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0화 〉5월 28일 수요일 PM 11시 (2)
나 : 비슷한 소릴 하긴 했어
나 : 아무리 그래도
나 : 손절하잔 말까진 안 꺼냈는데
나 : 말하는 방식이 좀 나빠서 그런가
나 : 대충 그런 의미로 들리긴 했을 거야
길동3리 : 입이 화근이지 아무튼
나 : 근데 둘 중 누가 됐든 간에
나 : 총대를 매야 하긴 했잖아
나 : 스타트를 끊은 게 나였던 거지 뭐
길동3리 : 내가 그년을 알고 지낸지도
길동3리 : 벌써 6~7년쯤 된 것 같은데
길동3리 : 얼굴 보기 싫다고 하는 건
길동3리 : 이번에 처음 들은 것 같다
나 : 사실 내가 뭐라고 그랬는지
나 : 정확히 기억은 못하겠다
나 : 괜히 또 싸우기 싫어서
나 : 울컥하는 거 참느라고
나 : 어금니 꽉 물고 있었으니까
나 : 나보단 경은이가 잘 기억할 걸
길동3리 : 그쪽도 정확한 정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기사식당 반찬에 들이부은 MSG 마냥
길동3리 : 사심이랑 울분이 대놓고 들어갔던데
길동3리 : 듣고 있으면 울렁거리는 게
길동3리 : 배신감 장난 아니었나 보더라고
나 : 그건 어쩔 수 없지 뭐
나 : 그동안 내 쪽에서
나 : 우유부단하게 넘겼으니
나 : 한꺼번에 돌아오는 거라고 생각해
길동3리 : 어른스러운 척은 소으랑이 앞에서만 하시고요
나 : ?
길동3리 : 내가 니 머릿속을 모르겠냐?
길동3리 : 그래 뭐, 후하게 쳐줘서
길동3리 : 1mg 정도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나 : 갑자기 왜 지랄이지
길동3리 : 실제로는 어떠냐고
나 : 어쩔 수 없다는 건 진짜인데ㅋㅋ
나 :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니까?
나 : 어영부영 흘러가는 대로
나 :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나 :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지냈으니
나 : 이자가 붙는 건 당연한 거잖아
길동3리 :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임마
길동3리 : 완전히 니 손을 떠나서
길동3리 :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길동3리 : 보고만 있어야 할 때 쓰는 말이고
나 : 딱히 방법이랄 게 없는 것도 사실이라
길동3리 : 그것도 그렇지
나 : 뭔데 시발
나 : ㅋㅋㅋㅋ
나 : 납득할 거면
나 : 왜 물어봤어
길동3리 : 물어보면 안 되냐?
나 : 존나 그럴듯하게 시작해놓고
나 : 끝마무리가 그러면 안 되지ㅋㅋ
길동3리 : 앞으로 어떻게 하려나 싶었다
나 :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긴 한데
나 : 피차 최선의 경우라고 해봤자
나 : 자꾸 극단적인 쪽으로 가서
나 : 마땅한 방법이 안 떠오르네
나 : 이제 와서 친구랍시고
나 : 거리를 둔다고 말해봤자
나 : 서윤이가 싫어할 것 같으니까
길동3리 : 서윤이는 또 어느 년이냐
나 : 그러게
나 : 누구지
길동3리 : 개소리하지 또
나 : 어제 본 드라마 주인공인가
길동3리 : 구라를 치려면 좀 시발
길동3리 : 성의를 담아서 치던가
길동3리 : 드라마는 옘병ㅋㅋ
길동3리 : 내가 머저리도 아니고
길동3리 : 소으랑이인 거 모르겠냐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비밀로 해주라
나 : 시발 진짜
나 : 툭툭 튀어나오네
나 : 조심은 하고 있었는데
나 : 요즘 아예 입에 붙어버려서
길동3리 : 둘만 있을 땐 이름으로 부르냐?
나 : ㅇㅇ
나 : 당연하지
나 : 그럼 닉네임으로 부르겠냐
길동3리 : 하도 으랑이 으랑이
길동3리 : 불러대길래
길동3리 : 그러는 줄 알았지
나 : 그거야 사람들 앞에서만 그러는 거고
나 : 둘만 있으면 이름으로 부르지 당연히
나 : 그쪽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나 : 이제 와서 내가 으랑이라고 하면
나 : 뭐 잘못한 거 있냐고 물어볼 걸ㅋㅋㅋ
길동3리 : 너처럼 닉네임 좆같이 짓는 것도 아닌데 뭘
나 : ?
