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8화 〉5월 26일 월요일 PM 5시 (7)
나 : 안 떠오르면 됐다ㅋㅋ
나 : 너도 힘들었을 텐데
나 : 내가 이상한 소릴 했네
소으랑 : 그런 건 아닌데
소으랑 : 예쁜 짓이ㅋㅋ
소으랑 : 뭔지 잘 모르겠어요
나 : ㅋㅋㅋ
소으랑 : 막 애교부리고……ㅋㅋ
소으라 : 그런 거 잘 못하는데
나 : 잠깐 얘기나 하자 그럼
소으랑 : 바쁜 일 있어요?
나 : 왜
소으랑 : 잠깐이라고 하셔서
나 : 너 바쁘잖아ㅋㅋㅋㅋㅋ
나 : 과제도 산더미라면서
나 : 아까도 카톡으로
나 : 졸업하고 난 다음에
나 : 이거 진짜 도움이 되냐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며칠 전에도 리포트 제출하기 전에
나 : 파일에다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바이러스 심어줄 수 있냐 그랬잖아
나 : 학교 서버든 교수님 컴퓨터든
나 : 둘 중 하나는 박살 내고 싶다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너희 학과 사무소에
나 : 전화 함 걸어볼까 싶었는데
나 : 너희 학과에ㅋㅋㅋ
나 :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소으랑 : 하지 마욬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당연히 농담이지ㅋㅋㅋㅋ
소으랑 : 진심일 리가 없잖아요ㅋㅋㅋㅋ
나 : 우리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나 : 되게 얌전했던 것 같은데
나 : 학기 내내 치이다 보니까
나 : 서윤이도 슬슬 맛이 가는구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친구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나 : 그랬던 것 같은데ㅋㅋㅋㅋ
나 : 이젠 교수 컴퓨터를
나 : 부숴버릴 계획을 짜고 있어
소으랑 : 솔직히 이젠 친구가 문제가 아니에요
소으랑 : 오히려 친구랑 놀러다니면서ㅋㅋ
소으랑 : 과제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울 정도
나 : 1학년이 빡세지 맞아
소으랑 : 벌써부터 이렇게 힘들면
소으랑 : 앞으로 3년 어떡할지
소으랑 : 솔직히 좀 많이 걱정……ㅋㅋ
나 : 하다 보면 다 된다
소으랑 : 학교 왜 다니나 싶어요
소으랑 : 디게 빡세게 공부해서
소으랑 : 간신히 들어왔는데
소으랑 : 보람이 없다고 해야 하나
나 : 무슨 반항기 고등학생 같은 소릴 하고 있냐
소으랑 : 솔직히 감가상각비 같은 거
소으랑 : 배워서 어따 써먹을지
소으랑 : 주인님 같으면 감이 와요?
나 : 그게 뭔지도 몰라ㅋㅋ
소으랑 : 아
나 : 들어본 적은 있는데
나 : 자세한 건 몰라ㅋㅋ
나 : 회계 관련 용어야?
나 : 경영이니까 그런 거 배우갰지
소으랑 : 감가상각이 뭐냐면요
나 : 그렇다고 또 설명하진 말고ㅋㅋ
나 : 지금은 복잡한 얘긴 듣기 싫다
나 : 어차피 들어도 금방 잊어버릴 걸
소으랑 : 네엥
나 : 그게 뭔지는 몰라도ㅋㅋㅋㅋㅋ
나 : 나중에 가계부 쓸 때 도움이 되겠지 뭐
소으랑 : 그거랑은 좀 다른 건데
소으랑 : 주인님은 가계부 써요??
나 : 내가 그렇게 성실해 보이냐
소으랑 : 하긴 그렇다……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일기도 매일 쓰는 거 싫어서
소으랑 : 매번 여름방학 시작하자마자
소으랑 : 한꺼번에 몰아서 썼다면서요
나 :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
소으랑 : 옛날을 그리워한다는 건
소으랑 : 나이를 먹었단 증거래요
소으랑 : 여름방학 때
소으랑 : 일기를 쓰는 건
소으랑 : 초등학교 때인가?
나 : 12~3살쯤이었을걸?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재밌는 얘기 해줄까요?
나 : 해봐 그래ㅋㅋㅋ
소으랑 : 나 그때 7살이었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믿어져요?ㅋㅋㅋ
나 :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초등학교 1학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무슨 생각 들어요?
나 : 안 그래도 며칠 전에ㅋㅋ
나 : 그런 얘기가 나왔거든?
