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6화 〉6월 7일 토요일 PM 8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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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으랑 : 오셨어요
소으랑 : ?
소으랑 : ??
소으랑 : 또 어디 갔담
소으랑 : 왠지 오랜만이다
소으랑 : 기약 없이 기다리는 거
나 : 잠깐 세수 좀 하고 왔다
나 : 그새를 못 기다려서
나 : 또 칭얼거리고 있었네
소으랑 : ㅎㅎ
나 : 기약이 없기는 왜 없어
나 : 아무튼 갈수록
나 : 과장만 늘어나서
소으랑 : 말이 그렇다는 거죠 뭐
나 : 박스에 담아서 내다 버린 것도 아닌데
소으랑 : 혼내는 건 나중에 하고
소으랑 : 인사해주세요 인사
소으랑 : 바쁘다고 그래서
소으랑 : 전화도 못했잖아요
소으랑 : 오늘 처음 보는 건데
나 : 그래그래
나 : 안녕
소으랑 : 안녕하세요ㅎㅎ
나 : 오늘도 잘 지냈냐 강아지
소으랑 : 집에만 있었는데요 뭘
소으랑 : 그나저나……ㅋㅋㅋ
소으랑 : 되게 오랜만에
소으랑 : 강아지라고 불러주시는 듯
나 : 그런가?
소으랑 : 요즘 못 들었어요
나 : 별걸 다 신경을 쓰네
나 : 그러다 일찍 늙는다
소으랑 : 그래도 오빠보단 어려요……ㅋㅋ
나 : 또 까불지
소으랑 : ㅎㅎ
나 : 조금만 풀어주면 신나서 아주
소으랑 : 오빤 오늘 어디 갔다 왔어요?
소으랑 : 바쁘다면서 전화도 안 받고
소으랑 : 이따가 오겠다고만 했잖아요
나 : 잠깐 바람 좀 쐬고 왔어
소으랑 : 어디로요?
나 : 중랑천
소으랑 : 어디지…
나 : 집에서 한 15분 걸어가면
나 : 나오는 곳 있어
나 : 근데 슬슬 덥더라
나 : 조용해서 좋긴 한데
소으랑 : 한강 옆이네
나 : 나중에 같이 가자
나 : 시간 잘 맞추면
나 : 안 시끄럽고 좋아
소으랑 : 넹ㅎㅎ
나 : 자전거를 타도 괜찮고
소으랑 : 나 자전거 못 타요……ㅋㅋ
나 : 엥?
소으랑 : 타본 적이 없어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보조 바퀴 달린 건
소으랑 : 한 번 탔던 것 같은데
나 : 가르칠 게 산더미네
소으랑 : ㅠㅠ
나 : 어떻게 자전거도 못 타냐
소으랑 : 해본 적이 없는 걸 어떡해요
소으랑 : 오빤 뭐 처음부터 잘했나
소으랑 : 자전거 탈 줄 모른다고
소으랑 : 당장 죽는 것도 아닌데
나 : 죽는 건 아니지만
나 : 쪽팔리지 않냐
나 : 뭐랄까 사람으로서
소으랑 : 자전거가 인간의 존엄성 문제였구나…
나 : 그리고 난 처음부터 잘했어
나 : 고작 자전거 따윌 타는데
나 : 고생한 기억은 없다
나 : 딱히 배울 필요도 없었고
소으랑 : 느예에ㅔ에에에
나 : 자꾸 까분다
소으랑 : ㅎㅎ
나 : 아무튼 서윤이랑 같이 다니면
나 : 최소한 심심하진 않겠다
나 : 뭐 아는 게 있어야지
나 : 가르칠 맛 좀 나겠네
소으랑 : 욕인지 칭찬인지…
나 : 세상 모든 게 욕이랑 칭찬으로 구분되는 건 아니잖아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됐어요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암튼 중랑천
소으랑 : 기억했으니까
소으랑 : 나중에 데려가 주세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근데 오늘은 혼자 갔어요??
