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5화 〉6월 6일 금요일 PM 4시 (5)
초코우유 : 맘에도 없는 소린지 니가 어떻게 알아
나 : 태도 좀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나 : 네버 아재한테 그랬다며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으랑이랑 사귈 것도 아니고
나 :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못 정했으면서
나 : 손절 얘기부터 꺼내니까 기분 상했다고 그러던데
초코우유 : 사실이잖아
나 : ㅇㅇ
초코우유 : 그러니까 확실하게 짚고 가자고
초코우유 : 난 으랑이랑 사귀든 말든
초코우유 : 딱히 신경 안 쓸 거야
초코우유 : 내가 뭐라고 할 자격도 없고
나 : 알고는 있네
초코우유 : 그런 의미가 아니라
나 : ㅋㅋ
초코우유 : 그동안 나도 여럿 만나고 다녔는데
초코우유 : 이제 와서 너한테 여친 생겼다고
초코우유 : 거기다 대고 불평 늘어놓으면
초코우유 : 내가 너무 뻔뻔한 것처럼 보이잖아
나 : 것처럼?
초코우유 : 알았어 그래
초코우유 : 뻔뻔해
초코우유 : 그건 맞는데
나 : ㅋㅋ
초코우유 : 솔직히 결혼할 것도 아닌데
초코우유 : 길어봤자 몇 년일 테고
초코우유 : 일 년도 못 가는 커플들
초코우유 : 세상에 수두룩한 거 알잖아
초코우유 : 너도 평생 갈 생각 없을 테고
나 : 난 너랑 사귀기 시작했을 때도
나 : 언제쯤 헤어질지 생각하면서
나 : 만났던 건 아닌데
나 : 그런 식으로 물어보면
나 : 난 뭐라고 대답해야 되냐
초코우유 : 아니, 솔직해지자고
초코우유 : 현실적으로ㅋㅋ
초코우유 : 다섯 살 차이잖아
초코우유 : 그것도 알 거 다 아는
초코우유 : 20대 중후반도 아니고
나 : 뭐, 이래저래 고생 좀 하겠지
초코우유 : 딱히 관두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초코우유 : 진짜로 그런 거 아니야
초코우유 : 그럴 마음도 없고
초코우유 : 으랑이 좋은 애니까
나 : ㅇㅇ
나 : 알아
초코우유 : 괜히 욱해서 까내리는 거 아냐
나 : 그랬으면 벌써 빡쳤지
나 : 알고 있으니까
나 : 맘 편하게 얘기해
초코우유 : 누나 그동안 고민 진짜 엄청 했어
초코우유 : 일부러 너 찾지도 않았고
초코우유 : 여기 잘 오지도 않았어
초코우유 : 구질구질하게 보일 것 같아서
나 : 아무도 그런 생각 안 해
초코우유 : 내가 하잖아
나 : 그놈의 자존심 진짜
초코우유 : 그건 너도 마찬가지니까
초코우유 : 뭐라고 하진 말자
초코우유 : 서로 자존심 강한 거
초코우유 :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나 : ㅇㅋ
초코우유 : 암튼 그래서 좀 뭐랄까
초코우유 : 확인하고 싶었어ㅋㅋ
초코우유 : 다른 걸 다 떠나서
초코우유 :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초코우유 : 인터넷으로 만난 거잖아
나 : ㅇㅇ
초코우유 : 넌 내가 인터넷으로 만난 남자랑
초코우유 : 몇 번 같이 밥 먹고 만나더니
초코우유 : 대뜸 사귀겠다고 하면
초코우유 : 무슨 기분이 들 것 같아?
나 : 그래 알았어
나 : ㅋㅋㅋㅋ
나 : 무슨 말인지
나 : 충분히 알겠다
초코우유 : 아니, 무슨 기분이 들 것 같냐고
나 : 드디어 뇌에 구멍이 뚫렸나 싶겠지
초코우유 : 꼭 말을 그렇게밖에 못 하냐?
