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267)화 (267/313)



〈 267화 〉6월 4일 수요일 PM 2시 (3)



소으랑 : 무섭긴 뭐가 무서워요……ㅋㅋ
소으랑 : 요즘 툭하면 무섭다고
소으랑 : 맨날 뭐라 하는 것 같아


나 : 어쩌다 한 번씩 이런 소릴 하니까 그렇지


소으랑 : 걍 물어보는 건데 뭐 어때요


나 : 근데 서윤이가 그냥 물어볼 때마다
나 : 나는 대답하기가 진짜 난감하거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가끔씩 이렇게 말을 던져서
 : 사람 반응을 보려는 거겠지만

소으랑 : 오빠가 맨날 하던 거잖아요

 : 그래서 뭐라고 못하겠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쁜 것만 배워선ㅋㅋ
 : 적당히 해라 적당히
 : 뻔히 보이는데
나 : 자꾸 시치미 떼면
나 : 나중엔  떨어진다

소으랑 : 네엥


나 : 아무튼 뭐, 그래
나 : 지금까지
나 : 계약서를 쓸 정도로
나 : 아끼던 년이 있었냐 이거지?

소으랑 : 네

나 : 없었어

소으랑 : 엥?


나 : 실제 플레이까지 갈 정도로
 : 오랫동안 깊게 만난 사람이
나 : 애초에 거의 없기도 하고
 : 길어봤자 한두 달 정도였나


소으랑 : 열 손가락 정도는 된다고 하셨잖아요

나 : 뭐가
나 : 만났던 여자?

소으랑 : 넹


나 : 내가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 그거 아마 여자친구 포함일 걸
나 : 다 합해도  손가락은 못 채워ㅋㅋ
나 : 만났던 기간은 아마 일 년도 안  테고

소으랑 : 흐응

나 : 아니, 것 보라고
 : ㅋㅋㅋㅋㅋㅋ
나 : 이런 얘기는
나 : 할수록 손해라니까?


소으랑 : 괜찮아요

나 : 뭐가 괜찮다는 건지 원

소으랑 : 딱히 질투하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그냥 알고 싶은 거예요ㅋㅋ
소으랑 : 나만 전부 털어놓으니까
소으랑 : 살짝 억울한 기분이 들어서

나 : 곧 죽어도 손해는 안 보시겠다?


소으랑 : ㅎㅎ

나 : 내가 이상하게 가르친 건지
나 : 아니면 이게 원래 성격인지
나 : 아무튼 방심을 못하겠네

소으랑 : 그래서요??

 : 뭐가


소으랑 : 모르는 척하지 말구요……ㅋㅋ


나 : 말했잖아
나 : 없다고
 : ㅋㅋㅋㅋ
 :  믿겠어?

소으랑 : 진짜로 없어요??

 : 구라겠냐 그럼
나 : ㅋㅋㅋㅋㅋ
나 : 나는 커뮤니티 같은 것도  하니까
나 : 비슷한 취미나 취향을 가진 사람을
나 : 그렇게 많이 만나볼 기회가 없거든
나 : 딱히 구인을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그럼 다 여기서 만난 거예요?

나 : 그냥 그렇다고 치자


소으랑 : ?

나 : 너무 꼬치꼬치 캐묻진 말자
 : 아무리 우리 사이라지만
나 : 그래도 서로 간에ㅋㅋㅋㅋ
나 : 대답하기 싫은 것도 있으니까


소으랑 : 네엥

 : 그리고 보통 그럴 목적으로 만나면
나 :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힘들더라
 : 금방 흥미를 잃는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완전 나쁜 남자……ㅋㅋ


 :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ㅋㅋㅋ
나 : 책임감을 느끼기 어렵단 거였어
나 : 아마 상대도 마찬가지였을 테지만


소으랑 : 저번에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나 : ㅇㅇ
나 : 잠깐 놀아주는 정도로 생각했으니까
 : 처음부터 애착이랄 게 생길 리가ㅋㅋ
 : 다들 어느 정도 경험이 있으니까
나 : 시키면 시키는 대로 명령도  듣고
나 : 말귀도 잘 알아들어서 이해도 빠른데

소으랑 : …

나 : 그만큼 진심이 아니란 게 보이니까
나 : 나도 크게 관심을 안 뒀던  같아
 : 딱히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나도 말귀 잘 알아듣고
소으랑 : 시키는 대로 잘하면
소으랑 : 금방 흥미 떨어지는 거예요……?


