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278)화 (278/313)



〈 278화 〉6월 7일 토요일 PM 8시 (3)

소으랑 : 주인님이 또 심술 부린다…


 : 이게 어딜 봐서 심술이야
나 : ㅋㅋㅋㅋㅋ
 : 앞으로 어떻게 할지
나 :  생각해보라는 건데


소으랑 : 못하는  뻔히 알면서
소으랑 : 억지로 시키는데 그럼
소으랑 : 그게 심술이지 뭐예요

나 : 못하겠어?

소으랑 : 어떻게 골라요


나 : 아무것도 모르니까 힘들다
나 : 그치?
나 : 뭘 해봤어야
나 : 고르던가  텐데

소으랑 : 주인님이랑 진짜로 주종 관계가 되면
소으랑 : 사생활 쪽에선 선을 긋는다면서요
소으랑 : 그럼 지금처럼 전화를 하거나
소으랑 : 가끔씩 만나서 밥도 먹고
소으랑 : 오늘 뭐했는지 물어보는 것도
소으랑 : 전부 다 못하게 된다는 거잖아요

나 : 서윤이가 생각하는 사생활은 그런 건가?

소으랑 : ?

 : 아니 뭐, 가벼운 식사도 그렇지만
 : 근황 정도는 물어볼 수 있지
나 : 주인이랑 데이트도 하는데 뭘
나 : 근데 내가 말하는 사생활이란 건
나 : 서윤이가 요즘 잔소리 많이 하지?

소으랑 : 내가 잔소릴 언제 했어요…

나 : 밥 좀 잘 먹으라고
나 : 일찍 일어나고
 : ㅋㅋㅋㅋㅋ
나 : 아주 무슨 그냥
나 : 우리 엄마도 안 하는
나 : 그런 잔소리 하잖아 요즘


소으랑 : 그거야 오빠 생활이 너무 엉망이니까

나 : 그런 쪽의 참견을 일절 배제한다는 거지


소으랑 : 건방지니까……?

 : ㅇㅇ
나 : 건방지잖아
 : 주제 넘는 참견이고


소으랑 : …


나 : 물론 오랫동안 디엣을 유지한 사람들 중에선
나 : 실제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나 : 거의 뭐, 커플이나 부부처럼
 : 서로 참견이나 잔소리도 하면서
나 : 그렇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긴 해


소으랑 : 주인님한테  그래요??

 : ㅇㅇ
 : 불평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나 : 애교가 좀 섞인 불만?
나 : 주인한테 대놓고
나 : 운동 좀 했으면 좋겠다던가
나 : 요즘 살이 찐 것 같다던가ㅋㅋ

소으랑 : 헐…

나 : 뭐가 헐이야
나 : ㅋㅋㅋㅋ
 : 너도 그러잖아


소으랑 : 제가 언제 살 쪘다고 그랬어요


나 : 맥락은 같다 이거지

소으랑 : 글구 저는 뭐랄까……ㅋㅋㅋ
소으랑 : 지금 당장은 섭도 아니고
소으랑 : 여친도 아니라서
소으랑 : 다소 모호한 입장이니까
소으랑 :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소으랑 : 주인님이 전부 받아주기도 하니까

나 : 알긴 아는구나


소으랑 : 주제 파악은 늘 하고 있어요


나 : ㅇㅇ
 : 물론 사람마다 다른 거긴 한데
나 : 단순히 주종 관계라고 하지만
나 : 연차가 많이 쌓이고 나면
나 : 섭이 잔소릴 한다던가
나 : 가끔 선 넘는 소릴 해도
나 : 넘어가 주는 사람도 있거든
나 : 전부 그렇다고 생각하면 곤란하고

소으랑 : 전에 한 번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나 : 근데 그걸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으니까


소으랑 : 주인님은 싫어……요?