나 : 잘 들었습니다
나 : 팬티는두고가라 님
길동3리 : 함부로 부르지 마라
길동3리 : 개백정 새끼야
길동3리 :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 잘 표현된 아이디니까
나 : 정신병자 새끼
나 : 병이라니까 저것도
길동3리 : 느그들이 뭘 알겠냐
나 : 그리고 요즘은 채팅보다
나 : 통화를 더 많이 하니까
나 : 닉네임으로 부르면
나 : 바로 삐져셔 말도 안 할 걸
길동3리 : 초코는 닉네임으로 부르잖아
나 : 그건 뭐라고 해야 되냐
나 : 취향……관련한 거라서
나 : 본인도 좋아하고
나 : 옛날 버릇 같은 느낌이라
길동3리 : 됐다 꺼져
나 : ㅋㅋㅋㅋㅋ
길동3리 : 거기까지 듣고 싶지 않아
길동3리 : 이래서 시발
길동3리 : 앱노말 새끼들은
나 : 앱노말이든 바닐라든 간에
나 : 됐으니까 으랑이 앞에서
나 : 실수로라도
나 : 이름 부르지 마
나 : 나한테 불똥 튈라
길동3리 : 고작 이름 가지고 뭘 그러냐
길동3리 : 통성명도 안 해본 사람처럼
나 : 본인이 싫다는데 어쩌겠냐
나 : 되게 질색을 하더라고
나 : 모르는 사람이
나 : 이름 부르는 거ㅋㅋ
나 : 친해지자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나?
길동3리 : 야
나 : 알아 시발
길동3리 : 그 정도면 소심한 걸 넘어서
길동3리 : 거의 사회 부적응 수준 아냐
길동3리 :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길동3리 : 어째 매번 들을수록
길동3리 :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다
나 :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진 거야
길동3리 : 저게 나아진 거야?
나 : 요즘 많이 시끄러워졌다니까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그러니까
길동3리 : 시끄러워진 게
길동3리 : 많이 나아진 거냐고
나 : 찐따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나 : 고분고분한 것보단 낫지 뭐
나 : 좀 시끄럽더라도
나 : 떽떽거리는 쪽이 좋아
길동3리 : 시끄러운 여자는 싫다고 하지 않았냐
나 : 시끄럽다는 의미가 좀 다르지
나 : 단순히 말만 많은 건 싫지만
나 : 으랑이 같은 경우에는
나 : 불만이 있어도 말을 안 하니까
나 : 조금은 말이 많은 편이 나아ㅋㅋ
길동3리 : 뭐라는 거야
길동3리 : ㅋㅋㅋㅋㅋ
길동3리 : 그냥 이중잣대 아니냐?
나 : 뭐 어때
나 : 원래 팔은 안으로 굽는 거야
길동3리 : 무턱대고 조용한 것보단 낫긴 한데
나 : 으랑이 은근히 말하는 거 좋아해
나 : 지금까지는 그럴 상대가 없어서
나 : 꾹 참고 있었던 거고
나 : 지금도 통화만 시작하면
나 : 항상 한 시간을 넘겨버리니까
길동3리 : 아 예
길동3리 : 어련하시겠어
나 : 말하다 보니 진짜 자랑처럼 들리네
길동3리 : 기분은 알겠는데
길동3리 : 상대는 가려라
길동3리 : 나는 몰라도
길동3리 : 혹시 초코 앞에서 그랬다간
길동3리 : 배에 칼침 박혀도 실드 못 치니까
나 : ㅇㅇ
나 : 자중해야겠다
길동3리 : 아무리 봐도 니 취향이 아닌데
길동3리 : 왜 저렇게 푹 빠졌는지 모르겠다
나 : 솔직히
나 : 야
나 : 그런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다
길동3리 : 아니긴 뭐가 아니야
길동3리 : 니가 그런 식으로
길동3리 : 만나는 여자 얘기하는 거
길동3리 : 이번에 처음 들어보는구만
나 : 만나봤자 몇 명이나 만났다고
길동3리 : 사이가 좋으면 좋은 거지
길동3리 : 됐어 시발
길동3리 : 더 말해봤자
길동3리 : 나만 골치 아프지
나 : 근데 넌 경은이 편 아니었냐?
길동3리 : 갑자기 뭐라는 거야
나 : 아니, 그동안 계속 경은이 편이라고
나 : 스탠스 확실하게 잡더니
나 : 갑자기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나 : 태도가 바뀐 것 같아서 그러지
길동3리 : 편이랄 것까진 없고
길동3리 : 귀찮은 게 싫어서
길동3리 : 응원하는 입장이지
나 : 숨 쉬는 건 안 귀찮고?