나 : 너 없는 자리에서
나 : 나랑 길동이랑 둘이
소으랑 : 뭔데요??
나 : 95년에도 사람이 태어났냐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계산을 해보니까
나 : 길동이는 87인데
나 : 서윤이는 95인거야
나 : 그게 너무 신기하더라
소으랑 : 주인님도 90년이잖아요
나 : 그거야 그렇지
소으랑 : 근데 어쩌다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나 : 아니 뭐, 그냥 5살 차이라고 하니까
나 : 어차피 둘 다 대학생이고 성인인데
나 : 솔직히 잘 감이 안 왔거든ㅋㅋㅋ
나 : 근데 태어난 년도로 따져보니까
나 : 앞으로 훨씬 더 잘해줘야겠구나 싶더라
소으랑 : 그런 얘길 왜 본인 없는 자리에서……ㅋㅋ
나 : 험담한 것도 아닌데 뭐 어때
소으랑 : 그건 그렇지만ㅋㅋㅋㅋ
소으랑 : 더 잘해주겠다는 말은
소으랑 : 주인님한테 듣고 싶은뎅
나 : ㅇㅇ
나 : 더 노력할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그동안 뭐, 서운한 것도 있을 테고
나 : 나한테 불만도 많이 있었을 텐데
나 : 안 그래도 이번에 반성 많이 했다
소으랑 : 주인님한테 불만……ㅋㅋ
소으랑 : 아예 없는 건 아닌데
나 : 그렇겠지
소으랑 : 서로 맞추는 게 중요하다면서요
소으랑 : 가끔 되게 서운하더라도
소으랑 : 잘 이야기해보면ㅋㅋㅋ
소으랑 : 말이 안 통하는 건 아니라
소으랑 :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아요
나 : 내가 이래서 가끔씩ㅋㅋㅋ
나 : 물론 자랑은 아니지만
나 : 서윤이가 연하란 걸 잊어버려
소으랑 : 글구 주인님이 말을 안 들어도
소으랑 : 옆에서 계속 잔소리하면
소으랑 : 그거 싫어서라도 안 하니까
소으랑 : 요즘은 좀 다루는 방법을 알았음
나 : 만나는 모든 여자들이
나 : 날 컨트롤하려고 든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건가
소으랑 : 오늘 탄산수 안 마셨죠?
나 : 그래서 지금 너무 힘들다
소으랑 : 하루 한 병 이상은 안 돼요
소으랑 : 금단증상인 건 알겠는데
소으랑 : 한 달만 좀 참아봐요ㅋㅋㅋ
나 : 은근슬쩍 늘리지 마라
나 : 약속한 기한은
나 : 분명 일주일이었다
소으랑 : 맨날 아프다고 하니까 그렇죠
나 : 굵고 짧게 가겠다고 하면 화낼 거잖아
소으랑 : 자꾸 그런 소리 할래요 진짜?
소으랑 : 서른 되기 전에 죽겠다고
소으랑 : 그런 소리 듣고 누가 좋아해
나 : 농담이지 당연히
소으랑 : 농담이라도 하지 마요
소으랑 : 들을 때마다 좀 그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렇다고 맞장구치면
소으랑 : 또 뭐라고 할 거잖아요
나 : 무슨 맞장구를 치는데
소으랑 : 갈 거면 빨리 가라고……ㅋㅋ
나 : 뒤지게 맞아야지 그럼
나 : 우리 서윤이ㅋㅋㅋㅋ
나 : 엉덩이 터지는 날이야
나 : 일주일 정도 앉지도 못하게 해줄게
소으랑 :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요ㅋㅋ
나 : 나도 모르겠다 시발
나 : 이러다가 수틀리면
나 : 폭발할 수도 있어ㅋㅋ
나 : 눈치껏 행동해라 진짜
소으랑 : 폭발해도 뭐……ㅋㅋ
나 : ?
소으랑 : 플레이할 때 아니면ㅋㅋ
소으랑 : 화를 내는 것도 아니구
소으랑 : 이젠 딱히 무섭지도 않아서
나 : 저게 진짜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안 무섭다는 의미가ㅋㅋ
소으랑 : 화풀이하는 성격이 아니니까
소으랑 : 그 부분은 안심할 수 있다고
소으랑 : 그런 의미에요……ㅋㅋㅋ
소으랑 : 만약에 그런 사람 아니었음
소으랑 : 저도 주인님이라고 안 했을 듯
나 : 말솜씨가 늘었다?