나 : 그런  일단 말귀도 잘 알아듣고
나 : 시키는 대로 하게 된 다음 말하자?

소으랑 : ㅠㅠ


 : 기어 다니지도 못하는데
 : 벌써부터 뛰려고 하네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두르다가 넘어진다

소으랑 : 네엥

나 : 서윤이가 부담스러워하거나
나 : 혹시라도 무리하지 않도록
나 : 제대로 컨디션 보면서
나 : 앞으로 교육도 손을 볼 거니까
나 : 당장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소으랑 : 그럼 주인님도 계약서는 써본 적 없는 거예요?

나 : 한 방에 다시 원점으로 돌려버리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기껏 방향을 틀어놨더니

소으랑 : 그래서
소으랑 : ㅋㅋ
소으랑 : 없어요?

나 : 없다니까
 : ㅇㅇ
 :  번을 말해


소으랑 : 한 번쯤은 있었을 것 같아서……ㅋㅋ

나 :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나 :  번만 더 그딴 식으로 떠보면
나 : 나도 화를 내야 할 것 같다 서윤아
 : 뭐든지 적당히 하라고 가르쳐줬지?


소으랑 : 네…

 : 그리고 걘 그런 식으로 만난 게 아니고
 : 처음 봤을 땐 그렇게  줄도 몰라서
나 : 계약서 같은 건 고려할 여유도 없었어

소으랑 : 알았어요

나 : ㅇㅇ
나 : 그러니까  얘긴 여기서 끝내
나 : 오빠 밥 먹다가 체하겠다ㅋㅋ

소으랑 : ㅋㅋㅋ


나 : 라면  불었네
나 : 시발ㅋㅋㅋ
나 : 어쩔 거야 이거


소으랑 : 내 잘못 아니에요


나 : 에휴


소으랑 : 근데 주인님
소으랑 : 궁금한 거 있어요


나 : ㅇㅇ

소으랑 : 제가 만약에 계약에 도장  찍었으면
소으랑 : 거기에 적힌 조항……이랄까
소으랑 : 디엣  플레이 관련한 내용들은
소으랑 :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거죠?


나 : 딱히?

소으랑 : 엥?

나 : 내가 말하기도  그렇지만
 : 사실 계약서란 게ㅋㅋㅋ
 : 그래주면 좋겠다 정도라서

소으랑 : 아까 했던 말이랑 다른데……ㅋㅋ
소으랑 : 필요하니까 적어야 한다면서요
소으랑 : 그럼 지켜야 한다는 거 아니에요?

나 : 아니, 계약서라고 말은 하는데
나 : 강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 : 공증을 받을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나 :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것까진ㅋㅋ


소으랑 : 그건 알고 있는데

 : 변호사 앞에서 도장 찍는다고 해서
 : 법적인 효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
나 : 이걸 확실하게 알아둬야 돼
 : 계약을 한다고 해서
나 : 그게 절대적인 건 아냐
나 : 실질적인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나 :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아니, 그럼

나 : 애초에 현실적인 내용이 아니잖아


소으랑 : 뭐가요??

 : 사람이 사람을 소유한다는 거 말이야
 : 그것도 현대 사회에서ㅋㅋㅋㅋ
나 : 서로 합의했으니 망정이지
나 : 실제 법률을 근거로 생각하면
나 : 처벌받을 내용이 꽤 많이 있잖아

소으랑 : 그……런가?


 : 생각해본 적 없어?


소으랑 : 없는 것 같아요


나 : 일단 간단히 인권부터 짓밟고 가는데
나 : 명예훼손이야 뭐, 기본적인 거고
 : 인격모독도 꽤 자주 하는 데다
나 : 폭력도 상당히 비중이 높지?
나 : 도구를 사용하니까 가중처벌이고
나 : 플레이 내용에 따라 감금 학대 협박


소으랑 :  과격하긴 하죠……ㅋㅋ


나 : 영상으로 찍는 것도 문제가  테고
나 : 그쪽은 음란물 유포죄가 되려나?
 : 어쨌든 서윤이가 신고하면ㅋㅋ
 : 적어도 15년 정도는 쇠고랑이잖아