 : 그 정도로 오래 만나본 적은 없긴 한데
 : 아마 내 성격을 생각해 보면ㅋㅋ
나 : 주종 관계라고 확실하게 못을 박잖아?
나 : 그럼 불필요한 참견은 안 받을 것 같아

소으랑 : 저도 그럴  같긴 해요

나 : 물론 서윤이가 일상관리를 원하고
나 : 하나부터 열까지
 : 전부 관리해달라고 하면
나 : 얘기가  다르긴 하겠지만

소으랑 : 귀찮다고 하셨잖아요


나 : ㅇㅇ
나 : 귀찮아

소으랑 : 

나 : 딱히 그런 걸 즐기지도 않고
나 : 나도 쉴 시간이 필요한데
나 : 항상 주인 노릇 하긴 힘들어
 : 섭이랑 생활패턴도 맞춰야 하니까

소으랑 : ?


 : 만약 서윤이가 관리를 받으면서
나 : 9시에 일어났다고 보고하느라
 : 전화를 걸었다고 생각해봐
나 : 그럼 내가 그거 받으려면
 : 9시에는 일어나 있어야겠지?

소으랑 : ㅋㅋㅋ

 : 보고하라고 해놓고선
 : 주인이 자고 있으면
나 : 얘기가  되잖아
나 : 솔직히 힘들어
나 : ㅋㅋㅋㅋ
나 : 취향도 아니고

소으랑 : 일찍 좀 일어나요…


 : 알았어


소으랑 : ㅎㅎ


나 : 아무튼 그런 식으로 가게 되면
나 : 서윤이 사생활 같은 경우엔
 : 사사건건 참견하겠지만
 :  반대는 허락  해주겠지?


소으랑 : 불공평해……ㅋㅋ

나 : 싫으면 계약에 적어놔야지
나 : 아예 처음부터ㅋㅋㅋ
나 : 우린 존나 몸뿐인 관계니
 : 내 인생에 참견하지 말라고


소으랑 : 그건 그것대로 싫은데…

나 : 애초에 주종 관계는 공평한  아니잖아
나 : 물론 주인이 멋대로 굴어서
 : 억울할 일은 없어야겠지만
나 : 처음부터 동등한 관계가 아냐

소으랑 : 플레이 중에만 그렇다는 거잖아요
소으랑 : 진짜 노예도 아니고
소으랑 : 파트너라고 했으면서

나 : 플레이 외에 엮일 일이 없잖아

소으랑 : 아…


 : 파트너니까 하는 소리지 결국
나 : 여자친구도 아니고
나 : 기르는 애완동물한테
나 : 참견하도록 놔둘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그것도  싫은데


나 : 애완동물 취급은 싫어?

소으랑 : 그런 취급이 싫다기보다는
소으랑 : 음
소으랑 : 그게 뭐랄까
소으랑 : 좀 더 주인님이랑
소으랑 : 여러 가질 해보고 싶어서
소으랑 : 아니, 플레이 얘기는 아니에요?


나 : 데이트라든지
 : 여행이나
나 : 그런 것들?


소으랑 : 비슷……해요

나 : 서윤이도  욕심이 많아
나 : 처음 만났을 때는ㅋㅋ
나 : 집에서 기르는 개처럼
나 : 귀여워해 줬으면 좋겠다고
나 : 그냥 그게 전부였던  같은데


소으랑 : 처음에는 그랬는데

나 : 지금은 아냐?


소으랑 : 평범하게 주인님이랑 떠들고
소으랑 : 가끔 혼나기도 하고
소으랑 : 장난도 치고
소으랑 : 조금씩 가까워지는 게
소으랑 : 생각보다 엄청 좋아져서

나 : 둘 다 포기를 못하겠어?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그렇다고 아예 여자친구처럼 대하면
나 : 그건 그것대로 불만일  아냐
나 : 조금쯤은 강아지처럼 귀여워해 주고
 : 함부로 대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


소으랑 : …


 :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

소으랑 : 그런 마음도
소으랑 : 
소으랑 : 있어요
소으랑 : 확실하게


나 : 오빠가 어떡해야 할까?

소으랑 : 으


 : 쉽지가 않아 이것도
나 : ㅋㅋㅋㅋㅋㅋㅋ
 : 이렇게 해주면
나 : 아쉬워하고
나 : 그럼 이렇게? 하면
나 : 섭섭하다고 그러니까
나 : 아슬아슬 줄타기가 되잖아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결국 절충안을 찾아야 하는데
 : 그게 또 오래 걸린단 말이지
 : 하루 이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근데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어떤 식으로든 주인님이랑
소으랑 : 아니, 오빠가 되더라도
소으랑 : 선을 긋고 싶진 않아요
소으랑 : 어느 한쪽을 포기할 바에는
소으랑 : 그냥 이대로도 괜찮을  같고


나 : 근데 그럼 계속 불안해할 거 아냐
나 : 서윤이한텐 최악의 선택이지
나 : 난 그때마다 시달릴 테고ㅋㅋㅋ
나 : 서로한테 스트레스만 되지 않겠어?

