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256)화 (256/313)



〈 256화 〉6월 1일 일요일 PM 4시 (6)


나 : 평소 같았으면 헛소리 말고
 : 빨리 말하라고
나 : 윽박질렀을 텐데
나 : 오늘은 그렇게 못하겠다

소으랑 : 난 차라리 그쪽이 더 좋은뎅…

나 : 강압적으로 찍어눌러서
 : 서윤이 입장에서도
나 :  이기는 
나 : 주인 탓으로 돌리면서
 : 어쩔  없이 대답하는 게 좋지?

소으랑 : 잘 아시면서  그래요

나 : 그래서 안 하는 거야

소으랑 : 새디스트 맞는  같아
소으랑 : 아니, 진짜로ㅋㅋㅋ
소으랑 : 내가 생각하는 것마다
소으랑 : 항상 반대로 하고 싶어하더라

나 : 뭐가 지뢰인지 모르니까

소으랑 : 암튼 청개구리야
소으랑 : 지뢰는ㅋㅋㅋ
소으랑 : 사방에 깔려 있는데
소으랑 : 여기 완전 지뢰밭이에요

나 : 그렇다고 일일이 밟아서 터트릴 순 없잖아
나 : 목숨이 몇 개라도 부족하겠다

소으랑 : 애초에 물어본 시점에서……ㅋㅋ
소으랑 : 이미 늦었다고 생각 안 해요?
소으랑 : 걱정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구

나 : 오빠가 그 얘기 했었나?

소으랑 : 갑자기 뭔데요ㅋㅋ

나 : 강원도 GP에서 근무했을 때
나 : 작전  지뢰 매설지에
나 : 잘못 머리 들이밀었다가
나 : 하마터면 전쟁 터질 뻔한 거

소으랑 : GP가 뭔지도 모르겠구
소으랑 : 언니가 그러는데
소으랑 : 남자들이 말하는
소으랑 : 군대 이야기는
소으랑 : 다 걸러들으래요
소으랑 : 허풍이 너무 많다고

나 : 걔가 군 생활을 뭐 알기나 하니

소으랑 : ㅋㅋㅋㅋ

나 : 어쨌든 뭐, 별로 중요한  아니고
나 : 지뢰라고 하니까 생각난 거야
 : 나 때문에 서윤이가
나 : 싫은 기억 떠올리면서
나 :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소으랑 : 좀 새삼스럽다는 생각 안 해요?

나 : 여기서부턴 지뢰밭이라며
나 : 그럼 어떡해 시발ㅋㅋ
나 :  최전방 지뢰 매설 지역에
 : 경고문이 어떻게 서있는지 모르지?

소으랑 : 알 리가 있나요……ㅋㅋ

 : 실제로 보면 살 떨린다 그거

소으랑 : 글구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지뢰라고 말은 했는데
소으랑 : 저 사실 주인님이
소으랑 : 그런 식으로
소으랑 : 저한테 조심하고
소으랑 :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처럼
소으랑 : 취급……이라고 해야 하나ㅋㅋ

나 : 아니, 그런 의미는 아냐

소으랑 : 그래요?

나 :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처럼
나 : 조심스럽게 취급하려고
나 : 물어보는  확실히 아냐

소으랑 : 그럼 다행이구요

나 : 서윤이는 이래도 괜찮나 싶을 만큼
 :  함부로 대하는 편을 좋아하잖아

소으랑 : 너무 직설적이라도  그런데
소으랑 : 함부로 하는 
소으랑 : 싫은 건 아니지만

나 : 근데 확실히 여기까지 벌려놓고
나 : 막상 지뢰 밟는  무서워서
나 : 발만 담그는 것도 좀 그렇지?

소으랑 : 맘대로 해요ㅋㅋ

나 : 그래도 돼?

소으랑 : 어차피 주인님 뻔하죠 뭐
소으랑 : 어떻게 해야 할지
소으랑 : 이미 다 결정했으면서
소으랑 : 반응 보고 즐기는 거잖아요

나 : 반응을 보는  맞는데
나 : 즐기는  아니야ㅋㅋ
나 : 도끼로 몇  찍어서
나 : 얼마나 흔들리는지
나 : 살짝 밀면 넘어가려나
나 : 툭툭 건드려보는 거지 뭐

소으랑 : 아무튼 간에요

나 :  그러려고 노력은 하는데
 : 나쁜 버릇이라 그런가
나 : 쉽게는 안 고쳐진다
나 : 먼저 서윤이가
나 : 어떻게 생각하는지
 : 좀  생각해야 하는데

소으랑 : 딱히?

