인터넷에서 괜찮다고 하길래
나 : 지포 라이터 기름 써봤는데
나 : 생각보다 잘 닦여서 신기하더라
초코우유 : 지포?
나 : ㅇㅇ
나 : 편의점에서 팔더라고
초코우유 : 나 왜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나 : 유명하잖아 지포ㅋㅋ
나 :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고
초코우유 : 이름은 당연히 들어봤는데
나 : 주변에 흡연자도 있으면서
초코우유 : 그런가?
초코우유 : 담배 피우는 친구가 있긴 한데
나 : 그 사람한테 들었나 보지 뭐
초코우유 : 음
초코우유 :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나 : 근데 그거 중요한 내용이야?
초코우유 : 그런 건 아닌데
초코우유 : 뭐, 됐다
초코우유 : 넘어가자
나 : ㅇㅇ
나 : 그래서 뭔데
나 : 같이 저녁 먹기로 했으면서
나 : 무슨 얘기를 하자는 거야
나 : 뭐 급한 일이라도 생겼어?
초코우유 : 혹시 준비하고 있었어?
나 : 무슨 준비
초코우유 : 아니 뭐, 이것저것
초코우유 : 마음의 준비든
초코우유 : 몸의 준비든 간에
초코우유 : 몸이라고 하면 좀 야한가?
나 : 받아치기 어려운 개그 좀 하지 마라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으랑이 앞에선 못하잖아
나 : 설마 그거 말하고 싶어서 부른 거냐?
초코우유 : 그럴 리가……ㅋㅋ
나 : 그럼 뭔데
초코우유 : 아니, 그게
초코우유 : ㅋㅋㅋ
초코우유 : 말하기 진짜 좀 그런데
초코우유 : 오늘 저녁 약속 있잖아
나 : ㅇㅇ
초코우유 : 없었던 일로 하면 안 될까 싶어서
나 : 왜
나 : 선약이라도 있냐?
초코우유 : 그런 건 아닌데
초코우유 : 야……ㅋㅋ
초코우유 : 설마 누나가
초코우유 : 선약이 있는데 약속을 잡겠니
초코우유 : 아무리 그래도 더블 부킹은 안 해
나 : 적절한 표현인가 싶긴 한데
나 : 뭐, 됐다 치고
나 : 갑자기 왜 그러는데?
나 : 어디 몸이라도 안 좋아?
초코우유 : 그냥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아
나 : 컨디션은?
초코우유 : 그냥 몸이 좀 무겁네
나 : 오늘 며칠이더라
나 : ?
나 : 뭐지
나 : 감기야?
초코우유 : 모르겠어
나 : 혹시 몸살일 수도 있으니까
나 : 열이 난다거나 다른 증상은 없어?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그냥 속이 좀 메슥거리고
초코우유 : 머리가 지끈거리긴 하더라
나 : 쯧
초코우유 : 미안행…
나 : 미안할 건 없고
나 : 건강 좀 챙겨
나 : 내가 말할 건 아니지만
초코우유 : 조심할게
나 : ㅇㅇ
나 : 그럼 거기 레스토랑은 포기하자
나 : 압구정이면 너무 멀기도 하고
나 : 비도 오니까 좀 그렇다
나 : 언제 그칠지도 모르겠고
나 : 예약 안 해서 천만다행이네
초코우유 : 지금 밖에 비 와?
나 : 커튼 정도는 치고 살아라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빗소리 안 들렸단 말이야
나 : 많이는 안 오는데
나 : 아까 아침부터
나 : 산발적으로 오더라
초코우유 : 좀 있으면 우리 동네도 내리려나
나 : 뭔가 따뜻한 거라도 먹을래?
나 : 속이 메슥거릴 정도면
나 : 부담스럽지 않은 게 좋겠는데
초코우유 : 글쎄
나 : 샤브샤브 같은 건 어때
나 : 너 그거 좋아하잖아
나 : 너희 동네에
나 : 괜찮은 곳도 있고
나 : 거기 아직도 장사하나
초코우유 : 아직 있더라
나 : 그럼 거기로 할래?
초코우유 : 음
나 : 아무래도 컨디션 안 좋을 때는
나 : 집 근처가 편하지 않겠냐
나 : 싫으면 뭐, 어쩔 수 없지만
초코우유 : 별로 싫은 건 아닌데
나 : 그럼?