소으랑 : 잘못했어요


나 : 사과는 잘못했을 때만 하는 거야
나 : 잘못했다고 생각도 안 하는데
나 : 습관적으로 고개 숙이는 거
나 : 별로 좋게 보이진 않는다 서윤아


소으랑 : …


나 : 서윤이도 빡센 건 싫지?


소으랑 : 싫……지는 않은데


나 : 그럼?


소으라 : 딱히 힘들어서 싫은 건 아니에요
소으랑 : 근데 주인님이 바라시는 거나
소으랑 : 저한테 시키는 플레이
소으랑 : 맨날 혼나기만 하고
소으랑 : 주인님이 많이 봐주셔서
소으랑 : 그나마 끝까지 가는 거지

나 : 주제 파악은 참 잘해

소으랑 : 제대로 엄격하게 했다간
소으랑 : 도중에 포기해버릴 테고
소으랑 : 실제로 전에 한 번은
소으랑 : 도중에 주인님이 관두라고 해서
소으랑 : 그만두기 직전까지 간 적도 있으니까

나 : 슬슬 자신이 없어졌어?

소으랑 : 네…

나 : 좀 쉬운 미션을 내줘야 하나
나 : 지금까지 했던 것도
 : 별로 그렇게까지
나 : 어렵진 않았던 것 같은데


소으랑 : 있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며칠 전에 물어보려다가
소으랑 : 왜 그랬더라
소으랑 : 억지로 삼킨 건데


나 : 서윤이로 만족하냐고?


소으랑 : 엥?

나 : 아니야?

소으랑 : 제가 말한  있어요?

나 : 아닐 걸?
나 : 몰라
나 : 기억 안 나

소으랑 : 근데 어떻게 알았어요???

나 : 서윤이가 물어볼 만한 
나 : 그것밖에 안 떠올라서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어차피 또 한참 삽질하다
나 : 내린 결론이 그거 아니야?

소으랑 : 


나 : 뻔하지 뭐
 : ㅋㅋㅋ
나 : 너무 예상대로라
 : 재미도 없고 식상하다


소으랑 : 어떻게  거지 진짜;;;


나 : 아무리 머리가 굵어져봤자
나 :  손바닥 안이라니까
 : 궁금해하지 
나 : 당연하게 생각해

소으랑 : 그렇게 훤히 보이나…

나 : 당연하게 생각하라니깐
 : 좀 컸다 이거야?ㅋㅋ
 : 전에는 신기해하더니
 : 이젠 찜찜해하고 있네


소으랑 : 아니, 그런 건 아닌데……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당연한 거라고 하시니까
소으랑 : 뭐라고 할 말이 없당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당연한 거라는데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저 되게 한심하지 않아요……?
소으랑 : 다른 사람들이랑 비교해서
소으랑 : 젤 간단한 것도 못하고
소으랑 : 맨날 이렇게 귀찮게 굴고
소으랑 : 툭하면 징징거리기나 하고

나 : 서윤이 정도면 귀여운 편이지


소으랑 : 아니, 진짜루요


 : 농담으로 이런 소리 안 한다
나 : 애초에 생각을 해봐라 좀
 : 너보다 투정도 심하고
나 : 감정기복은 널을 뛰는데다
나 : 심지어 나보다 나이도 많아서
나 : 함부로 할 수도 없는 년이랑
나 : 내가 몇 년이나 같이 다녔는데

소으랑 : ㅋㅋㅋ

 : 고작 이 정도로 한심하게 보이겠냐
나 : 그것도 나보다 한참 어린데?
나 :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
나 : 물론 달래주는 건
나 : 여전히 빡세긴 한데
나 : 화가 나거나 귀찮진 않아