소으랑 : 안 그래요……ㅋㅋ

 : 아까는 서윤이를 위해서라고 말은 했는데
나 : 사실 계약서 들고 변호사 사무소에 가서
 : 고소하고 싶으니까 도와달라고 해도
나 : 법적으로는 딱히 도움이  될 거야ㅋㅋ
나 : 뭐, 증거 쪽으로 쓸모가 있을지는 몰라도


소으랑 : 오히려 합의했다는 증거가 되지 않을라나……ㅋㅋ

나 : 글쎄?
나 : 그쪽은 공부한 적이 없어서

소으랑 : 근데 딱히 강제력도 없고
소으랑 :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굳이 해야 할 필요가

나 : ㅇㅇ
나 : 필수는 아니야


소으랑 : 그니까요

나 :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나 : 디엣과 주종관계
나 : 플레이 전반에 대해서
나 : 합의된 내용을 적는 거라고


소으랑 : 딱히 안 지켜도 된다면서요

 : 서윤이가 뭔가 착각하는 게 있는데
나 : 딱히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나 : 단순히 강제력이 없다는 거야ㅋㅋ

소으랑 : 그게 그거 아니에요?

 : 꼭 그런 건 아니지
나 : 잘 생각해봐
나 : 만약 서윤이랑 저녁 약속을 했는데
 : 바쁜 일이 있어서  나간다고 해도
나 :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아냐


소으랑 : 

나 : 무슨 말인지 알겠어?

소으랑 :  지킨다고 잡혀가진 않지만
소으랑 : 관계……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주인님이랑 약속한 거니까
소으랑 :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거죠?

나 : 정확해

소으랑 :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

나 : 약속 같은 거야
나 : ㅋㅋㅋㅋㅋ
나 : 지키든 말든 본인 마음이지만
 : 서로 믿어야 하는 관계에서
 : 자꾸만 약속을 어기면  되지?

소으랑 : 네엥

나 : 그리고 서윤이 입장에서는
나 : 딱히 거부할 이유가 없어
나 : 서윤이가 말하는 것처럼
나 :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내용은
나 : 대부분 주인을 구속하기 위한 거거든

소으랑 : 주인님을?


 : 딱히 양식이랄 건 없긴 하지만
나 : 보통은 서두에 각자의 역할
나 : 그리고 권리와 한계를 명시하니까


소으랑 : ??


나 : 아니, 그러니까ㅋㅋㅋ
나 : 쉽게 설명하자면
나 : 서윤이 같은 경우엔
나 : 섭으로서 주인 명령 잘 듣고
나 :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감사해야 하지만

소으랑 :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나 : 플레이 외적인 부분에선 사생활을 보호받고
나 : 사회적인 입장을 침해받지 않아도 되며
나 : 또 뭐라고 할까
나 : 스스로의 안전에 위협을 느낄 경우
나 : 관계를 파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거지

소으랑 : 어…

나 : 게다가 거부권이라고 하지 보통?
나 : 일상생활에 지장이 오거나
 : 영구적인 신체 손상은 물론이고
나 :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소으랑 : 주인님은 그런 거 안 시키는데…

 : 그런 명령에 대해선 거부할 수 있도록
나 : 아예 처음부터 못을 박아둔단 말이야
나 : 플레이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나 : 처벌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소으랑 : 아픈 건 싫은데…

나 : 그리고 서윤이의 체력을 감안해서
나 : 플레이 시간을 정해놓는다든지
나 : 피치 못한 경우를 위해서
나 : 중간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 그리고 아마 우린 필요 없겠지만
 : 디엣 중에 다른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지

소으랑 : 싫어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절대로 싫어요

나 : 아무튼 그런 걸 합의하는 거야
나 : 섭이 지켜야 할 10가지 수칙
나 : 이런  만드는 게 아니라ㅋㅋ

소으랑 : 명령을 거부할 수도 있어요??


나 : 있지 그럼
나 : ㅋㅋㅋ
나 : 세이프 워드도 알려줬고
나 : 서윤이도 몇  해봤잖아

소으랑 : 그건 플레이 중이니까…


나 : 문신 같은 걸 강요할 수도 있고
나 : 전에도 한  말했지만
나 : 브레스 컨트롤이라고 해서
 : 정상적으로 호흡을 할 수 없게
나 : 기도를 압박하는 플레이도 있으니까

소으랑 : 그런 걸 거부할 수 있는 거예요……?