나 : 그럼 혼자서 가지
나 : 대낮에 누굴 불러
나 : 나갔다 온 김에
나 : 맥주나 몇 캔 사왔다
나 : 저녁으로 먹을 햄버거랑
소으랑 : 부르지 그랬어요
소으랑 : 전화했으면
소으랑 : 나갔을 텐데
나 : 와서 뭐하려고
나 : ㅋㅋㅋㅋ
나 : 밥도 안 먹고
나 : 그냥 걷기만 했어
소으랑 : 나 그런 거 좋아하는뎅
나 : 미리 약속을 한 것도 아니면서
나 : 심심한데 같이 좀 걷자고
나 : 서울 반대편에서 부를 만큼
나 : 양심이 터진 것처럼 보이냐
소으랑 :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나 : 가끔은 혼자 있는 것도 괜찮아
소으랑 : 맨날 혼자 있으면서
나 : 낮에는 서윤이가 전화로 깨워주고
나 : 심심하면 카톡이 날아오는 데다
나 : 툭하면 채팅에서 떠드니까
나 : 요즘은 집에 혼자 있더라도
나 : 도저히 혼자 있는 것 같지가 않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렇다고 서윤이 모닝콜이
나 : 싫다는 건 아니니까
나 : 또 서운해하진 말고
소으랑 : 오빤 싫었으면 확실하게
소으랑 : 하지 말라고 했을 거라
소으랑 : 오해하거나 하진 않아요
나 : 다행이네
소으랑 : 근데 모닝콜이라기엔
소으랑 : 너무 늦지 않아요?
소으랑 : 매번 12~1시 사이인데
소으랑 : 보통은 점심시간이라구요
나 : 내가 일어나기만 하면 되는 거지 뭐
소으랑 : 애프터눈 콜……ㅋㅋ
나 : 내 아침이 곧 세상의 아침이다
소으랑 : 일찍 좀 일어났음 좋겠는데
소으랑 : 같이 아침도 먹고
소으랑 : 일찍 산책도 하면서
나 : 저 바른생활 어린이를 타락시키고 싶다
나 : 1시까지 자다가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나 : 30분 정도 이불에서 폰 보면서
나 : 뒹굴거리다 라면 끓이게 하고 싶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중에 오빠 옆에서 자면 각오해라 서윤아
나 :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나 : 이불에서 안 내보낼 거야
소으랑 : 변태……ㅋㅋ
나 : 잠이나 자자는 건데
나 : 무슨 변태야
나 : 얌전히 자 그냥
나 : 꽁꽁 묶어놓기 전에
나 : 이상한 상상하지 말고
소으랑 : 변태 맞잖아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소으랑 : 꽁꽁 묶어놓고
소으랑 : 잠만 자는 거예요??
나 : 그럼 무슨 짓을 해야 되는데
소으랑 : 무슨 짓을 해야 한다고는 말 안 했어요
나 : 아쉬워하는 것처럼 들려서
소으랑 : 아니, 오빠 입장에서 보면
소으랑 : 잠만 잔다고 하니까
소으랑 : 이상하다는 거죠ㅋㅋ
소으랑 : 오히려 꽁꽁 묶여있으면
소으랑 : 건드리지 않았으면 싶을 듯
나 : 그건 또 어떨지
소으랑 : 그른가…
나 : 가만히 있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나 : 서윤이도 잘 알 것 같은데
나 : 내버려두라고 하면 뭐
나 : 가만 내버려둬야지 어쩌겠어
나 : 그 정도 부탁은 들어줄 수 있다
소으랑 : ㅋㅋㅋㅋ
나 : 서윤이 때문에 결박 연습해야 되네
나 : 귀찮게 진짜
나 : 수갑으로 만족하지
나 : 경험도 없는 주제에
나 : 쓸데없이 욕심만 많아서
소으랑 : 와
나 : 왜
소으랑 : 진짜 뻔뻔하다 싶어서요
나 : 슬슬 이런 대화도 좀 익숙해졌지?
