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7화 〉6월 7일 토요일 PM 8시 (2)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나 : 방금은 좀 웃겼다
나 : ㅋㅋㅋㅋㅋ
나 : 이번 달 들어서
나 : 최고의 개그였어
소으랑 : 씨잉……ㅠㅠ
나 : 남자한테 그런 식으로 말을 걸었을 때
나 : 유혹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고
나 : 아닌 사람이 있다는 걸
나 : 아직도 모르겠냐ㅋㅋㅋㅋ
나 : 니가 하면 재롱으로밖에 안 보여
소으랑 : 재롱은 좀 너무하지 않아요?
나 : 아니, 웃기니까 그렇지ㅋㅋㅋ
나 : 남자랑 손을 잡아봤냐
나 : 아님 키스를 해봤냐
나 : 막상 해보고 싶냐고 물어보면
나 :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 주제에
소으랑 : …
나 : 야한 건 할 수 있다는 게 안 웃겨?
나 : 개웃기네 시발ㅋㅋㅋ
나 : 거의 웃음벨 수준인데
나 : 앞으로도 종종 시켜볼까
소으랑 : 주인님 기운 없어 보이니까
소으랑 : 나름 위로해주고 싶어서
소으랑 : 힘들게 꺼낸 말인데
소으랑 : 웃음벨이라니……ㅋㅋ
소으랑 : 말씀 되게 심하게 하신다
나 : ㅇㅇ
나 : 위로는 확실히 됐다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시발 진짴ㅋㅋㅋ
나 : 지금 존나 웃기거든
소으랑 : 짜증나……ㅋㅋ
나 : 아니, 그리고 서윤아
소으랑 : 왜요
나 : 앞으로를 위해서 말해두는 거지만
나 : 위로해주고 싶은 기분은 알겠어
나 : 기분은 잘 알겠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그런 식으로 뭐랄까
나 : 맘에도 없는 소릴 하면서
나 :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어
소으랑 : 딱히 맘에도 없는 소린 아닌데…
나 : 내가 무책임한 공약 남발하는 거
나 : 진짜로 안 좋아하거든?
나 : 못 지킬 약속은 하지도 않지만
나 : 듣기 좋으라고 빈말도 하기 싫어
소으랑 : 그건 알아요
나 : ㅇㅇ
나 : 가끔 그런 게 필요하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나 : 방금은 그런 것도 아니잖아
나 : 누가 보더라도 아슬아슬했지?
나 : 진심으로 받아들였으면 어쩌려고 그래
소으랑 : 그래도 뭐…
나 : 그래도 괜찮아?
소으랑 : 언젠가 하게 될 일이기도 하고
소으랑 : 조금 앞당겨지는 거니까
소으랑 :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소으랑 : 어차피 오빠 아니면 싫어서
소으랑 : 크게 문제는 없다……는 느낌?
나 : 문제가 없긴 왜 없냐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큰일 날 소릴 하네
소으랑 : 그게 왜 큰일이에요
나 : 서윤이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
나 : 저번에도 한 번 그랬지?
나 : 집에 오고 싶다면서
나 : 콘돔 사오겠다고 했던 날
나 : 혹시 기억하려나 모르겠네
소으랑 : 기억은 해요
나 : 오늘도 갑자기 울컥했어?
소으랑 : 왜요
소으랑 : 뭐가요
나 : 서두르지 말자고 했고
나 : 이해한 것 같은데
나 : 왜 이렇게 급해ㅋㅋ
소으랑 : 막 여유 부릴 처지도 아니고
소으랑 : 가만히 있으면 안 되잖아요
나 : 안 된다고 누가 그래
나 : 누가 뭘 시켰어?
나 : 그런 것도 아닌데
나 : 왜 혼자 안달이 났어
소으랑 : 안달 났다고 하지 마요
나 : 그래그래
나 : ㅋㅋㅋ
나 : 아무튼 뭐, 그렇다
나 : 마음은 진짜 고마운데
나 : 아무것도 안 해줘도 돼
나 : 딱히 뭘 바라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바라는 거 없어요……?
나 : ?
소으랑 : 진짜로?
나 : 진짜로 딱히 없는데
나 : 뭐지ㅋㅋㅋ
나 : 말 잘 듣는 거?