길동3리 : 양쪽에서 각자 달래면서
길동3리 : 상담 들어주고
길동3리 : 술 사주고
길동3리 : 조율하기가 쉬운 줄 아냐
나 : 그건 고맙게 생각하고 있긴 한데
길동3리 : 고마우면 행동으로 보여
길동3리 : 죽치고 앉아서
길동3리 : 다 지나갈 때까지
길동3리 : 잠수 타지 말고 시발
나 : 나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닌데
나 : 아니, 그런 것보다
나 : 내가 궁금한 건
나 : 왜 이제 와서
나 : 태도가 돌아섰냐고
길동3리 : 딱히 태도가 돌아선 건 아니야
길동3리 : 처음에는 항상 있던 싸움이고
길동3리 : 갈라선다는 말도
길동3리 : 그동안 몇 번을 들었냐
길동3리 : 이젠 나도 질려서 그랬던 건데
나 : 할 말 없음
길동3리 : 이번에도 똑같이 유야무야 넘어가고
길동3리 : 결국 다시 사귀지 않겠냐
길동3리 :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길동3리 : 너보단 경은이 쪽에 무게를 둔 거고
나 : 내가 잘못하긴 했지 그래
나 : 실드 칠 여지가 없었어
나 :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길동3리 : 솔직히 너희 둘이 갈라서고 나면
길동3리 : 내 입장이 가장 곤란하니까
길동3리 : 어차피 똑같은 소리 되풀이할 바엔
길동3리 : 다시 사귀는 쪽으로 밀어보려고 했는데
나 : 이젠 포기했어?
길동3리 : 경은이 년이 그렇게 받아들였으면
길동3리 : 아가리로는 뭐라고 했든 간에
길동3리 : 손절하자는 의사를 보였을 테고
길동3리 : 오늘 말하는 거 보니까 확신이 들더라
나 : 그냥 뭐, 이대로는 서로 힘드니까
나 :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자……정도
나 : 근데 그렇게 받아들였으면
나 :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나 : 내 태도가 나빠서 그런 거겠지 뭐
길동3리 : 속셈이 그대로 비쳐 보였을 수도 있고
나 : 속셈이라고 하지 마라
나 : 의미가 이상해지잖아
나 : 나라고 마음 편한 줄 아냐
길동3리 : 완전히 마음 접었지?
나 : 야
길동3리 : 왜
나 : 저번에도 똑같은 이유로
나 : 네버 아재한테 혼났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다시 생각해보니까
나 : 나도 발전이 없다 싶다
길동3리 : 길어지면 자러 갈 건데
길동3리 : 오래 걸리냐?
나 : 닥치고 들어봐 일단
길동3리 : 니 푸념 들어주려고 깨어있는 거 아닌데
길동3리 : 됐다
길동3리 : 떠들어봐
나 : 나랑 경은이랑 서로 불편해지면
나 : 일단 너부터 곤란해지잖아
나 : 항상 같이 만나던 것도
나 : 이제는 따로따로 불러야 하고
길동3리 : ㅇㅇ
나 : 으랑이야 뭐, 원래 접점이 없었으니
나 : 크게 영향은 안 받겠지만
나 : 가까운 언니가 사라지는 거고
길동3리 :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나 : 아니 뭐, 그냥 갑자기
나 :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경은이랑 싸우게 되면
나 :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잖아
길동3리 : 당연한 소릴 하고 쳐자빠졌냐
나 : 당연한 소리긴 한데
나 : 다시 생각해보니까
나 : 경은이가 바보도 아니고
나 : 뻔히 다 알고 있었겠지?
길동3리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나 : 아니 뭐, 니가 알 정도면
나 : 경은이가 보기엔
나 : 존나 가증스러울 만큼
나 : 똑똑히 보였을 것 같아서
길동3리 : 사실 경은이 년도 할 말 없을 걸
길동3리 : 그동안 만난 남자친구 숫자가
길동3리 : 못해도 한 갑은 될 텐데
나 : 담배?
길동3리 : ㅇㅇ
나 : 한 갑에 몇 개인데?
길동3리 : 20개비
나 : 그거보단 적을 걸
길동3리 : 그런가?
나 : 귀찮으니까 한 달 이상 사귄 것만 치자
나 : 걔 인생에서 썸이야 항상 있는 일이고
나 : 그런 것까지 포함하면
나 : 발가락까지 세도 모자랄 걸
길동3리 : 그래도 반 갑은 될 거 아냐
나 : 그건 확실함
나 : ㅇㅇ
길동3리 : 이제 와서 너한테 매달려봤자
길동3리 : 무슨 염치인가 싶을 거다
길동3리 : 본인도 알고 있으니까
길동3리 : 더 과민반응 하는 걸 테고
나 : 나 아직도 경은이 화났다는 말 들으면
나 : 기분 풀어줄 생각부터 하는 거 알아?