소으랑 : 솔직하게 감사합니다…

나 : 그래서 만족하고 있냐고 물어봐도
나 : 딱히 대답할 말이 없긴 하거든?
나 : 실제로 특별한 걸 기대하고
나 : 서윤이랑 만나는 게 아니라서


소으랑 : 그건 그것대로 싫은 느낌


 : 아까부터 뭐가 그렇게 싫어


소으랑 : 그러게요
소으랑 : ㅋㅋㅋ
소으랑 : 이상하다
소으랑 : 왜 이러지


 : 서윤이한테 거는 기대가 없다기보다는
나 : 앞으로 잘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거고
나 :  오히려 반대로 물어보자
나 : 막상 내가 엄청나게 기대하면
나 : 서윤이 부담스러워서 죽지 않을까?

소으랑 : 아마 그럴 걸요……ㅋㅋ

나 : 뭐 어쩌란 거야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오늘은
소으랑 :  오락가락해요


나 : 오늘이
 : 음
 : 그래 뭐, 알았어
나 : 그런 날도 있는 거지


소으랑 : 정작 제대로 할 자신은 없으면서
소으랑 : 아무것도 기대 안 한다고 하니까
소으랑 : 기분이 나쁜 건지 우울한 건지
소으랑 : 지금 저도  모르겠어요……ㅋㅋ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 오빠 힘들어
나 : 봐주라
나 : ㅋㅋ
나 : 진짜로


소으랑 : 죄송해요……ㅋㅋㅋ


나 : 화가 나거나 귀찮진 않은데
나 : 오빠도 사람이라 지친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위로라도 해주고 싶은데
나 :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소으랑 : 딱히 뭘 어떻게 해달란 건 아닌데

 :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때
 : 서윤이가 생각하기엔
나 : 본인이 존나 쓸모가 없고
나 :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데도
나 : 좋다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

소으랑 : 저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요?

나 : 난 가끔 그렇게 생각하거든
나 : 아무리 싸가지 없다면서
 : 욕을 처먹더라도
나 :  세상에서 나만큼
나 : 날 욕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소으랑 : 뭐에요 그게……ㅋㅋㅋ


나 :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 지금의 내가 아니라
나 : 앞으로의 포텐이랄까
 : 성장 가능성을 봐주는 사람


소으랑 : ㅋㅋㅋㅋ

 : 농담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나 : 가끔 그런 생각도 하거든?
나 : 이렇게 가르쳤다가
 : 괜히 또 엄한 남자한테
 : 뺏기는 거 아닌가 싶어서

소으랑 : 별 걱정을 다……ㅋㅋ

 : 오빤 죽 쒀서 개 주는 거 싫어한다

소으랑 : 알았어요
소으랑 : ㅋㅋㅋ
소으랑 : 걱정 안 해도 되는데
소으랑 : 옆에 꼭 붙어있을게요

나 : 내가 서윤이 취향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 철저하게 규칙이나 벌칙으로
 : 노예처럼 복종하는 것보다는
나 : 약간의 여유를 두고
나 : 충분히 귀여움 받으면서
나 :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관리 받는
나 : 진짜로 애완동물 같은 취급이 좋지?

소으랑 : 갑자기 너무 적나라하게

나 : 맞아 아니야


소으랑 : 틀리진 않았는……데

나 : 자기 취향을 이만큼 이해해주는 사람
 : 이해를 넘어서 어울려주는 사람
나 : 생각보다 진짜로 찾기 어려워
나 : 이건 내가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어

소으랑 : 네…


 : 애초에 취향이란 건 드러낼 만한 게 아냐
나 : 특히 나처럼 마이너한 성향의 경우엔
나 : 용납해주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 받아주는 여자는 진짜 극소수니까

소으랑 : 내가 이상한 건가…


나 : 뭐가

소으랑 : 주인님이 원하는 
소으랑 : 다 받아주고 싶은데
소으랑 : 그렇다고
소으랑 : 너무 하드하면
소으랑 :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나 : 만약 내가 여태 서윤이랑 했던 플레이
 : 플레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지만
나 : 어쨌든 그거의 반만 권유해도
나 : 당장 왼쪽 오른쪽 뺨 맞고
 : 이별까지 카운트다운 시작할 걸?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도 그런 게 있을 거 아냐


소으랑 : 저요??