나 : 뭐가

소으랑 : 제가 호불호가 강한 편도 아니구
소으랑 : 알아서 다 결정해주면 편해서
소으랑 : 진짜 개인적으론
소으랑 : 주인님이  정한 다음
소으랑 : 졸졸 쫓아다니는 게 좋아요

나 : 취향 참 한결같네

소으랑 : 쉽게 안 바뀐다니까요

나 : 그럼 맘대로 해도 되겠어?
나 : 서윤이가 바라는 대로
 : 조금 강압적으로 나가면

소으랑 : 그럼 주인님

나 : ㅇ?

소으랑 : 대신……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소으랑 : 억지 하나만 부려도 돼요?
소으랑 : 안 된다는 거
소으랑 : 저도 알고 있는데

나 : 안 되는 게 어딨어
나 : 괜찮아ㅋㅋㅋ
 : 말도 잘 들으면서
나 : 억지  부릴 수 있지

소으랑 : 진짜요??

나 : ㅇㅇ
나 : 뭔데

소으랑 : 혹시 제가 말하던 중에
소으랑 : 엄청 감정적이 돼서
소으랑 : 뭐라고 해야 되지
소으랑 : 만약 감정이 북받치면

나 :  것 같아?

소으랑 : 울진 않겠지만……ㅋㅋ
소으랑 : 날카로워질 것 같아요
소으랑 : 그래서 혹시라도
소으랑 : 제가 신경질 부리면
소으랑 : 주인님한테 화가 난 게 아니니까
소으랑 :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나 : 나쁘게 생각하긴ㅋㅋ

소으랑 : 그리고 기왕이면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
소으랑 : 주인님이 다정하게
소으랑 : 위로……해주셨으면 하는데

나 : 그거야 뭐, 당연한 거지
 : ㅇㅇ
나 : 걱정 마
 : 나쁘게 생각 안 하고
나 : 서윤이 화 풀릴 때까지
나 : 옆에서 달래줄 테니까ㅋㅋ

소으랑 : 말로만?

나 : ?
나 : 그럼 뭐
나 : 손가락이라도 걸까?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ㅋㅋ
소으랑 : 말로만 달래줄 거냐구요

나 : 이상한 의미는 아닐 테고

소으랑 : 이상한 의미?

나 : 몸으로 위로해달란 소린 아닐 거 아냐
 : 서윤이가 그런 말을 할 리는 없고
나 : 그거 말고 뭐가 있는지
나 : 내 머리론 생각이  나는데

소으랑 : 몸으로 해달라는  맞는데……ㅋㅋ

나 : ?

소으랑 : 아니, 야한 의미는 아니구요
소으랑 : 그냥 오빠 보고 싶으니까
소으랑 : 혹시나……ㅋㅋ
소으랑 : 만나러 와주시면
소으랑 : 되게 기쁠 것 같아서

 : 몸으로 때우란 거야?

소으랑 : 그동안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소으랑 : 되게 많이 외로웠는데
소으랑 : 오늘따라 유독 주인님이랑
소으랑 : 무거운 대화만 하다 보니ㅋㅋ
소으랑 : 조금 어리광 부리고 싶어졌어요

나 : 억지스러운 소리라길래 뭔가 했는데
나 :  참 진짜ㅋㅋㅋㅋㅋ
나 : 이렇게 커브를 꺾어버리네
 :  처음부터 이게 목적이었냐?

소으랑 : 조금……ㅋㅋ

나 : 그래 뭔가 이상하다 싶더라
 : 갑자기 여기서부터는
나 : 말하기 싫다고
나 : 살짝 발을 뺐을 때
나 :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 그랬잖아요
소으랑 : 어리광 늘었다구
소으랑 : 말도 잘 듣는데
소으랑 : 좀만 억지 부릴래요

나 :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아무리 내가 주인님이고
나 : 잘 가르쳤다지만ㅋㅋ
나 : 이런 것까지 배울 필요는 없지 않냐?

소으랑 : 주인님도 지뢰 운운하면서
소으랑 : 은근슬쩍 떠봤잖아요
소으랑 : 어차피 맘대로 할 거면서

나 : 그래서 똑같이 돌려준 거야?