초코우유 : 여기까지 오는 게 멀기도 하고
나 : 그래봤자 1시간 정도인데
나 : 이제 와서 뭘 새삼스럽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동안 내가 몇 번이나
나 : 경은이 취했다는 전화 받고
나 : 한밤중에 데리러 갔다고 생각하냐
초코우유 : 그건 진짜……ㅋㅋ
초코우유 : 면목 없습니다요
나 : 이젠 나도 그러려니 해야지
나 : 변덕스러운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초코우유 : 같이 마시던 년들이 자꾸 너한테 전화를 해서
나 : 알았으니까 그 얘긴 그만 하고
나 :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 그렇다고 저번처럼
나 : 인천에서만 파는 뭐였지 그거?
나 : 무슨 빵이라고 했는데 기억이 안 나네
나 : 아무튼 그딴 헛소리는 안 했으면 좋겠다
초코우유 : 계란빵…
나 : ㅇㅇ
나 : 그래 그거
초코우유 : 엄청 맛있어 보였단 말이야
초코우유 : 인스타에서 한창 유행하던 거라
나 : 그렇다고 새벽 2시에
나 : 그것도 한창ㅋㅋㅋ
나 : 술 마시던 중에
나 : 인천 가자고 우는 건 선 넘었지
초코우유 : 죄송…
나 : 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요즘 생각하는 건데
초코우유 : 나 그동안 인생을 잘못 살았나 싶어
나 : 나한테 물어봐도 대답은 뻔하지 않냐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것도 그렇네
나 : 그래서?
나 : 어디가 좋은데
초코우유 : 진짜 말하기 어려운데
나 : 해외라도 가잔 소린 아니겠지
초코우유 : 나도 잘하는 거란 생각은 안 하거든?
초코우유 : 기껏 약속까지 해놓고……ㅋㅋ
초코우유 : 몇 시간 전에 불러내서
초코우유 : 이렇게 억지 부리는 것 자체가
초코우유 : 아는 사이라지만 실례란 것도 알고
나 : 뭔데 그래서
나 : 확실하게 말을 해
초코우유 : 오늘은 그냥 집에 있을래
나 : 많이 힘드냐?
초코우유 : 너 얼굴 볼 자신이 없어……ㅋㅋ
나 : 그럼 뭐, 어떡하자는 거야
나 : 다음에 또 약속 잡아?
나 : 정기적으로 쉬는 것도 아니면서
나 : 이러다 여름 다 지나고 만나겠다
초코우유 :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 : ㅇㅇ
초코우유 : 그냥 오늘로 끝내면 어떨까……싶은데
초코우유 : 어차피 뭐라고 할지
초코우유 : 누나가 모르지도 않고
초코우유 : 굳이 뻔한 대답 들으려고
초코우유 : 얼굴 마주하고 싶지 않아
나 : 넌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초코우유 : 싫어?
나 : 싫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라
나 : 아니, 그래
나 : 딱 잘라서 싫어
나 : 오늘 어디서 만날지
나 : 시간까지 다 정해놓고
초코우유 : 그러게 말이야
나 : 너도 쉬는 날이라고 오늘이 좋다며
초코우유 : 좋다고 하긴 했는데
초코우유 : 그것도 뭐ㅋㅋㅋ
초코우유 : 딱히 너랑은 상관없어
초코우유 : 오늘 쉬기로 정해진 거라
나 : 그래서 나도 스케줄 맞춘 거잖아
초코우유 : 편하고 좋지 뭐
초코우유 : 어차피 아직 씻지도 않았을 거 아냐
나 : 그거야 뭐, 그렇긴 한데
초코우유 : 장소만 좀 바꿨다고 생각하면 안 되냥
나 : 이게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초코우유 : 그리고 너도 그게 더 편할 거 아냐
초코우유 : 남자들 그런 거 좋아하지 않나?
초코우유 : 부담 좀 덜어주겠다는데 왜 그래
나 : 편하면 안 된다니까 그러네
초코우유 : 너 그러다 뺨 맞아……ㅋㅋ
초코우유 : 멀쩡히 못 돌아갈 수도 있고
나 : 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 : 이런 건 직접 만나서 전해야
나 :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 : 카톡으로 고백하는 것도 아니고
초코우유 : 다행이라고 생각은 안 들고?
나 : 먼저 거절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만큼
나 : 내가 무책임한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난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 : 뭐라는 건지;;;
초코우유 : 으랑이한테도 제대로 할 거 아냐
나 : 으랑이 되게 챙기네
나 : 뭐, 싫다거나
나 : 밉다거나
나 : 그런 생각은 안 드냐?
초코우유 : 그랬으면 좋겠어?