나 : 다만 처음부터 합의를 해둬야겠지
 : 다칠 수 있는 플레이는 OUT
나 : 영구적인 손상이 온다거나
 :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생기는 것도
나 : 그런 걸 미리 계약서에 적어놓으면
나 : 처음부터 시도조차 안 하게 되니까

소으랑 : 근데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이건 진짜로  얘기가 아니라
소으랑 : 남들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소으랑 :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ㅋㅋㅋ


나 : 뭔데

소으랑 : 진짜로 주인님을 많이 믿어야 할  같아요
소으랑 : 지금 이야기 듣고 나니까
소으랑 : 주인님은 그런 사람 아니라고
소으랑 : 믿고 있는 저도 살짝 오싹한데

나 : 그야 그렇지


소으랑 : 주인님 말씀대로 강제력도 없는데
소으랑 : 타인한테 몸을 맡긴다는 게
소으랑 : 살짝 정상적이지 않은……ㅋㅋ
소으랑 : 머리가 이상해야 되는 것 같아요

나 : 머리가 이상하다는 말은ㅋㅋ
나 : 나나 서윤이도 포함된 거야?

소으랑 : 나쁜 뜻은 아닌데
소으랑 : 뭐라고 해야 되지
소으랑 : 정상…
소으랑 : 일반적?
소으랑 : 평범하지 않다……?


나 : ㅇㅇ
나 : 마이너 취향이지
나 : 그건 분명해
 : 그래서 시간을 준 거야
나 : 확실하게 각오해두라고


소으랑 : 그래도 난 주인님한테 귀여움 받고 싶어요


나 : 그렇다니 다행이고

소으랑 : 주인님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소으랑 : 똑같은 일을 당하기도 싫고
소으랑 : 요즘은 야한 것도
소으랑 : 싫……지는 않으니까

 : 싫지 않아?ㅋㅋ

소으랑 : 주인님한테 당하는 것만요


나 : 글쎄 뭐, 상상은 자유지만
나 : 실제로 겪어보면ㅋㅋㅋ
 :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


소으랑 : 주인님은  못 믿는 것 같아……ㅋㅋ

나 : 서윤이를 못 믿는다기보다
나 : 거는 기대가 크지 않아서ㅋ

소으랑 : 더 나쁘잖아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한테는 기대도  해요?

 : 아니 뭐, 평범하게 안아주면 되는데
나 : 굳이 디엣 관계라는 거에
 : 구애받을 필요도 없고ㅋㅋ


소으랑 : ?

 : 사실 그렇잖아
 : ㅋㅋㅋㅋㅋ
나 : 싫어하는  강요할 생각도 없는데
나 : 서윤이랑은 그런 거 없이도
나 : 잘 해나갈 수 있겠다 싶어서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
소으랑 : 그러니까


나 : 일단은 그렇다는 말이야
나 :  그대로만 받아들여
나 : 괜히 확대해석하지 말고

소으랑 : 아니, 근데요…

나 : 아무튼 내 입장은 변함없어
나 : 잘 생각해서 결정해라
나 : 나중에 후회해도 늦으니까

소으랑 : 아니……ㅋㅋ


나 : 시끄러
나 : 됐어
나 : 여기서 끝내

소으랑 : …


 :  마디라도 더 하면 혼난다
나 :  분명히 말했어
나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소으랑 : ㅋㅋ

나 : 서윤이한테는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나 : 따돌리려는 건 아니지만
 : 너한테  못하는 것도 많고
나 : 기다리라고만 하는 것 같아서

소으랑 : 어차피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뭐…


나 : ㅋㅋㅋㅋㅋ


소으랑 : 진짜 얼마 안 남았어요

 : 그러게 말이야

소으랑 : ㅎㅎ


나 : 어쨌든 뭐, 하던 얘기로 돌아가자면
나 : 계약서에는 보통 섭의 의무보단
나 : 권리나 안전을  많이 챙겨주고
 : 주인에 대한 의무가 더 강조되는 편이야

소으랑 : 다치게 하면 안 되니까?


 : 그것도 그렇고
나 : ㅋㅋㅋㅋ
 : 섭이 상처를 입는다는 게
 : 꼭 부상을 말하는  아니니까

소으랑 : 심리적인?

나 : 심리적인 케어도 필요하고
나 : 어쨌든 내 능력 안에서
나 : 가끔은 능력 한계 이상으로도
나 : 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소으랑 : 근데 그러면 주인님만 불리한 거 아녜요?