소으랑 : 나도 상처 헤집으면서
소으랑 : 퍼올리는 건데
소으랑 : 손해는  봐야죠

나 : 얜 호랑이 새끼가 맞는 것 같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 낚는 솜씨가 수준급이야
 : 와 시발 진짜ㅋㅋㅋㅋ
 : 이상하단 생각도 못했네
나 : 무서워서 키우겠냐 이거

소으랑 : 어흥

나 : 많이 영악해졌다 정말
나 : 전부터 우리들끼리
나 : 서윤이 여우라고
나 : 그것도 불여우
나 : 몇 번을 말했는데ㅋㅋ
나 : 당하고 나니까 얼얼하네

소으랑 : 여우는 어떻게 울더라

 : 몰라 임마

소으랑 : ㅋㅋㅋㅋ

나 : 나 참 진짜

소으랑 : 안 돼요……?

나 : 그래 알았어
나 : ㅋㅋㅋㅋ
나 : 가서 저녁 사주고
나 : 실컷 응석 받아준 다음
나 : 엉덩이  두들겨줘야겠다

소으랑 : 흐에

나 : 괘씸해서 안 되겠어

소으랑 : 치마 못 입겠다……ㅋㅋ

 : 아무튼 뭐, 그래
나 : 시발ㅋㅋㅋㅋ
나 : 생각할수록
 : 어처구니가 없네
나 : 귀엽다고 너무 풀어줬나

소으랑 : ><

나 : 귀여운 척하지 마
 : 죽는다

소으랑 : 넹

나 : 손해는  보겠다니
 : 악착같네 정말ㅋㅋ
나 : 아무튼 시발
나 : 이상한 것만 배워서
 : 이젠 아주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려고

소으랑 : 언제 오실 거예요??

나 : 일단 하던 얘기부터 마무리 짓고
나 : 어차피  나랑 만나면
나 : 또 아무 말도 못하고
나 : 고개만 푹 숙이고 있을 거잖아

소으랑 : 으

나 : 우중충한 화제는 지금 다 끝내자
나 : 어차피 서윤이랑 만나고 나면
나 : 그럴 만한 분위기도 아닐 테고

소으랑 : 그건 그래요…

나 : 그래서 어디부터 시작할 거야?
나 : 저녁 시간 맞추려면
나 : 빨리빨리 끝내야 할 텐데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
소으랑 : 음
소으랑 : 어디부터

 : 아니면 아까처럼 물어보는 쪽이 편해?

소으랑 : 그것도
소으랑 : 좀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

 : 말하기 힘들어?

소으랑 : 다시 떠올리려고 하니까
소으랑 : 명치  언저리가
소으랑 : 쿡쿡 쑤시는 것 같아서
소으랑 : 기분도 엄청 울적해지고

나 : 서윤이도 위가 아픈가 보네

소으랑 : 뜨거운  울컥울컥하는 느낌

 : 그래 무슨 느낌인지 알아
나 : 어디라고 콕 집어서
 : 말은 못하겠는데
 : 목 안쪽이 뜨거워지는 것 같지?

소으랑 : 네…

 :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래

소으랑 : 엄청 싫은 기분…

 : 그래 그럴 거야

소으랑 : 빙빙 돌리는 것도 귀찮고
소으랑 :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소으랑 : 기분이 안 좋아지니까
소으랑 :  첨부터 말씀드리면

나 : ㅇㅇ

소으랑 : 아실지 모르겠는데
소으랑 : 고등학교 다닐 때
소으랑 : 저 왕따……당했거든요

나 : ㅇㅇ
나 : 그건 알지

소으랑 : 입학 즈음 아버지 일 때문에
소으랑 : 이사를 멀리 가는 바람에
소으랑 : 그나마 좀 알고 지내던 친구들도
소으랑 : 전부 연락이 끊기게 돼서……ㅋㅋ

 : 그래도 중학교 땐 친구가 좀 있었나 봐?

소으랑 : 친구……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그렇게 가깝진 않았고
소으랑 : 학교 가는 방향이 같아서
소으랑 : 등굣길에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

 : 친구라기 보단 그냥 아는 사람이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정확해요
소으랑 :  그런 느낌

 : 그래그래

소으랑 : 암튼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소으랑 : 아마 16살……쯤 본격적으로
소으랑 : 좀 우울한 성격이 되기 시작해서
소으랑 : 바깥에 잘 나가지도 않게 됐거든요

나 : 무슨 일 있었어??