나 : 아니, 좀 낯설어서
나 :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초코우유 : 음
나 : 내가 참견할 건 아니지만
나 :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초코우유 : 아예 질투를 안 한다고 하면
초코우유 : 거짓말이긴 한데……ㅋㅋ
초코우유 : 의외로 화는 안 나더라
초코우유 : 으랑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나 : 쯧
초코우유 : 그래도 기분은 안 좋아
초코우유 : 오늘은 머리도 아프고
초코우유 : 짜증도 나고ㅋㅋ
초코우유 : 서럽고 굴욕적이고
나 : 그래그래
초코우유 : 확실하게 비참하니까 안심해
나 : 반응하기 어려운 소리 좀 하지 말라니까
초코우유 : 얼굴 보고 이런 말은 못하잖아
나 : 그래서 만나기 싫은 거야?
초코우유 : 뭐, 그런 것도 있고
초코우유 : 어차피 대답은 알고 있으니까
나 : 그럼 왜 어제는 좋다고 했는데?
초코우유 : 마지막으로 한 번 얼굴 보는 것도
초코우유 : 나쁘진 않겠다 싶어서……?
초코우유 : 근데 어제 누워서
초코우유 : 농담 안 하고
초코우유 : 밤새도록 생각했거든
나 : 그래서 컨디션이 안 좋다는 거구만
초코우유 : 그럴지도ㅋㅋ
나 : 에휴
초코우유 : 근데 있잖아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갑자기 우리 낭이
초코우유 : 이제는 남의 거지만
나 :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말라니깐;;;
초코우유 : 뭐하고 있을지 생각하니까
초코우유 : 갑자기 울컥하더라……ㅋㅋ
초코우유 : 내가 이렇게 힘든데
초코우유 : 퍼질러 자고 있겠지 싶어서
나 : 안 자고 게임했으면
나 : 게임한다고 빡쳤을 거면서
초코우유 : 그러니까……ㅋㅋㅋ
나 : 여자들이 화내는 포인트는
나 : 아직도 감을 못 잡겠어
나 : 뭘 해야 정답인 거야 그럼
초코우유 : 그냥 한창 그런 기분일 때는
초코우유 : 남자가 뭘 하든ㅋㅋ
초코우유 : 절대로 곱게 안 보이니까
초코우유 : 조용히 입 다물고 눈에 띄질 마
나 : 그렇다고 진짜 잠수 타면 개지랄하잖아
초코우유 : 눈에 보일 듯 안 보일 듯
초코우유 : 시야 가장자리엔 있어야지
나 : 다리우스 같은 년
초코우유 : 무슨 년?
나 : 아무것도 아냐
초코우유 : 뭔데
초코우유 : 욕한 거야?
나 : 넘어가 좀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
나 : 욕한 거 아니니까
나 : 물고 늘어지지 말고
초코우유 : 근데 나도 좀 이상하긴 하더라
초코우유 : 평소 같았으면……ㅋㅋㅋ
초코우유 : 상대 여자한테 존나 빡쳤을 텐데
초코우유 : 그 년이랑 꽁냥거리고 있겠지 싶어서
나 : 으랑이 시험 보고 오더니
나 : 피곤해 죽으려고 하길래
나 : 그냥 일찍 재웠어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잘했어
나 : 꽁냥거릴 시간도 없었다 어젠
초코우유 : 굳이 감싸주지 않아도 돼
초코우유 : 으랑이한테 화난 거 아니니까
나 : 그게 또 신기하단 말이지
초코우유 : 나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초코우유 : 애초에 둘이 사귀는 것도
초코우유 : 이미 다 각오한 거고
초코우유 : 뺏겼다는 기분은 안 들어서
나 : 그럼 질투한다는 건 뭐야
초코우유 : 그것도 뭐, 아쉽다는 정도지
초코우유 : 여자로서 진 기분도 들고
초코우유 : 내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초코우유 : 자꾸 그렇게 후회만 들더라
나 : 음
초코우유 : 무슨 기분인지 알아……ㅋㅋㅋ
초코우유 : 근데 지금까지도 그랬잖아
초코우유 : 친구처럼 지내면서도
초코우유 : 다시 시작할 생각은 못했던 거
나 :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그것도 그렇고
초코우유 : 누나 눈에는 다 보였거든
초코우유 : 만나는 여자한테 진심 아닌 거
나 : 그 말도 맞긴 하지
초코우유 : 근데 서윤이한테는 진심이더라?
초코우유 : 그게 좀 놀랍긴 했어……ㅋㅋ
초코우유 : 그래서 얼굴 좀 보자고 한 건데
초코우유 : 생각보다 낭이 취향은 아니더라
나 : 길동이도 그렇고
초코우유 : 물론 귀여운 건 사실이지만
나 : 내 취향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나 : 자꾸 걸고 넘어지는지 모르겠다
초코우유 : 누나 같은 타입이 취향 아니었어?