나 : 그것도 플레이 한정이고
나 : 평소엔 뭘 요구한 적도 없잖아
소으랑 :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거면
소으랑 : 같이 있을 의미가 없잖아요
소으랑 : 뭐라도 할 수 있어야지
소으랑 : 안 그러면 오래 못 간다고
소으랑 : 주인님이 그랬으면서……ㅋㅋ
나 : 내가 언제 그랬어
소으랑 : 오래 가려면 서로 노력해야 한다면서요
나 : 그게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소으랑 : 주인님 말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소으랑 : 그나마 할 줄 아는 거라고 해봐야
소으랑 : 주인님 명령 잘 들으면서
소으랑 : 멍멍 짖는 것밖에 못하는데
소으랑 : 그럼 그거라도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나 : 얘가 오늘 왜 이래
나 : 무슨 일 있었어?
소으랑 : 아니, 그냥
나 :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말이
나 : 그렇게 기분 나빴어?
나 : 알았어 그래
나 : ㅋㅋㅋ
나 : 사과할게
나 : 오빠가 실수했다
나 : 말이 좀 심했던 것 같아
소으랑 : 기분 나빴다기 보다는
나 : 서윤이 기분도 고려했어야 하는데
나 :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해버렸네
나 : 사과할 테니까 기분 풀어주라ㅋㅋ
나 :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니니까
소으랑 : 농담인 건 알고 있는데
소으랑 : 그냥 좀……ㅋㅋㅋ
소으랑 : 나한테 바라는 것도 없고
소으랑 :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면
나 : 서윤이한테 금방 질릴 것 같아?
소으랑 : …
나 :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말해봐
나 : 갑자기 이럴 리는 없고
나 : 괜찮으니까
나 : 얘기나 좀 해보자
소으랑 : 골치 아픈 얘긴 싫다면서요
나 : 니가 삐지면 얘기가 다르지
나 : 기분 풀어줘야 하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그게 더 골치 아파
소으랑 : …
나 : 답답한 거 싫어하는 거 알지?
나 : 괜찮으니까 빨리 말해봐
나 : 무슨 일이 있지 않고서야
나 : 서윤이가 이럴 리가 없는데
소으랑 : 언니가
나 : 경은이?
소으랑 : 말고 누가 있어요
나 : 경은이가 왜 또
나 : 만났어?
나 : 뭐라고 했어?
나 : 별로 이상한 소린 없었는데
소으랑 : 어제 오빠 없을 때요
나 : 아 그래
나 : 알았어
나 : ㅇㅇ
나 : 뭔데?
소으랑 : 별로 심각한 이야긴 아니었는데
소으랑 : 그냥 평범하게 대화하다가
소으랑 : 그런 쪽으로 이야기가 빠져서
소으랑 : 으랑인 어떤 남자를 좋아하냐고
나 : 걔는 꼭 그런 거 물어보고 다니더라
소으랑 : ㅇㅇ…
나 : 그래서 뭐라고 했는데?
소으랑 : 오빠란 소리는 안 했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냥 단호하고 믿을 수 있고
소으랑 : 내가 고민하고 있으면
소으랑 : 옆에서 대신 결정해주고
소으랑 : 호불호도 확실해서 편하고
소으랑 : 좋든 나쁘든 매사에 분명한 남자가 좋다고
나 :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소으랑 : …
나 : 너무 의도적으로 들리는데
나 :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나 : 은근슬쩍 견제를 넣네ㅋㅋ
나 : 서윤이 의외로 영악하단 말이야
나 : 내가 그 자리에 없었으니 망정이지
소으랑 : 그게 좋은데 어떡해요
나 : 하긴 뭐, 그것도 그래
나 : 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 취향은
나 : 처음부터 그랬었지
소으랑 : 그니까요…
나 : 그래서 초코는 뭐라든?