소으랑 : 주인님 덕분에요
나 : 그런 건 닮지 말라니까
나 : 말은 더럽게 안 들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중엔 나한테 욕도 하겠다?
소으랑 :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진……ㅋㅋ
나 : 조카가 이런 느낌일까 싶다
나 : 하는 짓을 보면 얄미운데
나 : 또 귀엽긴 해서ㅋㅋㅋㅋ
나 : 오냐오냐 넘어갈 수밖에 없네
소으랑 : 조카라고 할 정도면
소으랑 : 띠동갑 정도는 돼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5살 정도면 괜찮죠 뭐
나 : 의외로 띠동갑 커플이 있긴 하더라고
소으랑 : 결혼도 하는데요 뭘
나 : 예전엔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나 : 할 수 있는 건가 싶었는데
나 : 요즘 그런 커플 이야기 들으면
나 :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다 싶더라
소으랑 : 무슨 고충이요??
나 : 말이 안 통할 것 같지 않아?
나 : 사실 서윤이만 봐도ㅋㅋ
나 : 5살 차이란 게 제법 크잖아
소으랑 : 주인님이 고등학생이었을 때
소으랑 : 난 아직 초등학생이었으니까
소으랑 : 그러고 보니 그러네ㅋㅋ
소으랑 : 5살 차이가 되게 크긴 하당
나 : 갑자기 죄책감이 든다ㅋㅋㅋㅋ
소으랑 : ㅎㅎ
나 : 야자 시간에 담 넘어서 도망가려다
나 : 학주한테 처맞고 끌려와서ㅋㅋㅋ
나 : 다시 문제집 풀고 있을 때
나 : 우리 서윤이는 이제 막
나 : 중학교 입학했다는 거 아냐
소으랑 : 그……렇죠?
나 : 아무리 성인이라지만ㅋㅋㅋ
나 : 건드리는 게 범죄 아닌가
나 :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데
소으랑 : 주인님 고등학생 때
소으랑 : 중학교 갓 입학한
소으랑 : 5살 차이 연하랑
소으랑 :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나 : 그랬으면 미친 새끼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우리 학교가 산에 있어서
나 : 매일 올라 다니다 보면
나 : 꼭 여고를 지나치게 되거든?
소으랑 : 좋았어요?
나 : 그런 얘기가 아니라ㅋㅋㅋㅋㅋ
나 : 사람이 말을 하면 끝까지 듣자
소으랑 : ㅎㅎ
나 : 근데 거기 학교 옆에 중학교도 있어서
나 : 중학생들도 종종 보인단 말이야?
나 : 그럼 나랑 몇 살 차이도 안 나는데
나 : 너무 어려 보여서 신기했던 기억이 나
소으랑 : 나도 그중 하나였을 텐데
나 : 서윤이는 걔네보다 더 작았겠지
나 : 예나 지금이나 쥐콩만해서ㅋㅋ
소으랑 : …
나 : 그리고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건
나 : 너도 마찬가지 아니겠냐ㅋㅋㅋ
나 : 나는 시발 서윤이 나이 때
나 : 스물 다섯이라고 하면
나 : 그냥 아저씨라고 불렀어
소으랑 : 난 항상 연상이 좋았다 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믿음직하고 리드해주고
소으랑 : 약간 강아지처럼 대해주는
나 :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
소으랑 : ㅎㅎ
나 : 넌 진짜 그런 성격 아니었으면
나 : 대학교 들어오자마자ㅋㅋㅋ
나 : OT 끝나고 바로 따먹혔을 거다
소으랑 :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닌뎅
나 : 그거야 아무도 모르는 거야ㅋㅋ
나 : 너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나 : 제대로 되먹은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그래도 왠지 연상 오빠면
소으랑 : 더 예뻐해 주고……ㅋㅋ
소으랑 : 귀여워해 주고 그럴 것 같았어요
나 : 너도 참 취향이 한결같구나
소으랑 : 쪽♡
나 : 귀여운 짓 잘하네 뭐ㅋㅋ
소으랑 : 실제로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번에 너무 충격이었어요
소으랑 : 사람 많은 곳 싫어하는 거
소으랑 : 저도 알고는 있었는데
소으랑 : 주인님한테……ㅋㅋㅋㅋ
소으랑 : 집에 가고 싶다고 했던 게
소으랑 : 개인적으로 너무 충격이었음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막 현기증 나고 속도 메슥거리고
소으랑 : 그러니까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소으랑 : 게다가 언니도 되게 예쁘고
소으랑 : 그러니까 순간적으로 패닉이 와서
나 : 서윤이가 보기엔 어땠어?