나 : 대충 넘어가 좀
나 : 사실이잖아
나 : 내 얘기라 말은 못하겠지만
나 :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이랑
나 : 사귀겠다고 하면ㅋㅋ
나 : 저런 반응밖에 안 나오지
초코우유 : 그니까
나 : 그래서 만나보려고 했던 거야?
초코우유 : 확인은 해야 할 거 아냐
초코우유 : 괜히 또 온라인이라고
초코우유 : 함부로 건드렸다가
초코우유 : 이상한 여자한테 물려서
초코우유 : 속고 있는 거면 어떡하려고
나 : 속긴 뭘 속아
나 : 내가 애냐?
초코우유 : 여자한테 속는데 애나 어른이 어딨어
초코우유 : 오히려 아저씨들이 훨씬 잘 넘어온대
초코우유 : 그쪽에서 일하는 친구 말 들어보면
초코우유 : 젊은 애들보다 더 속여먹기 쉽다더라
나 : 앞에서는 그렇게 귀여워하더니
나 : 속으로는 내심 벼르고 있었냐?
나 : 존나 시발……ㅋㅋㅋㅋ
나 : 이래서 여자들이 무섭다니까
초코우유 : 남자 앞에서만 아양 떠는 년들
초코우유 : 한두 번 만나는 것도 아니고
초코우유 : 그리고 솔직히……ㅋㅋ
초코우유 : 나랑 있을 땐 말도 거의 안 했어
초코우유 : 간신히 묻는 말에만 대답하는데
초코우유 : 좋게 보려고 해도 어라? 싶지 당연히
나 : 그래서 내가 누누이 소심한 성격이라고 했잖아
초코우유 : 만나보니 알겠더라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그 전까지는
초코우유 : 당연히 확신이 없었지
초코우유 : 내 눈으로 본 것도 아닌데
나 :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네
나 : 그래서?
나 : 만나보니까 어땠어
나 : 생각이 좀 달라지든?
초코우유 : 귀엽더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 왜 있잖아
초코우유 : 남자들 좋아하는
초코우유 : 지켜주고 싶은 타입?
나 : 여자라고 딱히 인상이 달라지는 건 아니구나?
초코우유 :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싶고
초코우유 : 너 옆에만 달라붙은 거랑
초코우유 : 졸졸 쫓아다니는 거 보고 나서
초코우유 : 그때 약간 확신을 했던 것 같아
초코우유 : 결국 둘이 잘 되겠구나 생각했지
나 : 어떻게 보면 그런 생각이 드냐?
나 : 한쪽은 새파랗게 질려서
나 : 숨 넘어가기 직전이고
나 : 다른 한쪽은ㅋㅋ
나 : 어느 분 눈치 보면서
나 : 으랑이 어르고 달래느라
나 :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랐는데
초코우유 : 니가 누굴 그렇게 챙기는 거
초코우유 : 처음 봤으니까 그러지ㅋㅋ
초코우유 : 내가 말은 안했는데
초코우유 : 속으로는 엄청 놀랐어
나 : 안 챙기면 어떡할 건데
나 : 길바닥에 버려두냐?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럼 으랑인 진짜 큰일 나
초코우유 : 제대로 못 걷는다고 윽박지르지도 않고
나 : 갈궜다가 과호흡으로 쓰러지라고?
초코우유 : 아무튼 놀랐다 이거지
초코우유 : 처음 봤다 그런 모습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좀 많이 신기하더라
초코우유 : 내가 알던 낭이가 아닌데? 싶어서
나 : 제대로 좀 해줬으면 좋긴 한데
초코우유 : 원래 혼자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처럼
초코우유 : 남자한테 달라붙고
초코우유 : 가녀린 척하는 년들
초코우유 : 누나 되게 싫어하거든?
나 : 난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초코우유 : 근데 으랑이는 뭐랄까
초코우유 : 일부러도 아니고
초코우유 : 보호해주고 싶더라
초코우유 : 아무것도 못하는 척이 아니라
초코우유 : 진짜로 옆에서 돌봐줘야 하는?