나 : 전처럼 난 그런 말한 적 없다고
나 : 아니라면서 길길이 날뛰지도 않고
소으랑 : 날뛴……적은 없지만
소으랑 : 익숙해지긴 했어요
소으랑 : 되게 자연스럽게
소으랑 : 받아 넘길 정도로는
나 : 좋은 현상이야
소으랑 : 좋은 건지는 잘……ㅋㅋ
나 : 점점 내 취향이 되고 있네
소으랑 :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반칙
소으랑 : 오빠 겸 주인님이 그러면
소으랑 : 난 싫다고 할 수가 없잖아요
나 : 싫으면 싫다고 하는 거지 뭐
소으랑 : 주인님 취향이라는데
소으랑 : 싫을 리가 없잖아요
소으랑 : 솔직히 지금까진
소으랑 : 내가 누구 취향이란 거
소으랑 : 상상해본 적이 없으니까
나 : 아니 뭐, 서윤이도 수요는 있을 거야
소으랑 : …
나 : 세상은 넓고 인간은 많으니까
나 : 별의별 취향이 다 있거든
나 : 말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지만
나 : 잘 찾아보면 인기 많은 장르가 있어
소으랑 : 수요라고 하니까
소으랑 : 기분 확 나빠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무슨 물건도 아니고
나 : 그거 서윤이 전공 아냐?
소으랑 : 그렇긴 한데……ㅋㅋ
소으랑 : 사람한테 수요라뇨
소으랑 : 노예 매매 생각나서
나 : 노예 아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파트너
소으랑 : 파트너잖아요
소으랑 : 노예 아니라면서요
나 : ㅋㅋㅋ
소으랑 : 근데 그거 알아요??
나 : 뭘 또 알아
소으랑 : 오빠 웃으면 되게 기분 좋다?
소으랑 : 나한테 웃어주는 것 같아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되게 막 설레고 그래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ㅎㅎ
나 : 기분 나쁜 것 같으면
나 : 한 번씩 웃어야겠네
나 : 우리 서윤이가
나 : 생각보다 쉬운 여자였어
소으랑 : 그게 왜 또 그렇게 돼요…
나 : 배배 꼬인 것보단 낫지 뭐
나 : 기분 풀어주기도 좋고
나 : 토라진 게 오래 가면
나 : 나중에는 서로 피곤해
소으랑 : 으
나 : 대신 확실하게 말해두지만
나 : 나한테만 쉬워라
나 : 알았지?
나 : 아무한테나 그러지 말고
소으랑 : 네엥
나 : ㅇㅇ
소으랑 : 이런 대화 좋아……♡
나 : 너도 취향 참 확실하다니까
나 : 생각보다 고집도 있고
나 : 뭐 됐다
나 : 지금 말해봤자
나 : 큰 의미도 없는데
소으랑 : ?
나 : 귀찮아졌어
소으랑 : 흐음
나 : 오늘은 왠지 골치 아픈 주제로
나 : 떠들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서
나 : 서윤이가 이해 좀 해주라
나 : 안 그래도 머리 복잡해서 피곤하니까
소으랑 : 네엥
나 : ㅇㅇ
나 : 땡큐
소으랑 : 근데 진짜 무슨 일 있었어요?
나 : 뭐가?
소으랑 : 갑자기 왜 안 하던 짓을……ㅋㅋㅋ
소으랑 : 어제까지만 해도
소으랑 : 밤새도록 게임하더니
소으랑 : 오늘은 또 늦게 일어나서
소으랑 : 갑자기 바람 쐰다고 나가고
소으랑 : 머리 복잡해서 피곤하다고 하니까
나 : 산책 겸 다녀온 거지 뭐
소으랑 : 흐응
나 : 집에만 있으면 몸이 썩잖아
나 : 가뜩이나 요즘은
나 : 운동도 안 다니는 바람에
나 : 몸이 찌뿌듯해서 죽겠는데
나 : 가끔 바깥 공기도 마셔줘야 돼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
소으랑 : 나도 안 해요
소으랑 : 누워서 숨만 쉼
나 : 뭐가 괜찮다는 건지 모르겠다
소으랑 : 오빠 운동 시작하면
소으랑 : 조만간……ㅋㅋㅋ
소으랑 : 나도 시킬 것 같아서
소으랑 : 같이 뒹귈뒹굴하잔 의미
나 : 시험기간인데 쉬어야지
나 : 괜찮아
나 : 그 정도로
나 : 악랄하진 않아
소으랑 : 시험 끝나면요?
나 : 헬스……는 무리일 테고
나 : 산책이라도 다닐까
나 : 생각도 해보고 있는데
나 : 집이 워낙 멀어서 힘들지
소으랑 : ㅠㅠ
나 :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지?