초코우유 : 야동도 맨날 그런 것만 보면서ㅋㅋ
나 : 처음 사귄 게 너였는데 그럼
나 : 당연한 거지……ㅋㅋ
나 :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나 : 입이 험하고 자존심만 세고
초코우유 : 여자 대하는 법도 모르고
나 : ㅇㅇ
초코우유 : 무슨 말만 하면 틱틱거리는 데다
초코우유 : 공부는 뭐, 그럭저럭 하는데
초코우유 : 게임만 하면 사람이 달라지고
나 : 너 솔직히 말해
나 : 그냥 실컷 까고 싶어서 약속 파토낸 거지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렇다고 하면 어쩔래
나 : 맘대로 해라
나 : ㅋㅋㅋ
나 : 모르겠다
초코우유 : 술은 누나랑 처음 마신다고 하길래
초코우유 : 페이스 배분 생각 안 하고
초코우유 : 그냥 막 따라줬더니
초코우유 : 넙죽넙죽 받아마시는데
초코우유 : 왜 취하질 않는지도 모르겠고
나 : 니가 너무 약한 거야
초코우유 : 말싸움은 절대 못 이기고
초코우유 : 고집도 엄청 세니까
초코우유 : 항상 싸우기만 했던 것 같다
나 : 그건 나도 좀 후회 중이야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나 : 굳이 그런 식으로 고집 부려야 했나 싶다
나 : 사실 별로 대단한 문제도 아니었는데
나 : 좀만 꺾였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어
초코우유 : 으랑이한테는 잘해줄 거지?
나 : 안 싸울 수는 없지만
나 : 최대한 노력은 해봐야지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처음이니까 배려도 해주고
초코우유 : 괜히 서두르다가ㅋㅋ
초코우유 : 아프게 하지 말고
초코우유 : 평생 떠오를 텐데 불쌍하잖아
나 : 이거 언제부터 그런 얘기였냐
초코우유 : 중요한 거니까
나 : 아니 뭐, 부정은 안 하겠는데
초코우유 : 콘돔 끼우는 법도 모르는 주제에
초코우유 : 어디서 본 건 있어서……ㅋㅋㅋ
초코우유 : 자꾸 리드하려고만 하고
초코우유 : 힘으로만 밀어붙이려고 해서
초코우유 : 누나도 처음엔 엄청 아팠거든?
나 : …
초코우유 : 키스하는 법도 모르고
초코우유 : 손톱도 깎아줘야 했고
초코우유 : 뭐, 그것도 귀엽긴 했지만
나 : 야
초코우유 : 이젠 리드하는 입장이니까
초코우유 : 적어도 서두르진 말아야지
나 : 맘대로 하라고 했다고
나 : 진짜 아무 얘기나 막 하네
초코우유 : 면전에서 이런 얘긴 못 하잖아
나 : 쯧
초코우유 : 성격은 또 얼마나 나쁜지
초코우유 : 누나 약한 곳만 괴롭히고
초코우유 : 분명 싫다고 했는데
초코우유 : 그것만 골라서 하질 않나
나 : 이거 언제까지 계속하는 거야
초코우유 : 머리는 또 쓸데없이 좋아서
초코우유 : 가르쳐주면 가르쳐준 대로
초코우유 : 금방 능숙해지니까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주인님 역할도 잘할 것 같았지 뭐
나 : 흥미가 있었다는 건 부정 안 하겠지만
나 : 보통 갑자기 그렇게……ㅋㅋ
나 : 한 번 묶어보겠냐고 물어보냐?
초코우유 : 너도 싫어하진 않았잖아
나 : 생전 처음으로 생긴 여자친구
나 : 그것도 예쁜 연상 누나가
나 : 그렇게 물어보면ㅋㅋ
나 : 거절할 남자가 있을 것 같아?
초코우유 : ㅎㅎ
나 : 그냥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지
나 : 전부 다 너한테 배웠으니까
나 : 하나부터 열까지
나 : 헤어스타일 관리부터
나 : 옷에 얼룩 지우는 법까지
초코우유 :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초코우유 : 생각은 안 바뀌었나 보네
나 : 미안
나 :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초코우유 : 그럴 줄 알았어……ㅋㅋ
나 : 미안해
초코우유 : 미안해할 필요 없어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말했지?
초코우유 : 누나는 다 알아
초코우유 : 몇 년을 같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