나 : 정작 본인은 별로 안 좋아할 걸
초코우유 : 암튼 왠지 햄스터나 다람쥐 같은 느낌이라
초코우유 : 보면서 나쁜 감정은 안 생기더라
초코우유 : 낭이는 원래 잘 챙겨주는 성격이니까
초코우유 : 둘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고……ㅋㅋ
나 : 좋게 봐주니 고맙네
초코우유 : 너 말고 으랑이 얘기거든?
나 : 알아 나도
초코우유 : 오히려 으랑이랑 안 사귄다고 했으면
초코우유 : 나랑 네버 아재랑 막 뭐라고 했을 걸
초코우유 : 니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초코우유 : 책임지고 남자친구 해줘야지
나 :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다
초코우유 : ?
나 : 온라인에서 잠깐 놀아준 걸로
나 : 책임을 질 거였으면ㅋㅋㅋ
나 : 그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만
나 : 벌써 한 다스를 넘어갔을 텐데
초코우유 : 서로 알 만한 거 다 아는 인간들끼리
초코우유 : 짧게 만나서 엔조이하는 거랑 같냐?
초코우유 :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데려와서
초코우유 : 취향껏 갖고 놀다가
초코우유 : 푹 빠지게 만들었으면
초코우유 : 그거에 대한 책임은 져야지
나 : 아니, 그러니까 그게 싫다고
초코우유 : 뭐래는 거야
나 : 책임지려고 사귀는 것 같잖아
나 : 그런 거 존나 싫다니까?
나 :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나 : 의무적으로 만나는 것 같아서
초코우유 : 그럼 아니야?
나 : 딱히 책임지려고 만나는 건 아니야
나 : 마음에 드니까 사귀려는 거지
나 : 나이에 안 맞게 배려도 잘하고
나 : 성격도 크게 모난 것도 아니면서
나 : 보고 있으면 하는 짓도 귀여우니까
초코우유 : 그거 으랑이한테 말한 적 있어?
나 : 없는데 왜
초코우유 : 어쩌려고 그러냐……ㅋㅋ
나 : 근데 비슷한 소릴 한 적은 있다
나 : 언제였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나 : 전에 한 번 으랑이한테
나 : 너랑은 평범하게 만나도
나 :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나 : 그런 식으로 말하긴 했었어
초코우유 : 아 그러셔
나 : 물어봐놓고 반응이 뭐 그래
초코우유 : 나한테 말하면 뭐하나 싶어서
초코우유 : 방금 으랑이 불안해하는 거
초코우유 : 똑똑히 보고도 그러냐
초코우유 : 그런 건 본인 앞에서 말해야지
나 : 불만이 아니라 불안이라고 했다 너?
초코우유 :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면서
초코우유 : 자신 없어진 적 있냐고
초코우유 : 굳이 나한테 물어보잖아
초코우유 : 그게 무슨 뜻이겠어ㅋㅋㅋ
나 : 너무 넘겨 짚는 것 같은데
초코우유 : 그리고 니가 했던 말에 신경 쓰는 것도
나 : 또 뭐가 있어?
초코우유 : 아니
초코우유 : 됐다
나 : ?
초코우유 : 넘겨 짚는 것 같으면 그런 거고
초코우유 : 나머진 알아서 생각해
초코우유 : 이젠 몰라 나도
초코우유 : 떠먹여주고 싶지도 않고
나 : 뭐야 시발
초코우유 : 됐어
초코우유 : 넘어가
나 : 아니 뭐, 불만이 없진 않겠지만
나 : 오래 가도록 노력은 해봐야지
나 : 평생……까지는 글쎄
나 : 장담한다고 해서
나 : 되는 것도 아니니까
나 : 웬만하면 생각 안 하려고
초코우유 :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 앞에서
초코우유 : 그거의 절반만 말해줬어도
초코우유 : 최소한 그런 식으로
초코우유 : 비참하게 차이진 않았을 텐데
나 : 내 쪽에서 매달린 적도 없으니까
나 : 좋게좋게 헤어졌다고 하자 그냥
나 : 그리고 딱히 비참한 적도 없었어
초코우유 : 퍽이나 그러시겠지
나 : 너는 예외고 시발아
초코우유 : 알아
나 : 자기 입으로 말하냐 보통?