길동3리 : 내가 진짜 니들 취미도 알고
길동3리 : 영상 찍어 올리는 것도
길동3리 : 그러려니 하고 넘기다 보니까
길동3리 : 그쪽 취향에 대해서 대충은 아는데
나 : 그것도 옛날 얘기지 뭐
길동3리 : 그래도 너희들 보고 있으면
길동3리 : 가끔 누가 누굴 길들이는지
길동3리 : 잘 모르겠을 때가 있다
나 : 그거야 뭐, 어쩔 수 없지
나 : 연상이기도 하고
나 : 성격도 좀 그렇고
길동3리 :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길동3리 : 으랑이가 정 반대긴 하네
나 : 게다가 나 같은 경우엔
나 : 하나부터 열까지
나 : 초코가 가르쳐줬으니까
나 : 아무래도 좀 그렇긴 하지
나 : 무의식적으로 약해진다고 해야 하나
길동3리 : 설마 지긋지긋해서 그러냐?
나 : 그런 생각이 없는 건 아냐
길동3리 : 그래 뭐, 기분은 이해한다
길동3리 : 형님도 그런 소리 하더만
나 : 아저씨가 뭐라고 했는데 그래?
길동3리 : 몰라 임마
나 : 이 새낀 사방천지에 다 쑤시고 다니면서
나 : 혼자서 현자 놀이하나
나 : 너만 알고 있을 거면 시발
길동3리 : 본인한테 들어 새꺄
나 : 쯧
길동3리 : 쫄보 쉑
나 : 아니, 당연히 알고는 있는데
나 : 지금 연락해봤자
나 : 욕만 시원하게 먹고
나 : 소득은 없을 것 같아서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나도 같은 생각이다
나 : 내 욕심일 수도 있는데
나 : 전처럼 대판 싸우고
나 : 감정 상한 상태에서 끝내긴 싫다
길동3리 : 감정 상하는 건 어쩔 수 없지
길동3리 :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지만
길동3리 : 오히려 그때보다
길동3리 : 지금이 더 심할 텐데
길동3리 : 차라리 감정 상하더라도
길동3리 : 미련 안 남게 끊는 게 낫다
나 : 그게 또 그렇게 되나
길동3리 :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길동3리 : 누굴 우선해야 하는지
길동3리 : 갈피 못 잡다간
길동3리 : 결국 둘 다 놓친다
나 : 알았어
길동3리 : 대체 어디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길동3리 : 그거야 본인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나 : 누구한테 하는 말이야
길동3리 : 너랑 소으랑이 둘 다
나 : ㅋㅋㅋㅋ
길동3리 : 완전히 마음 접은 거냐?
나 : 그렇다고 생각해
나 : 아니, 최소한
나 : 그런 식으로는
나 : 이제 안 보일 것 같다
길동3리 : 그래 알았다
나 : 뭐라고 안 하냐?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되게 순순히 납득하네
나 : 개새끼라고 해야 하는 거 아냐?
길동3리 : 헤어진 지 벌써 몇 년째인데
길동3리 : 아직도 구질구질하게시리
길동3리 : 연애도 못하고
길동3리 : 전 여자친구한테
길동3리 : 매달리는 것보단 낫지
나 : 구질구질하게 보였냐
길동3리 : ㅇㅇ
나 : 그래 뭐, 그렇겠지
나 : 내가 너였어도
나 : 그랬을 것 같다
길동3리 : 형님은 어지간히 진지하지 않으면
길동3리 : 소으랑이랑 사귀는 것도
길동3리 : 다시 생각해보라고 할 텐데
나 : ㅋㅋ
길동3리 : 결혼할 것도 아니고
길동3리 : 서로 좋다는데
길동3리 : 나쁠 거 없지 뭐
길동3리 : 사귀다가 헤어지고
길동3리 : 다 그러는 거 아니겠냐
나 : 헤어지는 것부터 생각하냐
길동3리 : 커플이 깨지는 건 자연의 섭리야
길동3리 : 어차피 다 헤어지게 되어있어
길동3리 : 나중에 소으랑이 붙잡고
길동3리 :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나 마
나 : 거기까지 안 빠지도록 조심해야지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새끼
길동3리 : 솔직하네
나 : 아니 뭐, 이런 얘기를
나 : 할 수 있는 사람이
나 : 주변에 없기도 하고
길동3리 : 여자친구인지 딸인지
길동3리 : 나는 잘 모르겠지만
길동3리 : 본인들이 좋다는데 뭐
나 : 아무리 그래도 딸은 아니지
길동3리 : 그런 생각 안 하냐?