소으랑 :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해요
소으랑 : 근데 완전 맨땅에 삽질이라
소으랑 : 얼마나 통할지는 잘……ㅋㅋㅋ
소으랑 : 저는 족보 같은 것도 없으니까
나 : 도움을 주고 싶긴 한데
나 : 나도 그쪽으로는
나 : 전혀 문외한이라서
나 : 친구한테라도 물어볼까?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
소으랑 : 열심히 할게요
나 : ㅇㅇ
나 : 시험 끝나면 자주 좀 만나자
소으랑 : ㅎㅎ
나 : 근데 차비도 없는 애한테
나 : 여기까지 오라고 하기가
나 : 미안해서 좀 그렇다
나 : 오는 길이 편한 것도 아니고
소으랑 : 2번 갈아타야 되니까 조금 번거롭긴 함
나 : 차 없는 찐따라 미안하다 야
소으랑 : 미안할 게 뭐 있어요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
소으랑 : 오빠도 학생인데요 뭘
나 : 입대하기 전에 아부지한테
나 : 군대 가면 도움 될 거라고
나 : 면허를 따두긴 했는데
나 : 결국 장롱으로 몇 년 됐다
소으랑 : ㄷㄷ
나 : 연수도 다시 받아야 할 테고
나 : 뭣보다 위험하니까
나 : 누굴 태우기는 좀ㅋㅋ
나 : 애초에 돈도 없긴 하지만
소으랑 : 오빠는 운전하면 안 될 것 같음
나 : 왜?
소으랑 : 운전하면 성격 나빠진다잖아요
소으랑 : 근데 오빠 같은 사람이
소으랑 : 핸들을 잡아버리면
소으랑 : 상대 운전자가 화나게 한다고
소으랑 : 확 들이받을 것 같아서 무서워요
나 : 그럼 뒷좌석에 꼭 서윤이가 타고 있길 빌어야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닠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같이 죽자는 거예요?
나 : 널 태우고 있어야 안전하게 운전할 거 아냐
소으랑 : 아…
나 : 같이 죽긴 뭘 같이 죽어
나 : 말하는 꼬라지 봐라
나 : 서윤이가 생각하기에
나 : 내가 그 정도밖에 안 돼?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그런 이미지는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나 : 아무한테나 화내는 사람은 아니야
나 : 애초에 그런 성격 파탄자였으면
나 : 넌 벌써 몇 번은 울고도 남았을 걸
소으랑 : 쪽♡
나 : 그것도 꽤 오랜만이네
소으랑 : 그쵸?
나 : ㅇㅇ
소으랑 : ㅎㅎ
소으랑 : 요즘 기회가 없었잖아요
소으랑 : 하고는 싶었는데
소으랑 : 그럴 분위기도 아니었고
소으랑 : 어젠 언니도 있었으니까
나 : 기분 나쁘진 않았지?
소으랑 : 뭐가요??
나 : 아니 뭐, 그냥 이것저것
소으랑 : ?
나 : 없으면 됐어
나 : 다행이네
나 : 좀 너무했나 싶어서
소으랑 : 너무한 건 알아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소으랑 : 둘이서 막 놀리고
소으랑 : 나 없이 뭔 소릴 하려고
나 : 그냥 근황 토크지 뭐
나 : 어제 설명했잖아
나 : 별다른 얘긴 없었어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
나 : 서윤이는 여전히 같은 생각이지?
소으랑 : 네
나 : 알았어
나 : ㅇㅇ
나 : 괜한 걸 물어봤다
소으랑 : 근데 있잖아요
나 : ?
소으랑 : 혹시 제가 억지 부리는 거예요……?
소으랑 : 주인님은 안 그러고 싶은데
소으랑 : 제가 막 떼를 쓰는 것처럼
소으랑 : 싫다고 하니까 못 이기는 척
나 : 내가 그럴 성격이야?
소으랑 : 아뇨
나 : 근데 왜 걱정해
소으랑 : 괜히 재촉하는 것 같아서…
나 : 아니, 골치 아픈 이야기는 하지 말자
나 : 안 그래도 피곤해 오늘ㅋㅋ
나 :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것도 많고
소으랑 : 네엥
나 : 서윤이는 자기 일만 생각해
나 : 어제 초코가 그랬잖아
나 : 좀 더 이기적으로 굴어도
나 : 충분히 귀엽게 보일 거라고
소으랑 : 별로 그러고 싶진 않은데
나 : 자기 멋대로 굴라는 게 아니라
나 : 자기 위주로 생각해도
나 : 괜찮을 거란 소리야ㅋㅋ
나 : 넌 너무 남의 눈치를 보더라
소으랑 : 천성이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천성이란 말이
나 : 왜 이렇게 슬프냐
소으랑 : 맘대로 하면 불편해요
나 : 뭐, 그래
나 : 쉽진 않겠지
소으랑 : 글구 오늘은 뭔가 느낌적으로
소으랑 : 오빠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
소으랑 : 더 조심해야 할 것 같고
소으랑 : 약간 조마조마한 느낌……ㅋㅋ
나 : 기분이 안 좋진 않은데?