초코우유 : 실제로 그렇잖아
초코우유 : 벌써 몇 년을
초코우유 : 알고 지냈는데
나 : 그거야 뭐
초코우유 : 솔직히 자신 있었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누구랑 사귀든지
초코우유 : 그래도 얘는 끝까지
초코우유 : 옆에 있겠구나 싶고 막
나 : 알아
초코우유 : 안다고?
나 : 술 마실 때마다 같은 소릴 하는데 모르겠냐
나 : 잘 마시지도 못하는 주제에
나 : 나랑 길동이 페이스 쫓아오느라
나 : 잔뜩 취해서 혀 꼬부라진 소리로
나 : 자기는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면서
초코우유 : 몰라 난
초코우유 : ㅋㅋ
초코우유 : 하지 마
초코우유 : 기억 안 나니까
나 : 니들은 진짜 어디 가지 말라고
나 : 주정 부리는 게 패턴이잖아
나 : 뭐라는지 알아듣기도 힘들게
초코우유 : 모른다고
나 : 그러면서 내 잔은 비었는데
나 : 왜 니들은 안 마시냐고
나 : 울려고 준비하기 시작하면
나 : 슬슬 집에 보내달란 신호인데
초코우유 : 하지 말라니깐?
나 : ㅋㅋㅋㅋ
초코우유 : 죽을래 진짜?
나 : 아무튼 뭐, 나도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다
나 : 아무 생각도 없이 될 대로 되란 건 아냐
나 : 니가 말한 것처럼 이제 고작해야
나 : 스무 살밖에 안 된 애니까
나 : 아직 이래저래 환상도 많을 테고
나 : 생각보다 바라는 것도 많을 테니까
초코우유 : 다 맞춰줄 자신 있어?
나 : 모르지
초코우유 : 모르면 어떡해
나 : 으랑이가 뭘 바라는지도 모르는데
나 : 내가 뭘 장담하겠냐
나 : 아직 해보지도 않았는데
초코우유 : 이럴 땐 장담 좀 해라
초코우유 : 아무튼 끝까지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빠져나갈 구멍 만들려고
나 : 사람 일 모르는 거지 뭐
나 : 어쩌겠냐
나 : 다 그런 건데
나 : 너랑은 이렇게 될 줄 알았냐
초코우유 : 마음 굳힌 거야?
나 : 거의
초코우유 : 아직 찔러볼 여지는 있다는 거네?
나 : 또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한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누나 성격을 아는데
나 : 이럴 때 달라붙으면서
나 : 구질거리는 거 질색하잖아
초코우유 : 서로 너무 잘 알아도 그렇다 그치?
초코우유 : 구질거리는 거 엄청 싫어하지
초코우유 : 나만 비참해지는 것 같잖아
초코우유 : 붙잡는다고 해서
초코우유 :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나 : 쯧
초코우유 : 근데 가끔 성격에 안 맞는 짓이 하고 싶더라
초코우유 : 잠깐 붙들어 놓는다고 해서
초코우유 : 다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초코우유 :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나 : 근데 아마 너랑 다시 사귄다고 해서
나 : 뭔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나 : 좀 더 자주 연락하고
나 : 스페어 키 하나 맡길 테고
나 : 지금이랑 달라지는 게 있나?
초코우유 : 당연히 있지
초코우유 : 왜 없어
초코우유 : 누나도 그때보다
초코우유 : 일곱 살이나 더 먹었다
나 : 나이 먹었다고 자랑하려는 것도 아니고
초코우유 : 죽을래 진짜?