나 : 그렇게 보인다는  알고 있는데ㅋㅋ
나 : 딱히 불리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

소으랑 : 불공평?


 : 그거야말로 섭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ㅋㅋ


소으랑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소으랑 : 왠지 모르게……ㅋㅋ
소으랑 : 책임은 전부 주인님 혼자 떠맡는 것 같아서

 : 원래 주인한테 더  책임이 있으니
나 : 제약도 많은  어쩔 수 없는 거야
 : 실제로 디엣 관계를 맺게 된다면
 : 나는  그대로 서윤이를 책임지는 거니까

소으랑 : 힘들겠다…


나 : 쉽지는 않지

소으랑 : 말 잘 들을게요


나 : ㅇㅇ
 : 물론 그렇다고 해서
 : 서윤이가 편한  아니다?

소으랑 :  잘 듣는 거 말고 또 필요해요?


나 :  마디로 줄이면 그게 전부긴 해
나 : 서윤이는 말 잘 듣고
나 : 나는 서윤이를 아끼고
나 : 다만 말을 잘 듣는다는 내용을
나 : 좀 더 세세하게 정해두는 거지

소으랑 : 예를 들면요??


 : 내가 널 어떻게 길들일 건지
나 : 처음에 세웠던 방침대로
나 : 대원칙이라고 부르나?
나 : 서윤이는 펫 성향이 강하니깐
나 : 집에 있을 땐 골라준 옷을 입고 있어야 한다던가
나 : 나를 맞이할 땐 항상 현관에서 무릎을 꿇는다던가

소으랑 : 


 : 호칭을 정해주기도 하고
나 : 그런 걸 합의하는 거야
나 : 아마 서윤이도ㅋㅋ
나 : 꽤 좋아할  같은데?

소으랑 : 좋……다는 의미가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랑 둘이
소으랑 : 같이 할 수 있어서
소으랑 : 좋아할 거라는 거죠?

나 : 뭐, 그런 것도 있고

소으랑 : 으


 : 어쨌든 하루 이틀 안에 끝나는 건 아냐
나 : 나도 이건 처음 해보는 거라서ㅋㅋㅋ
나 : 물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나 : 사람마다 달라야 하는 거니까


소으랑 : 생각할  많겠다…


나 : 천천히 만드는 거야
나 : 좋은 생각이 나면
나 : 하나씩 추가하면서

소으랑 :  플레이 같아오

나 : ?


소으랑 :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소으랑 : 딱히 야한 건 아닌데……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랑 합의도 해야 하고

나 : 그런 맥락으로 이해하면 편하지
 : 어쨌든 간에ㅋㅋㅋ
 : 플레이 내용을 합의하기 위해선
나 : 서로의 취향이나 생각을 알아야 하니까
나 : 입장을 확실하게 못 박아둔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노예와 주인으로?

나 : 게다가 서윤이도 도장 쾅 찍고 나서
 : 어떤 내용을 합의했는지
 : 주인이 무엇을 금지시켰는지
나 : 몇 번씩 읽으면서 숙지하다 보면
 : 일단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되겠지?

소으랑 : 흐으

나 : 그러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마
나 : 어디까지나 널 위한 거고
 : 굳이 의도를 따지자면
나 : 잘 해나가자는 약속에 가깝고
나 : 실용적인 목적이라기보단ㅋㅋㅋ
 : 상징적인 의미가 강한 계약이니까

소으랑 : 그럼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요?


나 : ㅇㅇ
나 : 얼마든지

소으랑 : 별로 궁금한  아니고
소으랑 : 그냥 그래서
소으랑 : 갑자기 떠올라서

나 : 별로  궁금한 거면
나 : 대답 안 해도 되냐
나 : 냄비 치우고 싶은데

소으랑 : 그건 안 돼요


 : ㅋㅋㅋㅋ
 : 알았어
나 : 뭔데 그래


소으랑 : 주인님이 전에 연애랑 병행하는 디엣
소으랑 :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으랑 : 몇 번 설명해주신 적 있잖아요
소으랑 : 그런 사람들도 계약하고 그래요?

나 : ?


소으랑 : 서로에 대해 충분히 잘 알고
소으랑 : 나쁜 짓은 안 할 거라고
소으랑 : 제대로 믿고 있는 사이에도
소으랑 : 그런 게 필요할까……싶어서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