소으랑 : 약간 뭐랄까
소으랑 : 답답하고
소으랑 : 골치 아프고
소으랑 : 오빠가 자주 하는 말처럼
소으랑 : 머리 쥐어 뜯고 싶은 기분?
나 : 내가 그렇게 티를 냈나?
소으랑 : 막 티를 낸 건 아닌데
소으랑 : 왠지 주인님 일은
소으랑 : 약간이지만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알 것 같음
소으랑 : 느낌이 와요
나 : 목소릴 들은 것도 아닌데 대단하네
소으랑 : ㅎㅎ
소으랑 : 무슨 일인지 말해주진 않을 거죠?
나 : 괜찮아
나 : ㅇㅇ
나 : 걱정 안 해도
나 : 내가 알아서 할게
소으랑 : 쪼금 서운하긴 하다……ㅋ
나 : 못 믿어서가 아닌 거 알지?
소으랑 : 알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
소으랑 : 걱정 끼치기 싫어서
소으랑 : 그러는 거 아는데
소으랑 : 뭐랄까……ㅋㅋ
소으랑 : 오빠가 고민하는데
소으랑 :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소으랑 : 그게 좀 아쉽고 그래요
나 : 쓸데없는 거 생각할 시간에
나 : 필기라도 한 줄 더 외워
나 : 그런 거 아쉬워해봤자
나 : 학점이 오르는 것도 아닌데
소으랑 : 쓸데없는 거라니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어제 언니였으면
소으랑 : 착하다고 해줬을 거다 뭐
나 : 그쪽은 그쪽이고
나 : 우리는 우리니까
나 : 비교하지 마
소으랑 : 내가 막 고민하고 있었으면
소으랑 : 어떻게든 캐물었을 거면서
소으랑 : 불공평한 거 아니에요??
나 : 꼬우면 니가 오빠 해라
소으랑 : 으
나 : 이제 갓 클럽 뚫린 꼬꼬마한테
나 : 걱정해달라고 할 정도로
나 : 막 나가자는 인생은 아니까
나 : 얌전히 공부나 빡세게 하세요
나 : 아까부터 뭐가 중요한지 모르네
소으랑 : 내가 왜 꼬꼬마에요
나 : 생일도 안 지났고
나 : 만으로도 19세고
나 : 투표권은
나 : 있네
나 : 며칠 전에 하고 왔지 참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아무튼 이건 뭐 말만 성인이지
나 : 어른 대접은 말도 안 되고
나 : 19+1살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소으랑 : …
나 : 자전거도 못 타고
나 : ㅋㅋㅋㅋ
나 : 애기야 애기
나 : 할 줄 아는 게 뭐야
소으랑 : 오빠
나 : ㅇ?
소으랑 : 아니다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주인님
나 : 뭐야 또
나 : 갑자기
나 : 잘못한 거 있어?
소으랑 : 넹?
나 : 너 요즘 평소엔 오빠라고 부르면서
나 : 자기가 불리하거나
나 : 잘못한 거 있을 때만
나 : 주인님이라고 하잖아
소으랑 : 그거 전에도 한 번 듣긴 했는데
소으랑 : 딱히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소으랑 : 구분하는 거 아니에요
소으랑 : 상황에 맞추는 것도 아니고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소으랑 : 지금은 걍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아서
나 : 알았다니까
나 : ㅋㅋㅋ
나 : 뭔데 그래
나 : 용건만 후딱 끝내자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음
소으랑 : 있잖아요
나 : 또 뭐가 있어
소으랑 : 할 줄 아는 게 뭐냐고 물어봐서
나 : 근데 뭐
소으랑 : 주인님이랑
소으랑 : 야한 거
소으랑 : …
소으랑 :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