나 : ㅇㅇ
 : 방금 말했던 그런 취향
나 :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처럼
 : 길들여지는 게 좋다고 했잖아

소으랑 : 되게 새삼스럽게 부끄럽다…


 : 그거 이해해줄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
나 : 아무리 여자친구라지만ㅋㅋㅋ
 : 하루 종일 같이 생활하면서
 : 인생을 공유해야 한다고 그러면


소으랑 : 안 돼요……?


나 : 싫어할 사람이 꽤 많지 싶다
 : 안 된다는 건 아니지만
나 : 결혼한 것도 아니고
나 :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야
나 : 서로 여유가 생기지 않겠냐
 : 계속 붙어있으면 부담스럽지


소으랑 : 난 그게 좋은데

나 : 서윤이도 한 이틀 같이 있어보면
 : 환상이 와장창 깨질 걸ㅋㅋ
나 : 안 그래도 눈치 존나 보면서
 : 빌려온 고양이마냥 숨죽이고 있으려고?


소으랑 :   있는지 없는지는
소으랑 : 차치해두더라도
소으랑 : 해보고 싶다고
소으랑 : 상상은 할 수 있잖아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맨날  안 된다고만 하구

나 : 아니 뭐, 그런 얘길 하려던 게 아니라
나 : 그만큼 취향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 찾기가 어렵다는 거지ㅋㅋㅋ
나 : 그래서 서윤이랑 오래 가고 싶은 거고

소으랑 : 네…

 : 당장 바라는 게 없다는 건
 : 나중을 기대하고 있어서
나 :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니까
나 : 너무 신경 쓰면서 고민하진 마

소으랑 : 뭔가 엉망진창…

나 : 나도 말하다 보니까
나 :  소린지 모르겠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그래도 수습은 해야  거 아냐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그럼 있잖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다 할래요

나 : 갑자기 뭐라는 거야
 : ㅋㅋㅋㅋㅋㅋ
나 : 맥락이 없어 왜
 : 둘 다 뭘 하겠다고?


소으랑 : 어느 쪽인지 생각해보라면서요
소으랑 :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소으랑 : 근데 양쪽 다 포기 못하겠구
소으랑 : 애초에 주인님이 그랬잖아요

 : 내가 또 뭐라고 했니

소으랑 :  핑계 대면서 포기하진 말라고
소으랑 : 그게 공부든 연애든 간에……ㅋㅋ


나 : 그게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는데
나 : 아까도 그러더니
나 : 끼워 맞추기가 심해진다?


소으랑 : 궤변이라고 해주세요


나 : 그럴듯하게 말한다고 설득력이 생기는 건 아니거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무튼 나쁜 것만 배워서


소으랑 : 나쁜 건 주인님한테 젤 많이 배웠는데

나 : 가르치지 말까 그럼?
나 : 싫으면 말해
나 : 언제든지 관둘게

소으랑 : …

 : 그게 싫어서  다 하겠다는 거 아냐?

소으랑 : 네…


 : 욕심이 많은 건 둘째치고
나 : 자신은 있냐?
나 : 많이 힘들 텐데
 : 누누이 말했지만
나 : 절대로 쉽지 않아

소으랑 : 없는데요

나 : 존나 당당하네ㅋㅋ

소으랑 : 근데 주인님 말씀하신 것처럼
소으랑 : 아직 해보지도 않았는데
소으랑 :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소으랑 :  고민하는 것도
소으랑 : 쫌 이상한  같아서


나 : ㅇㅇ
 : 그런 자세가 인생 살기 편하지

소으랑 : 근데 막상 말하고 보니까
소으랑 : 지금까지 하던 거랑
소으랑 :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 아니 뭐, 괜찮아
나 : 그거면 됐지
나 : 뭐가  필요해


소으랑 : 음

나 : 대신 난 분명 선택지를 줬고
 : 서윤이가 고른 거니까
나 : 다신 불평하면 안 된다?
나 :  얘긴 여기서 끝내는 거야


소으랑 : 주인님은 괜찮아요?


나 : 니가 방금 그랬잖아ㅋㅋ
 : 크게 다른 거 아니라고
 :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거지


소으랑 : 있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은  어떻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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