소으랑 : 무슨 일이 있었다기보단
소으랑 : 그냥 사춘기……ㅋㅋㅋ
소으랑 : 남들처럼 짜증 내면서
소으랑 : 싸울 부모님도  계시고
소으랑 : 이불 덮고 훌쩍거렸으니까

나 : 허

소으랑 : 근데 환경이 달라지는 바람에
소으랑 : 무섭기도 하고
소으랑 : 집에서 안 나갔어요
소으랑 : 매일 학교 가는 것 말고는

나 : 집이랑 학교만 왕복했어?

소으랑 : 그래서 그 동네에서 3년을 넘게 살았는데
소으랑 : 아직도 주변 지리나 길을 잘 모름……ㅋㅋㅋ

나 : 그럴 수 있지 그래

소으랑 : 집이랑도 가까워서
소으랑 : 버스로 10분?
소으랑 : 걸어서는 20분이었나
소으랑 : 그 정도밖에 안 걸렸으니까

나 : 여고라고 했지?

소으랑 : 넹

나 : 학교는 서윤이가 골라서 간 거야?

소으랑 : 사실 어디든 크게 상관 없어서
소으랑 : 아버지가 골라주셨어요
소으랑 : 공학은 안 된다고
소으랑 : 1지망으로……ㅋㅋㅋ

나 : 아버지가 걱정 많이 하셨네

소으랑 : 그래서 지금 되게 미안해하세요
소으랑 : 자기 고집 때문에
소으랑 : 괜히 그 학교를 보내서
소으랑 : 안 해도 될 일을 겪게 했다고

 : 거 

소으랑 : 따로 나가 살겠다고 했을 때
소으랑 : 크게 반대하지 않고
소으랑 : 허락해주신 것도
소으랑 : 아마 그래서였을 걸요

나 : 그래도 반대는 하셨을 거 아냐
나 : 갓 스무 살이 된 딸내미가
나 : 자취하겠다고 하면
 : 당연히 걱정하실 텐데

소으랑 : 걱정……은 당연히 하시겠지만
소으랑 : 크게 관심은 없었을 걸요?
소으랑 : 오히려 반겼을 수도 있고
소으랑 : 사실 잘 모르겠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 부분에 대해서
소으랑 : 딱히 얘기한 적도 없고

나 : 어머니는?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알았어
나 : 안 물어볼게

소으랑 : 감사합니다

나 :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지?

소으랑 : 서로 관심이 없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사실 아버지 입장에서도
소으랑 : 제가 집에 있으면
소으랑 : 많이 불편할 테니까
소으랑 : 차라리 이러는  나아요

나 : 흠

소으랑 : 어째 이상하게 쪽으로 흘러간다
소으랑 : 이런 얘길 하려던  아닌데ㅋㅋ

나 : 그래
 : ㅇㅇ

소으랑 : 지금이야 생각이 좀 달라졌지만
소으랑 : 당시엔 진짜 뭐든 상관없었어요
소으랑 : 중학교  친구도 없었지만
소으랑 : 건드리는 사람도 없어서
소으랑 : 그냥 공부만 하면서 지냈거든요
소으랑 : 대학 가면 혼자 살고 싶었으니까

 : 그럼 그때부터 자취하기로 결심한 거야?

소으랑 : 주인님 그거 알아요?

나 : ?

소으랑 : 가족끼리 사는 집에
소으랑 : 혼자 있으면요
소으랑 : ㅋㅋㅋㅋ
소으랑 : 되게 넓어요
소으랑 : 진짜로 엄청 넓어서
소으랑 : 가끔 무서울 때가 있어요

나 : 쯧

소으랑 : 방에서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소으랑 : 훌쩍거리고 있는데
소으랑 : 아래층에서 이상하게
소으랑 : 삐걱삐걱하는 소리 들리고
소으랑 : 갑자기 창문이 덜컹거린다거나

나 :  그래
 : 그럴  있어

소으랑 : ㅎㅎ

나 : 혼자 있으면 그런 소리 꽤 무섭지

소으랑 : 소리……가 무서웠다기보다는ㅋㅋ
소으랑 : 혹시라도 누가 집에 들어와서
소으랑 : 나한테 해코지를 해도
소으랑 : 아무도 도와주지 않겠구나
소으랑 : 아버지는 새벽에야 들어오니까
소으랑 : 내가 죽고 나서야 발견되겠구나

나 : 허어

소으랑 : 그런 게 무서웠어요
소으랑 : 지금 생각해보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되게 오글거리는데