나 : 본인한테는 말 못하지만
나 : 가끔씩ㅋㅋㅋㅋㅋ
나 : 그런 생각을 하긴 해
길동3리 : 나 같으면 짜증스러울 것 같은데
길동3리 : 내가 부모도 아니고
길동3리 : 일일이 다 챙겨야 하는 거면
길동3리 : 금방 지쳐서 나가떨어질 것 같다
나 : ㅇㅇ
나 : 나도 그래
길동3리 : 그렇겠지
나 : 근데 으랑이한테는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
길동3리 : 돌봐주기 좋아하는지는 처음 알았네
나 : 그것도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뭐
길동3리 : 하긴
나 : 그리고 애가 이기적인 것도 아니고
나 : 그만큼 나한테 뭔가 해주려고
나 : 낑낑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길동3리 : 그래 뭐, 귀엽긴 하겠다
나 : 아무래도 으랑이 앞에선
나 : 평소보다 여유 있는 척
나 : 당황하지도 않고
나 : 조금 무리하더라도
나 : 가끔 비싼 것도 사주고
나 : 화가 나도 좀 더 참게 되고
나 :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
길동3리 : 자랑이냐?
나 : ㅇㅇ
나 : 자랑이다
길동3리 : 내가 들어야 할 이유는?
나 : 없지
길동3리 : 자러 가도 되냐?
나 : 언제부터 허락 맡았다고
길동3리 : 누군 시발 상담 들어주느라
길동3리 : 쎄가 빠지는데
길동3리 : 정작 당사자란 새낀
길동3리 : 자랑질이나 해대고 있고
나 : 고맙다고 하면 쌍욕할 거잖아
길동3리 : 성의는 봉투로 보여라
길동3리 : 감사 같은 거 하지 말고
나 : 나중에 노잣돈은 두둑하게 넣을게
길동3리 : 이런 새끼 뭐가 이쁘다고
길동3리 : 뒤를 봐주고 있는지
길동3리 :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
나 : 헛소리 말고 자러 가라
길동3리 : 그래야지
길동3리 : 초코는
길동3리 : 며칠 내버려 둬
길동3리 : 괜히 들쑤시지 말고
나 : 연락 안 하면 괜히 골만 깊어지는 거 아닌가 싶다
길동3리 : 만약 그렇게 된다면
길동3리 : 너 입장에선
길동3리 : 오히려 환영해야지
나 : 그런 식으로 끝내버리긴 좀 그래
나 : 서로 납득할 수 있도록
나 :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 : 아무튼 뒷맛 찝찝하게 끝나면
나 : 서로 후회만 존나 할 것 같아서
길동3리 : 그럼 머리 빡세게 굴려보던가
나 : 그래서 골치가 아프다
나 : 어차피 니 말대로
나 : 피차 감정 상하는 거
나 : 각오하고 꺼낸 얘기인데
나 : 후회 없는 방법이 있을까 싶고
길동3리 : 소으랑이한테 물어보던가
나 : 일을 키우고 싶은 생각밖에 없지 넌?
길동3리 : 어차피 내가 하는 말은
길동3리 : 들어처먹질 않는데
길동3리 :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나 : 알았으니까 자라
길동3리 : 그리고
길동3리 : 요즘 좀 뜸하게 오던데
나 : 보고 싶단 소린 아닐 테고
길동3리 : 끔찍한 소리 말고
길동3리 : 오든 안 오든
길동3리 : 아무 상관 없는데
길동3리 : 소으랑이 간수 잘 해라
나 : ?
나 : 으랑이 왜
길동3리 : 괜히 초코랑 둘이 만나서
길동3리 : 싸우기 시작하면
길동3리 : 일만 더 커지니까
길동3리 : 평소엔 니가 수습한다 쳐도
길동3리 : 지금은 누가 말을 듣긴 하겠냐
나 : 으랑이가 누구랑 싸우고
나 : 그런 성격이었으면
나 : 나도 이렇게까지 안 했어
길동3리 : 급발진한다며
길동3리 : 그리고
길동3리 : 원래 여자들은
길동3리 : 마음 먹고 싸우면
길동3리 : 전투력부터 달라져
나 : 급발진……은
나 : 알았어
나 : ㅋㅋㅋㅋㅋ
나 : 주의하라고 할게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그럼 됐어
길동3리 : 난 자러 간다
나 : ㅅㄱ
SYSTEM :// [길동3리]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SYSTEM :// [김낭] 님이 퇴장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