소으랑 : 뭐가요??
나 : 누구긴 누구야
나 : 권경은 여사지
소으랑 : 예뻤는데요?
나 : 그것밖에 없어?ㅋㅋ
소으랑 : 말씀도 되게 잘하시고……ㅋㅋ
소으랑 : 만약 주인님 아니었으면
소으랑 : 언니 같은 사람이랑은
소으랑 : 평생 말도 못 붙였을 걸요
나 : 뭘 또 그렇게까지ㅋㅋ
소으랑 : 이건 주인님한테만 말하는 건데
소으랑 : 그런 사람들은 좀 불편해서ㅋㅋ
소으랑 : 주눅이 든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별로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데
소으랑 : 혹시라도 언니한테는 말하지 마요?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나 : 부담스럽다 이거지
소으랑 : 그래도 좋은 분 같았어요
나 : 좋게 봤다니 다행이네
소으랑 : 그래도 둘이서 만나긴 싫어요
소으랑 : 그나마 주인님 있었으니까
소으랑 : 마지막까지 있었던 거지ㅋㅋ
소으랑 : 안 그랬으면 거기서 쓰러졌음
나 : 초코가 너 걱정하더라
나 : 안 그래도 긴장했는데
나 : 자기가 말 시켜서
나 : 더 심해진 거 아니냐고
소으랑 : ㅇㅇ…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사실인데 어떡해요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랑 밥 먹을 때도
소으랑 : 그렇게 긴장은 안 했는데
나 : 근데 이번엔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나 : 다음엔 되도록 피할 수 있게 해줄게
소으랑 : 같이 가요 그냥……ㅋㅋ
나 : 나도 싫어
나 : 귀찮아
나 : 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날만 14? 15만원 깨졌어
나 : 당분간은 만나자고 해도
나 : 돈이 없어서 못 나가ㅋㅋㅋ
소으랑 : 그럼 우리 데이트 못해요??
나 : 이젠 아주 그냥ㅋㅋㅋㅋㅋㅋ
나 : 노골적으로 데이트라고 하네
소으랑 : 데이트 맞잖아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당분간은 못해요?
나 : 컵라면……정도는 사줄 수 있어
소으랑 : 주인님 우리 학교 올래요?
소으랑 : 내가 학식은 사줄 수 있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우리 학식 나쁘지 않아요
나 : 그러면서 학식의 2배쯤 되는
나 : 커피 사달라고 하려고ㅋㅋㅋ
소으랑 : 안 그래요……ㅋㅋㅋㅋ
나 : 그래도 내가 체면이란 게 있지
나 : 어떻게 너한테 얻어먹겠냐ㅋㅋ
나 : 진짜로 굶어 죽을 것 같으면
나 : 서윤이한테 전화할 테니까
나 : 짜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줘
소으랑 : 탕수육도 사드릴게요
나 : 이런 걸로 감동받는다는 게 짜증 난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중에 여름방학 때 집에 오면
나 : 밥이나 한 번 만들어줘ㅋㅋㅋ
나 : 요즘 집밥이 너무 그립다
나 : 근데 내가 만드는 건
나 : 음식물 쓰레기 MK.2고
나 : 밥 먹자고 울산까지 갈 수도 없고
소으랑 : 난 오히려 그게 더 신기해요
소으랑 : 대체 요리를 얼마나 못하면
소으랑 :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지
소으랑 :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음
나 : 난 그냥 요리에 재능이 없어
나 : 하려고 하는 의욕도 없고
나 : 차라리 삽질을 하라고 하면
나 : 열심히 하겠는데 칼질은 영
소으랑 : 주인님이 자꾸 그럴수록ㅋㅋ
소으랑 :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알아요?
나 : 빨리 손절 때리고 도망가야겠다?
소으랑 :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럼 뭔데
소으랑 : 비밀……♡
나 : 불안한데
소으랑 : 나쁜 거 아니에요ㅋㅋ
소으랑 : 툭하면 의심하고 그래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으니까 밥이나 해줘
소으랑 : 체면은 어디 갔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사달라는 건 싫은데
소으랑 : 만드는 건 괜찮아요?