나 : 말을 하란 거지
나 : ㅋㅋㅋㅋ
나 : 뭐가 다른데
초코우유 : 진짜로 잘해주려고 했어
초코우유 : 이번에는……ㅋㅋㅋ
초코우유 : 누나도 반성 많이 했다?
초코우유 : 너무 힘들게 하지 말자고
초코우유 : 그동안 엄청나게 다짐했는데
나 : 야
나 : 관둬 시발
초코우유 : ㅋㅋㅋㅋ
나 : 서로 난처하게 이러지 말자
나 : 어차피 너도 인정했잖아
나 : 으랑이랑 사귀든 말든
나 : 딱히 신경 안 쓸 거라면서
나 : 근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야
초코우유 : 뭘 바라고 하는 소린 아냐
초코우유 : 그냥 그렇다는 거지
초코우유 :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며
초코우유 : 저런 생각하면서 지냈다 왜
나 : 쯧
초코우유 : 근데 으랑이 착한 애니까
초코우유 : 둘이 잘 됐으면 좋겠고
초코우유 : 이건 진심이다?
초코우유 : 괜히 또 나중에 가서
초코우유 :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나 : 알았어
초코우유 : 그리고 본인이 좋다는데 어쩌겠어
초코우유 : 이미 마음 돌아섰다는데……ㅋㅋ
초코우유 : 내가 뭐, 일편단심이라서
초코우유 : 그동안 너만 바라본 것도 아니고
초코우유 : 좋아하는 애랑 사귈 수도 있는 거지
나 : 뭔 소릴 하려고 잡설이 이렇게 기냐
초코우유 : 안 그래?
나 : 아니, 그러니까
나 : ㅋㅋㅋㅋㅋ
나 : 뭔 소릴 하려고
나 : 갑자기 맞말이야
초코우유 : 다시 한 번 생각해줄 순 없을까 싶어서
나 : 뭘
초코우유 : 누난 너 없으면 진짜 쓸쓸할 것 같아
초코우유 : 딱히 이성이란 의미 외에도
초코우유 : 그냥 친구로서
초코우유 : 좋은 동생으로서
초코우유 : 너만큼 가까운 사람
초코우유 : 주변에 몇 명 없으니까
나 : 아니
나 : 야
초코우유 : 되게 이기적이라 미안하긴 한데
초코우유 : 퇴근하고 집에 오면
초코우유 : 너무너무 힘든데
초코우유 : 너랑 서먹해지니까
초코우유 : 여기 오는 것도 껄끄럽고
초코우유 : 그렇다고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잖아
나 : 왜 이래 갑자기
초코우유 : 그게 진짜 너무 힘들더라
초코우유 : 진짜 오랜만에 그랬어
초코우유 : 혼자서 씻고 밥 먹고
초코우유 : 단톡에선 다들 저희들끼리 떠들고
초코우유 : 세상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는 기분
나 : …
초코우유 :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초코우유 : 이기적인 것도 알고ㅋㅋ
초코우유 : 지금 누나가 이러는 게
초코우유 : 너한테 도움 안 되는 것도
초코우유 : 머릿속으로는 잘 알고 있는데
나 : 난 뭐라고 해야 되냐 진짜
초코우유 : 서로 미련이 남았다곤 하지만
초코우유 : 친구로 잘 지냈던 건 맞잖아
초코우유 : 그동안 알게 모르게
초코우유 : 낭이한테 의지 많이 했고
초코우유 : 가끔은 남자친구보다 훨씬 더
나 : 쯧
초코우유 : 근데 너랑 완전히 끊어버린 다음에
초코우유 :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니까
초코우유 : 갑자기 너무 무서워지더라
초코우유 : 누나도 혼자선 아무 것도 못해
초코우유 : 누가 옆에서 목줄을 잡고 있어야
초코우유 : 안심할 수 있는 성격인 거 알잖아
나 : 그래서?
초코우유 : 지금처럼 지내자는 소리는 안 할게
초코우유 : 그냥 아는 누나 정도로만
초코우유 : 생각해줘도 괜찮으니까
초코우유 : 가끔 안부 정도만 물어보고
초코우유 : 소식 정도는 들을 수 있도록
초코우유 : 그런 사이로 남아주면 안 될까?