나 : 아니, 별로 그렇진 않은데

소으랑 : 만약 내가 지금 어떻게 되면
소으랑 : 도와줄 사람도 없이
소으랑 : 혼자서 방치되는 거잖아요
소으랑 : 결국 마지막까지 혼자 있으면
소으랑 : 그것도 되게 외롭겠다 싶어서

 : 지금은  어때

소으랑 : 지금은 좀 현실적으로 무서워요
소으랑 : 사람들 지나다니는 게 보이니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누가 들어올 것 같아서
소으랑 : 혼자 살면 혼자 사는 대로
소으랑 : 다시 무서운 게 생기더라구요

나 : 항상 문단속 잘하고

소으랑 : 

나 : 왜 갈수록 걱정만 늘어나는지ㅋㅋ

소으랑 : 암튼 뭐, 그런 생각밖에  했던 것 같아요
소으랑 : 공부 죽어라 열심히 한 다음에
소으랑 : 어떻게든 대학에 가서
소으랑 : 혼자 있어도 충분히  차는
소으랑 : 조그만 원룸에서 자취하고 싶다고

나 : 대학 가려는 목적이
나 : 거창하진 않은데
 : ㅋㅋㅋㅋㅋㅋ
나 : 간절해 보이긴 하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 다닌 고등학교가  괜찮은 곳이었나?

소으랑 : 넹

나 : 그냥 여고라는 게 문제였구나?

소으랑 : 근데 공학은 아버지가 반대하기도 했고
소으랑 : 당시엔 남자가 무서웠으니까……ㅋㅋ
소으랑 : 차라리 여자만 있는 쪽이
소으랑 : 마음은 편하겠다 싶었어요

나 : 음

소으랑 ; ㅎㅎ

나 : 그럼 뭐, 계기……라고 해야 하나
나 : 원인 같은  있었던 거야?
나 : 공부 잘하는 학교라고 했으니까
나 : 일진 같은 게 있지도 않았을 텐데

소으랑 : 그래도 꽤 있어요

나 : 그래?

소으랑 : 제가 하는 말이라서……ㅋㅋㅋ
소으랑 : 설득력이 없을 수도 있는데
소으랑 : 주변에서 보고 있으면
소으랑 : 좀 그런 게 보이는 것 같아요
소으랑 : 파벌……이라고 하면 좀 이상한가
소으랑 : 패거리란 말도 어색한  같은데

나 : ㅇㅇ
 : 대충 뉘앙스는 이해했어

소으랑 : 암튼 그런 게 엄청 심해요
소으랑 : 자기들끼리 뭉쳐서
소으랑 : 항상 우르르 몰려다니고

나 : 그건 우리도 그랬어ㅋㅋ

소으랑 : 근데 저희 같은 경우엔
소으랑 : 되게 뭐랄까
소으랑 : 용서가 없었어요
소으랑 : 보통 공부를 잘하거나
소으랑 : 미술 음악 특기생들 있잖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선생님들이 잘 봐주는 애들이
소으랑 : 주도적……이랄까
소으랑 : 보통 앞장서서
소으랑 : 따돌림을 주도하니까

나 : 아니, 공부나 할 것이지ㅋㅋ

소으랑 : 그러게 말이에요

나 : 왜들 그러나 몰라

소으랑 : 암튼 그런 느낌이었어요

나 : 서윤이가 타깃이었어?

소으랑 : 처음엔 아니었어요
소으랑 : 사실……ㅋㅋㅋ
소으랑 : 말하기도 좀 그런 
소으랑 : 학교에  적응도 못하고
소으랑 : 그냥 없는 사람처럼 지냈으니까

나 : 친구도 없었고?

소으랑 : 네

나 : 에휴

소으랑 : 가끔 뒤에서 비웃는 소리는 들려도
소으랑 : 직접 건드리는 일까진 없었거든요
소으랑 : 그것도 좀 기분 나빴지만
소으랑 : 익숙해지니까 그냥저냥 괜찮았고

 : 그런 게 익숙해지면 안 되는데 말이야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그게 서윤이 탓도 아니고
 : 말해서 뭐하겠냐
나 : 서로 답답하기만 하지

소으랑 : 계속 할까요?

나 : ㅇㅇ

소으랑 : 아무튼 그러다가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친구……죠?
소으랑 : 아는 사람이 아니라
소으랑 : 친구를 한  사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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