나 : 너한테 카드 준 다음에
나 : 시장 봐오라고 해야지
나 : 설마 너한테 내라고 하겠냐
소으랑 : ㅋㅋ
나 : 근데 진짜 오늘 같은 날엔
나 : 누구라도 좋으니까ㅋㅋㅋ
나 : 같이 밥 좀 먹었으면 싶다
소으랑 : 저녁 아직이에요??
나 : 안 그래도 뭐 먹을까 고민 중이다
소으랑 : 식비……는 남아있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걱정 안 해도 돼
나 : 내가 아무리 막 살아도
나 :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냐
소으랑 : 그래도 과소비는 좀 줄여요
나 : 내가 언제 과소비를 했다고 그래
소으랑 : 해외배송으로 쓸데없는 거 사고
소으랑 : 로터라든지 수갑이라든지ㅋㅋ
소으랑 : 그것도 충분히 과소비에요
소으랑 : 그런 장난감이 뭐가 중요하다고
나 : 잘 써놓고 갑자기 그러네
소으랑 : 잘 썼다고 누가 그래요……ㅋㅋ
소으랑 : 어차피 주인님이 금지해서
소으랑 : 그 뒤로는 써본 적도 없는데
나 : 오
소으랑 : ?
나 : 아니, 실력이 많이 늘었다 싶어서
나 : 까딱했다간 넘어갈 뻔했네ㅋㅋㅋ
소으랑 : 무슨 실력요?
나 : 유혹하는 실력이 늘었어
소으랑 : 아니, 언제 유혹을 했다고ㅋㅋㅋ
나 : 은근슬쩍 자기가 원하는 주제로
나 : 대화의 방향을 유도하는 솜씨가
나 : 이건 감탄할 수밖에 없다ㅋㅋ
나 : 무작정 들이받는 게 아니라
나 : 식비-과소비-해외배송-로터
나 : 이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네
소으랑 : 아니에욬ㅋㅋㅋㅋㅋㅋ
나 : 해외배송 얘기가 나오길래
나 : 하마터면 넘어갈 뻔했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젠 여우가 다 됐다 정말
나 : 근질근질한데 먼저 말하긴 뭣하고
나 : 이제는 내 성격 잘 알고 있으니까
나 : 살짝 도발적인 멘트로 쿡 찔러서
나 : 먹이가 넘어오길 기다리는 거 아냐
소으랑 : 아니라니까요ㅋㅋㅋㅋ
나 : 그럼 아쉽다는 소리는 왜 했어
소으랑 : 내가 언제 그랬어요
소으랑 : 진짴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
소으랑 :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다
나 : 내가 금지해서 써본 적이 없다며
나 : 나만 아쉽다는 말로 들리는 건가?
소으랑 : 주인님이 음란마귀라 그래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무튼 난 그런 의도 아니었음
나 : 이제는 도발도 하고
나 : 많이 컸다 정말ㅋㅋ
소으랑 : 아니라니깐……ㅋㅋㅋㅋ
나 : 근데 나도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나 : 서윤이랑 놀아주고 싶어도ㅋㅋ
나 : 지금은 그럴 만한 기운이 없다
나 : 만약 오늘 플레이 같은 거 했다간
나 : 너한테 괜히 화풀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소으랑 : 화풀이??
나 : 평소엔 서윤이가 말을 안 듣더라도
나 : 일부러 그런 척 가장을 하는 거지
나 : 진심으로 빡이 치진 않거든?
나 : 내가 개빡친 것처럼 보이더라도
나 : 실제로는 그런 연기를 하고 있는 거야
소으랑 : 최소 남우주연상……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니까
나 : 일부러 그런 식으로
나 : 화가 난 척을 하는 거지
나 : 거기서 진심으로 빡이 치면
나 : 플레이고 뭐고 엉망이 되는데
소으랑 : 근데 오늘은 아니에요?
나 : 이래저래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많아서
나 : 만약 저번처럼 서윤이가 말을 안 듣고
나 : 답답하게 굴어서 혼을 내야 한다면
나 : 적당한 수준에서 자제할 자신이 없다
소으랑 : 괜찮은데……ㅋㅋ
나 : 괜찮긴 뭐가 괜찮아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소으랑 : 가끔 진심으로 화난 주인님한테
소으랑 : 혼나는 것도 괜찮겠다……싶어서
소으랑 : 살짝 두근거리기도 하고
소으랑 : 아니,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소으랑 : 평소엔 절대로 안 그러시니까
소으랑 : 조금 색다른 경험이란 의미로?