나 : 하아아아아…
초코우유 : 억지 부린다는 건 알아
초코우유 : 나도 엄청 싫어ㅋㅋ
초코우유 : 근데 이대로 손 놔버리면
초코우유 : 누나 진짜 힘들어질 것 같아
나 : 나보고 어쩌란 거야
초코우유 : 다른 건 바라지도 않을 테니까
초코우유 : 그냥 평소처럼 있기만 해줘
초코우유 : 누나도 이제 자제하고
초코우유 : 마음 다잡을 테니까
초코우유 : 만약 누나랑 어떻게 할지
초코우유 : 조금이라도 망설이고 있으면
초코우유 : 한 번만 더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나 : 생각해보는 것만이라면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그거면 됐어
나 : 낯설다고 했던 의미를 알겠네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너 이러는 거 처음 보는 것 같다
나 : 마음 떠난 사람 붙잡는 건
나 : 자존심 상한다면서
나 : 남친이랑 헤어질 때도
나 : 항상 먼저 차버렸으면서
초코우유 : 그거야
초코우유 : ㅋㅋ
초코우유 : 피차 마찬가지지
나 : 그것도 그렇지
초코우유 : 처음엔 쿨하게 잘 살라고 하면서
초코우유 :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ㅋㅋ
초코우유 : 다 끝내버리고 싶었는데
초코우유 : 이렇게 자존심 다 구겨지고
초코우유 : 구질구질해지는 거 알면서도
초코우유 : 도저히 포기가 안 되더라ㅋㅋㅋ
초코우유 : 그리고 저번에 너 그렇게 말했잖아
나 : 이젠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 무서운 거 아냐?
나 : 정작 난 기억을 못하는데
나 : 사방에서 다들 들먹이니 원
초코우유 : 나랑 완전히 관계 끊으려는 이유가
초코우유 : 으랑이한테 미안한 것도 맞지만
초코우유 : 널 위해서라는 게 크다고 했잖아
나 : 음
초코우유 : 그러니까 누나도 누날 위해서야
나 : 가끔씩 느끼는 거긴 한데
나 : 내 성격이……ㅋㅋ
나 : 주변에서 듣는 것처럼
나 : 존나 냉정했으면 어땠을까
나 : 이럴 땐 싫어도 생각하게 되네
초코우유 : 낭이가 별로 냉정하진 않지……ㅋㅋ
초코우유 : 오히려 다혈질에 가까우니까
나 : 이제 와서 생각한다고 해봤자
나 : 딱히 뭐가 달라질까 싶긴 한데
초코우유 : 그렇게 말한다는 것부터가
초코우유 : 이미 8할은 넘어왔다 그치?
나 : 모르겠다 시발ㅋㅋㅋ
초코우유 : 잘 생각해보고 대답해줘
초코우유 : 바라는 거 있으면
초코우유 : 그게 뭐든 간에
초코우유 : 무조건 양보할 테니까
나 : 하나만 물어보자
초코우유 : 응
나 : 그렇게까지 해서 이걸 계속할 이유가 있냐?
초코우유 : 나한테는 있어
초코우유 : 어차피ㅋㅋ
초코우유 : 다른 사람한테 말한다고 해서
초코우유 : 이해 받을 거란 생각은 안 하지만
나 : 쯧
초코우유 : 할 말은 끝났으니까
초코우유 : 누난 이제 가볼게
초코우유 : 더 있어봤자……ㅋㅋㅋ
초코우유 : 이상한 소리나 할 것 같으니
나 : 가라 그래
나 : 그쪽이
나 : 나도 맘 편하다
초코우유 : 다음에 보자
초코우유 : 좋든 나쁘든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되도록 오래 고민해줘
초코우유 : 지금처럼 이야기하는 건
초코우유 : 다음으로 마지막일 테니까
SYSTEM :// [초코우유]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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