소으랑 : 언니도 좋아한대요 그런 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점점 나이 먹을수록
소으랑 : 혼자서 판단하고
소으랑 : 전부 책임져야 하니까
소으랑 : 그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소으랑 : 잠깐이나마 마음이 편해진다고
나 : 애 앞에서 뭔 소릴 하는 거야 대체
소으랑 : 근데 절대로 공짜는 아니라면서
소으랑 : 남자들이 원하는
소으랑 : 그 뭐랄까
소으랑 : 아무튼 그런 부분을
소으랑 : 확실하게 만족시켜줘야
소으랑 : 안 깨지고 계속 갈 수 있다고
나 : 니들 평소에 그런 식으로 떠드냐?
소으랑 : 가끔?
나 : 생각보다 수위 높구나
소으랑 : 저는 아니에요
소으랑 : ㅋㅋㅋㅋ
소으랑 : 언니만 그래요
소으랑 : 항상 시작하는 것도 언니고
나 : 서윤이가 관심을 보이니까 그런 거겠지
나 : 귀찮아하는데 달라붙을 정도로
나 : 초코가 눈치 없는 인간은 아니야
소으랑 : …
나 : 아무튼 뭐, 그래서?
소으랑 : 어렸을 때 사귀었던 남자들
소으랑 : 전부 다 오래 못 갔다고
소으랑 : 선물이랑 이벤트랑
소으랑 : 또 기념일이랑
소으랑 : 많이 받기는 했는데
소으랑 : 딱히 뭘 해줘야 한다는
소으랑 : 그런 생각을 못 했었대요
나 : 걔야 뭐 전부터 예뻤으니까
나 : 숨만 쉬어도
나 : 남자가 꼬이는데
나 : 뭣하러 귀찮게 보답을 하냐
소으랑 : ㅋㅋ
나 : 그래서?
소으랑 : 근데 남자들이 바라는 보답이란 게
소으랑 : 뭐라고 해야 할지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소으랑 : 99.99%는 야한 일이라고
나 : 쓸데없는 거 가르치지 말라고 했는데 분명
소으랑 : 그리고 나머지 0.01%도
소으랑 : 겉으로는 싫다 그래도
소으랑 : 막상 거절은 안 할 거라고
나 : 일단 서윤아
소으랑 : 이것도 저것도 기브 앤 테이크니까
소으랑 : 내가 바라는 게 있는 만큼
소으랑 : 남자도 바라는 게 있다고
소으랑 : 원래 다 그런 거라면서
소으랑 : 근데 그게 주인님이 말하는 거랑
소으랑 : 굉장히 비슷하게 들려서 좀 그랬어요
나 : 그래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소으랑 : 타산적으로 들리긴 하는데
소으랑 : 오빠도 그랬잖아요
소으랑 : 내 성격이 단호하질 못하니까
소으랑 : 그런 사람 옆에 붙어있는 거라고
나 : 그 말이 그렇게 충격이었어?
소으랑 : 충격……이랄 것까진 없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 해줬던 말이
소으랑 : 틀린 적은 없으니까
소으랑 :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 : 아무래도 서윤이는 걸러듣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 : 아니 뭐, 그런 말을 했던 내가 나쁘긴 한데ㅋㅋ
소으랑 : 그래서 오빠가 나한테 뭘 바라는지
소으랑 : 하루 종일 열심히 생각해봤는데
소으랑 : 오빠가 특별한 사람이긴 한데
소으랑 : 0.01%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잖아요
나 : 유별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나?
소으랑 : 그리고 내가 언니처럼 예쁜 것도 아니고
소으랑 : 숨만 쉬어도 다 용서가 될 정도로
소으랑 : 잘난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소으랑 : 항상 주인님한테 어리광만 부리는데
나 : 근데 서윤아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나 : 우리 서윤이가 또 삽질하는 것 같은데
나 :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ㅋㅋ
나 : 우리 만난 지 대충 한 2년쯤 됐던가?
소으랑 : ?
나 : 얼마나 됐지?
소으랑 : 두 달……?
나 : 내가 말하기도 좀 뭣하지만
나 : 서윤이는 아직ㅋㅋㅋ
나 : 뭔가 해주려고 하기보단
나 : 받으려고 해야 될 때 아닌가?
소으랑 : 그러다 나한테 싫증 나면 어떡해요…
나 : 아무것도 안 했는데
나 : 싫증이 나긴ㅋㅋ
나 : 내가 말했잖아
나 : 과정을 즐기자고
소으랑 : 귀찮게 여길 수도 있고
나 : 서윤이가 왜 귀찮아
소으랑 : 지금 이러는 것도
소으랑 : 귀찮을 것 같고
소으랑 : 나 때문에
소으랑 : 언니랑 그렇게 된 것도
소으랑 : 성기시다고 생각할 것 같고
나 : 음
소으랑 : 언니도 좋은 사람이고
소으랑 : 오랫동안 친구였는데
소으랑 : 괜히 나 때문에
소으랑 : 내가 싫다고 해서
소으랑 : 다 망가진 것 같잖아요
나 : 그래그래
나 : 미안해
소으랑 : 오빠가 왜 미안해요
나 : 내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
나 : 서윤이는 서윤이 나름대로
나 : 책임을 느끼고 있었을 텐데
소으랑 : 모르는 것보단 나아요
나 : 그거야 당연히 그렇지만
나 : 우리 서윤이 성격에
나 : 경은이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나 : 확실하게 싫다고 단언해버리고
나 : 멀쩡할 만큼 담이 큰 건 아니잖아?
소으랑 : 네…
나 : 오빠가 그 부분에 너무 소홀했다는 거지
소으랑 : 오빠도 복잡했을 테니까
소으랑 : 오늘도 그래서
소으랑 : 굳이 몇 시간씩이나
소으랑 : 바람 쐬고 온 거잖아요
나 : 나야 뭐, 자업자득이니까
나 : 어쩔 수 없다지만ㅋㅋ
나 : 서윤이는 아니잖아
나 : 내가 확실하게 케어를 했어야지
소으랑 : …
나 : 어째 너한테는 미안한 일만 생기네
소으랑 : 미안해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소으랑 : 오히려 오빠가 바라는 쪽으로
소으랑 :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니까
소으랑 : 내가 잘못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나 : 이건 내가 나쁜 건가?
나 : 시작은 그렇다 치고
나 : 이제는 완전히ㅋㅋ
나 : 몸이 목적인 놈이 됐는데?
소으랑 : 여자친구……라고 해봤자
소으랑 : 솔직히 잘 안 와닿고
소으랑 : 이젠 차라리ㅋㅋ
소으랑 : 섭 쪽이 더 익숙해서
나 : 그나마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소으랑 : 주인님 말씀대로 그거 말곤
소으랑 : 딱히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나 : 너는 진짜 뭐라고 해야 되냐
나 : 가만히 내버려두면ㅋㅋ
나 : 나쁜 쪽으로 계속 굴러가네
나 :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는 것처럼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그래 뭐, 의미는 알겠는데
나 : 아직 서윤이한테는ㅋㅋ
나 : 좀 이른 떡밥인 것 같다
소으랑 : 으
나 : 널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
나 : 뭐든 순서란 게 있잖아?
나 : 왜 자꾸 걷지도 못하는데
나 : 자꾸 뛰려고 하는 거야ㅋㅋ
소으랑 : …
나 : 물론 경은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나 : 당연히 인생 기브 앤 테이크지
나 : 자원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나 : 여자랑 섹스 한 번 해보려고
나 : 이것저것 가져다 바치는 것도
나 : 뭐,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
소으랑 : 오빠도?
나 : 나라고 뭐 다르겠냐
나 : 이제 와서ㅋㅋㅋ
나 : 고상하게 보이고 싶지도 않고
소으랑 : 알고……는 있는데
나 : 근데 그게 목적은 아니야
나 : 내 성격 알잖아ㅋㅋㅋ
나 : 플레이는 수단이야
나 : 서윤이가 갖고 싶은 거고
나 : 내 소유로 하고 싶은 거니까
소으랑 : 그럼 내가 주인님 소유면
소으랑 : 소유라고 도장 찍으면
소으랑 : 플레이나 야한 건
소으랑 : 안 해도 되는 거예요……?
나 : 그럼 좀 섭섭하긴 하겠지만
나 : 근데 내가 항상 말했잖아
나 : 강요는 안 한다고
나 : 제대로 준비가 될 때까지
나 : 기다릴 만한 인내심도 있고
소으랑 : 근데 남자들은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야한 거
소으랑 : 안 될 것 같으면
소으랑 : 떨어져 나갈 거라고…
나 : 초코가 그랬어?
소으랑 : 네…
나 : 틀린 말은 아닌데
나 : 잊어버려 그냥
나 : 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한테는
나 : 아직 난이도가 높아
나 : 초코는 내가 나중에 가만 안 둘 테니까
소으랑 : 오빠는 실망 안 해요……?
나 : 기대한 적이 없는데
나 : 실망을 하겠냐
나 : 뭘 보여줬어야지
나 : 기대를 하던가 할 텐데
소으랑 : …
나 : 이러면 또 침울해지겠지
나 : 거 참 진짜ㅋㅋㅋ
나 : 그런 성격도 아니면서
나 : 왜 어필만 적극적이라
나 : 사람 당황하게 만드냐
소으랑 : 멍멍
나 : 개라서 그래?
나 : ㅋㅋㅋㅋ
나 : 갑자기 짖네
소으랑 : 오빠한테 미움 받기 싫어서
소으랑 : 자꾸 그런 생각만 해요
소으랑 : 어떡해야 주인님이
소으랑 : 더 귀여워해주실까……하고
나 : 근데 생각처럼 안 돼서 힘들어?
소으랑 : 네…
나 : 딱히 잘하는 것도 없는데다
나 : 이렇다 할만한 특기나
나 : 별다른 장점도 없고
나 :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라
나 : 사랑받는 방법도 모르겠고
소으랑 : 맞아요…
나 : 서윤이도 목에 목줄을 묶어줘야
나 : 가끔씩 스스로 잡아당기면서
나 : 확인하고 안심하는 성격이지?
소으랑 : 그……런 것 같아요
나 : 그럼 확실하게 목줄을 채워주면
나 : 불안하지 않을 것 같아?
나 : 혼내는 거 아니니까
나 : 주눅 들지 말고 말해봐
소으랑 : …
나 : 오빠도 서윤이가 처음이라서
나 : 솔직히 확신이 잘 안 선다
나 : 내가 만나는 애들은
나 : 보통은 연애랑 디엣 중에
나 : 한쪽은 확실하게 알고 있으니까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그래서 서윤이한테는 좀 무르긴 했어
나 : 어느 쪽이든 포기하긴 아깝잖아
나 : 서윤이가 연디를 원하기도 하니까
나 : 되도록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봤는데
소으랑 : 저도 그쪽이 좋아요
나 : 연디는 연애가 메인이야 당연히
나 : SM플레이를 하는 커플 정도?
나 : 당연히 플레이는 어느 정도
나 : 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어
나 : 내가 주인처럼 굴지도 않을 거고
나 : 심하진 않아도 주고받는 게 있겠지
소으랑 : 그럼
나 : 온전히 디엣에 집중한다고 하면
나 : 충분히 귀여워해주긴 하겠지만
나 : 어느 정도 사생활에선
나 : 확실하게 선을 그을 거고
나 : 지금보다 비교적 엄해질 테니까
나 : 여자친구처럼 살갑진 않을 거라고 봐
소으랑 : 주인님이 골라주시면 안 돼요……?
나 : 그러면 안 되지
나 : 자기 일인데
나 : 똑바로 생각해서
나 : 판단할 수 있어야지
소으랑 : 그런 거 못하는 거 알면서…
나 : 내가 서윤이한테 많이 미안한 이유가
나 : 이제 막 스무 살밖에 안 된 데다
나 : 평범한 연애를 해보기도 전에
나 : 엄청 마이너한 소수 취향의
나 : 특이한 관계를 먼저 배워버려서
나 : 갈팡질팡하게 만든 것 때문이거든?
소으랑 : 아까부터 왜 자꾸 미안해요
소으랑 : 그러지 마요 진짜……;;;
나 : 그리고 개인적인 문제도 있어서
나 : 여러 모로 고민하게 만들었으니
나 : 가능한 서윤이가 원하는 대로
나 : 뭐든지……는 아니지만ㅋㅋ
나 : 바라는 건 웬만큼 들어주고 싶어
소으랑 : 으
나 : 그러니까 말이 나온 김에
나 :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나 : 본인이 어느 쪽인지
나 : 눈치는 보지 말고ㅋㅋ
나 :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나 : 항상 제일 중요한 건 그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